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현대식 재해석, BMW R 12 S 스페셜 에디션

    1970년대 아이코닉 모터사이클 R 90 S를 오마주한 현대식 바이크를 타고 장거리를 달렸다.


    복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유행은 모터사이클 업계에는 십 수 년도 넘은 흐름이다. 흥미로운 것은 모던 클래식 스타일이 더 이상 스쳐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라는 것이다. BMW가 R 12 S를 통해 세상에 증명하고 싶은 것도 그런 확고한 자신감이다. 이전에 선보인 R 나인 T와는 사뭇 다르다. 비슷한 느낌이지만, 기세가 다르다.

    BMW가 R 12 S는 1970년대의 전설적 모터사이클 R 90 S의 DNA를 계승한다. R 90 S는 BMW의 양산 모터사이클 최초로 최고 시속 200km를 돌파한 모델이다. 더불어 1976년 ‘맨섬 투어리스트 트로피’ 양산형 1,000cc 부문 우승과 ‘AMA 슈퍼바이크 챔피언십’ 1, 2위 석권 등 BMW 모터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성과를 거뒀다. 이런 전설적인 모델을 50년이 지난 지금, 다시 현대적 모던 클래식으로 오마주 한다는 것은 엄청난 용기이자 자신감이다. 그리고 R 12 S를 실제로 경험해 보면 그럴만한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디자인의 방향성은 명확하다. 한눈에도 R 90 S의 헤리티지를 충실히 따랐다. 핸들바에 장착된 콕핏 페어링과 어두운 틴팅의 윈드스크린, 길이가 짧은 시트 모습이 대표적이다. 차체 색상은 R 90 S의 시그니처 컬러였던 ‘데이토나 오렌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라바 오렌지 메탈릭’을 쓴다.

    국내에 판매된 ‘R 12 S 스페셜 에디션’은 온라인 전용으로, 단 15대만 한정 판매됐다. 이 모델 모두가 실버 스포크 휠, 블랙 프런트 포크 및 핸들바, 바 엔드 미러 등 BMW 모토라드의 최고급 커스터마이징 라인인 ‘옵션 719’ 전용 부품이 추가됐다.

    “퉁, 퉁, 퉁, 퉁.” R 12 S에 중심인 2기통 수평대향 박서 엔진이 기분 좋은 리듬으로 차체를 진동시킨다. 시트에 앉아 그 진동을 느끼는 게 좋다. 파워트레인은 최신식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잘 조율된 엔진 떨림이 매력적이다. 공/유랭식 1,170cc 2기통 박서 엔진은 최고출력 109마력 (115Nm)를 발휘한다. 스로틀을 가볍게 비틀면 예상보다 묵직하게, 하지만 끝까지 힘차게 뻗어 나가면서 속도를 낸다. 배기 파이프 끝에서 ‘펑, 펑’ 하며 퍼져나가는 특유의 배기음이 특징이다. 잘 조율된 악기처럼, 중저음으로 구성된 음색이 귓가를 맴돈다.

    클래식한 겉모습과 다르게 라이딩 감각은 담백하다. 전자제어 장비뿐 아니라 라이더에게 전해지는 모든 감각이 군더더기 없이 정확하다. 시트 포지션, 브레이크 감각, 윈드 실드를 넘어 라이더와 마주하는 바람까지 모든 것이 예상한 만큼이다. 연료량 게이지가 없는 것은 21세기 기준에서 불편하지만, 클래식 터치라고 생각하자.

    이번 시승 코스는 서울 도심에서 출발해서 강원도 양주 지역까지 왕복 300km가 넘었다. 하루에 300km 이상을 클래식 모터사이클을 타고 달리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예상보다 R 12 S와 장거리 투어는 힘들지 않았다. 박서 엔진은 저속부터 풍부한 토크를 발휘하며 항상 여유로운 주행을 가능하게 했다. 여기에 퀵 시프트 6단 변속기와 크루즈 컨트롤까지 더해져 손과 발이 편했다.

    무엇보다 키 180cm 체격에도 라이딩 포지션이 편했다. 다리가 접히는 각도나 허리를 숙이는 각도가 여느 클래식 스타일 모터사이클보다 편했다. 총중량이 220kg에 달하지만, 달리는 순간에 는 무게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가볍고 강성이 뛰어난 트렐리스 프레임 기반 차체에 서스펜션은 앞이 도립식 텔레스코픽 포크(직경 45mm), 뒤가 패러레버 스윙암과 스프링 스트럿 방식을 썼다.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프리로드 및 감쇠력 조절이 가능해 주행 환경에 맞춰 정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 서스펜션의 변화를 세세하게 느낄 테스트 조건은 아니었지만, 전체적으로 아주 민첩한 운동 성능을 목표로 한 모델은 분명 아니다. 누구나 쉽게, 기분 좋게 한계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 유동성을 가진 세팅에 가깝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재밌게, 쉽게 달릴 수 있는 모터사이클. 그 의미를 해석하면 ‘자유’ 일 것이다. 형식에 제한이 없는 자유로움이 라이딩 과정을 풍성하게 채운다. BMW R 12 S는 그런 모던 클래식 모터사이클이다.

    BMW R 12 S SPECIAL EDITION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수형대향 2기통 DOHC
    보어×스트로크 101×73(mm)
    배기량 1,170cc
    압축비 12.0:1
    최고출력 109마력/7,000rpm
    최대토크 115Nm/6,5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 공급 방식 전자식 연료분사식
    연료 탱크 용량 16+3.5ℓ
    변속 방식 6단 리턴(클로 전환식)
    서스펜션 (F) 도립식 텔레스코픽 포크 (R) 패러레버 스윙암
    타이어 사이즈 (F)120/70 ZR 17 (R)180/55 ZR 17
    브레이크 (F)310mm, 더블디스크, 4피스톤 (R)265mm, 싱글디스크, 2피스톤
    전장×전폭×전고 2,130×870×1,070(mm)
    휠베이스 1,510mm
    시트 높이 795mm
    총 중량 220kg
    판매 가격 3,310만 원


    김태영(모터 저널리스트)
    사진 양현용, 김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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