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쿨’해진 네이티브 아메리칸
INDIAN MOTORCYCLE
SCOUT BOBBER
스카우트 바버는 지금까지의 그 어떤 인디언보다 젊고 역동적인 스타일이다. 탱크에 박혀있는 각 잡힌 인디언 로고 뱃지부터 새로워진 분위기를 대변한다. 이제부터 새로운 네이티브 아메리칸의 새로운 챕터가 시작된다
인디언 모터사이클이 폴라리스 그룹에 속하게 된 이후 가장 파격적인 행보는 역시 스카우트의 부활이었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인디언 모터사이클을 옥죄고 있던 낡은 이미지를 단번에 탈피하는 계기가 되었다. 스카우트는 그들의 소중한 유산을 이어나가면서도 쿨하고 진취적으로 재해석 된 디자인으로 인디언 모터사이클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스카우트가 반세기동안 정체되어있던 변화의 물꼬를 튼 것이다.
그리고 변화의 가속은 폴라리스 그룹의 빅토리 모터사이클이 2017년 초에 브랜드를 중단하고 모든 자원을 인디언 모터사이클에 집중하기로 한 것에서 더해진다. 기존의 인디언 모터사이클은 같은 크루저 브랜드인 빅토리와의 카니발리제이션을 막기 위해 레트로 스타일 크루저 브랜드의 분위기를 유지했지만 빅토리가 사라진 지금은 레트로를 떼고 모든 스타일과 장르를 만들 수 있는 크루저 브랜드로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 처음으로 출시되는 모델이 바로 스카우트 바버다. 브랜드 철수로 인해 출시 직후 단종된 비운의 퍼포먼스 크루저 빅토리 ‘옥테인’의 빈자리를 채워 줄 모델이기도 하다.
새로운 분위기의 인디언
스카우트 바버는 지금까지의 그 어떤 인디언보다 젊고 역동적인 스타일이다. 그동안 빅토리와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 자제해 오던 현대적인 터치를 마음껏 불어넣고 있다. 탱크에 박혀있는 각 잡힌 인디언 로고 뱃지부터 새로워진 분위기를 대변한다.
짧게 잘려진 전후 펜더와 싱글시트 등 커스텀 바버 스타일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전체적으로 크롬은 배제되고 프레임과 휠, 배기까지 블랙 컬러로 처리하고 굵은 트레드가 돋보이는 타이어로 터프한 느낌을 더한다. 같은 블랙이지만 다양한 질감을 조화롭게 배치해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러운 마무리다. 헤드라이트 둘레에 간결한 디자인의 나셀을 씌운 것도 감각적이다.
리어 펜더가 삭둑 잘려나간 탓에 스카우트보다는 크기가 작게 느껴진다. 스카우트 바버에는 기본이 되는 썬더 블랙부터 무광 브론즈 컬러와 인디언 레드 등 여러 가지 컬러가 있는데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이 썬더 블랙의 심플하고 단단한 느낌이 마음에 든다. 디자인에서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짧고 스타일리시하게 잘라낸 리어 펜더와 타이어의 존재감을 가리는 번호판 브래킷 정도인데 이는 사이드 번호판이 허용되지 않는 국내법에 맞추기 위한 현지화 탓이다.
시트에 앉으면 전형적인 크루저의 포워드 컨트롤 자세가 연출된다. 핸들은 살짝 멀고 풋패그는 살짝 가까워졌다. 의외로 포지션이 타이트해서 덩치가 작은 사람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 허리는 전방으로 가볍게 숙여지고 발은 앞으로 슬쩍 뻗은 것이 적당히 불량한 자세를 만든다. 자세 때문인지 어깨에는 힘이 들어가고 약간은 우쭐한 기분이 든다.
시트는 기존의 스카우트가 뒤편으로 갈수록 넓어지고 높아지며 엉덩이를 감싸는 형태인 반면 바버는 사이즈가 좀 더 컴팩트해졌다. 디자인적으로는 예쁜데 빠른 가속 시 엉덩이가 살짝 밀려나는 느낌이 든다. 기본적으로 1인 승차를 고려한 디자인이며 탠덤 시트를 옵션으로 장착할 수 있지만 바버 고유의 아름다운 라인이 가려지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퍼포먼스 크루저
사실 스카우트의 엔진은 크루저의 느긋함과는 거리가 있다. 물론 크루저 특유의 느긋한 달리기도 가능하다. 1133cc의 수랭 V트윈 엔진은 100마력의 출력을 낸다. 아이들링 회전수인 1100rpm으로도 6단 톱기어에서 35km/h로 털털거리며 달릴 수 있고 그대로 스로틀을 감으면 크게 힘들이지 않고 원하는 속도까지 올릴 수 있다. V트윈 특유의 고동감도 확실하다.
하지만 전설의 버트 먼로Burt Munro의 정신이 깃들어있는 스카우트라서 일까? 크루저 클래스에서는 실로 독보적인 퍼포먼스를 낸다. 99mm의 빅보어를 가진 엔진은 무려 8300rpm에서 회전 제한이 걸리고 1단에서 95km/h, 2단이면 이미 140km/h까지 가속한다. 도로만 허용된다면 최고속은 200km/h를 여유롭게 넘길 수 있다.
스펙상의 0-100km/h가속은 4.5초이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빠르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100km/h를 내기 위해서는 2단으로 변속해야하기 때문 그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회전이 높아지면 토크가 쭉 빠지는 일반적인 크루저 엔진과 달리 6000rpm에서 회전이 응집되어 터지는 강력한 최대토크로 짜릿하게 가속한다. 스포츠 네이키드에 얹어도 이상할 게 없는 성능의 엔진이다.
물론 라이더가 바버에게 원하는 것이 강력한 성능은 아닐 것이다. 바버는 공기저항과 싸워가며 빠르게 달리기보다는 두근대는 엔진 필링을 즐기며 바람을 부드럽게 가르며 달리는 것이 더 어울리는 장르다. 하지만 이러한 파워풀한 성능을 언제 어디서든 스로틀만 비틀면 간단히 쓸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한 장점이다.
그렇게 엔진의 파워를 즐기며 스포티한 주행을 즐기다 와인딩에 들어서서 이 바이크가 크루저였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된다. 조금만 빠른 페이스로 코너를 돌아나가도 풋패그 아래에 달린 뱅킹 센서가 “그억” 하는 볼멘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사실 바이크가 가진 한계보다는 훨씬 빠른 참견이다. 스카우트에 비해서도 린 앵글의 제약이 약간 더 큰 느낌인데 스타일을 위해 리어 서스펜션 높이를 1인치(26mm)나 낮추었기 때문이다.
코너에서 깊숙이 기울일 수 없다는 점을 제외하면 핸들링이나 안정성 자체는 좋은 편이다. 서스펜션의 움직임도 초기의 스카우트보다 개선된 것이 느껴진다. 그러니까 적어도 마른 노면에서는 뱅킹 센서를 긁더라도 여유가 한참 남아있으니 코너를 마음 놓고 돌아나가도 된다는 의미다.
스카우트 시리즈의 약점으로 꼽는 점이 있다면 브레이크 성능이다. 프런트 브레이크는 싱글 디스크에 2피스톤 캘리퍼의 조합이라 급제동 시에는 다소 밀리는 느낌이다. 반면 리어 디스크는 프런트와 동일한 298mm로 리어치고는 대형이라 우수한 제동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조합해서 사용해야 제동력이 발휘된다. 크루저의 일상 영역이라면 큰 문제는 없지만 스포츠 주행에는 부족하다. 이건 기본적으로 엔진의 퍼포먼스가 강력해서 생기는 문제다. 스카우트 시리즈가 꼭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디자인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며 성능도 좋다. 바버 스타일을 진지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하게 풀어낸 스카우트 바버는 새로운 시대로 가는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시작점이다. 지금까지는 인디언에게 전혀 관심이 없던 라이더까지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제 더 이상 평범한 것이 싫다는 청개구리 심보가 발휘되어야 선택하는 브랜드가 아니다. 앞으로 더 많은 것을 기대하게 만든다.
INDIAN MOTORCYCLE
SCOUT BOBB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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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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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랭 4스트로크 V형 2기통 DOHC 4밸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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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어x스트로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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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 73.6(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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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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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3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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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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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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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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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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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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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7Nm/6000r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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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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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스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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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 공급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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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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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 탱크 용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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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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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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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단 리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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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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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41mm텔레스코픽 정립
(R)듀얼쇽 스윙암 |
타이어 사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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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30/90-16 73H
(R)150/80-16 71H |
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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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298mm 싱글디스크
(R)298mm 싱글디스크 |
전장x전폭x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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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9×926×1154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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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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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2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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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 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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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9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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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 중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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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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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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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만 원 (투톤컬러 2,05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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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글 양현용 ㅣ 사진 양현용/임금아
취재협조 화창상사 ni dianmotorcyc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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