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다
SUZUKI KINGQUAD 750AXi
스즈키의 대표 ATV인 킹쿼드750AXi 가 각종 기능을 업데이트하고 더 높은 상품성으로 돌아왔다. 스즈키 특유의 실용성과 내구성으로 뜨거운 국내 ATV 시장에 도전한다.

4륜 ATV의 시초
역사는 스즈키와 함께 시작되었다. 80년대 오프로드 차량은 3륜이 대세를 이루고 있었다. 스즈키는 1982년 4륜으로 더욱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만든 쿼드러너를 선보이며 새로운 장르의 시작을 알렸다. 바퀴가 네개로 이루어진 ATV 특성상 오프로드에서 더욱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발휘했고 다른 브랜드들도 따라서 ATV 개발에 뛰어들게 만든 계기가 된다. 그로부터 약 40년 동안 스즈키는 ATV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을 반복했고 오늘날의 킹쿼드까지 이어지게 된다.

겨울 시즌, 하늘에서 눈이 내리는 걸 보면서 ‘내일은 눈이 그칠까? 내일모레에는 바이크를 좀 탈 수 있을까?’라며 기대와 실망을 반복했다. 대안을 고민하다 스즈키 킹쿼드를 시승하게 되었다. 오늘 시승은 특별히 스즈키 양평점의 유석진 선수와 함께 했다.

먼저, 킹쿼드는 오래전부터 투박한 스타일의 차체와 각진 헤드라이트가 거의 변하지 않고 그대로 이어져 오고 있다. 큰 문제가 없다면 디자인을 쉽게 바꾸지 않는 스즈키의 성향이 여기 ATV에도 고스란히 적용되는 것이다. 그 말은 즉, 현재 시장에서 디자인적으로 그리 나쁜 평가를 받지 않는다는 뜻과 같다. 전방에는 벌브 타입의 헤드라이트를 적용하고 있으며 차체에 두 개, 센터타워에 한 개를 탑재해 야간 주행 시인성을 고려했다. 다소 올드한 듯 보이면서도 믿음직스러운 구성이다. 리어에는 야간 시인성이 뛰어난 LED 후미등을 적용했다. 새로운 킹쿼드는 전후로 카고랙이 기본 장착되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고 라이더 공간 우측에 한 개, 리어에 두 개의 수납함을 구비하고 있다. ATV를 주행하면서 별도의 수납함이 필요할까 싶었는데, 개인 소지품부터 간식, 구난 장비 등 다양한 물건을 수납할 수 있어 편리했다.

쉬운 설정
킹쿼드의 운전석 좌측 전방에 기어 레버가 있고 아래부터 위로 R, N, H, L 순으로 준비되어 있다. 평소에는 H 기어에 두고 주행하다가 더 강한 토크가 필요하거나 강한 엔진 브레이크가 필요할 때 L 기어를 사용하면 된다. 킹쿼드는 일반 모터사이클처럼 스로틀을 돌리는 방식이 아닌 레버를 엄지로 미는 방식의 스로틀을 사용한다. 처음에는 다소 어색하지만, 적응하고 나면 오히려 진동과 충격이 많은 노면에서 더 미세한 조작이 가능한 구조다. 스로틀 반응은 예민하지 않으면서도 두툼한 토크를 툭툭 내뱉는 감각이다. 단기통 722cc 엔진이 장착되었는데 차량 중량이 327kg이기 때문에 출력이나 토크에 대한 부담이 적다. 여기에 파워 스티어링이 적용되어 핸들링이 가볍기 때문에 근력이 약한 사람도 쉽게 다룰 수 있겠다. 브레이크는 일반 모터사이클과 동일한데 클러치 레버 대신 리어 브레이크가 추가로 장착된다.

오래된 노하우가 담긴 기술력
킹쿼드는 안정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일정 이상 속도를 높여도 불안하지 않다. 새롭게 설계된 A암 구조의 더블 위시본 타입 서스펜션은 전후좌우의 높이가 모두 다른 주행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라이더가 꾸준히 가속할 수 있도록 돕는다. 눈이 소복하게 쌓인 노면에서도 리어 휠이 슬쩍슬쩍 미끄러질 뿐 라이더가 원하는 의도대로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기본적으로 리어 휠 구동 방식인데 순정 타이어의 성능이 우수한 덕분이다. 하지만, 얼마 안 가 업힐에서 여유를 부리다가 탄력을 잃고 정차했다. 부담 없이 핸들 오른쪽의 4륜 버튼을 눌러서 4륜으로 전환했다.

이때부터는 또 다른 세계가 열린다. 지금까지 리어 휠 구동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전후 모든 바퀴가 구동되니 주행 속도가 한 단계, 어쩌면 두 단계 더 빨라졌다. 차량이 좌우로 미끄러지는 폭이 줄어들었고 전방에 눈이 얼마나 쌓여 있든, 장애물의 모양이나 크기에 상관없이 쭉쭉 나아간다. 킹쿼드는 계속해서 내 예상을 뛰어넘으며 한참을 달리다가 꽁꽁 언 빙판위에서 멈춰 섰다. 앞서 달리던 유석진선수가 디퍼렌셜 락 기능을 넣어주며 스로틀을 부드럽게 밀어보라고 조언했다. 사실상 빙판에서 정차한 상태고 앞에는 프런트 타이어 높이의 바위가 가로막은 상황이기 때문에 ‘무슨 소용이 있을까?’ 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킹쿼드는 바위를 부드럽게 올라타더니 ‘무슨 문제 있어?’라며 비웃듯 아무렇지 않게 주파해냈다.
트레일러 히치마운트가 리시버 타입으로 변경되었고 견인 용량은 600kg으로 증가됐다
간결하면서도 센스 있는 구조의 4륜 전환 버튼과 디퍼렌셜 락 레버
일정 이상 무거운 무게, 차량 전후 밸런스, 4륜 구동 장치와 디퍼렌셜 락, 부드러운 엔진 토크까지 모든 구성과 기능이 완벽을 이뤄야 가능한 수준이었다. 그리고 디퍼렌셜 락 기능을 넣은 상태에서는 내구성을 위해 최고속이 제한되고 다시 제대로 된 주행을 위해서는 해제시켜야 한다. 여기서 또 돋보이는 건 단순하면서도 정확한 스위치 뭉치 구조다. 아까 말했듯 핸들 오른쪽에 4륜 전환 버튼이 있고 그 버튼을 누르면 일정만큼 안쪽으로 들어가 고정된다. 그 상태에서만 버튼 옆에 있는 디퍼렌셜 락 레버를 올릴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사용자의 부주의나 착각으로 인해 바이크가 망가지는 것을 완벽하게 차단한 설계다.

주행 성능에 몰빵
솔직히 킹쿼드의 다소 올드한 디자인은 너무 아쉬웠다. 왜냐하면 그것을 제외한 엔진 필링, 차체 완성도, 전자장비, 수납공간 등 ATV로서의 중요한 덕목은 모두 높은 점수를 주고 싶기 때문이다. 여기에 좀 더 현대적이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더해졌다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ATV로 거듭났을 것이다. 그런데 킹쿼드를 타고 산에서 내려왔을 때는 디자인에 대한 불만이 사라졌다. 성능이 너무 만족스럽다 보니 투박했던 외형이 오히려 터프한 인상처럼 느껴지고 레트로한 느낌이 멋져 보이기도 했다. 잠시만, 이게 킹쿼드의 매력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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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IMPRESSION 유석진 선수
스즈키 양평점에서 정비사로 일하고 있으며 5살 때부터 아버지의 권유로 ATV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중학생 때부터는 모토크로스와 엔듀로를 병행하며 7년간 모터스포츠 선수로 활동했죠. 현재 주말마다 ATV를 타고 전국 이곳저곳을 투어하며 즐기고 있어요. 스즈키 킹쿼드는 스즈키 모터사이클이 가진 이미지를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엔진부터 미션, 전자장비까지 킹쿼드를 이루고 있는 모든 파츠들은 내구성이 좋은 것으로 유명하죠. 잔고장이 없고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점은 스즈키 ATV를 주행하던 고객이 다른 브랜드로 변경했다가도 다시 돌아오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전후 서스펜션의 구조가 개선되면서 전반적인 주행 질감이 향상되었고 장시간 주행해도 피로감이 적다는 게 가장 크게 와닿습니다.

전후에 마련된 카고랙과 다양한 수납공간으로 킹쿼드가 할 수 있는 영역이 대폭 확장됐고 더불어 오래전부터 적용되어 온 디퍼렌셜 락 기능의 완성도가 향상됐습니다. 험로 탈출 능력이나 견인력이 뛰어나다는 것도 스즈키 ATV의 강점입니다. 차체에 견인 고리를 장착할 수 있고 견인 최대 용량이 증가하여 활용성이 좋습니다. 킹쿼드는 일상에서 농기계의 역할을 대신하기도 하고 때로는, 화물 차량을 대신하기도 합니다. 여기에 레저의 역할까지 할 수 있는 ATV는 킹쿼드가 거의 유일합니다. 다소 투박한 디자인이지만, 계속 봐도 질리지 않는 매력까지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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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ZUKI KINGQUAD750AXi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단기통 보어×스트로크 104 × 85(mm) 배기량 722cc 압축비 9.9 : 1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17.5ℓ 변속기 무단 자동변속식(L/H/N/R) 서스펜션 (F)A암 더블 위시본 (R)A암 더블 위시본 타이어사이즈 (F)AT25×8-12 (R)AT25×10-12 브레이크 (F)더블 디스크 (R)밀봉식 유압 멀티 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150×1,215×1,285 휠베이스 1,285mm 시트높이 920mm 차량중량 327kg 판매가격 1,999만 원
글 윤연수
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스즈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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