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OUL CITY TOUR
홍콩에서 여행 온 세 명의 친구들과 함께 하루 동안의 서울 도심 투어를 즐겼다. 서울에 사는 라이더라면 한 번 이상은 가봤을 익숙한 곳, 그래서 그 소중함을 몰랐던 곳들이지만 그녀들의 눈에는 새로움이 가득한 도시, 서울이다.
“안녕! 며칠 뒤에 한국에 친구들과 여행을 가는데 한국에서 모터사이클을 탈 수 있을까?”
갑자기 홍콩의 츄록씨Tsu Lok Sze로부터 메시지가 날아왔다. 홍콩의 모터사이클 매체인 iBIKE에서 리포터로 활동 중인 그녀는 해외 시승에서 몇 번 만나서 알게 됐고 지난해 한국으로 여행 왔을 때 만나서 더욱 친해졌다. 그러고 보니 지난번 여행 왔을 때 다음에는 바이크 투어를 같이 하자고 약속했던 것이 기억났다. “물론! 약속은 지켜야지!” 그렇게 갑작스럽게 투어 계획이 잡혔다. 그녀가 원한 것은 한국 라이더들이 많이 가는 곳들과 관광객으로 와서는 볼 수 없는 곳을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어렵지 않은 주문이다.

약속한 날 오전 모터바이크 사무실에 그녀와 친구들이 도착했다. 그런데 완전한 관광객 복장으로 딱 헬멧 만 챙겨왔다. “너희들 설마 이러고 타려고?” 내 질문에 일동이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여기는 홍콩이 아닌 한국, 더욱이 월간 모터바이크와 함께하는 투어인데 이러한 복장 불량 상태로 달릴 수는 없었다. 사무실에 있는 재킷들을 총동원해서 전부 옷을 갈아입히고 나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서울 도심투어 투어 루트 : 모터바이크 오피스 > 잠실 올림픽 공원 > 빅사이트> 팔당 초계국수> 다이네즈 강남 > 잠수교> 남산 소월길> 북악스카이웨이 > 서촌 >모터바이크 오피스

지극히 평범한 코스라 한국 라이더들이라면 “에이~”라고 할지도 모를 정도로 라이더라면 많이 가봤을 익숙한 곳이지만 그녀들에게는 모든 게 처음이 된다. 우리에겐 일상이지만 이렇게 누군가에게는 좋은 관광코스가 되기도 한다.

홍콩에서 온 라이더는 총 3명, 직업이 영어 선생님인 안드레아와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기는 셜리 그리고 통역을 도와주기 위한 친구도 한 명이 더 합세해 탠덤으로 함께 달렸다. 세 명의 라이더 모두 라이딩 경험은 충분했다. 하지만 함께 달리면서 놀랐던 부분이 바이크를 타는 내내 완전히 한 대의 차처럼 운행한다는 것이다. 그에 맞춰 나도 평소보다 더 엄격하게 운전을 하게 되었다.


빅사이트에서 아이쇼핑과 커피 한 잔도 즐기고 점심으로 초계국수를 먹었다. 다소 실험적인 메뉴였는데 호불호가 갈린 탓에 넷 중 둘은 싹 비우고 둘은 남겼다. 역시 어떤 음식이 좋은 반응을 얻을지는 예상하기 힘들다.

다시 서울 시내로 돌아왔다. 셜리는 내가 빌려준 다이네즈 재킷이 너무 마음에 들어 사고 싶다고 해서 강남의 다이네즈 매장도 들렀지만 아쉽게도 이제 단종 되어 구할 수 없었다.


한강 시민공원 반포지구를 들렀다 남산 소월길을 거쳐 북악 스카이웨이로 달렸다. 타이밍 좋게 북악 스카이웨이를 달리는 중에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린다. 오늘처럼 공기가 맑고 날씨가 좋은 날은 특히나 더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다. 서울 도심투어의 피날레로 이보다 완벽할 수 있을까? 오늘 투어에 그녀들은 만족했을까? 그 대답은 쉴 틈 없이 셀카를 남겨야 했던 그녀들의 스마트폰이 대신한다.

서울의 발견
하루 동안 가이드 역할로 그녀들의 시선을 공유하며 서울을 바라보니 매번 보아오던 서울과는 또 다른 매력이 보인다. 지금껏 수도 없이 지나온 남산 소월길과 북악 스카이웨이가 그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좋은 것인지, 한강 시민공원의 잔디밭 위에 삼삼오오 모여서 시간을 보내는 시민들의 모습도 얼마나 신기한 것인지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홍콩의 친구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하려 시작한 투어에 오히려 내가 더 큰 깨달음을 얻은 기분이다.
SUZUKI GSX-R125 & GSX-S125
이번 투어는 스즈키 GSX-R125와 GSX-S125가 함께했다. 클래스 최상급의 출력과 가벼운 무게로 125cc지만 스트레스 없이 달릴 수 있으며 날카롭고 경쾌한 코너링이 돋보이는 모델이다. 시내에서 도로 흐름을 리드라며 달리기에도 충분한 성능에 와인딩 로드에서는 신나게 달릴 수 있는 스포츠 바이크다.
글/사진 양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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