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라이프 입문 매뉴얼 <09>
고액 모디파이에 대해서 (전편/ 프레임)
지난번에는 ‘균형을 맞춘다’는 표현을 쓰면서 그 개념 대해서 짚어 보았습니다. 실은 레이스용 바이크도 이 균형을 맞추는’ 작업은 무척이나 중요해서 ‘정답이 하나가 아니다’ 라는 점 때문에 골치가 아픕니다. 게다가 지금까지와 완전히 똑같은 세팅(=똑같은 차량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라이더(=조종하는 사람)의 컨디션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경기전용 차량, 즉 레이서는 그 현장에서 라이더로부터 소감 청취(피드백) + 주행 중의 바이크 움직임 + 주행 후의 차량 상태 등 최소한 3가지의 정보를 미캐닉과 라이더가 함께 처리하고 의견을 교환하면서 ‘최적치’를 찾아갑니다.
1990년대 WGP(지금의 모토GP) 125클래스에는 수많은 일본인 선수들이 참가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세계무대에서 달릴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1회의 연습주행으로 기어 레이쇼를 포함한 모든 세팅의 올바른 값을 찾아내는 능력’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저와 같은 연령대의 레이스를 하던 사람들은 자기 바이크를 스스로 정비하면서 참전하는 스타일이 일반적이어서 ‘모든 것을 혼자서’하는 것이 기본이었습니다. 즉 미캐닉은 ‘어느 정도 빠르게 달릴 수는 있는데 정보를 처리하고 스스로의 머리를 써서 기계 상태를 더욱 향상시키는 능력이 더 좋은 사람’인 것이고, 라이더는 ‘어느 정도 바이크를 정비할 수는 있는데 바이크를 빠르게 달리도록 조종하는 능력이 더 좋은 사람’이라는 차이 밖에 없는 겁니다.
레이스란 경기가 열리는 그 날(날씨), 그 시간(기온, 기압, 습도)의 상태라는 지극히 한정된 좁은 범위에 맞는 세팅을 찾아내서 얼마나 빠르게 달리는가를 겨루는 경기입니다. ‘보다 넓은 환경에 순응하도록’ 세팅을 진행하는 공도주행용 바이크와는 발상이 반대입니다.
그러나 레이서나 일반바이크나 공통으로 적용되는 사고방식이 하나 있는데, 즉 차량 전체의 균형을 잡기 위해서 ‘목적의식’을 확실하게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파츠 하나를 선택하더라도 ‘어째서 필요한지’ ‘무엇을 위해서 사용하는지’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또한 공도주행용 세팅은 레이싱 서킷에서 스포츠 주행(어느 정도 페이스를 올려서 달리는 일)이 가능하지만, 레이싱용으로 특화된 세팅은 타이어를 포함해서 일반 공도를 달리기에는 어울리지 않고, 오히려 위험하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자, 그럼 지난번에 잠깐 언급했던 대로, 이번에는 일반적으로 손댈 일이 거의 없는 ‘프레임’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이제부터 이야기하는 이른바 ‘돈이 많이 드는 모디파이’의 모든 작업은 프레임에 기초를 두고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프레임의 특성’을 파악하는 일이 기본입니다. 일반 공도에서 사용할 프레임을 변경하려면 강도계산서 등의 서류를 관계기관에 제출하고 ‘구조변경’에 대해 허락을 받아야 하므로 아주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프레임에 손을 대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다만, 만약 흥미가 있다면 ‘가장 비싼 커스텀’의 하나로서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요.
요즘에는 일본에도 이른바 ‘프레임 빌더’가 모습을 이곤 하는데, 굳이 프레임을 통째로 따로 만들지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순정 프레임을 가공만 해도 프레임에 가장 가혹한 환경인 레이스에서도 일본제 바이크는 별 탈 없이 달릴 수 있도록 만들어져있습니다.
순정 프레임을 모디파이한다는 것은 ‘프레임의 불필요한 일부를 잘라 내거나 강도가 필요한 곳에 보강재를 붙이는 등의 작업’을 가리킵니다. 보강재는 프레임 본체와 궁합이 잘 맞는 금속 자재 중에서 알맞은 사이즈와 강도를 지닌 것을 선택해서 용접하게 됩니다.
보강할 장소에 따라서는 ‘볼트 체결’ 방법을 쓰기도 하는데, 용접과는 달리 완전히 일체가 되지 않는 구조적 특성이 있습니다. 아무리 꽉 조여도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이 ‘움직임’이란 프레임에게 요구되는 ‘필요한 만큼만 비틀리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에, 주행 중에 그 부분이 움직이면 ‘프레임의 어색한 움직임’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디의 강도를 어느 정도로 변경할 것인가’는 각각의 샵이나 미캐닉의 노하우(=지적재산)이므로 샵이 다르면 작업내용도 달라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순정 프레임 모디파이 작업은,
등을 포함시켜서 진행하게 됩니다.
따라서, 동일한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조건에 따라 모디파이 내용이 달라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입니다.
순정 프레임을 모디파이하게 되면 순정 상태와는 특성이 당연히 달라지므로,
최소한 이 정도의 작업이 필요하게 되고, 여기에 덧붙여서 ‘어느 타이어를 사용할 것인가’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것이 ‘가장 초보적인 프레임 모디파이’ 작업입니다.
‘애프터마켓 프레임으로 교환’하는 것은 ①~⑥ 작업이 당연히 필수이며, 거기에 ‘모든 부품을 깔끔하게 수납시키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일본에서 ‘애프터마켓 프레임’의 수요가 적은 이유는 바이크를 두 어 대 살 수 있을 정도로 비싸다는 것도 있지만, 서킷 주행을 포함해서 굳이 프레임에 손을 댈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유럽제 프레임을 레이스에 사용하기도 했었는데 일본의 서킷 아스팔트의 그립과의 매칭이 안 맞아서 고생을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일본의 서킷은 기본적으로 일반 공도와는 다른 특수한 환경인 것입니다. 그에 비해 유럽은 그 유명한 영국의 ‘맨섬’을 비롯해서 핀란드의 ‘이마트라’, 네덜란드의 ‘앗센’ 등 공도 위주의 서킷이 대부분이라서 그런 환경에서 사용할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프레임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시간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에는 프레임 모디파이에 맞춰 엔진과 서스펜션, 브레이크, 휠&타이어 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Credit
글 다카하시 히로미츠
일러스트 김종범
다카하시 히로미츠 Hiromitsu TAKAHASHI
1967년 도쿄 태생. 어려서부터 엔진 달린 탈 것에 흥미가 많았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 ‘아라키 혼다’, ‘모토 라보로’ 등의 유력 샵에서 미캐닉, 레이스 활동을 전개. 2005~2006년에는 미국 데이토나 레이스에 수석 미캐닉으로 참가. 1999~2007년에 트라이엄프, 모토구찌로 레이스 참전. 모테기 내구레이스 7위 입상. 2007년말부터 한국에 체재하며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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