랠리 몽골리아 2016 : 전반전, 1위로 체커기를 받다

    ETAP-3 사이한 어워-바잉홍거르

    2016년 8월 9일 : 도강(渡江)으로 시작하다

    총거리 토털 : 487.20kmSS-1 : 177.71km L-1 : 33.06km SS-2 : 258.54km L-2 : 17.8km

     

    셋째 날 SS-1은 비바크(bivouac)에서 바로 출발하며 스타트 게이트를 지나자마자 바로 강을 건넌다. 길 찾기가 어려운 산들을 통과하면 고속 비포장도로가 나오는데, 이 짧은 SS-1 구간은 포장도로가 나오기 바로 전에 끝난다. SM 클래스는 포장도로를 통해 바잉홍거르(Bayanhongor)에 간다. 

     

     

    SS-2 구간에서는 고속 비포장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가다가 마을에서 CAP 변경을 하여 고속도로로 돌아간다. 고속도로 왼쪽에 있는 비포장도로가 점점 고속도로와 벌어지다 작은 마을에 도착하면 왼편으로 작은 길이 산으로 통한다. 낭떠러지가 있는 산골짜기를 몇 개 지나면 화산석으로 덮여있는 험난한 코스가 등장한다. 이 돌길은 삐쭉삐쭉하기 때문에 펑크가 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화산석 구간을 지나면 고도 2,000m가 넘는다. 이곳에서 SS 구간을 끝내고 주유소에서 주유 후 포장도로를 따라 비바크로 간다.

     

    넓은 평야를 달리다 보면 속도 감각이 없어지기 때문에 오른쪽 ICO를 속도계 모드로 변경했다.

     

    내일 일정은 구간을 돌아오는 코스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이틀을 머문다. 랠리 2일차부터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해진 한국 팀은 큰 난관 없이 3일차 일정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GS 팀은 어려운 고민 끝에 리타이어를 선언했다. 선수들의 부상과 바이크 트러블이 심해졌고, 무리하게 경기를 감행하다가는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기에 결단이 필요했다. 많은 준비를 했던 #18 이재선 선수의 뜨거운 눈물과 함께 GS 팀은 서포트 차량과 함께 이동한다.

     

    리타이어 후 서포터와 함께 이동하는 GS 팀

     

    1년을 준비하여 단 이틀 밖에 달릴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끝까지 밝은 모습을 보이며 일정을 함께하는 그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냈다.

     

     

    ETAP-4 바잉홍거르-바잉홍거르

    2016년 8월 10일 : 1위로 체커기를 받다

    총거리 토털 : 293.42km L-1 : 2.42km SS-1 : 283.87km L-2 : 7.13km

     

    오늘은 강을 따라간다. 코스가 굉장히 복잡해서 시 간이 지체되지만, 지형 자체는 어렵지 않아 주행은 수월했다.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 호수를 볼 수 있는 체크포인트에 도착하면, CAP를 변경하여 고속 비포장도로를 지나 마을을 향해 간다. 습지를 지나 급한 턴과 반복되는 울퉁불퉁한 모래지역을 지난다. 한 바퀴를 돌아오는 코스지만 집중하지 않으면 헤매기 십상이다. 다행히 많은 비가 예상되어 취소될 뻔했던 경기가 재개되었고, 청명한 하늘과 공기가 주행을 도왔다. 전날 비가 내려 먼지가 없었고 적당히 물이 고여 있어 웅덩이를 확인하기 쉬웠다. 앞선 선수의 바퀴자국도 발견할 수 있어서 그저 최선을 다해 달리는 일만 남았다. 

     

    Z1 일명 설거지 차량. 선수들이 출발한 후 코스에 들어와 주행이 불가해진 차량들을 픽업한다

     

    결국 내가(#14 류명걸) 선호하는 코스와 몽골 지형에 적응해 나간 덕분에 모터 부분 1위로 피니시 했다. 그리고 뒤이어 #15 최중근 선수도 들어오며, 몽골랠리 역사상 대한민국 첫 동시 구간 우승과 준우승이라는 기염을 토한다. 오전에 배터리가 필요했던 일본 선수에게 아낌없이 배터리를 빌려주었던 선한 마음 씀씀이가 이처럼 좋은 결과를 내준 것 같다. 나머지 한국 팀원들도 몽골 지형과 랠리에 적응하며 무사히 피니시 했다. 대회 4일차, 이제 막 랠리의 전반전이 끝났다.

     

    첫 구간 우승과 준우승을 하게 된 한국 팀

     

     

    ETAP-5 바잉홍거르-하라호름

    2016년 8월 11일 : 푸른 하늘과 광활한 대지를 달리다

    총거리 토털 : 338.40km L-1 : 10.94km SS-1 : 271.31km L-2 : 56.15km

     

    다리를 건너 강을 따라 내려가면 SS-1 구간이 시작된다. 급류를 건너고 습지와 마른 강바닥, 거친 지형 등 다양한 노면을 차례로 지난다. 계곡에 있는 마을을 거쳐 해발 2,900미터가 넘는 스가와라 고갯길을 직접 오르고, 난이도 높은 다운힐을 하면 체크포인트가 나온다. 말로만 설명해도 어렵고 복잡한 코스이다. 예정대로라면 랠리의 하이라이트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내린 비로 운영본부에서 회의가 진행된다. 오피셜이 먼저 코스 유실과 위험 구간을 확인하면서 결국 경기 구간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나에게 가장 유리한 구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5일차 경기는 그렇게 500km 가까운 포장도로를 우회하는 일정으로 바뀐다. 포장도로 구간으로 바뀌며 타이어를 다시 온로드에 적합한 것으로 교체하고 다소 여유로운 마음으로 출발을 준비한다. 이동하는 일정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까지만 목적지에 도착하면, 경기 결과도 어제와 동일하게 이어진다. 하지만 500km를 달리는 일 자체도 쉽지만은 않다. 도로를 달리다 보니 왼편으로 본래 예정되었던 험난한 산이 보인다. 엔듀로 코스에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크다.

     

    한국 팀 원로와 일본팀 원로의 만남. 두 분 모두 왕년에 날아다니시던 분들이다

     

    다시 내일을 위해 마음을 가다듬고 목적지로 향한다. 끝없이 펼쳐진 몽골의 도로 풍경이 주행 내내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주변을 둘러보며 목적지에 다다르자 다른 팀원들도 대부분 도착해있었다. 내일의 일정을 위해 타이어를 교환하고 로드맵을 꼼꼼하게 체크한다. 이제 완주까지 3일 남았다.

     

     

    3편으로 계속됩니다.

     

     


     

     

    Credit

    글 류명걸 
    사진
     류민호 외 랠리몽골리아 코리아 팀  /  정리 김기범 기자
    취재협조
     스포츠모터사이클코리아 www.ktm.co.kr SSER www.sse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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