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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한 감각의 모던 크루저, 빅토리 옥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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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한 감각의 모던 크루저, 빅토리 옥테인

    스포티한 감각의 모던 크루저

    빅토리 옥테인

     

    옥테인은 빅토리 모터사이클 최초의 수랭 모델이다. 파이스피크 힐클라임 레이스 머신인 ‘프로젝트 156’에서 시작되어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빅토리의 젊고 강력한 1200cc 머슬크루저다. 헌데 왠지 낯설지 않다. 어디서 본 듯한 외형이 머릿속에 물음표를 남긴다. 이 녀석 뭐지?

     

     


     

     

    옥테인은 빅토리에게 있어 정말 오랜만의 뉴 모델이다

    게다가 공랭 엔진을 고집해오던 빅토리가 수랭 엔진을 장착한 첫 모델이기도 하다. 2011년 폴라리스 그룹이 인디언을 인수한 이후 한 지붕 아래 두 아메리칸 크루저 브랜드가 서로의 영역을 확실히 다지며 공존해오고 있었다. 인디언 모터사이클은 치프 시리즈에 이어 스카우트가 등장하며 헤리티지를 다지고 다채로운 브랜드 컬러를 가지게 되었다. 그 때문에 스카우트의 빅토리 버전인 옥테인의 존재를 알았을 때 두 브랜드의 경계가 흐려질 것이 우려되었다. 사실 굳이 이러한 출생의 비밀을 언급할 것 없이 전체적인 실루엣에서부터 그냥 스카우트와 너무 닮았다.

     

    빅토리 옥테인의 측면 실루엣
    인디안 스카우트의 측면 실루엣

     

    같지만 같지 않다

    하지만 둘을 나란히 놓으니 엄청난 반전이 펼쳐진다.  옥테인과 스카우트는 형제처럼 닮아있지만 외형에서 같은 부품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각자의 전용 부품을 사용하고 있다. 프레임은 물론 전후 서스펜션, 브레이크 마스터 실린더, 휠, 각종 전장류와 구동계, 자잘한 스위치는 물론, 연료 주입구 마저도 둘은 비슷하지만 다른 부품을 사용한다. 엔진 역시 V 트윈이라는 점 빼고 외형에서는 같은 부품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하다못해 사이드 스탠드마저 미묘하게 디자인이 다른 걸 보곤 웃을 수밖에 없었다. 한참을 눈에 불을 켜고 찾아낸 공유된 부품은 고작 순정 풋패그와 브레이크 디스크 정도다.

     

    옥테인과 스카우트는 형제처럼 닮아있지만 공유된 부품은 고작 순정 풋패그와 브레이크 디스크 정도다

     

    옥테인 입장에서는 스카우트와 완전히 다르다고 온몸으로 외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둘은 정말 다른 모델일까? 애석하게도 그렇게 보긴 힘들다. 스텝의 위치, 핸들바 위치 시트 높이가 같고 실루엣은 그대로 오버랩된다. 심지어 스카우트는 전후 16인치 옥테인은 앞 18인치, 뒤 17인치로 휠 사이즈가 커졌음에도 장착된 타이어의 편평비가 줄어 결과적으로 바퀴 전체의 외경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앉아서 눈을 감고 타게 된다면  두 모델을 구분하기 쉽지 않다. 결국 기본 설계는 공유하고 있지만 부품은 전부 새롭게 만들었다는 의미다.

    보통 하나의 모델을 두 가지 브랜드로 출시할 때 기대하게 되는 장점 중 하나가 바로 부품 공용화를 통한 원가절감인데 이 경우는 완전히 거꾸로 된 것이 재밌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인디언 스카우트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스카우트는 탱크부터 리어 액슬까지 길게 이어지며 떨어지는 라인에 가죽 싱글시트는 고전적이면서도 그 안의 디테일은 현대적으로 표현한 세련된 디자인이다. 반면 옥테인은 조금 투박한 아메리칸 머슬카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다. 이는 빅토리의 브랜드 정체성과도 맞닿아 있다.

     

     

    번갈아 가며 둘을 비교하자 미묘하게 필링이 차이가  난다. 옥테인은 좀 더 타이트하고 단단한 움직임이고 이에 비해 스카우트가 부드럽다. 이는 서스펜션 세팅과 타이어의 차이 때문으로 보인다. 그 외에는 스카우트의 가죽시트보다 두툼하고 쿠션이 좋은 데다 소재의 그립이 좋아 스포티하게 달릴 때 더 안정적이다. 엔진 역시 소폭 개량되었다. 실린더 직경이 99mm에서 101mm로 늘어나며 엔진 출력은 103마력으로 소폭 올랐다. 최고 출력이 8000rpm에서 나오는 크루저 엔진치고는 회전으로 출력을 끌어내는 꽤나 스포티한 감각의 엔진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초 정도로 엔진 회전수를 끌어올려 쭉쭉 뻗는 느낌이 아주  상쾌하다. 고속이 되니 앙증맞게 느껴지던 작은 비키니 카울도 의외로 큰 도움이 된다. 최고속은 200km/h이상. 만만치 않은 성능이다.

     

    엔진은 장식적인 요소가 배제되고 무광으로 마무리되어 기계적인 느낌을 강조한다
    외부에 용접 부위가 전혀 보이지 않는 높은 완성도의 연료탱크 디자인

     

    엔진은 활기차게 돌고 맥동도 또렷한 편이다. 엔진 필링 은 감성에 기울지 않고 회전 상승에 따라 스포티해지는 이성적인 감각의 엔진이다. 클러치의 연결 감각도 깔끔하고 변속도 절도있다. 전체적으로 허술한 곳 없이 잘 만들어진 느낌이다.

    주행성능에서 저속과 고속 모두에서 안정적인 핸들링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아래쪽에 집중된 질량 덕분에 중심 잡기 수월하고 코너에서 핸들이 꺾여 들어가는 과정도 담백하다. 잘 만들어진 바이크는 유턴만 해봐도 안다. 저속 밸런스와 핸들링이 좋은 바이크는 고속에서도 안정적인 법이다. 다만 최대 뱅킹각은 32˚로 와인딩 로드에서 조금 신나게 달린다 싶으면 스텝이 노면에 갈려버린다. 크루저에서는 평균 이상으로 기울일 수 있지만 핸들링이 좋다 보니 그 한계가 더 금세 다가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잘 만들어진 바이크는 유턴만 해봐도 안다. 저속 밸런스와 핸들링이 좋은 바이크는 고속에서도 안정적인 법이다

     

    서스펜션은 앞에 언급한 대로 제법 탄탄하고 요철의 처 리도 훌륭하다. 리어서스펜션은 계단식 프리로드 조절 기구를 갖추고 있다. 시트 뒤쪽으로 마운트가 옮겨지며 슬쩍 세워진 서스펜션은 반응이 더 직관적이라 스포티한 주행에 어울린다.

    브레이크 성능은 인디언 스카우트와 같은 구성이다. 여전히 밀리는 느낌은 들지만 스카우트보다는 조금 나아졌다. 아마도 서스펜션과 휠, 타이어의 성능 차이 덕분일 것이다. 그래도 시속 200km를 가볍게 넘기는 성능의 바이크에 싱글디스크에 2피스톤 캘리퍼 조합은 아무래도 아쉽다. 그나마 ABS가 기본으로 장착된 점이 다행이다.
    스포티한 성능 때문에 포지션이 조금 아쉽다. 느긋한  포워드 스텝보다는 좀 더 적극적으로 바이크를 다룰 수 있는 미드스텝이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다행인 점은 다양한 튜닝파츠가 함께 출시되어 원하는 포지션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작은 원형 계기반은 시인성이 좋고 0-120km/h까지의 실용 영역을 넓게 배치하고 140부터 160까지는 촘촘히 배치해 시인성을 높인다. 탑브릿지의 핸들바 클램프가 사선으로 배치된 것이 독특하다
    상하로 긴 LED 리어램프도 현대적인 느낌으로 마무리되었다

     

    크루저의 현재와 미래 사이

    바이크에 내려 외형을 다시 살펴본다. 한번 다른 점들 을 확인하고 나서인지 빅토리만의 개성도 눈에 들어온다. 우선 빅토리 특유의 힘 있는 라인들이 잘 살아있다. 전체적으로 흐르는 투박하고 남성적인 터치들, 그러면서도 연료탱크부터 리어펜더까지 연결되는 선들이며 탱크 옆쪽을 슬쩍 구기듯 넣은 디테일 등 면을 지루하지 않게 입체적으로 다루는 솜씨가 좋다. 매트한 그레이컬러는 그런 면을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옥테인은 폴라리스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는 송민호 (Mike Song)씨의 디자인이다. 인디언 스카우트와 빅토리 옥테인 모두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폴라리스 그룹에 헤리티지와 역사를 담은 인디안이 합류하며 빅토리는 더욱 모던함을 추구하게 되었다는 그의 말처럼 옥테인은 현대적인 감성으로 새로운 스타일의 크루저를 지향한다. 두 모델의 존재가 서로에게 시너지가 될지, 아니면 독이 될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빅토리는 기존의 엔트리 클래스 모델들이 2500만 원 근처에 형성되어 있었는데 옥테인의 등장으로 되며 드디어 2000만 원의 벽이 깨졌다. 이제 더 많은 이들에게 빅토리의 매력을 전해야 할 때다.

     

     


     

     

    credit

     양현용 편집장
    사진 김기범/양현용
    취재협조 화창상사 www.hwach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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