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MOTORBIKE REVIEW REVIEW 물 위를 비행하는 느낌, 씨두 RXT-X, GTX 리미티드 300

    물 위를 비행하는 느낌, 씨두 RXT-X, GTX 리미티드 300

    0
    물 위를 비행하는 느낌, 씨두 RXT-X, GTX 리미티드 300

    물 위를 비행하는 느낌

    SEADOO RXT-X, GTX LIMITED 300

    물살을 가르며 빠르게 속도를 높일 때 희열을 느낄 수 있다. ‘타는 재미’라는 관점에서 씨두 RXT-X는 많은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이 충분히 흥분할만하다. 수십 년간 발전한 탄탄한 지오메트리에 강력한 슈퍼차저 엔진이 더해져 뛰어난 라이딩 감각을 보여줬다.

    한여름이다. 뜨거운 열기 때문에 모터사이클을 타기에 살짝 망설여지는 시기다. 그래도 라이딩의 재미와 스릴을 찾는 중이라면 좋은 대안이 있다. 수상 레저스포츠, 그중에서도 제트스키다. 제트스키의 정식 명칭은 PWC(Personal Water Craft)이다. 모터사이클처럼 용도와 종목에 따라 크기와 생김새가 제각각이다. 한국에선 약 20년 전부터 일부 마니아들이 즐기면서 시장이 조금씩 커졌다. 최근에는 꽤 많은 사람이 제트스키를 직접 소유하면서 라이딩을 즐긴다.

    씨두 RXT-X 는 투어링 모델 중에서도 스포티한 버전이다. 여기어 옵션을 최고로 더한 것이 GTX 리미티드다
    FRP 재질의 보디를 바탕으로 하지만, 고무 핸들 그립, 가죽 시트, 우레탄 갑판 등 적재적소에 필요한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제트스키는 씨두, 야마하, 가와사키, 혼다 같은 제조사가 유명하다. 그중에서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것이 씨두다. 씨두(SEA-DOO)는 레저용 탈 것 전문 제조 회사인 BRP 그룹에 속한 제트스키 전문 브랜드다. 같은 그룹 안에는 모터사이클 라이더에게 잘 알려진 캔암이 있다. 캔암은 트라이크나 ATB, 버기를 만든다. BRP 그룹에는 스키두나 NYNX 같은 스노모빌 제조사뿐 아니라 알루마, 매니튜 같은 모터보트 제조사도 있다. 이런 제조사들의 중심에는 로탁스라는 엔진 회사가 자리한다. 이들은 직접 개발한 엔진과 드라이브 트레인을 다양한 탈 것에 맞춰 최적화한다. 모터사이클, 버기, 제트스키, 스노모빌, 고카트 등이 대표적이다. 100년의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상당히 전문적인 회사다. 이번에 소개할 씨두 RXT-X와 GTX 리미티드 300도 전문가의 솜씨를 느낄 수 있는 제품이었다. 실제로 경험해보면 대단히 과학적이며 동시에 인체공학적 특성을 고려한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작동법은 간단, 재미는 극강

    촬영 당일, 경기도 가평의 한 물놀이 카페를 찾았다. 자동차 뒤에 달린 제트스키 트레일러 위에 씨두 RXT-X와 GTX 리미티드 300가 얹혀있었다. 육중한 무게 때문인지 땅 위에서는 아주 둔해 보이는 기계 장치다. 하지만 물 위에 뜨면 달랐다. 강변에서 후진으로 트레일러를 물속에 반쯤 담그자 RXT-X와 GTX 리미티드 300이 물 위로 가볍게 떠올랐다. ‘우르릉~팡팡!’ 시동 소리가 저음으로 낮게 진동한다. 엔진을 반쯤 물속에 담고 있어서인지 예상했던 것과는 좀 다르다. 시동키는 저속과 고속형 두 가지. 당연히 테스트를 위해 최고출력이 나오는 고속 키를 몸에 달았다. ‘몸에 단다’는 표현을 쓰는 것도 이유가 있다. 라이더가 물에 빠졌을 때 제트스키에서 키가 분리되며 전원이 즉각 차단되는 안전장치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시스템은 비교적 간단하다. 키를 꽂고 전원이 들어온 상태에서 왼쪽 엄지로 붉은색 버튼을 누르면 시동이 걸린다. 여기서 오른쪽 레버를 당기면 스로틀이 열린다. 레버가 움직이는 거리는 약 5cm. 다시 말해 아주 미세한 레버 조작으로 출력을 제어해야 한다. 씨두 제트스키의 경우 iBR이라는 유닛을 통해 단 두 개의 레버로 모든 움직임을 만든다. 왼쪽 레버는 브레이크 및 후진 기어를 담당한다. 주행 중에 당기면 물의 저항을 이용한 스마트 브레이크가 작동한다. 저속에서는 왼쪽 레버를 당긴 상태로 오른쪽 레버를 당기면 역추진으로 후진이 시작된다. 이번에 경험한 씨두 RXT-X와 GTX 리미티드 300는 파워트레인 제원이 거의 동일하다. 차이라면 GTX 리미티드 300 쪽이 좀 더 다양한 옵션을 달고 있다는 정도다. 한눈에도 고급스러운 브라운 컬러의 방수형 가죽 시트나 우드트림 디자인 선체 후미 등이 특징이다. 3인승 시트와 커다란 수납공간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두 모델 모두 대형 크루저로 분류된다.

    (좌) 핸들에 그립력을 높여주기 위한 디자인 / (우) 시트 구조에 따라 2인승이 기본이다. GTX 리미티드는 3인승이다

    스로틀을 부드럽게 당겨본다. RXT-X가 저속에서 움직일 때는 물속에서 엔진이 ‘부르르’ 떨리는 감각이 엉덩이로곧바로 전해진다. 하지만 요란한 감각은 그게 전부다. 초반부터 움직임이 가볍다. 물살을 좌우로 가르면서 속도를 높이는 감각이 인상적이다. 하체에 닿는 물 표면의 저항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매끄럽게 앞으로 나아간다. 제트스키는 제트 펌프가 보트 밑면에서 물을 빨아들인 후 물속에 잠긴 뒤쪽 노즐로 배출하는 방식으로 추진력을 얻는다. 이 모델은 투어링, 스포츠, 에코 같은 주행 모드도 가졌다. 주행 모드에 따라서 스로틀 반응이나 사용 연료량이 확연하게 달라진다.

    (좌) 시스템 출력 100W급 BRP 프리미엄 오디오 / (우) 시트 아래에 로탁스 1630 ACE 슈퍼차저 엔진이 자리한다

    엔진은 1.6L 가솔린 슈퍼차저 로탁스. 물속에서 약 9,000rpm까지 회전하는 엔진으로, 최고출력 300마력을 발휘한다. 물이든 땅이든 300마력은 무시할 수치가 아니다. 묵직한 무게(376~385kg)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날렵하게 가속한다. 테스트 결과 최고속력은 GPS 기준 시속 121km.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불과 3~4초면 된다. 고성능 모터사이클을 기준으로 볼 때 가속력이 엄청나게 빠르다고 할 수는 없겠다. 하지만 물 위에서 라이더가 느끼는 감각은 완전히 다르다. 모터사이클과는 다른 엄청난 펀치력으로 선체를 밀어붙인다. 풀 스로틀의 감각은 흥분 그 자체다. 정지 상태에서 스로틀을 끝까지 당기면 보트 앞머리가 하늘로 쑥 떠오르며 마치 이륙할 것처럼 과감하게 속도를 높인다. 이런 가속의 원리를 이용하면 다른 보트가 지나간 후 밀려오는 너울을 타고 높이 점프도 가능하다. 제트 노즐 높이 세팅 기능도 갖췄다. 따라서는 가속할 때 앞머리 들림 정도를 여러 단계로 설정할 수 있다.

    풀 스로틀의 감각은 흥분 그 자체다. 정지 상태에서 스로틀을 끝까지 당기면 보트 앞머리가 하늘로 쑥 떠오르며 마치 이륙할 것처럼 과감하게 속도를 높인다. 찰랑거리는 물 위에서 시속 120km로 달리는 느낌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자유롭다.

    RXT-X처럼 브레이크가 달린 모델은 고급 기종에 속한다. 일반적인 제트스키는 브레이크가 없고 가속 레버를 놓으면 수면과의 마찰력으로 급하게 속도가 줄어든다. RXT-X의 인텔리전트 브레이크 시스템은 좀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속도를 줄여주는 느낌이다. 모터사이클과 마찬가지로 브레이크는 스티어링이 일직선에 있을 때 효율적이다. 회전 중 강하게 잡으면 선체가 불안해지며 라이더가 쉽게 튕겨 나갈 수 있다. 조작은 금방 익숙해진다. 물 위에서 가/감속을 원하는 데로 실행할 수 있다. 찰랑거리는 물 위에서 시속 120km를 달리는 느낌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특정 구간을 제외하면 물 위에서는 속도제한이란 없다. 그만큼 자유롭다.

    정교한 핸들링과 놀라운 하체 피드백

    RXT-X은 모터사이클과 비슷한 라이딩 포지션을 가졌지만, 조작 원리는 자동차 쪽에 더 비슷하다. 속도에 상관없이 핸들 바를 곧바로 돌려서 방향을 바꾼다. 핸들의 방향에 따라 보트 뒷부분 노즐이 반대로 움직이는 원리다. 속도가 약간 붙은 상태에서 핸들을 돌리면 수면의 끈끈한 감각(?)을 이용해 회전을 시작한다. 선체가 코너 안쪽으로 급하게 기울어지면서 마치 모터사이클의 린-위드 감각처럼 코너를 돈다. 선체가 기울어질 때 수면과 닿는 마찰력이 증가하면서 마치 접지력이 생기는 것처럼 느껴진다. 선체가 회전하는 각도가 클수록 자연스럽게 기울기도 커진다. 이런 원리로 빠른 속도에서도 급격한 코너링이 가능하다. 동시에 라이더도 안정적으로 시트에 붙어 있을 수 있다.

    앞 트렁크는 96L로 개인 짐을 싣기에 충분하다

    물론 라이딩 테크닉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왼쪽으로 회전 후 오른쪽으로 급회전할 때 순간적으로 관성에 의한 횡G가 강하게 걸린다. 그래서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제어하지 않으면 라이더가 곧바로 코너 밖으로 튕겨 나간다. 일부 퍼포먼스 위주 제트스키는 좀 더 빠른 급가속과 민첩한 회전, 순간적인 잠수 등의 테크닉도 구사할 수 있다. 반면 RXT-X는 투어링 모델인 만큼 코너링이 아주 민첩하기보다 안정적이고 꾸준하다. 라이더에게 전해지는 피드백도 점진적이다. 수면과 선체 사이에 마찰이 늘어나고 줄어드는 느낌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서 대응하기가 쉽다. 제트스키는 정해진 조건이 만족해야 탈 수 있다. 날씨가 좋지 않거나, 밤에는 탈 수가 없다. 당연히 편의 장비의 구성이나 방향도 모터사이클이 추구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래서 헤드라이트나 리어 램프 등은 없다. 반대로 유선형 선체 밖으로 추가 짐을 장착할 수 없기 때문에 자동차처럼 내부에 짐 공간을 가졌다. 글러브 박스는 핸들 바를 위로 올리면 나타난다. 2.9L 크기로 스마트폰이나 카메라 등을 넣을 수 있는 2중 방수 구조다. 그보다 큰 가방이나 구명조끼 등은 꽤 넓은 크기(96L)의 앞 트렁크에 보관하면 된다.

    RXT-X나 GTX 리미티드 300에는 6.5인치 일체형 방수 오디오가 기본으로 달린다.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노래를 들으면서 신나게 라이딩을 즐긴다. LinQ 연결 시스템도 특징이다. 선체 뒤쪽, 갑판 부분에 달린 고정 장치를 이용해 아이스박스나 여분의 연료캔, 가방을 쉽게 달 수 있다. 이 부분에 스키폴을 연결하면 수상 스키어를 끄는 것도 가능하다. RXT-X를 온종일 타면서 PWC의 매력을 새삼 느꼈다. 멀리서 보면 투박해 보이는 하나의 덩어리지만, 실제론 대단히 정교하고 짜임새가 뛰어났다. 날렵한 기동성을 바탕으로 충분한 편의성을 갖춰서 부족함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모터사이클에 비하면 유지와 보수 측면에서 까다로운 것이 사실이다. 짧은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이 훨씬 많다. 하지만 그런 희생을 감수할 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 물 위에서 느끼는 라이딩의 재미는 땅 위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었다. 강기슭이나 해안선을 따라서 장거리 투어도 가능하다고 하니 사용 범위의 확장성도 기대 이상이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망망대해를 향해 더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제트스키엔 그런 자유로움이 존재한다. 상상만으로도 짜릿하다.

    2019 SEADOO RXT-X / GTX LIMITED 300

    엔진형식 가솔린 3실린더 슈퍼차저 배기량 1,630cc 최고 출력 300마력 연료탱크용량 60ℓ 변속 방식 iBR, 자동(전/후진) 전장×전폭×전고 3,451×1,255×1,147/1,138(mm) 탑승 인원 2~3명 건조 중량 376/385kg 판매 가격 2천만 원대 문의 SUNSPACE(031-970-1931)


     김태영(모터 저널리스트)
    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SUNSPACE 031-970-1931 

    본 기사를 블로그, 커뮤니티 홈페이지 등에 기사를 재편집하거나 출처를 밝히지 않을 경우,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웹사이트 내 모든 컨텐츠의 소유는 모토라보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