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라이프 입문 매뉴얼 <10>
고액 모디파이에 대해서 (후편/ 엔진과 그 외의 주변 장치)
‘모디파이’ 작업은 순정 부품을 활용하는 기본 작업과, 프레임이나 엔진까지 사외품으로 교환해서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본격 작업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지난번 프레임 모디파이에 이어서, 이번에는 그에 맞는 엔진과 브레이크, 서스펜션, 휠&타이어 등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엔진에 손을 대기 전에 반드시 해 두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즉 철저하게 오버홀 작업을 실시해서 ‘엔진 본래의 성능’이 어떻다는 것을 이해하고, 그 작업에 필요한 비용이 얼마라는 것을 경험한 후에, ‘그것을 웃도는 성능 추구’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의미입니다. 레이스에서 사용할 엔진은 ‘레이스 규정’에 따라야하므로, 우선은 ‘규정이 어떻게 정해져 있는 가’를 먼저 분석하고, 엔진의 무엇을 어디까지 변경할 수 있는가를 검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일본의 ST600’ 클래스는 기본적으로 순정 부품만 사용하도록 되어 있고, 사외 파츠 사용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순정 부품의 ‘제품오차’를 충분히 고려해서 ‘최적의 수치’로 조립한 엔진은 콘베어 라인에서 ‘무작위’로 조립한 것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똑같은 부품을 사용하더라도 그것을 조립하는 인간이 얼마나 신경을 썼는가가 큰 차이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순정 부품으로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엔진을 만들어본 경험이 없다면 ‘값비싼 사외품’을 사용해서 작업을 하더라도 그 효과를 검증할 수가 없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돈 낭비, 시간 낭비인 셈입니다. 굳이 값비싼 사외품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캠 샤프트나 밸브, 밸브 스프링, 리테이너, 피스톤, 커넥팅로드, 크랭크샤프트, 플라이휠, 클러치, 트랜스미션 등 일일이 셀 수도 없을 정도로 순정 엔진에서 할 수 있는 작업이 무진장 많습니다. 여기에 에어필터, 카뷰레터, 인젝션의 경우라면 스로틀바디, 인젝터, 프레셔 레귤레이터 등의 흡기계 부품이 있고, 머플러(배기계)도 수많은 종류와 스펙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엔진의 스펙과 그 사용 환경에 따라서는, 일본제 바이크의 경우에는 ‘메이커가 지정한 풀 컴퓨터나 순정 ECU에 접속해서 사용하는 서브 컴퓨터’, ‘사외품 풀 컴퓨터’ 중에서 선택할 수가 있습니다. 사외품 풀 컴퓨터 중에는 ‘모든 것이 세팅 가능’하므로 세팅 작업에 임하는 라이더와 미캐닉의 실력이 가장 요구되고 타협점도 턱없이 높아지므로 ‘세팅작업에 드는 시간’도 많이 듭니다. 당연히 돈도 많이 들고요.
경기용 바이크의 경우는 성능이 최우선입니다. 따라서 ‘공연비’는 어디까지나 참고 데이터일 뿐이고, 실제 주행을 통해 세팅을 실시해서 다이노 머신 등의 계측기로 검증을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미조정을 실시한 후에 다시 주행 테스트를 거쳐 랩타임을 측정합니다. 랩타임은 최우선 사항의 향상을 알려주는 가장 확실한 수치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일 반공도에서의 최우선 사항은 ‘합법일 것’이기 때문에 세팅 방향이 다를 뿐입니다.
업그레이드란 보다 높은 곳에서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것
‘프레임과 엔진의 스펙’이 결정되었다면 ‘성능 변화에 따른 불균형’이 반드시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맞는 브레이크와 서스펜션, 휠, 타이어 등을 결정해 나아갑니다. 여기서도 ‘조정하는 것만으로 충분한가’ ‘부품을 분해, 변경해야 하는가’ ‘사외품으로 교환해야 하는가’를 철저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가령, 카울이나 머플러, 헤드라이트 뭉치 등을 교환하거나 제거할 경우에는 ‘중량 경감’, ‘전후 중량 밸런스 변화’, ‘중량 위치 변화’ 등이 발생하므로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계측과 실제 주행’을 통해 검증 고찰해야 하는 작업이 따라야 합니다.
‘브레이크’는 패드 재질을 변경(순정 이외의 것을 사용)하는 것이 첫 순서입니다. 일본제 바이크는 조작성을 중시해서 다소 부드러운 호스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메쉬 호스로 변경해서 브레이크의 응답성을 향상(컨트롤 성이 예민해지므로 라이더의 실력이 좋아야 함)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로 제가 스포츠 프로덕션 레이스에 참전했을 때에 사용했던 일본제 250cc 2스트로크 바이크는 ‘순정 검은 호스’에 ‘레이스 전용 브레이크 패드 + 레이스 전용 브레이크 액’을 사용했었습니다. 랩타임을 줄이기 위해 저는 레이트 브레이킹(브레이크를 늦게 거는 것)을 구사하곤 했는데, 다른 사람들보다 더 깊숙이 풀스로틀로 코너에 진입하려면 그에 걸맞은 ‘강력한 제동력’이 필요하므로 안전하고 확실한 브레이킹을 위해서 ‘조작성’을 중시한 선택이었습니다. 저는 다른 클래스의 레이스에도 참전했었는데, 마찬가지 이유로 320mm 프론트 디스크를 300mm 이하로 변경해서 사용했습니다.
‘전후 서스펜션’에게 요구되는 우선사항은 ‘코너링’입니다. 따라서 코너에 맞는 서스펜션으로 다듬되 제동력도 컨트롤할 수 있는 세팅을 찾아야 합니다. 앞 타이어가 미끄러질 정도의 ‘제동력’은 필요하지 않고, 최대한의 타이어 그립력을 유지할 수 있는 ‘컨트롤성’이 필요한 것입니다. 레이스에서 필요한 브레이크는 ‘멈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서’입니다. 한편 일반공도의 아스팔트 마찰력은 한계가 낮고, 게다가 수시로 컨디션이 바뀌는 것이 당연하므로 이 경우에도 역시 ‘컨트롤성’이 최우선입니다.
즉, 제아무리 강력한 제동력의 하이스펙 브레이크를 장착하고 있더라도, 노면과 타이어, 서스펜션이 그 브레이크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면 전혀 의미가 없을뿐더러, 성능 향상은커녕 오히려 위험할 뿐입니다. 프론트 서스펜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타이어의 성능을 100%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브레이크와 타이어, 서스펜션을 ‘하나의 부품’으로 보고, 그 조합을 어떤 식으로 구성할 것인가,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타이어와 휠’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이것이 코너링에 미치는 영향은 큽니다. 예전에는 바이크와 타이어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추구해서 보다 높은 수준의 코너링을 추구한 결과, 순정보다 한 사이즈 폭이 좁은 휠을 사용하던 세계 정상급 레이싱 라이더도 있었습니다. 또한 ‘너무 가벼운 휠 + 타이어’는 자이로 효과가 약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똑바로 직진하기 어려워지는’ 일도 있습니다.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강조하지만 단순히 ‘고성능 파츠’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균형’입니다. 어떤 것 하나가 튀어도(고성능이어도) 의미가 없고, 어디까지나 전체와 ‘균형’을 이루어야 비로소 성립하는 것입니다.
Credit
글 다카하시 히로미츠
일러스트 김종범
다카하시 히로미츠 Hiromitsu TAKAHASHI
1967년 도쿄 태생. 어려서부터 엔진 달린 탈 것에 흥미가 많았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 ‘아라키 혼다’, ‘모토 라보로’ 등의 유력 샵에서 미캐닉, 레이스 활동을 전개. 2005~2006년에는 미국 데이토나 레이스에 수석 미캐닉으로 참가. 1999~2007년에 트라이엄프, 모토구찌로 레이스 참전. 모테기 내구레이스 7위 입상. 2007년말부터 한국에 체재하며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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