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공식, KTM 390 시리즈 2026

    KTM은 ‘작은 사이즈에 강력한 엔진을 얹으면 재밌다!’라는 공식을 견고히 하는 브랜드다. 새로운 390 SMC R, 390 엔듀로 R, 390 어드벤처 R은 완벽한 공식에 따른 결과물이다.


    핫한 KTM 쿼터 클래스

    KTM은 새로운 390 시리즈를 선보이며 각기 다른 시장을 정확하게 겨냥했다. 슈퍼모타드, 엔듀로, 어드벤처로 나뉜 라인업은 각 특색에 맞게 완성됐는데 각 모델이 가진 캐릭터의 농도가 예상보다 진하다. 특히 KTM은 390 듀크를 통해 이 클래스의 기준점을 아주 높게 마킹한 브랜드인데 새로운 모델들은 그 이상의 완성도다. 전후 조절식 서스펜션, 높은 품질의 타이어, 최신 전자장비 등. 타브랜드라면 미들 클래스에서도 보기 힘든 조합이 돋보인다. 그 덕분에 엔트리 라이더부터 숙련된 라이더까지 커버하며 큰 인기를 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솔직히 말해서 처음에는 마음 한편으로 ‘그리 대단한 무언가 있을까?’ 싶었는데 올해 가장 만족스러운 모델, 아니, 트리오가 되겠다.

    선택과 집중

    새로운 390 시리즈는 KTM이 잘하는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그 안에서 선택과 집중을 했다. 첫 번째로 390 SMC R은 KTM이 오랜 시간 공들여온 슈퍼모타드 라인업 690 SMC R과 450 SMR에서 얻은 데이터로 완성됐다. 극단적인 수준으로 레이스 트랙에 초점을 둔 450 SMR과 다양한 로드 테스트를 통해 롱런하고 있는 빅 싱글 단기통 690 SMC R은 390 SMC R의 높은 완성도를 보증한 셈이다. 그 뒤를 잇는 390 엔듀로 R은 KTM이 오프로드의 명가라고 불리며 각종 엔듀로 레이스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으로 그 성능을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 하드엔듀로 챔피언십을 비롯한 각종 엔듀로 레이스에서 KTM 챔피언 선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390 어드벤처 R은 기존의 390 어드벤처와 첫 단추부터 다른 분위기로 채워졌다. 사실상 커뮤터에 가까웠던 패키징에서 본격적인 오프로드 랠리 혹은 트레일 머신으로 변모했다. 사실상 향하고자 하는 방향 자체가 꽤 크게 틀어져 있다. KTM의 어드벤처 R 시리즈는 오프로드 씬에서 믿고 선택해도 될 정도로 굳건한 장르다. 가장 중요한 건, 세 가지 모델이 서로 엔진과 차체를 비롯한 꽤 많은 파츠를 공유하는데 완전히 다른 매력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어떤 플랫폼을 공유한다고 해서 비슷비슷한 느낌을 주던 시대는 끝났다. 적당히 어우르지 않고 모든 시장을 명확하게 공략한다.

    빠른 대응과 좋은 시작

    새로운 390 시리즈는 2024 듀크부터 탑재된 399ccc 단기통 엔진이 탑재됐다. 기존 373cc 엔진에 비해 배기량이 커지면서 출력이나 토크에 대한 여유가 생겼다는 느낌이었는데 새로운 390 시리즈는 그에 더해 스로틀 초기 반응성도 개선됐다. 초기 일부 모델에서 느껴지던 스로틀 랙이 확실히 개선되면서 반응성이 좋아졌고 조작성과 재미도 한껏 향상됐다. 이번 시승은 10월 말에 미디어 런칭 행사에서 처음 테스트하고 11월 중순에 제대로 테스트했는데 그사이에 개발 및 보급된 펌웨어 업데이트가 더해진 덕분으로 예상된다. 아이들링이 다소 불안정한 것과 오프로드 주행 중 간혹 시동이 꺼지는 이슈가 있었는데 말끔히 사라졌다. KTM 코리아는 초기 모델 출고 고객의 피드백을 빠르게 파악하고 문제를 깔끔히 대처한 모습이다. 만약 자신의 새로운 390 시리즈가 스로틀 반응이 늦은 느낌이 들거나 오프로드에서 시동이 꺼지는 경우가 있다면 가까운 딜러점을 방문하길 바란다. 자, 이제 본격적인 시승기를 살펴보자.

    예상을 뛰어넘는 라이딩 성능의 희열
    KTM 390 SMC R

    390 SMC R을 타고 첫 코너에 들어섰을 때, 내 라이딩 실력의 한계를 명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코너의 입구부터 출구까지 모터사이클과 호흡을 맞추는 모든 과정을 백분율로 가정한다면 최소 30% 구간은 제대로 타고 있지 못하는 듯했다. 수많은 리터급의 스포츠 모터사이클들이 자신들의 화려한 성능으로 커버해 줬던 ‘빈 공간’이 여실히 드러났다. 그렇다면 390 SMC R의 능력은 부족하다는 의미인가? 아니, 정반대다. 오히려 성능의 한계가 예상보다 훨씬 높았으며, 동시에 모든 피드백이 놀랍도록 직관적이다. 모든 기계적 설계와 결과에 날이 서 있다. 라이더의 조작에 맞춰 100% 사실적으로 반응한다.

    최신 LC4c 엔진은 배기량 399cc로 쿼터급에 속한다. 하지만 성능은 지루하거나 절대 만만하지 않다. 엔진은 초반부터 높은 토크를 발휘하면서 8,500rpm에서 최고 출력 44마력을 발휘한다. 꾸준한 토크 밴드를 바탕으로 무게 154kg을 아주 날렵하게 이끌 수 있다. 섀시와 엔진의 전체적인 세팅은 쿼터급 모델과 경쟁하려고 엔진 크기를 제한한 느낌이 아니다. 오히려 최고의 운전 재미를 위해서 가벼운 엔진을 선택했다고 보는 게 맞다. 단기통 엔진치고 매끈한 회전 감각도 특징이다.

    앞, 뒤 모두 230mm 트래블로 길게 뽑아낸 WP 서스펜션은 390 SMC R의 핵심 무기다. 단순히 빠르게 코너를 공략하는 수단에 그치지 않고, 뒷바퀴를 미끄러뜨리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라인을 수정하도록 돕는다. 앞 서스펜션은 포크 상단에 달린 버튼을 돌려 압축과 리바운드는 각각 30단계로 조정할 수 있다. 25, 29단계 사이의 미묘한 차이는 정확하게 느껴지지 않지만, 5와 13, 25 정도의 단계에서는 반응성 차이를 극명하게 경험할 수 있다. 부드러운 서스펜션 세팅은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반응과 안정적인 타이어 그립력을 유지한다. 반대로 단단한 세팅으로 바꾸면 코너링이나 브레이크 응답성이 강화되지만, 전체적인 움직임이 과격하게 변한다.

    390 SMC R 전용으로 개발된 스윙암은 주행 안정감을 극대화해 준다. 뒷바퀴 ABS를 해제할 수 있는 슈퍼모토 모드에서 뒷바퀴를 일부러 락업 시켜서 방향을 전환하거나, 앞바퀴를 가볍게 들면서 속도를 높일 때도 뛰어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앞뒤 17인치 스포크 휠과 110/70, 150/60 사이즈 미쉐린 파워 6 타이어의 조합도 일반 도로 주행에 최적화되어 있다. 브레이크는 앞 320mm, 뒤 240mm 디스크이고 바이브레 캘리퍼와 조합된다. 테스트 환경상 브레이크 성능에 100%를 사용하지 못했지만, 일상적인 환경에서 브레이크 레버의 사용 감각이나 브레이크 반응은 직관적이라 다루기 쉽다.

    꼭 필요한 정보만 전달하는 4.2인치 TFT 계기반, LED 헤드라이트, 엔듀로 스타일 랠리 시트 등 기본 편의 장비를 세련된 스타일로 녹여냈다. 스마트키가 아니라는 점도 서킷 주행에서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390 SMC R은 기존 KTM 390 시리즈(듀크)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모터사이클이다. 쿼터급의 모터사이클이 아니라 최고의 재미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작고 가벼운 시스템 방향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언컨대 이 모터사이클은 지난 15년간 내가 경험했던 모든 KTM 중에서 가장 명확한 컨셉을 가졌다. 무대가 어디든 최고의 라이딩 재미를 선사하기 위한 모델. 분명 소형 슈퍼모타드 시장의 새로운 붐을 일으킬 비장의 무기다.

    KTM 390 SMC R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단기통
    보어×스트로크 89 × 64(mm)
    배기량 399cc
    압축비 12.6 : 1
    최고출력 45hp / 8,500rpm
    최대토크 39Nm / 7,0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9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3mm텔레스코픽 도립 (R)싱글쇽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110/70 R17 (R)150/60 R17
    브레이크 (F)320mm디스크 (R)240mm디스크
    전장×전폭×전고 미발표
    휠베이스 1,453mm
    시트높이 860mm
    차량중량 154kg
    판매가격 950만 원



    김태영(모터 저널리스트)
    사진 양현용

    본 기사 및 사진을 블로그, 커뮤니티 홈페이지 등에 기사를 재편집하여 업로드하는 것을 금합니다.
    웹사이트 내 모든 컨텐츠의 저작권은 월간 모터바이크(모토라보)에 있습니다.

    지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