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일상을 바꿔 줄, 혼다 CB300R

    지루한 일상을 바꿔 줄

    HONDA CB300R

    쿼터 클래스는 가벼운 무게와 다루기 쉬운 출력 그리고 접근성 좋은 가격대로 입문 바이크로 선택받으며 핫 한 시장으로 떠올랐다. 과연 CB300R은 치열한 쿼터급 시장에서 경쟁자들을 제치고 당당히 자리 잡을 수 있을까

    혼다는 CB 시리즈를 발표하며 네오 스포츠 카페라는 콘셉트를 붙였다. 레트로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은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이게 어딜 봐서 카페레이서냐”라는 불만 섞인 질문도 뒤따랐다. 백스텝과 세퍼레이트 핸들, 우리에게 익숙한 카페레이서 바이크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당연히 이러한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CB 시리즈의 콘셉트는 단순한 카페레이서가 아닌 네오 스포츠 카페다. 애당초 카페레이서가 바이크를 개조하는 목적은 사실 스피드를 추구함에 있다. 빠르게 달리기 위해 공기저항을 줄이는 포지션으로 바꾸고 가볍고 민첩하게 만드는 것이 카페레이서의 핵심이다. 이 키워드를 현대적인 네이키드 바이크에 녹여낸 것이다.

    지향점은 미래

    고전적인 원형 속에 미래를 삼킨 듯한 헤드라이트는 LED 방식이며 새로운 CB 시리즈의 얼굴이 된다. 디지털 계기반, LED 등화류로 과거에 매달려있지 않는 현대적인 바이크임을 드러낸다. 바이크의 실루엣은 가볍고 스포티하다.

    (좌) CB 시리즈의 패밀리룩을 장식하는 원형 LED 헤드램프다 / (우) 풀 디지털 액정 계기반은 다양한 정보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286cc DHOC 단기통 엔진은 CBR 시리즈에서 가져왔다

    연료탱크 아래의 작은 카울을 제외하면 사이드부터 리어까지 별다른 페어링도 없는 간결한 구성이다. 구성요소가 다 밖으로 드러나 있어 차량을 구성하는 각종 부품들을 숨기기 쉽지 않음에도 외부에 보이는 부분은 미니멀한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전체적으로 배선 정리가 무척 깔끔한 것이 인상적이다. 핸들바의 케이블을 고무로 한 번 더 꼼꼼히 감싸 정리했다. 선 정리도 흔히 쓰이는 케이블 타이가 아니라 클립 형태의 케이블 홀더를 사용했다.

    별다른 페어링이 없는 간결한 리어 라인이다
    (좌) 산소 센서와 3중 메탈 촉매 전환 시스템이 포함된 배기 시스템 / (우) 심플한 형상의 에어 인테이크 페어링

    처음 CB300R을 봤을 땐 너무나 콤팩트한 사이즈와 패밀리룩 디자인 탓에 CB125R이라고 착각했다.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는 125와 300은 차이점을 찾기 어려울 만큼 닮아있다. 꼼꼼히 살펴보면 페어링의 디자인이나 곳곳의 디테일이 다르다. 확실한 구분법은 머플러다. 머플러가 하단에 숨겨진 125와 달리 300은 배기량 탓인지 오른쪽에 커다란 머플러가 달려있다.

    가벼움의 즐거움

    콤팩트한 바이크의 첫인상에 사이즈가 궁금해졌다. 스펙을 비교해보니 동급의 바이크보다 크게 작지 않다. 그럼에도 이렇게 콤팩트한 인상을 주는 건 특유의 간결함 때문이다. 수치상으로는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는 800mm의 시트고도 폭이 좁은 시트와 가벼운 무게 덕분에 실제로 탔을 때는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무게는 동급 최경량이라는 145kg. 무게가 가볍다는 것은 거의 모든 면에서 큰 장점이 된다. 특히 주행성능에는 경량화만큼 확실한 답이 없다.

    시동을 걸면 단기통 엔진의 동동 거리는 사운드와 특유의 진동이 전해진다. 스로틀의 반응도 부드럽고, 강력한 주행성능을 기대하기엔 얌전하게 느껴지는 엔진이다. 하지만 주행을 해보니 생각보다 가볍게 튀어나간다. 체감속도는 계기반에서 표시하는 것보다 빠르게 느껴진다. 적당히 낮은 핸들 높이도 체감속도를 더한다. 쿼터급이지만 엔진은 CBR 시리즈에서 가져오는 만큼 최고속은 160km/h 이상 마크할 수 있는 고성능이다. 일상 영역에서 출력의 부족은 거의 느낄 수 없다.

    CB300R의 가벼움은 와인딩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가벼운 차체는 연속 코너에서 방향의 전환이 순식간에 일어난다. 이때 서스펜션의 도움이 빛을 발한다. 프런트에 장착된 쇼와의 41mm 도립식 서스펜션과 리어의 7단 프리로드 조절식 서스펜션은 자신감 있게 코너를 공략하게 해준다. 연속된 코너에도 유연하게 대응하고 깊게 돌아나갈 때도 트랙션을 유지하며 안정감을 준다. 길고 짧은 코너에서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얼마든지 새로운 라인을 그릴 수 있다.

    (좌) 프런트에는 41mm 쇼와의 도립식 서스펜션을 채용했다 / (우) 니신의 4포트 래디얼 마운트 캘리퍼를 채용했다

    서스펜션 세팅은 네이키드 치곤 하드한 편이지만 일상적인 주행에서 크게 스트레스를 주는 정도는 아니다. 스포티함을 포기하지 않은 세팅에서 콘셉트에 충실한 세팅으로 느껴진다. 전륜에 사용된 니신의 296mm 싱글 디스크 브레이크가 장착되며 관성측정 장치 IMU 기반의 ABS 시스템이 적용됐다. 다만 ABS의 개입은 다소 빠른 편이였다. 프런트의 ABS는 풀 브레이킹 시 빨리 개입했지만 반발력은 강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ABS가 작동하고 있으니 안심해라고 말하는 정도의 느낌이었다. 하지만 리어 ABS는 한계가 한참 남았을 것 같은데 미리 개입하는 느낌이 유쾌하지는 않았다.

    혼다의 CB 시리즈 전체 라인업에 더해진 네오 스포츠 카페 콘셉트는 레트로 스타일과 성능이라는 공존하기 어려운 명제를 ‘카페레이서’라는 키워드로 재해석해 한데 묶어냈다. 경량화된 차체에 경쾌한 출력으로 바이크를 타는 그 자체가 즐거운 바이크였다. 특히 기본 세팅 자체가 상당한 완성도를 보여주는 서스펜션이 돋보였다.

    전체적으로 클래스를 넘는 높은 품질이 경쟁자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가벼운 일상복을 입고 타도 어색하지 않은 디자인과 부드러운 주행성능으로 일상 속에 녹아들기에도 좋은 반면, 복잡하고 지루한 도시에 활력을 더해 줄 톡톡 튀는 매력도 지녔다.

    HONDA CB300R
    엔진형식
    4스트로크 DOHC 단기통
    보어×스트로크
    76 × 63(mm)
    배기량
    286cc
    압축비
    10.7:1
    최고출력
    31ps / 8,500rpm
    최대토크
    27.5Nm / 6,500rpm
    시동 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 공급 방식
    PGM-FI 전자제어 연료 분사식
    연료탱크 용량
    10.1L
    변속기
    수동 6단
    서스펜션
    (F) 41mm 텔레스코픽 포크
    (R) 모노 쇽 댐퍼
    타이어 사이즈
    (F) 110/70R17M/C 54H
    (R) 150/60R17M/C 66H
    브레이크
    (F) 296mm 싱글 디스크
    (R) 220mm 싱글 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020×805×1,050(mm)
    휠베이스
    1,352mm
    시트 높이
    800mm
    총중량
    145kg
    판매 가격
    641만 원

    credit

     조건희 ㅣ 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혼다 코리아 www.honda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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