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은 끊임없이 진화한다
DUCATI MONSTER 1200 S
몬스터 1200이 2017년 새롭게 태어났다. 풍만했던 바디는 지방을 태워 잔근육만 남긴 듯 콤팩트해지며 더욱 아름다운 라인을 갖게 되었다. 여기에 더욱 강력해진 엔진과 첨단 전자장비를 더해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두카티 몬스터는 900SS의 엔진을 얹은 첫 몬스터 M900을 선보인 1993년부터 지금까지 아름다운 스타일과 개성 있는 주행감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스포츠 네이키드다. 그 시작은 스포츠 바이크만 만들어오던 두카티의 깜짝 외도였지만 지금은 엄연히 두카티의 대표 라인업이 되었다. 이후 더욱 강력한 몬스터를 위해 슈퍼바이크 엔진을 얹은 슈퍼 네이키드 라인업의 몬스터가 선보인다. 916 엔진을 얹은 S4를 시작으로 996엔진을 얹은 S4R, 그리고 999엔진의 S4Rs까지 이어졌다. 이후 몬스터 라인업이 전부 공랭으로 대체되고 수랭은 스트리트 파이터가 담당하던 시절을 지나 2014년에야 1198로부터 물려받은 테스타스트레타 엔진을 얹고 완전히 새로워진 슈퍼 네이키드 계열의 몬스터 1200이 등장했다. 볼륨감이 상당히 강조되어 마치 근육질을 연상시키는 바디워크는 한눈에도 강력해진 성능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 2017년 유로4대응과 함께 새로운 몬스터 1200시리즈를 선보인다.
두카티 바이크의 디자인은 대부분 오른쪽에서 볼 때 가장 아름답게 디자인되어 있다. 냉각수 파이프같이 눈에 거슬리는 요소는 왼쪽에 배치하고 매니폴드와 머플러처럼 아름답게 보여줄 수 있는 파츠들은 오른쪽으로 배치한다. 우측통행 국가에서는 도로 위를 달리는 두카티의 오른쪽만 보게 되기 때문이기도 하고 왼쪽으로 사이드 스탠드를 이용해 세워두면 오른쪽이 더 잘 보이기 때문이다.
R의 혈통
이름도 변하지 않고 사실 언뜻 보면 이전모델과 상당히 비슷하다. 하지만 비례가 바뀐 탓에 분위기 차이는 꽤 커서 둘이 같이 놓고 보면 구형이 확실히 둔해 보인다. 꼼꼼히 살펴보면 상당히 많은 부분이 변경되었음을 알 수 있다. 기본적으로 신형 몬스터의 디자인에서 핵심은 작아진 연료탱크다. 연료탱크만 봐도 몬스터 시리즈임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이 디자이너의 목표. 연료탱크는 크기가 콤팩트해지고 탱크를 원터치로 고정하는 클립이 부활했다. 기존의 몬스터 시리즈가 가진 디자인 키워드를 다시 재현한 것이다. 한눈에도 콤팩트해진 연료탱크 덕분에 엔진을 비롯한 다른 부분의 볼륨이 더 살아난다. 한눈에 성능을 느끼게 하면서도 어디서든 눈길을 끄는 아름다운 디자인이다.
그런데 새로운 모델치고는 낯익다. 지난해 선보인 몬스터 1200R은 새로운 몬스터 1200의 프리뷰였던 걸까? 많은 부분이 닮아있다. 뿔처럼 돌출된 그랩바가 삭제되고 콤팩트해진 리어와 스텝과 탠덤 스텝의 구조 등 많은 부분이 몬스터 R의 디자인 요소를 가져왔다. 특히 각 잡힌 듀얼 머플러는 아예 몬스터 R의 것과 똑같이 생겼다.(실제로는 매니폴드 굵기가 다르다) 휠은 단조는 아니지만 생김새는 쏙 빼닮은 Y형 3스포크를 채택하고 있다. 어쨌든 클래스의 최상위 모델과 닮은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전체적으로 몬스터 1200S의 후속이라기보다는 몬스터 1200R을 살짝 다운그레이드 해서 내놓은 느낌이다. 몬스터 R을 탔을 때 마음에 들었던 1200S와의 차별 점들이 거의 다 적용되어 있다. 심지어 디자인의 완성도는 신형인 만큼 오히려 더 높다.
또한 몬스터 시리즈 최초로 퀵 시프트가 적용되었다. 이는 트랙을 무대로 하는 몬스터 R에도 빠져서 아쉬움을 남겼었는데 드디어 1200S에 기본으로 장착되는 것이다. 시프트 업뿐만 아니라 오토 블리프를 지원해 시프트다운까지 가능하다. 그리고 드디어 계기반에서 현재 기어 포지션을 확인할 수 있다. 역시 몬스터 R 이전까지의 몬스터는 오로지 중립만 표시했기에 이런 변화가 무척 반갑다. 최신 바이크답게 전자장비도 꼼꼼히 챙기고 있다. 관성 측정 장치(IMU)를 기본으로 장착해 윌리 컨트롤(DWC), 코너링 ABS, 기울기 감지 트랙션 컨트롤(DTC)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로위에 원하는 라인을 마음대로 그대로 그으며 달릴 수 있다. 완벽한 컨트롤이다
완벽한 컨트롤
변화들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변화는 스텝 둘레가 완전히 새롭게 바뀐 점이다. 기존의 몬스터가 스텝과 탠덤 스텝이 하나의 구조물로 이루어진 형태에 힐그립이 어정쩡한 단점이 있었는데 이제는 각각 별개의 구조로 변경되었고 제대로 뒤꿈치 안쪽을 비빌만한 언덕이 생겼다. 좌우 폭도 작아져서 주행 포지션도 한결 자연스러워졌다. 핸들바가 조금 넓긴 해도 몬스터 시리즈의 특징이라 거슬리지는 않는다. 포지션의 어색함이 사라지니 바이크를 다루기가 더 수월하다. 물론 익숙함의 문제겠지만 지금의 스타일이 일반적인 포지션에 가깝다. 국내 사양도 기본이 로우시트가 아닌 것도 마음에 든다. 이제야 아주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포지션을 연출한다.
엔진의 출력은 한결 부드러워졌다. 그렇게 유순한가 싶다가도 회전이 올라가면 톡 쏜다. 스로틀을 어떻게 여느냐에 따라 전달되는 느낌이 무척 다르다. 엔진의 회전 상승이 매끄럽다보니 특유의 와일드함은 줄어들었지만 스로틀을 열기가 더 과감해지고 그만큼 더 빨라진다. 퀵 시프트로 펑펑 소리를 내며 변속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프런트 휠의 들썩거림은 윌리 컨트롤이 최선을 다해 막아준다.
와인딩 로드에서 장점이 크게 드러난다. 이전의 몬스터 1200은 휠베이스가 길어서 코너에서 적극적으로 선회를 만들어 줘야 하는 타입이었다. 신형 몬스터 1200은 휠베이스를 26mm 줄였다는데 훨씬 자연스러운 감각으로 선회가 시작된다. 힐그립이 확실해지니 체중이동이 수월해 코너를 돌아나갈 때 유리하다. 전체적으로 바이크의 조작성이 좋아졌다. 조율이 잘 된 악기처럼 정확하며 안정감과 스릴의 밸런스가 절묘하다. 순정 타이어인 피렐리 디아블로 로쏘3는 핸들링 감각과 그립이 스트리트 타이어 중 최고 수준이다. 이 모든 게 조합되어 도로 위에 원하는 라인을 마음대로 그대로 그으며 달릴 수 있다. 완벽한 컨트롤이다.
그리고 ‘S’
기존의 몬스터 1200S는 도로에서는 재밌었지만 트랙에서 타고 싶은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는데 새로운 몬스터 1200S는 트랙에서 타보고 싶어질 만큼 깊은 흥미가 느껴진다. 아마도 이렇게 느끼는 원인은 엔진출력, 퀵 시프트, 기어 포지션, 그리고 올린즈 서스펜션에 있을 것이다. 두카티에서 S 버전에는 기본 붙는 올린즈 서스펜션은 이미 종교화가 될 만큼 훌륭한 성능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세팅에 따라 변화의 폭이 커 다양한 라이더의 요구에 맞출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부드럽게 작동하면서도 차량을 탄탄하게 받쳐주는 서스펜션의 힘은 바이크의 움직임을 더욱 고급스럽고 빠르게 만들어준다.
S 버전의 브레이크는 330mm 플로팅 디스크에 브렘보의 모노블럭 애보 M50 캘리퍼가 기본으로 장착된다. 브레이크 성능 역시 누구도 이견을 달 수 없을 만큼 강력하다. 초반 터치 감각부터 최대 제동력까지 나무랄 데가 없다. 두카티라면 의례 레드 컬러를 떠올리는데 이번 S 버전에만 특별히 그레이 컬러를 대표 컬러로 설정했다. 펄이 없는 ‘리퀴드 콘크리트 그레이’ 컬러는 몬스터의 시크한 매력을 배가해주고 로고와 휠의 포인트 컬러로 레드를 사용해 매력적으로 연출했다.
예로부터 몬스터는 타고 있을 때 자세부터 뭔가 좀 어색하고 불편했고 출력은 불친절하리만큼 좁은 토크 영역과 실제보다 엄청나게 느껴지는 속도감 때문에 몬스터만의 독특한 주행감각이란 것이 존재했다. 그것 때문에 몬스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것 때문에 몬스터를 택하지 않은 사람도 존재하던, 호불호가 갈리던 모델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몬스터 1200은 주행성능과 디자인 모두 발전했다. 그리고 기존의 단점으로 꼽던 것들을 싹 해결해 버린 점은 라이더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반증이다. 물론 이 때문에 개성적이기 보단 평범해진 느낌도 있다. 하지만 이제 누구나 즐겁게 탈 수 있는 바이크 임은 확실하다.
DUCATI MONSTER 1200S 2017 | |
엔진 형식 | 수랭 4T L형 2기통 데스모드로믹 4밸브 |
보어×스트로크 | 106 × 69.7(mm) |
배기량 | 1,198cc |
압축비 | 13 : 1 |
최고출력 | 150hp / 9,250rpm |
최대토크 | 126.2Nm / 7,750rpm |
시동 방식 | 셀프 스타터 |
연료 공급 방식 | 전자제어 연료 분사식(FI) |
연료탱크용량 | 16.5ℓ |
변속기 | 6단 리턴 |
서스펜션 | (F) 48mm 텔레스코픽 도립 (R) 싱글쇽 모노스윙암 |
타이어 사이즈 | (F) 120/70 ZR17 (R) 190/55 ZR17 |
브레이크 | (F) 330mm 더블 디스크 (320mm 더블 디스크) (R) 245mm 싱글 디스크 |
전장×전폭×전고 | 2124×845×1162 |
휠베이스 | 1485mm |
시트 높이 | 795~820mm |
건조중량 | 185kg |
판매 가격 | 2,550만 원(2,090만 원) |
()는 노멀 사양의 몬스터 1200 |
credit
글 양현용 ㅣ 사진 양현용, 이민우
취재협조 두카티코리아 www.ducati-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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