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0대 한정 생산, 슈퍼바이크의 마스터피스
DUCATI SUPERLEGGERA V4
두카티에서 슈퍼레제라 시리즈의 최신판인 슈퍼레제라 V4를 새롭게 공개했다. 슈퍼레제라 시리즈는 영어로는 Super light, 즉 초경량이라는 단순한 뜻으로 이름대로 두카티 파니갈레 시리즈의 초경량 버전을 의미한다. 이미 파니갈레가 V4로 세대교체되었으니 슈퍼레제라 V4의 등장은 당연하게 예상되고 있던 것이다.
한눈에 들어오는 과격한 느낌은 전면의 거대한 날개(윙렛)에서 나온다. 파니갈레 V4R과 V4에서 선보였던 윙렛은 예고편이었다는 듯 슈퍼레제라 V4는 더 커진 두 쌍의 윙렛을 달았다. 윙렛의 모티브가 된 모토GP머신인 데스모세디치 GP16보다도 더 과격한 디자인이다. 기본 출력은 224마력을 내며 레이싱키트 장착 시 234마력을 낸다. 하지만 슈퍼레제라의 이름은 출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카본파이버 마그네슘 티타늄
초경량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경량화를 위한 소재로 티타늄, 마그네슘, 그리고 카본파이버를 차량 전반에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프레임과 스윙암, 전후 휠, 페어링 전체에 카본을 둘렀다. 롤링 섀시에서 눈에 보이는 검은색 파츠들이 거의 다 카본이다. 레이스 머신의 제작 기술을 그대로 활용했다. 하지만 짧게 달리고 정비하는 레이스 머신의 제작과는 달리 도로를 장기간 달려야 하는 내구성을 갖춰야 하는 만큼 계산 및 시뮬레이션에만 두 배가 넘는 시간을 투자했다고 한다.
엔진은 레이싱 엔진 수준의 정밀도를 지녔으며 회전 질량에 영향을 주는 파츠를 경량화했다. 경량의 티타늄 콘로드를 사용했으며 이로 인해 카운터 웨이트의 무게까지 줄일 수 있었다. 회전 질량이 줄면 더 빠른 응답성은 물론 자이로효과 감소로 차체의 움직임까지 가볍게 만든다. 티타늄은 가볍고 강하지만 마찰계수가 높은 소재다 보니 특수 코팅 처리로 마찰을 줄였다.
이러한 극한의 다이어트 결과 슈퍼레제라 V4는 건조중량 159kg를 달성했다. 무거운 배기 시스템을 덜어낸 레이싱키트 장착 시 무게는 152.2kg에 불과하다. 모토GP 머신의 최소 무게 규정이 157kg이고 실제 무게가 160kg 가량 되는 것을 보면 슈퍼레제라가 얼마나 비현실적인 수준의 감량을 이루어 냈는지 알 수 있다.
더욱 강력해진 에어로 다이내믹
2016년 모토GP머신인 GP16에서 두카티의 공기역학은 정점에 달했다. 지나치게 큰 윙렛은 2017년부터 강화된 규정에 어긋나게 되고 더 이상 모토GP에서 볼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그 기술은 파니갈레V4 R과 V4에 영향을 주고 슈퍼레제라V4에서 꽃을 피우게 된다. 완벽하게 GP16을 재현한 두 쌍의 윙렛은 270km/h에서 50kg이라는 강력한 다운포스를 생성한다. 이탈리아 무젤로Mugello 서킷에서 두카티 테스트 라이더 알레산드로 발리아가 슈퍼레제라 V4로 기록한 1분 52초 45는 SBK머신의 기록과 2초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합법적으로 도로를 달릴 수 있는 슈퍼바이크 중에는 가장 빠른 바이크라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SBK와 MotoGP머신을 탈 수 있는 기회
슈퍼레제라 V4는 SBK머신 뿐만 아니라 모토GP 머신에도 가장 가까운 슈퍼바이크다. 두카티는 슈퍼레제라 V4 고객에 한해 진짜 SBK머신과 모토GP 머신을 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SBK머신 체험은 모든 슈퍼레제라V4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올해 7~8월 사이에 이탈리아 무젤로 서킷에서 슈퍼바이크 레이서인 미켈레 피로Michele Pirro와 함께 주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행사의 마지막에는 두카티 팀의 SBK머신을 탈 수 있다.
행사는 6월 30일까지 20%의 보증금을 지불한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재밌는 점은 신체조건 제한이 있다는 것이다. 25~60세에 몸무게는 100kg이 넘으면 안 되며 체질량지수(BMI)가 17.51~30까지만 허용된다. 물론 라이딩 스킬에 대한 평가도 패스해야 한다. 모토GP 머신의 체험은 조금 더 까다롭다. 슈퍼레제라 V4오너 중에서도 30명에만 제공되는 기회이며 별도로 4,000유로의 참가비가 추가된다. 참가자는 두카티 인스트럭터와 함께 웜업과 교육을 받게 되고 마지막 피날레로 안드레아 도비지오소와 다닐로 페트루치가 2020년 시즌에 타게될 데스모세디치 GP20과 4랩을 주행하게 된다. SBK체험과 마찬가지로 신체조건이 부합해야 하며 여기에 GP 머신용 대시보드의 표시와 사용법에 대한 교육 이수 및 필기시험에 통과해야 한다. 여러모로 까다롭게 보이지만 현행 GP머신을 시즌 중에 타는 것이니 신중한 것이 당연하다.
국내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1억을 가뿐히 상회하는 가격표가 매겨질 것으로 예상되며 전 세계 500대 한정으로 생산하는 모델인 만큼 극히 소수의 두카티 팬을 위한 바이크다. 하지만 우리가 슈퍼레제라V4를 환영하는 이유는 슈퍼레제라 V4를 만들며 얻어진 기술은 이후 양산형 모델에도 적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두카티는 늘 그렇게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글 양현용
사진 DUCA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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