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LIFE INTERVIEW 바이크와 즐기는 새로운 인생, ‘꽃중년’ 신계숙 교수

    바이크와 즐기는 새로운 인생, ‘꽃중년’ 신계숙 교수

    0
    바이크와 즐기는 새로운 인생, ‘꽃중년’ 신계숙 교수

    바이크와 즐기는 새로운 인생

    LIVEFREE[ER]

    라이더 신계숙

    다양한 나이의 여성라이더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으면서 도전하는 이야기, 재미있지 않을까요?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라이더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배화여자대학교 전통조리과 교수로 재직 중인 신계숙 이라고 합니다. 대학에서 중어중문학을 전공하고 중국요리에 입문해 보는 게 어떠냐는 선생님의 권유에 중화요리를 공부하기 시작했죠. 교수로 대학에서 가르친 지 이제 22년 차가 되었고요. 중국어를 알고 요리를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고(古)조리서에 흥미를 갖게 되어서, 중국 청나라 시대 문인이었던 원매라는 분이 쓴 ‘수원식단(隨園食單)’이라는 고조리서를 번역해서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중국요리의 대부분의 기원이 들어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이 수원식단을 연구하는 클래스를 후암동에 있는 제 연구실 ‘계향각’ 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57세에 면허를 따고 할리데이비슨을 탄지 이제 일 년 차가 되는 생 초짜 라이더입니다. (웃음)

    사진 촬영 최경선

    올해 방영된 EBS의 여행 프로그램 ‘세계테마기행’으로 유명인사가 되셨는데요. 지금은 ‘신계숙의 맛터사이클’이라는 여행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계시고요. 어떻게 방송하게 되었나요?

    방송 경험도 거의 없는 저에게, 제 이름 석 자를 단 프로를 기획해 준 것에 감사하죠. 지난 4월 방송된 세계테마기행 ‘꽃중년, 길을 나서다’ 편에서 고작 5일 동안 방송되었는데 정말 많은 시청자들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셨어요. 이번에 조금 색다른 여행 프로를 기획한다고 해서 모터사이클로 여행 가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고 적극 권유했죠. 그렇게 제가 타고 있는 할리데이비슨 포티에잇으로 전국 이곳저곳의 맛집을 여행 다니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번 방송을 진행하면서 팬레터를 많이 받았어요. 오래 바이크를 타다가 사정으로 못 타게 된 분들, 저를 통해 에너지를 받는다는, 대리 만족을 한다는 의견이 많죠. 부부가 함께 보다가 팬이 되었다는 팬레터도 받았습니다. (웃음)

    이번 프로그램으로 전국을 다니면서 얼마나 타셨어요?

    이제 3,500km 되었으니 이 프로그램을 찍으면서 초보 딱지를 뗀 거 같아요. 이제 좌측으로 유턴하는 건 자신 있어요. 우둘투둘한 자갈길도, 구불구불한 와인딩길도 다 경험해봤어요. 국내 여행 경험은 많지 않았는데, 이번 방송을 촬영하면서 가본 곳마다 처음이나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힘든 것도 모르고 촬영이 정말 재밌었어요. 촬영할 때도 오히려 NG 나는 게 좋았어요. 그러면 바이크를 더 탈 수 있으니까. (웃음)

    사진 촬영 최경선

    방송으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좋은 기회로 방송에 나가게 되고, 또 신문에 바이크 타는 교수로 소개되었죠. 모터사이클 방송도 찍고, 정말 올해 무슨 일이 이렇게 한꺼번에 벌어졌는지,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웃음) 제가 그렇게 유명한 사람도 아닌데, 먼저 알아봐 주시고 인사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죠. 그리고 ‘모터사이클’ 이라는 소재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어 좋아요. 방송 촬영 중 이런 에피소드가 있었어요. 원래 예정되었던 식당에 가야 하는데 우연히 촬영지에서 만난 할리 라이더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가자고 권유하셨죠. 방송에 나오지 않아도 좋으니, 꼭 한 끼를 대접하고 싶다고요. 그 내용이 방송에 실리게 되었죠. 바이크를 타고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그분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고, 또 시간이 되면 제가 요리해서 대접하고 이런 것들이 좋아요.

    모터사이클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신 거예요?

    원래 56세에 스쿠터를 탔어요. 더 이상 도로가 무섭지 않아졌을 때 대형 바이크에 도전했는데, 어느새 바이크 예찬론자가 됐네요. 저는 평소 요리 재료 장을 볼때는 짐이 많이 실리는 스쿠터를 이용하고, 5km 이상이나 사람 만나러 갈 때는 할리를 타고 가요. 멋있다는 소리 들으려고요. (웃음) 학교에도 할리데이비슨를 타고 가면 학생들이 막 멋있다고 언니라고 친근하게 불러줍니다. 교수님 이러면 막 근엄하고 그런 게 있잖아요. 바이크로 학생들에게 편한 이미지로 다가가는 것 같아요.

    스쿠터를 처음 탔을 때 아는 선배가 니 나이면 이제 타던 것도 관둬야 할 때가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저는 반대로 앞으로 60대가 되고 70대가 되면 지금보다 힘이 더 빠질 텐데, 그럼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탈까 말까 걱정하는 시간에 하루라도 빨리 타고 새로운 도전 거리를 찾자고요. 실제로 방송을 보고 많은 분들이 바이크에 도전하고 싶다고 동기 부여가 된다고, 전해주고 있어요.

    저도 처음 포티에잇을 계약하고 ‘내가 무슨 사고를 친거야?’ 하고 걱정했죠. 바이크가 너무 커 보여서 잘 움직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많았어요. 이 친구랑 좀 친해져야겠다 싶어서 함께 1박 2일로 처음 속초를 갔어요. 그때 처음으로 고속을 경험했는데 막 활강하는 기분이 들면서, 몸으로 온갖 향이 들어오면서 바람이 어떤 맛이라는 걸 알게 됐죠. 치통이 있었는데 얘를 타니까 안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바이크에 ‘진통제’라는 이름도 지어줬어요.

    앞으로 더 도전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이번 방송은 처음 도전하는 프로그램이라 시청률도 제로에서 시작했는데 다행히 본 방송하는 날에 40-50대에서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어요. 이제 막바지 촬영이 남았는데, 잘 마무리해야죠. 앞으로는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라이더들이 함께 모터사이클을 타고 도전을 해보고 싶어요. 각자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는 다양한 나이의 여성라이더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으면서 도전하는 이야기, 재미있지 않을까요? ‘인생 이렇게 살다가 끝나는 거지 뭐.’ 다들 이렇게 생각하잖아요. 그렇지 않다고, 언제든 새로운 길은 열린다 라는 메세지를 사람들에게 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글/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할리데이비슨 코리아 www.harley-korea.com

    본 기사를 블로그, 커뮤니티 홈페이지 등에 기사를 재편집하거나 출처를 밝히지 않을 경우,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웹사이트 내 모든 컨텐츠의 소유는 모토라보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