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딩 중 발견한 나만의 인생 맛집
12명의 배테랑 라이더가 추천하는 맛집 이야기
ㅡ
김휘동
피처에디터
KTM 듀크 690 R
진라멘
서울 중랑구 공릉로 44 1층
오전에 비가 내려 퇴근길이 쌀쌀했던 어느 날.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찰나 맛집의 기운이 느껴지는 곳을 발견했다. 하얀색의 벽면과 나무로 된 창, 짧은 일본어가 쓰여있기에 라멘집이라고 확신을 가지고 들어갔다. 다행히도 직감은 정확하게 날인도했고, 진한 돼지 육수를 베이스로 한 돈코츠 라멘을 시켰다. 매운맛을 주문했고, 양념 가루가 다른 그릇에 담아져 나와 취향에 맞게 원하는 타이밍에 매운맛으로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정석에 가까운 라멘 맛과 적당하게 두툼한 차슈, 큼지막한 김, 세상 고소한 계란까지 이보다 행복한 한 그릇은 없었다. 마치 군대 시절 행군이 끝나고 먹었던 컵라면이 생각나는 감동이었다. 너무 맛있게 먹어서인지 며칠 후에 여자친구와 다시 방문했고, 우린 그 이후로 라멘이 생각나면 진라멘을 찾고 있다. 점점 더 추워지는 겨울, 라멘집에 피어오르는 연기가 오늘도 나의 퇴근길을 멈추게 한다.
ㅡ
유준희
회사원
허스크바나 FE350
용두리 짬뽕
경기 양평군 청운면 용두로 148
매주 주말이면 출석 체크를 하던 양만장, 늘 이맘때 즈음이면 ‘오늘이 올해 마지막 라이딩이겠지’ 생각하며 도로 위를 달리게 된다. 그렇게 도착하고나면 그날 온도에 따라 점심 메뉴가 정해진다. 날이 추우면 고바우 설렁탕, 날이 따듯하면 홍천 화로구이, 하지만 항상 이도 저도 아닌 날이 있기 마련이다. 바로 그런 날엔 그 사이 어딘가에 위치해 있는 용두리 짬뽕이다. 찬바람 부는 날 라이딩을 하다 보면 역시 따듯한 국물이 생각난다. 메뉴는 주문하면 즉석조리관계로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지만 전기장판이 깔려있는 좌식 테이블 구조기 때문에 몸이 녹아 나른해질 무렵 요리가 나온다. 빨간국물의 얼큰한 홍합 짬뽕이며, 홍합이 굉장히 뜨겁다. 이게 왜 생각나는지는 모르겠다.(웃음) 면이 부는 걸 싫어해 홍합부터 최대한 빨리 정리해 보지만 면의 양도 넉넉하다. 웬만한 성인이 먹어도 배부른 양이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다면 하얀 짬뽕이나 짜장면도 추천한다. 2인 이상이면 탕수육도 반드시 추천한다. 얘기하다 보니 다 맛있다는 얘기다. 단점은 시간대를 잘못 맞추면 웨이팅이 다소 길어질 수 있으니 눈치게임에 승리하길 기원한다.
ㅡ
박다민
관제사
BMW 1250GS
영짜장
경기 이천시 모가면 진상미로1453번길 3
나는 짬뽕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곳을 처음 만난 순간 처음으로 마지막 남은 국물 한 방울까지 완뽕했다. 바로 사랑에 빠진 것이다. 마치.. 첫사랑을 만난느낌이었다. 다른 메뉴는 필요 없다. ‘오직 차돌 짬뽕’. 9000원에 만나는 진짜 행복이다. 푸짐한 양에 더불어 먹어도 끝이 없는 차돌박이가 기다리고 있다. 퇴근 후 차돌 짬뽕을 한 그릇 먹을 생각을 하면 그 순간 삶이 아름다워 보인다. 혼밥을 하더라도 군만두는 서비스. 혹여 군인이라면 음료수까지 서비스. 가지 않을 수가 없는 곳이다. 사실곳의 외관은 투박하기 그지없다. 만약 간판이 없었더라면 동네 백반집으로 오해했을 수도 있다. 정말 맛으로만 승부한다. 주방장님께서 차돌 짬뽕에 진심이시다. 근처에는 테르메덴, 시몬스 테라스 등이 있으며, 식사 후 장호원, 음성, 충주로 이어지는 시원하게 라이딩 할 수 있는 38번 국도도 준비되어 있다. 영짜장에서 차돌 짬뽕을 한 번이라도 접한 이라면 자연스럽게 영짜장이 위치한 이천으로 라이딩 코스를 잡는 자기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참고로 내 주변 수많은 지인을 데려가서 실패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럼 이만.
ㅡ
이영선
회사원
KTM 1290 슈퍼듀크 R
용바위식당
강원도 인제군 북면 진부령로 107
라이딩을 함께하는 지인 형님께 소개받은 황태 해장국집으로 10여 년 전부터 연간 2회씩은 꼭 방문하는 인생 맛집. 시그니처 메뉴는 단연 황태정식! 본인은 소식을 하니 위가 작으니 하며 황탯국만 시키거나 황태구이만 시켜서 먹어보겠다는 오판은 절대 금물!! 꼭!! 절대!!! 뽀얀 국물의 황태 해장국과 황태 한 마리가 통째로 구이로 제공되는 정식을 드셔보시길. 모터사이클을 타고 방문하기엔 막걸리를 함께 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음. 수도권에 분점을 내준다면 주 1회 방문하고 싶을 정도로 제대로 맛집. 저녁 6시까지만 영업하므로 저녁식사는 불가하니 꼭 참고. 식당 주변에 인공 폭포가 있어 나름 사진 포인트도 있으니 바이크를 타고 꼭 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ㅡ
이동희
자동차 칼럼니스트
트라이엄프 스피드트윈
대포전복양푼물회
강원도 속초시 대포항길60
동해안으로 바이크 투어는 자주 갔지만, 작년 2월 말에 여기를 가게 된 건 그야말로 충동적이었다. 일행들과 시즌 오프닝 투어를 겸해 인제 스피디움에 간 후, 혼자서 그대로 태백산맥을 넘어 낙산 해수욕장에서 하루를 묵었다. 다음날 아침 영하로 떨어진 늦추위와 전날의 혼술로 쓰린 속을 부여잡고 대포항 뒷길을 헤매다가 들어간 곳이었다.대표 메뉴인 섭국은, 자연산 홍합을 가리킨다. 손가락 두어 마디의 작은 것들이 아니라 성인 남자 손바닥 크기다. 바다에서 난 모든 것들이 그렇듯 크기가 커지면 맛도 달라진다. 큼직하게 씹히는 살덩어리와 강원도식으로 장을 풀어 적당히 얼큰한 국물을 들이켜다가 갓 지은 밥을 말아 먹으면 이것 이상의 해장국은 찾기 힘들다. 게다가 작은 가자미 튀김을 포함해 괜찮은 반찬들은 딱 아침 집밥의 느낌도 있다. 서울로 복귀하는 길,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 강원도 길을 시원스레 달릴 수 있었던 힘이 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ㅡ
김태영
모터 저널리스트
두카티 멀티스트라다 950 S
전통령
강원 속초시 철새길 32
일 년에 한 번은 모터사이클을 타고 속초로 떠난다. 서울에서 출발해 44번 국도를 타고 홍천, 인제를 통과한 후 한계 터널과 미시령 터널을 지나 속초에 진입하기까지 3시간 남짓. 가깝지 않지만 이곳을 찾는 이유는 명징하다. 익숙한 듯 낯선 그 길을 따라 달리는 것 자체도 힐링이지만 탁 트인 동해 바다의 심연을 감상하며 즐기는 미식에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갓 잡아 올린 듯 재료의 싱싱함과 새콤달콤한 맛이 어우러진 물회부터 담백하고 고소한 풍미의 몽글몽글한 순두부까지 미각을 사로잡는 메뉴가 포진한 곳이 바로 속초다. 그중에서도 꼭 추천하고 싶은 맛집은 청초호 앞에 위치한 ‘전통령’이다. 강원도에서 처음으로 전복 해물 뚝배기를 만든 집으로 유명한 이곳은 그동안 우리가 경험해온 해물 뚝배기가 ‘아류’임을 증명하듯 제대로 된 맛을 선보인다. 메뉴는 전복 뚝배기와 해물 뚝배기 두 가지로, 개인적으로 해물과 실한 전복이 들어간 전복 뚝배기를 추천한다. 한 그릇에 2만 원이라는 사악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한 번 맛보면 반드시 다시 찾게 되는 마력이 있다. 가리비, 새우, 홍합, 조개 등 신선한 해산물로 가득 채운 뚝배기는 넘칠 듯 말 듯 보글보글 끓어오른 채로 서브해 비주얼부터 먹음직스럽다. 화룡점정은 살아 움직이는 국내산 활 전복. 평소 전복이라면 사족을 못쓰는데 꿈틀대는 싱싱한 전복을 보면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인다. 실하고 속이 꽉 찬 진짜 해산물을 아낌없이 넣었지만, 매콤하고 개운한 국물과의 조화가 일품. 조미료의 텁텁한 맛이 아니라 해산물에서 우러난 감칠맛이 풍부해 깔끔하게 속을 달랠 수 있다. 전날 술을 마셨다면 해장국으로 손색없고, 해장하면서 또다시 술을 따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그날그날 자연산 활어를 낙찰받아 사용하는 재료에 대한 진정성, 14시간 이상 손질하고 국물을 내는 장인 정신이 어우러진, 진심이 담긴 한 그릇은 음식으로 위로받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경험하게 한다. 겨울이 성큼 다가온 지금, 뜨끈하고 시원한 맛의 전복 뚝배기 한 사발이 그립다.
ㅡ
임용진
EB SPOT 대표
KTM 790 어드벤처 R
장릉보리밥집
강원 영월군 영월읍 단종로 178-10
언젠가부터 바이크를 타고 달리는 것만큼, 투어지 주변을 돌아보고 산책하는 것을 즐기게 되었다. 처음 단양 투어를 갔을 때 장릉(단종의 묘)을 둘러 보기로 했는데, 장거리를 달려서인지 도착하자 배가 고팠기에 식사를 먼저 하기로 했다. 장릉 주변의 식당을 찾아보니 바로 옆에 ‘장릉 보리밥집’이 있어서 무작정 들어갔는데 그곳이 인생 맛집이 되었다. 인원수에 맞춰 보리밥을 주문하고, 추가로 도토리묵과 두부를 시켰다. 보리밥에는 10여 가지의 나물들 된장찌개가 함께 나오고, 큰 그릇에는 보리밥과 찐 감자가 함께 들어있다. 보리밥에 나물들을 적당히 넣고 된장찌개와 고추장을 조금 넣어 비벼 상추에 싸 먹으니, 그 맛이 아주 일품이었다. 도토리묵은 상추와 당근 오이 등을 넣고 빨간 고춧가루로 새콤달콤하게 무쳐져서 나오는데, 지금까지 맛본 중에 단연 최상이었다고 기억된다. 함께 주문했던 두부는 투박한 느낌의 손두부를 무심한 듯 큼직하게 썰어서 나오는데, 그 위에 맛깔스러워 보이는 양념간장이 올라져 있다. 두부가 무슨 맛이 있을까 싶었는데, 따듯한 두부에 자극적이지 않은 양념장이 더해져서 입안을 아주 부드럽고 풍성하게 채워줬다. 이렇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혼자만 느끼는 것이 아쉬워서 가족들과 함께 다시 찾아갔고, 아내는 물론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들도 모두 좋아해서 가족들에게도 좋은 점수를 땄던 기억이 난다.
ㅡ
윤연수
기자
혼다 에이프 50
스시도쿠
서울특별시 성동구 행당동 196-18
친구가 밥 사준다는 말에 회사 근처 스시 맛집을 검색했다. 왕십리에 위치한 스시도쿠는 인기가 많아서 홀과 배달 모두 바쁘다. 식당 앞에 있는 태블릿으로 예약을 걸고 마련된 대기실에서 기다릴 수 있다. 19시에 퇴근하고 바로 달려갔는데 20시 20분이 다 돼서 들어갔다. 친구가 사는 만큼 세트 메뉴 두 개에 도쿠스시 10pc를 추가로 주문했다. 셰프 25명이 일한다고 하는데 음식이 15분 만에 나왔다. 그런데 직원분이 오래기다려줘서 고맙다며 연어 스시 4pc를 추가해 줬다. 스시의 신선도가 상당하여 입에 넣었을 때 생선이 살아있는 줄 알았다. 사실 시간이 얼마 없었기 때문에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잘 모르겠다. 다들 알겠지만 테이블 회전이 빠른 곳은 다 이유가 있다. 서울 근교에서 가성비 맛집 스시를 찾는다면 꼭 방문해 보시길.
ㅡ
이주하
두카티 부산 점장
두카티 멀티스트라다 1260
도토리
부산광역시 기장군 장안읍 상장안1길 29-4
기장 장안사 앞에 위치한 도토리. 부산에서 가볍게 부담 없이 바람 쐬러 다녀오기 좋은 거리다. 사람들이 많아 북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나로선 언제나 편하게 들려 쉬고 올 수 있는 좋은 휴식처다. 잘 꾸며진 정원을 거닐면서 조각상과 미술품을 보고 있으면 복잡하게 엉켜있던 머릿속이 어느샌가 편안해진다. 가볍게 아이스 바닐라 라테의 달콤함에도 빠져보고, 배속이 허전하다면 참나무 장작으로 구워낸, 트러플 풍기 피자. 만약 피자가 부담스럽다면, 쏠티드 캐러멜 특유의 단짠의 조화, 고소한 단맛과 안속 커스터드의 풍미가 좋은 캐러멜 카놀레도 나의 발걸음을 향하게 하기에는 충분하다. 복잡한 도시 속 바쁘고 지친 삶에 찌들어 있는 나에겐 이보다 더 좋은 휴식처는 없으리라. 언제나 도토리로 향하는 발걸음은 항상 가볍기만 하다.
ㅡ
김광현
다이네즈코리아 마케팅
스즈키DR650SE
용인 탑골 순대국
경기 용인시 수지구 수지로342번길 42
찬 바람이 불면 더욱 생각나는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순. 댓. 국! 워낙 먹는 걸 좋아해서 음식을 가려먹진 않지만, 춥고 배고플 때 지갑에 있는 만 원짜리 한 장으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순댓국이야말로 저의 소울푸드입니다.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만큼 동네여기저기에 정말 쉽게 볼 수 있는 게 순댓국집인데, 바로 25년 전통 탑솔 순댓국! 이곳은 조금 다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고기 삶는 냄새와 주방 이모님들이 실시간으로 바쁘게 고기를 썰고 있고 식당 안은 항상 북적북적합니다. 입구에서부터 이미 아 여기는 조금 다르구나!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가까운데 사는 라이딩 버디들과 신나게 달리고 나서 가장 먼저 생각 나는 곳, 혹은 저녁시간에 다 같이 부담 없이 만나서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갓 삶아서 두껍게 썰어낸 고기가 가득 들어간 8천원짜리 순댓국 한 그릇이면 정말 행복 그 자체의 감동을 느낄 수 있고, 만 원이면 고퀄리티의 머리고기 수육이 함께 나오는데 배가 불러서 못 먹을 정도로 넉넉한 양과 함께 이 가격이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일반적인 순댓국집보다 육수부터 순대, 고기까지 평균 이상의 맛! 단순히 가성비가 좋다고 논하기는 표현이 부족합니다. 바이크 없이 간다면 소주 1병은 선택이 아닌 필수! 용인 쪽에 오는 라이더라면 “탑골순대국” 강력 추천합니다.
ㅡ
윤정현
KTM 총괄이사
KTM 890 어드벤처 R
소나무집
경기 여주시 대신면 여양로 1445-7
어느 날 우리 집 작은 아이가 “자전거를 타거나 모터사이클을 타고 가서 소개하는 맛집은 검증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허기와 피곤한 몸으로 체험하는 식사는 오해와 과장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인 듯했다. 어쩌면 아직 작은 아이는 먹는다는 것과 운동을 한다는 것이 단순한 식사나 스포츠 보다 노화에 대비하고, 질병예방과 버킷리스트의 탄생이란 것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이포보 근처에서 라이딩 테크닉 연습을 하거나, 교육을 받고 투어를 할 때면 루틴처럼 찾아가는 식당이 있다. 여주시 대신면에 위치한 소나무집은 사랑채와 행랑채까지 갖춘 전통 한옥 스타일의 인테리어가 근사한 삼계탕 전문점이다. 여주 특산물인 좋은 쌀과 땅콩, 잣 거기의 비밀 재료가 첨부된 걸쭉한 국물이 가득한 삼계탕은 언제나 처음처럼 하나의 맛으로 영양 가득한 보신 음식이다. 사장님의 비법과 정성으로 만들어진 무김치와 배추김치의 시원함은 쉽게 잊기 싫은 감동이다. 실내까지 가득한 한옥 인테리어가 신비감을 주고 거실 가운데 위치한 소나무를 보며 왜 이곳이 소나무집인지 알 것 같다. 한옥처럼 유연하고 자연스럽게 삶에 익숙해지고, 소나무처럼 늘 처음처럼 순수하게 살고싶은 마음이다. 그렇게 고소하고 담백한 인생을 위하여.
ㅡ
김종훈
칼럼니스트
BMW 모토라드 알나인티 어반G/S
곤드레산나물밥집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동해대로 1292
양양을 즐겨 찾는다. 한계령 넘어 양양 바다에 도착할 때면 하루 제대로 라이딩을 즐긴 기분이다. 말 그대로 산 넘고 물(은 안 건너지만) 보고 달리는 코스니까. 양양은 한적하면서도 제법 화려한데, 먹을 곳은 적다. 바다는 해산물이지, 하는 공식에서 벗어나면 더욱 그렇다. 위로는 속초, 아래로는 강릉과는 또 다르다. 곤드레산나물밥집은 그런 양양에서 찾은 보배 같은 식당이다. 곤드레정식이 메인 메뉴. 곤드레 솥밥과 함께 좌청룡, 우백호처럼 생선구이와 더덕구이가 시선 끌고, 각종 나물이 상을 꽉 채운다. 화려하진 않아도 맛 하나만큼은 한정식 12첩 반상 부럽지 않다. 함께 나오는 강된장은 맛의 화룡점정. 곤드레 솥밥에 뜨끈한 강된장을 비벼 한숟가락 입에 물면, 양양까지 온 보람을 느낀다. 오직 곤드레정식을 먹기 위해 양양을 찾진 않겠지만, 양양에 와서 이걸 먹고 가지 않으면 영 아쉽다. 기사문항 근처에 있어 서퍼들의 밥집으로도 통한다.
기획 김휘동
본 기사를 블로그, 커뮤니티 홈페이지 등에 기사를 재편집하거나 출처를 밝히지 않을 경우,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웹사이트 내 모든 컨텐츠의 소유는 모토라보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