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타임머신, 대림 DH88

달리는 타임머신

DAELIM DH88

“8월 8일 8시 8분에 88절 라이딩을 하는 게 저희의 목표입니다.”

안녕하세요. 서울 강동에 거주하고 있는 31살 유충현입니다. 현재 강동에서 퓨전 요리주점을 운영하고 있고, 저와 같은 ‘92년식’ DH88의 오너입니다.(웃음) 안녕하세요. 강동에 거주하고 있는 27살 박은규입니다. 타는 바이크는 똑같은 DH88을 타고 있고, 85년식입니다. 저희는 같이 일하기 전부터 바이크로 처음 만나서 친해진 관계고, 계속 만나다 보니까 같은 취향을 갖고 있어서 일도 운동도 취미도 같이 하고 있습니다.(웃음)

박은규 저는 유년 시절부터 아버지가 모터바이크를 여러대 가지고 계셨어요. 발칸, 알차, 텍트 등등 기종을 안 가리고 소장하셔서 다양한 기종을 보면서 자랐고, 5살 때부터 공원이나 이런 곳을 뒤에 타고 같이 다녔어요. 그렇게 커서 신형 바이크를 타는데 아버지 세대가 탔던 바이크들이 계속 생각나더라고요. 뭔가 클래식한 그 감성, 매연 냄새 등등 그렇게 찾아보니까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해서 세컨드 바이크로 사서 타게 됐어요. 주행감에 있어서는 신형은 그저 기어 변속만 하면 되는 느낌이라면 DH88은 내가 이 기계를 조작해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어요. 이런 장르를 이해하고 좋아하지 못한다면 그저 고철로만 보이겠죠. 연식이 오래된 낡은 물건으로 생각해서 사람들이 쉽게 건드리는 경우가 많아요. 실제로 가져온 지 일주일도 안 돼서 가게 밑에 세워났더니 아저씨들이 앉아서 담배를 피우고 있더라고요.(웃음) 그럴 땐 참 어이가 없고 화가 나죠.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시트

유충현 저는 DH88이라는 모델을 계속 좋아했고, 88베이스에 언더본 커스텀 차량도 탔었어요. 제 세컨드 바이크에는 항상 커브류, 언더본류의 바이크들이 자리하고 있었죠. 제가 이렇게 이 장르를 사랑하는 이유는 엄청난 연비와 특유의 포지션에서 나오는 편안함. 그리고 이것저것 꾸미는데 저렴한 비용, 그리고 그 이상한 빨간색이 주는 마성의 매력이에요. 사람들은 배달 오토바이 빨간색이라고 생각하겠지 세월이 지나면서 만들어진 이 특유의 레드 컬러는 어떤 색을 넣고 만들려고 해도 나올 수 없는 바이브가 있어요. 뭐에 홀린 것처럼 88을 가지고 와서 처음에는 문제도 많았어요. 순정 부품을 구하기 어렵지만, 또 어떤 센터에 비닐에 쌓여서 새것처럼 묵혀 있던 부품을 찾으면 성취감은 말로는 표현 못 합니다.(웃음) 특유의 88cc 엔진 필링은 부드러우면서 살짝 걸걸한 느낌이 좋아요. 그런데 또 이게 3단 미션으로 시내 주행 위주 세팅이 되어 있어요. 그래서 2단까지는 진짜 튀어나가는 빠당빠당한 맛 소위 ‘빠따감’이 엄청납니다. 그리고 3단에서는 또 여유롭게 크루징을 할 수 있죠. 정말 이 자그마한 애가 진짜 한 80km를 넘게 달리는데도 또 안정감이 있어요. 큰 바이크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그런 맛이 가장 큰 매력이죠.

DH88 부품 중에서도 가장 유니크한 순정 스크린

박은규 저보다 10살 이상이 많은 바이크라 항상 타기 전에 부탁드립니다. 잘 달리고 서달라고. 요즘에는 보기도 힘든 기종인데 두 명이서 같이 다니니까. ‘헤드 터너’라고 하죠. 사람들이 정말 많이 쳐다봅니다.

유충현 저는 진입 장벽이 그렇게 높지 않다고 생각해요. 뭐 당연히 고배기량 올드 바이크인 할리나 트라이엄프 같은 모델은 부품도 구하기 힘들고 비용도 비싸지만, 저 배기량이나 국산 올드 바이크들은 호환 파츠들도 많고 부품이나 정비 자체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나오기는 쉽지 않아서 괜찮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처음 구매할 때 가장 깔끔하고 내 마음에 드는 매물을 사 오는 게 가장 좋은 포인트죠.

박은규 저는 그냥 신형으로 시작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처음부터 올드를 갖고 오면 타기 싫어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바이크를 타면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들이 엄청 많은데, 그거를 느끼지도 못하고 접는 건 되게 안타까운 일이니까요. 그래서 신형으로 모터바이크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맛을 경험해 보고 나서, 자기가 원하는 룩에 맞는 올드 바이크를 찾아서 스페셜 한 맛들을 즐기는 게 베스트라고 생각해요.

유충현, 박은규 대한민국에서 DH88을 타시는 분들은 저희에게 연락을 주십시오. 저희는 8월 8일 8시 8분에 88절 라이딩을 하는 게 저희의 목표입니다. 그렇게 다 같이 88절 라이딩을 하면서 봉사도 하고, 추억을 달리며 공휴일로 지정되는 그날까지 저는 팔팔하게 88을 탈겁니다! 만나서 입도바이를 타도 좋습니다. 입으로는 국도를 넘어서 고속도로까지 달리니까요.(웃음)

/

DMC DH88 [1985] [1992]

엔진형식 공랭식 4 스트로크 OHC 단기통  배기량 84.8cc  최고출력 7ps / 7,000rpm  최대토크 0.79kg.m / 5,500rpm  점화방식 CDI  시동방식 킥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카뷰레터  연료탱크용량 4.0ℓ 변속기 3단 로터리  타이어사이즈 (F)2.50-17 (R)2.50-17  브레이크 (F)드럼 (R)드럼  전장×전폭×전고 1,805×650×1,015mm  휠베이스 1,514mm  시트높이 850mm  차량중량 86kg


김휘동
사진 양현용 
인스타그램 @sickaz_basst @eunvro

본 기사를 블로그, 커뮤니티 홈페이지 등에 기사를 재편집하거나 출처를 밝히지 않을 경우,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웹사이트 내 모든 컨텐츠의 소유는 모토라보에 있습니다.

- Advertisem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