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MOTORBIKE REVIEW REVIEW 슈퍼바이크의 기준이란 이런 것, 혼다 CBR1000RR / CBR1000RR SP

    슈퍼바이크의 기준이란 이런 것, 혼다 CBR1000RR / CBR1000RR 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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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바이크의 기준이란 이런 것, 혼다 CBR1000RR / CBR1000RR SP

     

    슈퍼바이크의 기준이란 이런 것

    HONDA 
    CBR1000RR / CBR1000RR SP

     

    전자 장비에 기대지 않고 탄탄한 기본기로 경쟁자들을 상대해 오던 CBR1000RR이 드디어 첨단 전자 장비의 옷을 입었다. 현대적인 슈퍼 스포츠 머신의 시작점인 1992년의 CBR900RR로부터 25년간 발전해온 슈퍼바이크의 기준이다

     

     


     

     

    지난 6월 혼다의 뉴모델 5대의 프레스 테스트가 열렸다. 하지만 하필 CBR1000RR 테스트 세션에 폭우가 내렸다. 덕분에 트랙션 컨트롤의 성능 테스트는 아주 제대로 할 수 있었지만 슈퍼바이크의 제 성능은 느껴볼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다시 탔다. 가장 뜨거운 7월에 가죽 슈트를 입고, CBR1000RR과 CBR1000RR SP 위에서 춤을 추듯 달리고 내린 결론을 이야기한다.

     

     

    탄탄한 기본기에 전자장비를 더하다

    2012년 6월 당시의 혼다 CBR1000RR과 출시 초기의 BMW의 S 1000 RR의 비교 테스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그때의 CBR1000RR은 무척이나 순수했다. BMW가 각종 전자장비와 엄청난 파워로 무장했지만 CBR1000RR은 별다른 전자장비도 없었고 ABS 마저 옵션 사양이었다. 모두가 S 1000 RR의 승리를 예견했다. 하지만 그때 두 모델을 번갈아가며 탔을 때 전혀 다른 방향으로의 완성도를 경험했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 빠름이라는 공통 명제를 추구하는 두 대의 방향성이 정반대의 접근법이라 놀랐고, 바이크의 기본기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느낌의 차이가 이토록 크다는데 감탄했다.
    CBR1000RR은 숙성된 완성도와 압도적인 밸런스로 별다른 전자장비 없이도 최첨단의 S 1000 RR에 맞설 수 있었다.

     

    새로운 CBR1000RR은 이러한 탄탄한 기본기 위에 드디어 누구도 부럽지 않을 만큼 최신의 전자장비를 얹었다. 이건 마치 토르가 아이언맨 슈트를 입은 느낌이랄까?

     

     

    성능을 위해 다듬어진 모든 것 

    엄밀히 말해 풀체인지는 아니다. 엔진과 프레임은 기존의 CBR1000RR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부분을 개량했다. 엔진의 흡배기를 새롭게 다듬고 출력을 11마력 끌어올린 191마력으로 세팅했다. 이만하면 충분히 강력하지만 200마력을 넘어가는 경쟁자들에 비하면 내세울 만한 스펙은 아니다.

    디자인은 미묘하다. 디자인 자체가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다. 더 이상 날카로운 눈매도 없다. 헤드라이트 좌우의 홀이 나있는데 그 모양이 마치 후드티를 뒤집어쓴 것 같다.(웃음) 독특하지만 에어로 다이내믹을 철저히 연구해 방풍성과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디자인이다. 어드벤처 모델인 아프리카 트윈하고도 닮아 보인다. 전반적으로 슈퍼바이크가 가질 수 있는 섹시함이 결여된 점은 조금 아쉽다.

     

    혼다 CBR1000RR
    혼다 CBR1000RR SP

     

    측면을 덮었던 사이드 페어링을 앞으로 걷어내며 두툼한 프레임이 드러났다. 엔진의 윗부분을 통으로 감싸듯 둘러진 알루미늄 프레임은 한눈에도 강해 보인다. 이번 디자인 변경 중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삼각을 이루는 언더 카울은 리어 휠 앞까지 길게 하체를 가려준다.

    혼다 모터사이클을 비롯한 일제 브랜드는 의외로 큰 덩치의 라이더를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지난 세대 CBR1000RR이 그랬다. 시트에 앉으면 포지션이 미묘하게 작게 느껴졌다. 이번에는 시트의 뒤편이 살짝 늘어나고 탱크 측면의 니그립 부위가 개선되어 덩치가 큰 라이더에게도 착 감기는 니그립을 선사한다. 바이크 자체는 여전히 상당히 콤팩트하다.

     

     

    혼다답게 자극적인 면은 부족하지만 내 손끝이 이 머신을 쥐락펴락하고 있다는 쾌감은 충만하다

     

    컨트롤하는 쾌감

    기본적으로 스로틀을 여는 만큼 바이크를 밀어주는 직설적인 피드백을 보여준다. 요즘의 대세에 따라 전자 제어 스로틀도 기본으로 탑재했다. 모토 GP 머신인 RC213V를 통해 숙성된 전자 제어 스로틀 시스템은 밀리미터 단위의 섬세한 움직임도 캐치한다. 이제 주행모드도 선택할 수 있다. 풀파워에서도 다루기가 쉬워 굳이 필요 없을 것 같지만 비 오는 날에는 꽤 유용했다.

    ABS는 바이크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관성 측정 장치 IMU 의 도움을 받아 최적의 브레이크 압력을 배분하는 슈퍼 스포츠 ABS가 적용되었다. 트랙션 컨트롤도 IMU 데이터를 기반으로 9단계로 작동한다. 엔진브레이크 역시 개입 정도를 3단계로 설정할 수 있다.

     

     

    와인딩에서는 감탄의 연속이었다. 일상적인 속도로 달리면 바이크가 별로 기울지도 않았는데도 휘리릭 돌아가는 느낌이다. 그만큼 기본적인 선회력이 뛰어나고 안정감이 남다르다. 페이스를 올려도 그 안정감은 그대로다. 혼다답게 자극적인 면은 부족하지만 내 손끝이 이 머신을 쥐락펴락하고 있다는 쾌감은 충만하다.

    제아무리 유순하다고 해도 190마력이 넘는 머신이다. 절대 만만할 리가 없다. 그러니 이 바이크의 성능을 풀어놓기에 일반 도로는 너무 좁다. 정지 상태에서 클러치만 연결해도 제한속도인 80km는 가볍게 넘고 1단에서 풀 스로틀만으로 160km/h를 넘기는 슈퍼바이크다. 하지만 출퇴근에 써도 좋을 만큼 주행 피로가 적다. 더운 날씨 탓에 배기 시스템의 복사열이 부츠 바닥을 달구는 것 말고는 딱히 주행하며 불편함을 호소할만한 것도 없었다.

     

     

    CBR1000RR SP 

    이러한 CBR1000RR에 SP가 더해지니 그 매력이 배가된다. SP 모델은 올린즈 스마트 EC 시스템, 브렘보 브레이크 캘리퍼, 상하 양방향의 퀵 시프터, 세계 최초의 티타늄 연료탱크, 그리고 경량화를 위해 리튬이온 배터리를 기본으로 장착한 스페셜 버전이다.

    노멀에 장착된 쇼와 빅피스톤도 분명 좋은 서스펜션이다. 하지만 올린즈, 그것도 스마트 EC 서스펜션은 한 차원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노멀을 타고 달릴 때 나를 불안하게 만든 코너의 요철이 SP를 타고 달릴 때는 마치 지워진 듯 사라졌을 때 경악했다. 몇 번이고 같은 코너임을 확인하게 만들 정도였다. 여기에 순정 타이어 피렐리 슈퍼 코르사가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다. 한 여름의 더위에 잘 익은(?) 슈퍼 코르사는 압도적인 그립이 나온다. 올린즈 서스펜션과 하이그립 타이어, 이 둘의 조합은 코너를 돌고 있어도 직선을 달리는 것 같은 안정감을 준다. 울타리가 커질수록 그 안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것처럼 한계가 확장될수록 실수로 경계를 넘지 않고 더 재밌게 탈 수 있다.

     

     

    바이크는 자율 주행하는 탈것이 아니라 사람이 조종하는 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결국 인간과 머신이 얼마나 동화될 수 있느냐가 빠름을 결정하게 된다

     

    또한 SP 모델에는 퀵시프터가 장착되었다. 시프트 업은 물론 다운도 클러치와 스로틀 조작 없이 밟아주기만 하면 된다. 퀵 시프터의 편리함은 이제 슈퍼바이크 세계에서는 상식이다. 사람의 조작을 컴퓨터가 덜어주는 것이 게을러짐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한정된 집중력을 다른 부분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클러치를 잡거나 레브매칭을 해줄 필요 없이 더 섬세한 브레이킹이나 스로틀에 집중할 수 있다. 그러면 필연적으로 빨라지게 되고, 빨라질수록 다음 코너가 빠르게 다가온다. 라이더는 단지 빨라질 뿐 게을러질 틈이 없다.

    브레이크는 브렘보 모노블럭 캘리퍼 치고는 초기 응답이 의외로 부드럽다. 대신 레버를 당기는 시점에서 제동력이 걸리기 시작하는 순간까지도 단계를 무수히 쪼갤 수 있을 만큼 섬세하게 제어할 수 있다.

    SP는 완벽했다. 문제는 SP 모델을 탄 이후로는 노멀 CBR1000RR은 타고 싶지 않았다는 점이다. 모든 면에서 SP 가 압도적이었다. 특히 서스펜션은 대단하다. 완벽히 각종 상황이 완전히 통제된 트랙이 아니기에 노면에 대한 적응력이 높은 스마트 EC 서스펜션의 서포트가 더욱 빛난다.

     

     

    기본기와 기술의 만남 

    CBR1000RR은 동급 중 최고의 스펙은 아니다. 이를 한발 늦는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바이크는 자율 주행하는 탈것이 아니라 사람이 조종하는 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결국 인간과 머신이 얼마나 동화될 수 있느냐가 빠름을 결정하게 된다. 그 점에서 무엇보다 컨트롤에 초점을 맞춘 CBR1000RR의 장점이 빛난다. 더군다나 그동안은 없던 전자장비의 서포트가 더해지며 완성형에 가까워졌다.
    가격은 노멀 2190만 원에 SP 2700만 원. 심지어 SP는 올린즈 서스펜션을 장착한 슈퍼바이크 중 가장 저렴한 가격이다.

     

     HONDA CBR1000RR & CBR1000RR SP 

    (좌) CBR1000RR  () CBR1000RR SP

    1000RR은 프레임이 검은색으로 칠해져있으며 SP는 금속성의 은색으로 마감된다. 듬직한 프레임이 엔진을 감싸며 눈으로 강성을 느끼게 한다. 엔진 출력은 둘 다 동일하다

    알루미늄 힐그립을 갖춘 스텝은 미끄럼 방지 처리로 홀딩 하기에 좋다

    노멀 모델에는 토키코 4피스톤 래디얼 캘리퍼가 장착되며 SP에는 브렘보 래디얼 캘리퍼가 기본으로 장착된다. 두 모델 모두 슈퍼 스포츠 ABS라는 기울임 감지 ABS 시스템이 채택되었다

    프런트 디자인은 에어로 다이내믹을 철저히 연구한 결과물이다. 헤드라이트뿐만 아니라 모든 등화류가 LED를 사용해 전기 소모를 최소화한다

    방향지시등을 포함한 미러는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주행 시 상시 점등되어 포지션 램프의 역할도 함께 한다

    연료탱크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커버 속에 숨어있는 타입이다. 비록 페어링 안에 숨어 보이지는 않지만 CBR1000RR SP는 양산형 모터사이클 최초로 티타늄 연료탱크를 장착한다. SP 모델의 탱크 상단에는 HRC 로고가 새겨져있다

    계기반은 깔끔한 디자인에 각종 정보를 쉽게 볼 수 있도록 정리했다. 기본적으로 좌측 핸들바의 버튼으로 조작한다. 5단계의 엔진 파워 9단계로 조절되거나 해지할 수 있는 셀렉터블 토크 컨트롤(트랙션 컨트롤), 3단계의 셀렉터블 엔진브레이크 등의 각종 기능을 설정할 수 있다

    좌측 기어 레버와 풋패그. SP 모델은 기어 체인지 레버에 퀵 시프트 센서가 장착된다. 취향에 따라 개입 타이밍을 업과다운 각각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개선된 시트 디자인으로 단단하면서도 편안한 착좌감을 선사하며 SP 모델은 탠덤 시트 대신 전용의 캐노피가 기본으로 장착되고 탠덤 스텝도 삭제되었다

    화려하게 LED를 두른 테일램프. 클리어 타입의 붉은 LED를 사용해 멋을 냈다

    노멀 모델에는 쇼와제 SP 모델에는 올린즈 스마트 EC 쇽업소버가 기본으로 장착된다. 주행 상황에 따라 최적화된 감쇠력으로 조절된다

    양쪽 모두 25주년 기념 스티커가 붙어있으며 SP 모델에는 2인 승차 금지 표시와 매뉴얼 숙지 및 안전장구 착용 그리고 옥탄가 95 이상의 연료를 넣으라는 픽토그램이 붙어있다

     

     

    HONDA CBR1000RR/SP
    엔진 형식 수랭 4스트로크
    DOHC 병렬 4기통
    보어×스트로크 76.0 × 55.1(mm)
    배기량 1000cc
    압축비 13 : 1
    최고 출력 192ps / 13000rpm
    최대 토크 113.7Nm / 11000rpm
    시동 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 공급 방식 전자제어 연료 분사식
    연료 탱크 용량 16.2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3mm 텔레스코픽 도립
    (R)모노쇽 프로링크
    타이어 사이즈 (F)120/70ZR 17
    (R)190/50ZR 17
    브레이크 (F)320mm 더블 디스크
    (R)220mm 싱글 디스크
    전장 2265mm
    휠베이스 1405mm
    시트 높이 832mm
    차량 중량 200kg(195kg)
    판매 가격 2190만 원(2700만 원)
    ( )는 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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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현용 편집장 ㅣ 사진 민성필(팀로드 스튜디오), 이민우
    취재협조 혼다코리아 www.honda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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