[XSR900] 5. 야마하 XSR900과 함께 떠나는 나홀로 투어

    야마하 XSR900 롱텀시승기 <5>

    나 홀로 조촐하게

     

    바람에 찬기가 없어진 것만으로도 라이더들의 가슴은 두근거린다. 하물며 나른한  햇살과 포근한 꽃향기까지 어우러진다면 더 이상의 고민은 시간낭비일 뿐이다. 오랜만에 시원한 바람을 즐기기 위해 XSR900에 시동을 건다.

     


     

    항상 매년 첫 시즌 오픈 나들이는 조촐하게 혼자 투어를  다녀온다. 겨우내 묵혀있던 바이크를 깨우고 처음 맞이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최대한 바이크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고 싶어서다. 아무리 가까운 친구나 동료라도 함께 달리다보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게 되고 자칫 서로 들뜬 마음에 오버페이스를 하게되는 경우가 있는데, 날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시즌 오픈 시기의 도로 상태는 결코 믿을만하지 못하다. 차분한 마음으로 바이크의 배기 사운드를 BGM 삼아 눈앞에 비춰지는 풍경을 마음속에 담는다.

     

     

     

    도깨비도로와 하오고개 굽이길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도깨비도로’는 내리막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르막길이기 때문에, 기어를 중립에 두고 있으면 차량이 뒤로 내려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된다.

     

    오르막길이 내리막길로 보이는 도깨비 도로

     

    국내에는 신비의 도로(제주도), 두문동재 옛길(강원도), 학현소야로(충북) 그리고 도깨비도로(경기도) 등이 이러한 착시 도로로 유명하다. 전부터 한번쯤 체험해보고 싶었던 도깨비도로는 비록 도로 길이가 짧아 멋진 풍경을 감상하긴 어려웠지만 눈과 몸이 따로 반응하는 착시현상 만큼은 확실히 체험해볼 수 있었다.

     

    성남 지역 곳곳에 분포된 ‘성남 누비길’. 등산과 산책하기 좋다

     

    그렇게 도깨비도로를 경험하고 짧은 터널을 빠져 나오면 왼쪽으로 안양청계공원묘지와 운중저수지로 향하는 약 3km 남짓한 짧은 와인딩 로드가 나온다. 구간이 짧긴 하지만 타이트한 숏코너 부터 헤어핀, 그리고 업힐과 다운힐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완만한 고속 코너까지 꽤나 다양한 코스들이 있기 때문에 근처를 지나는 길이라면 한번쯤 들러볼만하다. 또한 깊은 산맥 속에 있는 도로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블랙아이스의 위험성도 적다. 다만 수도권에 위치해 있어서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을 위해 안전에 유의해야한다.

     

    수도권 지역이라 자전거 라이더들도 많이 찾기 때문에 안전에 유의하자

     

    하오고개 정상에 있는 산자락을 연결해주는 멋진 육교 풍경

     

    XSR900을 잠에서 깨우듯 짤막한 와인딩 로드를 몇 차례 왕복한다.몇 차례 왕복한다.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굽이진 길을 달리다보면 어느새 흐뭇하게 바이크 위에서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시즌 오픈 라이딩은 바이크를 타는 즐거움을 가장 강렬하게 느낄 수 있는데 이러한 시간은 라이더에게 매우 소중하다.

     

    짧지만 다양한 코스가 있는 하오고개 와인딩 로드

     

    백운 호수

    도깨비도로와 하오고개에서 약 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백운 호수는 1953년 준공한 인공 호수이다. 당시에는 농업용수의 공급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차츰 관광지로 탈바꿈하여 지금은 여러 맛집과 카페가 즐비한 명소가 됐다. 호수의 좌측은 도로로 되어있어 드라이브를 하며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짤막한 다리를 건너 우측으로 가게 되면 호숫가 가장 자리를 직접 거닐며 산책할 수 있다.

     

    멋진 풍경과 고요함은 호숫가 산책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옆으로 누운 나무들과 함께 호숫가를 바라보면 하늘과 땅이 뒤집힌 듯 묘한 풍경을 만든다

     

    백운호수도 식후경

     

    온로드바이크가 들어갈 수 있는 호숫가의 마지노선

     

    호숫가로 들어가는 길은 진흙탕이라 온로드 바이크들은 멀찌감치 바이크를 세워두자

     

    호수의 안쪽으로 들어가는 길은 비포장도로인데다가 진흙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엔듀로나 듀얼퍼퍼스 장르가 아닌 이상 들어가기 힘들다. 바이크를 한쪽에 세워놓고 잠시 산책을 나선다. 서울 근교에 있고 유명한 지역이라 많은 사람들로 붐빌 줄 알았던 호숫가 는 생각보다 굉장히 조용했는데, 음식점이 있는 도로쪽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 매력적이다. 그래서인지 호수 주변은 굉장히 깨끗했고 떼 지어 다니는 오리의 모습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마치 하늘과 땅이 뒤 바뀐 것처럼 흐트러진 나무들과 호숫가 특유의 적막한 느낌이 홀로 나선 투어를 더욱 운치 있게 만든다. 운치 있던 시간도 잠시, 호수를 배경으로 XSR900의 사진을 찍어 보겠다고 둑으로 들어갔다 바이크가 빠져 혼자서 1시간 가까이 끙끙대며 바이크를 빼느라 진을 다 빼버렸다. 교훈 한 가지를 또 얻고 돌아온 시즌 오픈 투어였다.

     

    2채널 블랙박스로 담은 하오고개 와인딩 로드

     

    저먼아이 GEMINI 블랙박스 20170312 투어영상

    안양시립청계공원묘지 XSR900

    2채널 영상의 이점을 살려 좌우로 동시에 재생될 수 있게 편집하였습니다.
    간접적으로나마 코스를 느끼시길 바랍니다.

     

     


     

     

    Credit

    글/사진 김기범  기자

    취재협조 한국모터트레이딩 www.ysk.co.kr
    모토캠 www.motoc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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