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시리즈의 확장팩 ‘버닝 쇼어스’가 불타는 해안에서의 새로운 이야기로 플레이어를 다시 끌어들인다.
- “네메시스를 대비하는 중에 새로운 문제를 찾았네. 월터 론드라. 얼마 전까지 우리를 위협하던 우주 여행자 중 한 명이 빠져나갔네. 그는 남쪽으로 멀리 떨어진 해안 지역에 있어.”
미래 하이테크 기술로 지구를 지배할 목적이었던 제니스 콜로니를 어렵게 막아냈지만, 주인공 에일로이는 짧은 휴식을 즐길 여유조차 없다. 얼마 전까지 지구 문명을 위협하던 우주 여행자 그룹 중 한 명이 남쪽으로 도망쳤다는 소식에 그를 따라 불타는 해안이라는 새로운 지역을 향해 추적을 시작한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이하 PS5) 콘솔 전용 타이틀인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버닝 쇼어스’는 전작인 ‘포비든 웨스트’의 확장판 스토리(DLC)다. 버닝 쇼어스는 포비든 웨스트의 메인 스토리 엔딩 이후에 이야기를 다룬다. 그래서인지 이야기가 시작되는 방식은 본편과 다르게 마치 헤프닝처럼 시작된다. 반면 같은 지역을 무대로 일어나는 일이 아니어서 DLC 구성은 꽤 본격적이다. 미국 LA를 배경으로 하는 신규 지역에서 새로운 캐릭터와 그 속에 담긴 여러 사이드 퀘스트가 발생한다. 기계 생명체, 무기와 도구, 의상, 수집품도 새롭게 제공되기에 다시 플레이어의 흥미를 이끌어 낼만하다.
더 이상 PS4 콘솔에선 게임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도 특징이다. 대신 PS5 콘솔에 집중해 게임이 훨씬 최적화되어 있다. 그래픽은 환상적이다. PS5에서 구동할 경우 4K HDR을 지원해 모든 것이 눈부실 만큼 선명하다. 단지 해상도만 높은 게 아니다. 울창한 숲, 깎아지른 절벽과 용암이 분출해 폐허가 된 지역 등 모든 곳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풍부한 디테일을 가졌다. 동시에 이렇게 많은 디테일과 높은 수준의 그래픽을 구동하는데도 프레임이 끊기거나 버벅거리는 느낌을 받을 수 없다. 컷 신 전환과 맵 이동의 기본 로딩은 없으며, 특정 지역에서 단숨에 멀리 이동할 때 데이터 로딩도 3~5초 정도로 부담이 없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콘텐츠의 양은 본편보다 훨씬 줄었다. 동시에 가볍다. 따라서 모든 지역을 미리 탐험할 필요가 없다. 이야기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메인/사이드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거의 모든 지역을 방문하게 된다.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의 스킬 트리나 장비를 그대로 이어받는 것도 마음에 드는 요소다. 새로운 무기와 장비로 일부분은 파밍이 필요하지만, 게임에서 가장 스트레스 받는 캐릭터 빌드업에 신경을 덜 쓰기에, 그만큼 이야기에 더 집중할 수 있다. 특히 ‘워터윙’이라는 새로운 기계 생명체를 통해 하늘뿐 아니라 바다 깊숙이를 쉽게 오갈 수 있어서 숨겨진 지역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워터윙 외에도 거대한 개구리, 파리(?) 등 새로운 거대 기계 생물이 등장해서 새로운 패턴으로 공략을 요구한다. 플레이 타임은 대략 5~8시간 정도. DLC 스토리가 그렇게 길지는 않기에 동시에 NPC나 조연급 캐릭터의 상호작용도 단순하다. 2만 원대라는 비용을 생각하면 엄청난 가성비의 구성이라는 생각이다. 반면 모든 이야기의 끝에, 다소 억지스러운 PC 요소(인종과 성별, 종교, 성적인 성향의 자유 표현)가 있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이야기나 감정에 충분한 빌드업 없이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만한 현실성을 들이밀어서 게임 완성도에 무언가 아쉬운 느낌이다.
글 김태영(게임/모터 저널니스트)
취재협조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