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디든 함께하는 바이크
HONDA XRV 750 AFRICA TWIN
“타면서 드는 느낌은 정말 어디든 데려다줄 것 같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어요”
안녕하세요. 서울 마포에서 살고 있는 42살 김기환입니다. 하고 있는 일은 국내 인바운드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바이크를 타게 된 건 5년 전쯤 아는 형님이 바이크를 사시는 걸 보고, 어린 시절에 타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갑자기 사고 싶어져서 핸디 50을 산 게 시작이었죠.(웃음) 그렇게 시작해서 주로 저 배기량 올드 바이크를 좋아해서 많이 가져왔어요.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분과 바이크 이야기를 하다가 아프리카 트윈을 처음 알게 됐죠. 그분은 비행기 기장님이셨고, 아프리카 트윈 650과 750 두대를 가지고 계셨어요. 근데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국내에 자주 없으셔서 거의 소장만 하고 있던 걸 제가 가져오게 된 거에요. 그분이 650과 750 중에서 마음에 드는 걸로 가져가라고 하셨고, 디자인은 650이 더 마음에 들었지만, 아프리카 트윈으로 전국 일주를 해보고 싶은 마음에 부품수급이 더 좋은 750을 선택했습니다.
그렇게 가져와 센터에 입고시켜 시동을 터트리고 기본 정비를 하고 난 후에 처음 타본 아프리카 트윈은 정말 무서웠어요. 저에게는 첫 대형 바이크였고, 차고도 너무 높아서 ‘내가 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나 막상 라이딩을 이어나가니 계속해서 더 타고 싶고, 어딘가 멀리 가보고 싶다는 느낌을 주는 바이크였어요. 보통은 바이크를 사러 갈 때가 가장 두근두근하면서 좋은데 이 바이크는 반대로 살 때보다 오히려 탈 때가 더 좋았던 거 같아요. 그래서 한번도 장거리 투어는 가본 적 없는 제가 아프리카 트윈을 타고 처음으로 진해로 떠났어요. 타면서 드는 느낌은 정말 어디든 데려다줄 것 같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어요.(웃음) 타면 탈수록 더 좋아지는 바이크는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말랑말랑한 승차감 덕분에 장거리를 나가도 피로도가 현저하게 적어요. 시내 주행에서는 사실 그다지 재미를 느끼지 못했는데, 멀리 나가는 순간 그냥 스로틀을 당기면 170까지는 충분하게 치고 나가는 느낌과 트윈 엔진의 필링과 진동, 배기음이 너무 좋더라고요. 인젝션에서 느끼지 못하는 카브레터만의 감성도 있고요. 그래도 요즘 나오는 바이크들에 비하면 당연히 떨어지는 성능이겠지만, 97년도에 이런 서스펜션과 느낌을 만들고 랠리를 뛰었던 바이크라는 게 정말 멋있는 것 같아요. 왜 사막 여우라는 별명이 붙어졌는지 알 것 같아요. 저는 주로 저 배기량의 작고 가벼운 바이크만 타온 탓에 경사진 도로에서 아무 생각 없이 앞으로 주차를 해놓고선 뒤로 빼려다가 고생을 진탕했어요.(웃음) 그래도 주변에 다른 라이더 분들이 도와주셔서 무사히 해결했습니다.
올드 바이크는 정말 내가 가지고 싶어서 사는 것인지 아니면 재테크 목적으로 사는 건지에 따라서 차이가 있겠지만 정말 타는 목적인데, 자가 정비를 못하거나 믿을 만한 센터가 없다면 비용이 비싸도 어느 정도 컨디션이 좋은 바이크를 구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상태 불문에 저렴한 올드 바이크를 가져와서 고칠 수도, 탈 수도 없다면 그건 고철 밖에 안되니까요. 그래서 기본적인 정비 지식은 있어야 재밌게 오래 즐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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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DA XRV 750 AFRICA TWIN [1997]
엔진형식 4스트로크 52˚V형 2기통 OHC 3밸브 보어×스트로크 81 × 72 (mm) 배기량 742cc 압축비 9.0 : 1 최고출력 62hp / 7,500rpm 최대토크 62.7Nm / 6,000rpm 시동방식 셀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카브레터 연료탱크용량 23ℓ 변속기 5단 리턴 서스펜션 (F)텔레스코픽 정립 (R)싱글쇽 프로-링크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90/90 D21 (R)140/80 R17 브레이크 (F)276mm 더블 디스크 (R)256mm 싱글 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315×905×1430(mm) 휠베이스 1,565mm 시트높이 860mm 차량중량 218kg
글 김휘동
사진 양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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