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G TERM IMPRESSION
#7
부족함을 채워나가는 즐거움

CUSTOM PROJECT
CONTINETAL GT
커스텀하는데 시간을 보내느라 정작 많이 타지 못했던 컨티넨탈GT가 이제 본격적으로 달린다. 컨티넨탈GT는 튜닝을 통해 더욱 풍부한 토크와 높아진 출력으로 라이딩의 재미를 더한다. 재미의 농도가 진해 자꾸만 달리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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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컴퓨터를 장착하다
우리가 흔히 작업하게 되는 흡배기 튜닝의 목적은 흡기와 배기의 흐름을 개선해 엔진의 실린더 안에 공기(산소)를 많이 넣어 연료가 잘 타도록 하는 것이다. 문제는 흡기의 양이 늘면 연료도 함께 늘려줘야 잘 탈텐데 공기의 양만 늘어나게 되면 상대적으로 연료가 부족한 희박연소상태가 된다. 희박연소는 생각보다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대표적인 문제는 과열이다. 희박연소는 열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공랭 엔진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흡배기 튜닝으로도 기대만큼의 출력이 나오지 않거나 오히려 저회전에서 토크가 부족해지는 현상도 흔하다. 물론 순정 ECU도 나름 똑똑해서 흡기량이 늘어나면 보정치를 뿌려주긴 하지만 순정 상태를 기준으로 하는 순정 ECU의 보정치는 부족할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만큼 혼합기를 진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서브 컴퓨터가 필수인 것이다.

파워커맨더 V를 장착하다
이러한 서브컴퓨터의 대표적인 제품이 다이노젯의 파워커맨더V다. 순정 ECU에 관여해 연료 분사 타임과 점화 타이밍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로얄엔필드 650트윈용 제품이 이미 국내에 들어와 있다는 소식에 바로 주문해서 장착했다. 장착은 스즈키 영등포점에서 진행했다. 뜬금없이 왠 스즈키 대리점인가 하겠지만 로드레이서 출신의 황성철 대표가 운영하는 이곳은 모터사이클 다이나모 미터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다이노젯을 완벽하게 세팅할 수 있는 곳이다. 황성철 대표의 다이노젯 설치에 대한 풍부한 노하우도 이곳을 찾은 이유다. 기종과 브랜드를 불문하고 자신의 바이크의 출력을 높이고 싶다면 스즈키 영등포를 찾아가면 된다.

컨티넨탈GT에 세팅한 서브컴퓨터의 구성은 본체인 파워커맨더V와 오토튠, 그리고 퀵시프트다. 오토튠은 파워커맨더에 추가되는 액세서리로 산소 센서를 통해서 배기가스로 공연비를 모니터링한다. 이를 토대로 파워커맨더의 연료량 분사에 적용해 최적의 공연비를 찾는다. 다이나모 없이도 파워커맨더의 세팅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주행하면서 최적의 공연비로 수정해 기온에 따라 세팅을 다시 잡을 필요가 없다. 그리고 퀵 시프트 옵션도 장착했다. 클래식 바이크에 왜 퀵시프트가 필요하냐고 생각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여러 대의 바이크를 타야하는 입장에서 요즘 바이크들에는 퀵시프트가 기본이다 보니 가끔 없는 바이크를 탈 때 어색하다. 메인으로 타고 있는 KTM 129 0 슈퍼어드벤처 R만해도 양방향 퀵시프트가 달려있다. 그래서 조작감을 통일해주기 위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물론 아쉽게도 시프트 업에만 적용되고 시프트 다운은 적용되지 않는다. 시프트 다운에 필요한 오토블리프는 풀 전자식 스로틀을 사용하는 차량에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주행테스트
스즈키 영등포에서 차량 출고 후 도로 위를 100미터쯤 달렸을 때 입꼬리는 이미 귀에 걸렸다. 저회전에서 토크가 보강되며 상당히 플랫하게 가속이 붙고 속도를 붙이는 감각이 훨씬 경쾌하다. 정말 이 맛에 튜닝한다. 처음부터 고성능을 사는 것과 부족한 성능을 채워나갈 때의 쾌감은 확실히 다르다. 컨티넨탈 GT 650의 스펙상 엔진의 최고출력은 47마력인데 파워커맨더 장착 전 휠 마력은 41.57마력이었다. 휠마력은 엔진에서 나오는 출력이 미션과 체인 등을 거치며 떨어지기 때문에 낮아지게 된다. 파워커맨더를 붙인 후 출력은 45.62마력으로 최고출력은 4마력가량 올랐다. 4마력이면 아주 큰 출력 상승은 아니지만 40마력 남짓의 엔필드에는 10%에 가까운 출력 상승이니 체감이 될 수밖에 없다.

라트비아에서 온 선물
얼마 전 작업 중이던 컨티넨탈GT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더니 리포스트로 사진을 퍼가는 사람이 생겼고 수천 개의 하트가 붙었다. 그리고 인스타그램 DM이 마구 들어온다. 커스텀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그중에 라트비아의 ‘리가 빌렛 파츠(Riga Billet Parts)’라는 곳에서 자기가 만들고 있는 절삭 가공 탑브리지를 보내주겠다는 것이다. 사실 라트비아라는 나라 이름도 처음 들어봤고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몰랐지만 사진으로 보이는 제품 퀄리티도 나쁘지 않고 디자인도 좋아서 반신반의 하며 회사 주소를 보내줬다. 그리고 얼마 후 진짜로 소포가 도착했고 그 안에는 사진으로 보던 물건이 들어있었다. 신이 나서 바로 장착해보았다. 핸들 바 둘레에 뭔가 아쉬웠던 디테일이 채워진 느낌이다. 덤으로 순정 탑브리지는 제타의 클립온 핸들과 간섭이 있던 부분이 있었는데 이제 간섭이 사라져서 더욱 편한 자세로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보답으로 날씨 좋은 날 나가서 근사한 사진 한 장을 찍어서 보내줘야겠다. 진짜 글로벌한 세상에 살고 있음을 실감하는 사건이었다.


레트로 레이스 트로피?
이번 커스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도움을 많이받고 있는 크레이지 개러지 대표님이 갑자기 레트로 레이서 트로피라는 경기를 만들었다고 나오라는 카톡을 보내셨다. 트랙에서 즐기는 레트로 바이크 타임트라이얼이라니! 관심이 안갈 수 있나. 그럼 이제 트랙 세팅으로 커스텀을 다시 시작해야하나?(웃음)
글/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스즈키 영등포, 다이노젯코리아 www.dynoj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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