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 2. 대형 모터사이클 시작하기 – 2종 소형 면허 취득

    영화배우 김꽃비의 Blooming Bike Life

    2. 대형 모터사이클 시작하기 – 2종 소형 면허 취득

     

    김꽃비를 다시 만난 건, 그동안 2종 소형 운전면허 교육이 진행되었던 학원 앞이었다. 김꽃비는 이미 1시간의 장내 주행연습을 끝내놓고 있었다. 시간이 조금 촉박했다. 우리는 서둘러 강서 면허시험장으로 향했다.

     


     

    “시험장에서 대기할 때가 가장 떨렸어요.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도 몰라요.”

    2종 소형 면허 취득을 위해 학원을 등록하고 장내 운전연습이 진행되었다. 총 10시간의 장내 교육과정이라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김꽃비는 틈틈이 짬을 내어 교육에 임했다. 교육시간을 확인하고 응원차 방문을 해볼까 하고 전화를 걸었다. 이미 바이크 주행이 능숙한 터라 짐짓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였다.

    스로틀을 열지 않아도 합격 

    지루하지 않냐는 질문에 단박에 그렇다고 한다. 이유를 묻자 학원에서 면허학원의 바이크가 문제였다. “학원에서 스로틀을 한 번도 열어본 적이 없어요.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해요. 브레이크를 쓸 일도 없고요.” 시간이 아깝다는 투로 말문을 연 김꽃비는 운전면허학원에서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대형 바이크를 다루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시험에 합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곳이라 시간을 더 내야 할지 고민이라고.

     

    시험장으로 가는 길. 김꽃비의 애정이 듬뿍 담긴 커스텀 시티 100 과 함께

     

    “그럼, 이제 대형 바이크에 익숙해지셨으니 국가 면허시험장에서 시험을 보는 건 어떨까요?”
    운전전문학원은 국가 운전면허 시험장과 동일한 코스를 운영하며, 수십 차례에 걸쳐 연습하던 그 장소에서 시험을 치른다는 장점이 있다. 익숙해진 바이크와 친숙한 공간에서 시험을 치른다는 것만으로도 응시자는 심리적으로 안정되기 마련이다. 그 이유로 합격률이 매우 높다. 하지만 반면에 단점도 있다. 일부 학원은 응시생들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한 꼼수를 쓰는 것. 바이크의 rpm을 조절하여 아이들링 시에도 시동이 잘 꺼지지 않고, 또 스로틀을 열지 않아도 주행이 할 수 있도록 세팅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래서 항간에는 면허를 돈 주고 산다는 이야기도 나돌 정도고, 실제로 면허 취득자 중에는 바이크가 원래부터 그런 줄 알았다며 진짜 바이크에 적응을 못하고 교육을 다시 받는 경우가 많다.

     

    강서 운전면허 시험장의 전경. 출발지점과 굴절 코스 사이의 간격이 짧고, 좁은 길 코스에 진입하기가 까다로운 시험장이다.

    이것이 진짜 시험 

    약속 장소에서 김꽃비를 만났다. 그녀는 미리 한 시간 주행 연습을 하고 왔다고 한다. 시험장에 도착하니 방금 전과는 다르게 김꽃비의 표정이 진지하다. 등록을 마치고 시험시간에 맞춰 시험장으로 향했다. 10분가량 사전 교육이 진행된 후 응시생 30명이 시험장 앞에서 차례로 줄을 선다. 응시생들의 표정에 사뭇 긴장감이 감돈다.

     

    걱정스러운 얼굴로 시험장을 응시하고 있다

    이제 진짜 시험 시작. 응시생 수험번호와 이름이 호명되고 시험이 시작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검지선을 밟았다는 버저가 들리더니 첫 번째 탈락자가 발생했다. 대기선의 응시생들의 눈빛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김꽃비의 순서는 맨 마지막이었다. 이게 뭐라고 심장이 조마조마하다며 가슴을 졸인다. 순서를 기다리던 중 시험장에 동행한 친구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대기하던 응시생들이 위로의 손뼉을 친다. 2종 소형 면허시험장만의 훈훈한 풍경이다.

     

    시험 시작을 위해 출발선 앞에서 준비 중

     

    어느덧 모든 응시생이 시험을 치렀고, 마지막으로 김꽃비의 차례가 되었다. 그녀는 긴장한 듯, 그러나 씩씩하게 걸어가 시험 차량에 앉았다. 풋 브레이크 위치와 클러치 레버 등을 점검하더니 고개를 끄덕끄덕한다. 그리고 출발지점까지 차량을 이동하는데, 웬걸 살짝 기우뚱, 모두를 긴장케 했다. 첫 번째 난관인 굴절 코스, 탈락자들은 거의 대부분 이 코스에서 떨어진다. 서부 면허 시험장은 출발 지점과 굴절 코스의 입구가 상대적으로 짧아 출발과 동시에 안정적인 속도를 내며 균형을 잡는 것이 관건이다.

    우려와는 다르게 안정적인 출발을 했고 동시에 연속 90° 굴절 코스를 부드럽게 빠져나간다. 느낌이 좋다. 이어 S자 코스도 무난하게 통과한다. 좁은 길 코스 앞에서 그녀가 갑자기 멈춰 선다. 2종 소형 시험은 코스와 코스 사이에서는 발을 착지하는 게 허용되므로 숨을 고르고 가는 것도 좋은 팁이다. 침착하게 좁은 길 구간에 진입한다. 역시 매끄럽게 통과. 마지막인 연속 진로 전환 코스 역시 차체를 부드럽게 컨트롤하며 통과하며 장내에 “합격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라는 방송이 울린다. 출발지점에 바이크를 옮기고, 시트에 내린 김꽃비는 이제야 환하게 웃음을 짓는다.

     

     

    면허 취득, 또 다른 시작 

    지난 2011년도에 국민 편의와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자동차 운전면허시험이 대폭 간소화되었다. 우스갯소리로 시동을 켰다 끄기만 할 줄 알아도 딴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물론 자동차 운전면허의 이야기긴 하지만 이륜차 운전면허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명목에선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90° 굴절 코스, S자 코스, 좁은 길 코스, 연속 진로 전환 코스는 안전운전이 아닌 자동차 사이로 다니기 칼치기 운전과 갓길 주행 등 편법 운전을 위한 훈련이라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다. 또한 이런 간단한 검증만 하고 200마력의 슈퍼바이크나 200~300kg의 대형 모터사이클을 운전할 수 있는 면허를 준다는 것은 사실상 살인면허를 주는 것과 같다.

     

    일러스트 : 이지우

     

    가까운 일본의 경우 125cc 이하, 400cc 이하, 401cc 이상 세 가지 면허 체계가 존재하며(곧바로 401cc 이상에 응시할 수 없고 단계별로 취득해야 한다.) 코스도 10가지나 된다. 또한 바이크가 넘어진 상태에서 일으키는 테스트와, 일정 속도로 달릴 수 있는지 등 실질적으로 주행에 필요한 기술과 경험이 있느냐를 확인한다. 그러므로 일본에서 대형 바이크 면허를 취득했다는 것은 대형 바이크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다는 뜻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렇지 않다. 2종 소형 면허를 취득하고도 대형 바이크를 다루지 못해 많은 이들이 전문 교육을 고려한다. 전문 레이서가 교육을 진행하는 라이딩 스쿨도 있고, 모터사이클 브랜드에서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있다. 2종 소형 면허를 취득하고도 대형 모터사이클을 다루기에 아직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이런 프로그램을 수료하는 것이 현명하다.

     

    라이딩 스쿨을 운영하는 모터사이클 브랜드

    대림자동차 (일반인/고객)
    www.dmc.co.kr
    할리데이비슨 코리아 (고객대상)
    www.harley-korea.com
    BMW 모토라드 코리아 (고객 대상)
    www.bmwmotorrad.co.kr
    두카티 코리아 (고객 대상)
    www.ducati-korea.com
    야마하 스포츠 코리아 (고객 대상)
    www.ysk.co.kr

    2종 소형 면허 시험 핵심 정리

     

    1. 출발지점에서 시작과 동시에 스스로의 페이스를 잡자.
    2. 최대한 코스 바깥쪽에 붙어서 굴절에 진입하자.
    3. 예상보다 휠베이스가 길어 리어 타이어가 닿기 쉬우니 충분히 여유를 두자.
    4. 첫 번째 굴절 통과 후 곧바로  두 번째 굴절을 대비하자.
    5. 한 번의 실수는 용납되니 버저가 울리더라도 당황하지 말자.

     

    1. 진입 시 페이스를 유지하며 코스 바깥쪽에서 진입하자.
    2. 바이크를 살짝 기울인다는 느낌으로 주행하자.
    3. 탈출 진행 방향으로 시선처리를 하자.

     

    1. 경사가 있어 코스에 진입하기 위해 가속이 필요하다.
    2. 진입 후엔 탈출구 끝을 바라보자.
    3. 적당한 가속은 직진 주행성에 도움이 된다.

     

    1.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2. 신남 금지
    3. 바이크를 눕힌다는 느낌으로 리드미컬하게 통과하자.
    4. 마지막 라바콘을 지나 골인 검지 손을  밟고 난 뒤(중요) 환희에 찬 눈웃음을 날리자.

     

     

    김꽃비는 
    2003 년 영화 <질투는 나의 힘> 으로 데뷔했다. 2006  <삼거리 극장> 에서 주연을 맡았으며, 2009 년에는 대표작인 <똥파리> 를 통해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존재감을 나타냈다. 데뷔 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허언증을 앓는 직장인에 대한 이야기 <거짓말> 이 개봉하였다. 50cc 스쿠터인 대림 택트부터 시작한 올드 바이크 매니아로 직접 커스텀 한 대림 CT100을 거쳐 최근에는 81년생 기아 혼다 CG125 와 연애를 시작했다.

     


     

    Credit

    글/사진 이민우 수석기자
    취재협조 강서 운전면허시험장 dl.koroad.or.kr
    일러스트 만화가 이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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