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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벼움과 안정감의 조화, KTM 890 듀크 G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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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벼움과 안정감의 조화, KTM 890 듀크 GP

    가벼움과 안정감의 조화

    KTM 890 DUKE GP

    890 듀크 GP는 디자인, 차체, 전자장비 등 기존 790 듀크와 대부분을 공유한다. 동시에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배기량을 키워 더 높은 출력을 발휘하고 모토 GP머신의 스타일을 입었다. 언뜻 보면 배기량만 13%가량 커진 모델이다. 하지만 주행의 완성도는 몇 배가 증가했다.

    5년 전, KTM은 790 듀크 프로토타입 머신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 속에서는 790 듀크가 바닥에 그려진 하나의 라인을 따라 달리며 바이크의 날렵한 움직임과 경쾌함 배기음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공격적이고 간결한 디자인으로 많은 팬을 기대하게 했다. 이후 바로 다음 해에 실제 양산형 모델을 출시했고 낮은 무게 중심과 경쾌한 엔진 특성으로 인기를 끌었다. 최고출력 105마력, 건조중량 169kg으로 동급 타브랜드 모델과 비교했을 때 한 단계 위에 있는 성능을 자랑했다. 그리고 2년 뒤, 배기량을 확대하고 고성능 파츠로 무장한 890 듀크 R이 출시했고 이어서 890 듀크, 890 듀크 GP를 순차적으로 선보였다.

    GP 스타일

    890 듀크 GP는 일반 890 듀크에 모토 GP 머신의 스타일을 적용한 모델로 KTM의 모토 GP 머신인 RC16의 컬러조합과 디자인을 닮았다. 특히 반무광 오렌지 컬러의 연료 탱크와 블랙 컬러의 페어링이 조화롭고 연료 탱크 측면에 굵게 박힌 KTM 로고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개인적으로 온라인상 이미지로 봤을 때보다 실물의 컬러감과 입체감이 더 극대화되었다는 평가다. 서브 프레임 하단에 모토렉스를 비롯한 KTM과 연관된 파츠 브랜드 로고 디테일도 머신 분위기를 더하는 몫을 한다. 또한, 기본으로 포함된 리어 캐노피도 레이스 머신의 무드를 잘 이어준다. 여기에 일반 모델과 달리 오렌지 컬러 휠을 적용해 브랜드컬러인 오렌지를 강조했다.

    이전과 다른 여유로움

    890 듀크 GP의 시트고는 820mm이며 다리 공간을 날렵하게 디자인해 발착지성이 좋다. 건조중량 169kg의 가벼운 무게도 부담을 덜어주는 요소다. 790 듀크 대비 엔진배기량이 커지고 출력이 증가했을 뿐 차량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나 부담은 동일하다. 핸들을 잡으면 허세 없이 담백한 자세가 취해진다. 과거 790 듀크와 890 듀크 R을 시승해본 만큼 큰 불편함 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889cc 병렬 트윈 엔진은 최고출력 115마력과 최대토크 92Nm를 낸다. 790 듀크가 최고출력 105마력, 최대토크87Nm을 발휘했던 만큼 어마어마한 수치 변화는 아니다. 

    KTM의 패밀리룩이 그대로 반영된 LED 헤드라이트
    시트고는 820mm로 부담이 없고 쿠션감은 평범하다. 리어 시트 대신 장착할 수 있는 캐노피가 기본 포함되어 있다
    전방에 300mm더블디스크와 4피스톤 래디얼 캘리퍼가 장착됐다

    하지만 엔진 내부 설계를 조정해 회전 질량을 높였고 그결과, 진동은 줄어들고 더 부드럽고 묵직한 토크를 낸다. 따라서 첫 출발부터 느껴지는 출력의 여유는 기존의 790듀크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좋다. 또 반대로 생각하면 엔진의 경쾌함을 좋아하던 이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미들급 네이키드와 비교하면 스로틀을 조작함에 따른 엔진 반응이 즉각적이고 매력적인 배기음을 내며 달려간다. 시승 차량에 적용된 퀵시프터 플러스(옵션)의 완성도가 높아서 변속할 때 빈틈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브러시드 처리된 배기 머플러는 간결하고 길게 뻗은 디자인이다
    콘티넨탈의 콘티로드 타이어는 따뜻한 날씨에 기대 이상의 뛰어난 그립을 제공했다

    스로틀을 일정 이상 연 상태에서 발목만 까딱이면 ‘퍼벙’ 하는 배기음과 함께 곧바로 다음 기어가 체결되고 숨을 죽이는 것 없이 탄력을 그대로 이어간다. 초반 가속력은 790 듀크와 비교했을 때 크게 와 닿지 않지만 절대 속도가 올라감에 따라 후반 펀치력이 향상됐다. 묵직하게 출발한 초반 필링이 후반까지 끈질기게 밀어준다. 일반적으로 퀵시프트는 낮은 rpm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890 듀크 GP는 일부러 낮은 rpm에서 조작해도 매끄럽게 작동한다. 덕분에 빠르게 달리지 않고 저회전 토크 위주로 주행할 때도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숨겨지지 않는 경쾌함

    바이크를 좌우로 핸들링 해보면 가벼운 무게가 체감된다. 엔진 자체 필링은 다소 부드러워진 것이 사실인데, 움직임은 여전히 빠릿하다. 수치상 건조중량이 169kg으로 790 듀크와 동일하다. 같은 무게에 더 강력한 출력.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여기에 서스펜션 세팅이 조금 더 탄탄하게 조정되고 타이어가 콘티넨탈의 콘티로드로 변경되어 더욱 끈끈한 안정감을 준다. 무게 중심을 낮게 깔고 달릴 준비를 끝낸 운동선수가 신발과 관절이 좋아진 느낌이랄까? 바이크를 좌우로 넘기고 스로틀을 열 때 부담이 적다. 오히려 엔진 필링이 부드럽고 묵직해진 만큼 더 과감하게 스로틀을 조작할 수 있고 더 빠르다. 무게 중심이 낮은 특성 때문에 라이더는 점점 더 빠른 페이스를 갈구하게 되고 890 듀크 GP는 계속해서 더 높은 한계를 보여준다. 간혹 노면이 미끄럽거나 스로틀웍이 자연스럽지 않았을 때는 트랙션 컨트롤이 빠르게 개입하며 안정적인 자세를 지켜준다. 전방에 300mm 더블디스크와 4피스톤 레디얼 캘리퍼의 성능도 우수하기 때문에 제동에 대한 부담도 적다. 특히 초반 반응이 빠르기 때문에 필요한 순간에 즉각적으로 사용하기 좋다.

    든든한 최신 기술

    주행 모드는 스포츠, 스트리트, 레인 총 3가지가 있고 옵션으로 트랙 모드를 추가할 수 있다. 시승차량에는 트랙 모드가 포함되어 스로틀 반응이 가장 강력한 트랙 모드로 주행했다. 일반적인 모드에 비해 스로틀 반응이 더 빠른 만큼 움직임이 과격해진다. 더불어 트랙션 컨트롤을 1부터 9단계까지 조절할 수 있는데 숫자가 낮아질수록 선회 중 트랙션 컨트롤 개입이 늦어진다. 그만큼 바이크의 슬립을 허용한다는 뜻이고 안전성을 줄어들지만, 라이더가 의도하는 대로 더 자연스럽게 움직인다는 뜻이다. 개인적으로는 타이어와 노면상태에 따라 수시로 바꾸며 주행했는데 예상보다 똑똑하게 대응하며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도록 돕는다. 

    리어펜더에 장착된 LED 방향지시등과 후미등
    리어 캐노피는 날렵한 선이 강조된 페어링 디자인과 잘 어울리고 890 듀크GP 로고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다

    그 변화 폭이 작든 크든 간에 모토 GP 머신을 조작하는 기분을 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다. 낮은 기어에서는 코너 탈출 구간에서 프런트 휠이 사뿐사뿐 떠오른다. 특히 좌우 코너가 연속되는 테크니컬 구간에서는 탈출과 동시에 프런트휠을 띄웠다가 반대쪽으로 기울여 다음 코너를 진입하는 기술도 구사할 수 있다. 이 또한, 트랙션컨트롤 개입 정도와 안티 윌리 기능 여부에 따라 다르다. 프런트 휠이 완전히 아스팔트에 붙어 있도록, 살짝 떠오르도록, 과감하게 떠오르도록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다. 또한, 트랙 모드 안에서는 빠른 스타트를 돕는 런치 컨트롤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라이더가 정지 상태에서 rpm을 높이고 클러치만 부드럽게 놓아주면 꽤 그럴싸한 로켓스타트도 가능하다. 

    풀 컬러 TFT 디스플레이는 시인성이 좋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일반 블랙 컬러 프런트 펜더 위에 오렌지 카울을 덧대어 입체감을 높였다
    리어의 싱글 쇽은 별도의 공구로 프리로드를 조절할 수 있다

    IMU 기반의 ABS는 일반 ABS와 달리 바이크가 기울어진 각도를 계산하고 전후 제동력을 분배해 안정적으로 제동하도록 돕는다. 덕분에 코너 진입 시 제동을 늦게 가져가도 선회에 대한 부담이 적고 라인을 수정하기 쉽다. 더 매력적인 건 슈퍼모토 ABS 모드다. 설정 시 리어 ABS가 해제되고 프런트 ABS의 개입 시기도 늦춰진다. 그만큼 더 강력한 제동이 가능하고 리어 휠이 훌쩍 떠오를 때까지도 개입하지 않는다. 또한, 제동 중에 프런트 휠이 순간적으로 미끄러지면 그 즉시 ABS가 개입하는 똑똑함도 돋보인다. 결과적으로 순정 타이어가 하이 그립 타이어가 아님에도 더 과감한 주행이 가능한 이유다.

    완벽한 포지션

    890 듀크 GP는 기존의 790 듀크 대비 엔진 배기량 확대를 비롯하여 엔진 내부 부품 변경, 서스펜션 댐핑 개선, 타이어 변경, 전자장치 안정성 향상 등으로 한층 더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갖췄다. 출력만 높아진 것이 아닌 주행의 맛 자체가 무르익었다. 게다가 KTM 모토 GP 머신을 떠올리게 만드는 디자인으로 오렌지 패밀리 무드를 진하게 드러내는 것도 강점이다. 외부적으로나 내부적으로 어디 하나 크게 부족한 부분 없이 대부분을 만족시키는 패키징이다. 또한, 동시에 고성능 모델인 890 듀크 R과는 확연한 차이가 느껴진다. 만약 더 높은 엔진 출력, 고성능 서스펜션과 브레이크를 원한다면 170만 원을 더 지불하고 890 듀크 R을 선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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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M 890 DUKE GP

    엔진형식 4스트로크 병렬 2기통  보어×스트로크 90.7 × 68.8(mm)  배기량 889cc  압축비 13 : 1  최고출력 115hp / 9,000rpm  최대토크 92Nm / 8,0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14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3mm텔레스코픽 도립 (R)싱글쇽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120/70 17 (R)180/55 17  브레이크 (F)300mm더블디스크 (R)240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미발표×미발표×미발표  휠베이스 1,476mm  시트높이 820mm  건조중량 169kg  판매가격 1,920만 원

     윤연수
    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KTM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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