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김꽃비의 Blooming Bike Life
4. 대형 모터사이클 시작하기 – 강화도 투어
지난달 두카티 라이딩 스쿨인 DRE(Ducati Riding Experience)를 마치며 실제 도로에서 대형 바이크를 타고 싶다고 했던 그녀의 말이 떠올랐다. 장거리는 아니지만 어딘가 멀리 떠난 것 같은 느낌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강화도면 좋겠다는 김꽃비 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시골 풍경에서 달리는 것과 숲과 들판도 녹음이 우거진 것이 좋았어요.
이제 김꽃비가 어느 정도 대형 바이크에 익숙 해진 듯하다. 지난달 DRE 교육에서 몇 번 바이크를 놓치긴 했지만, 거의 대부분의 참가자가 겪었던 일이다. 이제 바이크를 넘어뜨리지 않으면서도 안전하게 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쯤에서 장거리 투어를 경험하면 어떨까 싶었다. 대형 바이크로 떠나는 첫 투어를 고려해서 100km 내외의 거리에서 목적지를 선정했다. 후보지는 양평 유명산이나 파주 평화누리 등이 물망에 올랐다. 멀리 여행을 떠난 느낌이 들면서도 부담 없는 곳이어야 했다. 김꽃비는 강화도가 좋겠다고 했다. 강화도는 서울에서 한 시간 내외의 거리로 가까우면서도, 한산한 시골길과 녹음이 울창한 숲길 그리고 뻥 뚫린 해안도로를 모두 만날 수 있어 좋았다.
<100cc>와 할리데이비슨
이번 투어에는 바이크와 인연이 깊은 만화가 이지우도 함께 했다. 이지우는 최근 영화배우와 만화가가 100cc 바이크로 장거리 투어를 하는 내용을 다룬 웹툰 <100cc>를 연재하고 있다. 이지우가 함께한다고 하니 왠지 이번 투어에서 웹툰 <100cc>의 한 장면이 연출될 것 같은 기대가 생긴다. 이번 투어는 할리데이비슨이 적합해 보였다. 대형 바이크에 익숙해져가는 단계인 김꽃비에게는 부담스럽지 않은 시트고가, 신장 190cm의 한 덩치(?) 하는 이지우에게는 빅 트윈 엔진의 파워가 장점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둘에게 모두 잘 어울리는 바이크였다. 이번 투어의 파트너로 김꽃비는 할리데이비슨 스트리트 XG750을, 이지우 작가는 소프테일 FSLTF 팻보이를 선택했다. 스트리트 750은 749cc 수랭 레볼루션X 엔진을 얹은 다크커스텀 스타일의 엔트리 모델로 짧은 휠베이스와 710mm의 낮은 시트고로 운행이 쉬워 접근성이 높다. 팻보이는 터미네이터 2의 등장 이후로 터프가이의 상징이 되었다. 1690cc의 103 빅 트윈 엔진의 파워와 다부진 스타일이 특징이다.
잔잔하고 평온한 여행
투어 당일, 다행히 기상청의 예보와 달리 비는 내리지 않았다. 오히려 흐린 하늘 덕에 바람이 선선했다. 김포공항을 지나칠 때쯤부터 도로에 여유가 생긴다. 삼십분을 더 달렸을까 강화도 표지판이 보이며 이제야 투어 분위기가 제법 난다. 강화대교를 건너 강화도에 들어섰고 기세를 몰아 교동도까지 가기로 했다. 교동 대교가 완공된 덕에 육로로도 쉽게 방문할 수 있다. 교동도는 논농사 지역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흐린 하늘 사이로 햇볕이 떨어지고, 바람을 따라 곡식이 넘실댄다. 교동도의 읍내는 한산하고 아기자기했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읍내 대륭 시장을 거닐었다.
마치 70년대에 시간이 멈춰진 듯 과거의 정취와 실향민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간단한 휴식과 점검을 마치고 다시 강화도로 넘어왔다. 수풀이 우거진 산길을 만나기도 하고, 수평선이 보이는 해안도로를 달리기도 했다. 해가 뜨거운 시간엔 잠시 카페에서 쉬었다 가고, 허기가 지면 맛집을 찾아서 한참을 달려간다. 서울에서 한 시간 가량 왔을 뿐인데 멀리 떠나와 여행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좋다. 이번 투어는 석양이 지는 동막 해변에서 마무리했다. 붉게 물든 구름과, 잔잔한 파도가 들이치는 해안, 할리데이비슨 고동소리가 함께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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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 대형 바이크 투어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분이 어땠나
꽃비 : 처음에는 기대감이랄까? 설렘이 컸다. 하 지만 걱정이 앞섰던 것도 사실이다. 넘어뜨리면 안 된다는 마음에 부담스러웠다. DRE 교육 때 세 번이나 넘어뜨려서, 혹시 이번에도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투어 중에는 최대한 조심조심 타려고 했다.
MB : 처음에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타보니 어떤가
꽃비 : 출발과 정차에 긴장이 되긴 했지만 점차 적응이 되니 괜찮았다. 소형 바이크만 타다가 대형 바이크를 타니 부담스럽긴 했지만 오히려 달릴 땐 편하더라. 같은 속도라도 안정감이 있고, 그래서 무리하지 않고 편하게 달릴 수 있었다.
MB : 이번 투어링 파트너인 스트리트 750은 어땠나
꽃비 : 원래는 아이언 883을 타보고 싶었는데 시트고와 무게가 조금 부담되더라. 그래서 조금 더 가볍고 시트고도 낮은 스트리트 750을 선택했다. (아이언 883의 시트고는 775mm, 건조중량 247kg 스트리트 750의 시트고는 710mm, 건조 중량 223kg이다) 이제 조금 익숙해졌으니 기회가 되면 스포스터 패밀리의 아이언 883이나 포티에잇도 타보고 싶다(웃음)
MB : 운행에서 어려운 점은?
꽃비 : 클러치 레버를 잡을 때 손이 작아 고생을 좀 했다. 클러치가 무겁지는 않았지만, 반복해서 잡다 보니 손목이 좀 뻐근했다. 일반 성인 중에서도 손이 작은 나도 탈 수 있다는 걸 보니, 다른 사람들이면 조금 더 쉽게 조작할 수 있을 것 같다.
MB : 적응하고 난 후에는 여유롭게 달리더라. 고속으로도 달려봤나
꽃비 : 처음 경험하는 속도였다. 그동안 탔던 바이크들이 빠른 바이크가 없어서.(웃음) 10킬로 단위로 바람이 다르더라. 몸이 날아가는 느낌이 들어서 자연스럽게 니그립을 강하게 하게 되더라. 무서운 느낌은 아니라 더 달리고 싶었는데 이지우 작가가 무리하지 말라고 해서 참았다.(웃음)
MB : 소형 바이크와 대형 바이크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꽃비 : 안정감인 것 같았다. CG125로 60km/h 정도 달리는 느낌이면 스트리트 750은 80km/h 이상이 되더라. 그렇다고 무리하는 느낌도 아니고. 특히 차선 변경이나 추월할 때 무리가 없었다. 저 배기량의 경우 뒤처져서 조금 기다리게 되는데, 출력이 여유가 있으니까 차량을 쉽게 추월하거나 도로의 앞에서 달릴 수 있어 좋았다.
MB : 이지우 작가는 팻보이를 탔다. 소감을 듣고 싶다.
지우 : 사실 개인적으로 스포스터 패밀리를 타고 싶었다. 스포스터 이외의 할리는 너무 아재(?) 느낌이 강하게 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팻보이를 타고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시동을 걸자 터지던 엔진음과 고동에 이미 마음을 빼앗겼다. 뭔가 스스로가 멋있는 느낌이 들었다.(웃음)
MB : 팻보이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나
지우 : 할리데이비슨 특유의 고동감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반짝거리는 크롬 파츠와 컬러도 예뻤다. 특히 싱글 시트가 큼직하고 편안해 좋았다. 실제로 달릴 때 느낌도 놀라울 만큼 부드러웠다. 할리데이비슨은 코너에 약하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코너도 쉽고 재밌어서 놀랐다.
MB : 이번 강화도 투어에 대한 총평을 하자면
꽃비 : 강화도로 선택하길 잘 한 것 같다. 비 예보가 있었는데 다행히 비를 피해 안심이 되었다. 오히려 날이 흐려서 덥지 않아 좋았다. 해안도로를 달리는 구간이 많지 않아 조금 아쉬웠지만, 시골 풍경에서 달리는 것과 숲과 들판도 녹음이 우거진 것이 좋았다.
지우 : 한 시간 내외의 거리로 여행을 떠난 기분이 좋았다. 최근 반복되는 마감으로 어디론가 떠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로 그동안의 마음의 화가 좀 가라앉은 것 같다. 힐링이 되는 여행이었다.
MB : 웹툰 <100cc>는 두 분의 바이크 투어 이야기다. 이번 투어와 오버랩 되는 장면이나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꽃비 : 두 여행의 공통점은 긴장감이었던 것 같다. 그때엔 절대로 다치면 안 됐고, 이번에도 그렇고, 낯선 상황에서 낯선 바이크를 타야 하다는 게 그랬다.
지우 : 그때에는 둘 다 100cc 바이크로 투어를 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내가 김꽃비를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이번엔 뒤처지는 일(?)이 없어서 좋았던 것 같다.
MB : 이번 투어에서 트러블이나 위험한 상황은 없었나
지우 : 보통 김꽃비가 앞서고 내가 뒤따른다. 뒤에 따라오게 되면 미러로 계속 상황을 확인해야 하는데 앞에 가면 시야에 들어와서 마음이 편하다. 다행히 별다른 일은 없었다. 바이크가 무거워 잠시 옮기거나 주차할 때 정도는 내가 도와줬다.
꽃비: 평소 소형 바이크를 타면 도로에서 위험한 상 황이 많이 있다. 차량들이 방향 지시등을 켜지 않고 끼어든다거나, 빨리 가라고 위협하는 등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대형 바이크는 그런 상황에서 기동성으로 빠르게 빠져나가는 등 내가 상황을 컨트롤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MB : 이제 100km 정도는 거뜬히 소화하는 것 같다. 다음에는 더 장거리 계획을 세워보자.
꽃비 : 8월 초에 정동진 독립영화제가 있다. 보통은 바이크를 타고 정동진까지 장거리 투어를 간다. 그때를 이용해서 하면 어떨까 한다. 이번엔 미들급 정도의 바이크를 타면 좋을 것 같다. 데일리 바이크로도 활용성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2종 소형 면허 취득과 주행 교육 그리고 단거리 투어까지 마치며 점점 대형 바이크에 익숙해져가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아직 소형 바이크와 대형 바이크의 차이점에 대해 많이 충돌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할 때다. 그렇다면 몇 날 며칠 달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음에는 동해 바닷가를 달리고 있는 김꽃비를 만나게 될 것 같다.
김꽃비는
2003 년 영화 <질투는 나의 힘> 으로 데뷔했다. 2006 년 <삼거리 극장> 에서 주연을 맡았으며, 2009 년에는 대표작인 <똥파리> 를 통해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존재감을 나타냈다. 데뷔 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허언증을 앓는 직장인에 대한 이야기 <거짓말> 이 개봉하였다. 50cc 스쿠터인 대림 택트부터 시작한 올드 바이크 매니아로 직접 커스텀 한 대림 CT100을 거쳐 최근에는 81년생 기아 혼다 CG125 와 연애를 시작했다.
Credit
글 이민우 수석기자
사진 양현용/이민우
취재협조 할리데이비슨 코리아 www.harley-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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