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MOTORBIKE REVIEW REVIEW 스포스터, 그 본질의 추구. 할리데이비슨 로드스터

    스포스터, 그 본질의 추구. 할리데이비슨 로드스터

    0
    스포스터, 그 본질의 추구. 할리데이비슨 로드스터

     

    스포스터, 그 본질의 추구

    HARLEY-DAVIDSON 
    XL1200CX ROADSTER

     

    XL1200CX 로드스터는 우리가 알고 있던 할리데이비슨의 모습과 다른 모습 두 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다. 스포스터와는 다르지만 스포스터의 본질에는 한없이 가깝다. 겨누고 있는 시장은 명확하다. 요즘 카페레이서로, 또는 스크램블러로 변주되고 있는 유럽 브랜드들의 클래식 로드스터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로드스터의 부활

    로드스터의 역사는 제법 길다. 1979년식 ‘XLS 1000 로드스터’로 첫 로드스터 모델이 등장했다. 1986년 아이언헤드의 시대가 끝나고 에볼루션 엔진이 도입되며 현대적인 스포스터의 구성을 갖추게 되었다. 그리고 1996년에 ‘XL1200S 스포스터 1200 스포츠’가 등장했다. 고성능 서스펜션과 낮은 핸들 바, 미드마운트에 캐스트 휠 등 현재의 로드스터와 닮은 부분이 많은 차량이다. 그리고 2004년 스포스터 패밀리가 러버마운트로 개선된 신형으로 풀체인지 되며 X L1200S는 XL1200R 로드스터로 대체된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XL883R 883로드스터도 출시하며 로드스터의 맥을 이어오다 2013년에 단종 되었다, 그리고 잠시의 공백 후 완전히 새로워진 XL1200CX 로드스터로 부활했다.

     

    2003 Harley-Davidson XL1200S Sportster 1200 Sport
    2004 Harley-Davidson XL1200R Sportster 1200 Roadster

     

    이번에 부활한 로드스터는 유럽 브랜드들의 클래식 바이크를 상대해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되었다. 카페레이서와 스크램블러, 클래식 네이키드 모델은 물론 그를 기반으로 하는 커스텀씬까지 아우른다. 최근 여러 메이저 브랜드에서 포커스를 집중하고 있는 이 카테고리에 대한 할리데이비슨이 내놓은 답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할리데이비슨 스포스터로 만들어지는 스크램블러와 카페레이서는 인기가 좋았다. 이번 로드스터와 함께 순정 액세서리로 세퍼레이트 핸들과 백스텝 키트를 비롯해 다양한 커스텀 파츠를 준비한 것도 이러한 흐름을 따르는 것이다.

     

     

    익숙하지만 새롭다 

    누가 봐도 한눈에 스포스터임을 알 수 있을 만큼 스포스터 고유의 형태는 그대로 남아있다. 느긋한 크루저 스타일을 벗어나기 위해 뒷바퀴를 16인치에서 18인치로 키우고 리어 서스펜션 프런트 포크의 길이를 늘려 전반적으로 차고가 높아졌다. 그 변화만으로 실루엣에 긴장감이 더해지며 로드스터만의 분위기가 진해진다. 익숙한 형태지만 달라진 스타일로 익숙한 듯 새로운 디자인에 호기심 어린 호감이 생긴다. 여기에 스포크가 좌우로 교차되는 입체적인 디자인의 캐스트 휠과 스포스터 패밀리 중 가장 짧게 잘린 앞뒤 펜더, 건파이터 시트로 완성도와 디테일을 높였다. 두툼해진 프런트 포크가 주는 인상은 전면에서도 듬직함으로 느껴진다.

     

     

    시트에 앉으면 미드컨트롤의 편안한 자세의 하체에 핸들 바에 손을 올리면 상체가 앞으로 슬쩍 기울어지는 자세가 연출된다. 달리는 분위기는 적당히 내지만 기본적으로 편안하고 다루기 쉬운 포지션이다. 오른쪽 에어필터가 무릎 아래 걸리는 탓에 니그립이 불가능한 구조는 여느 스포스터와 같다. 다행히도 엉덩이 뒤쪽까지 감싸듯 받쳐주는 건파이터 시트 덕분에 주행에 큰 불편은 없다. 차량의 전체 높이는 높아졌지만 폭이 좁고 낮은 시트 형상으로 발착지성이 크게 부담스러워진 것은 아니다.

     

    실루엣에 긴장감이 더해지며 로드스터만의 분위기가 진해진다. 익숙한 형태지만 달라진 스타일로 익숙한 듯 새로운 디자인에 호기심 어린 호감이 생긴다

     

    신형 계기반은 작고 깔끔한 디자인에 다양한 정보를 표시하지만 시인성이 좋지 못하다

     

    짧게 잘린 리어펜더와 브레이크 등이 포 함 된 방향지시등

     

    크롬의 배기파이프 위로 무광블랙에 펀칭 가공된 방열판이 독특하다

     

    12.5리터의 탱크는 아이언과 동일한 디자인이다

     

    신형 에멀전 타입의 서스펜션은 스포스터 시리즈에 장착된 것 중 가장 긴 타입이다

     

    풋패그는 아이언과 같은 미드콘트롤 위치지만 중간이 꺾이며 살짝 뒤로 옮겨진 타입이다

     

    바이크를 타고 출발해 첫 코너를 돌아갈 때 이미 감탄사가 나온다. 바이크가 슥 기울며 앞바퀴가 먼저 호를 그리고 리어가 빠르게 그 라인 위로 올라타는 감각으로 돌아가는데 그 과정이 신속하고 자연스럽다. 뒷바퀴가 한 박자 느긋하게 뒤쫓는 크루저의 움직임과는 다르다. 리어 타이어 사이즈와 서스펜션의 높이가 바뀌었고 이에 따라 핸들의 레이크 각도가 변경되고 옵셋을 줄여 트레일이 완전히 새롭게 설정되는 등 스티어링 지오메트리가 완전히 새롭게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리어 타이어 폭이 150mm로 가느다란 점도 탁월한 핸들링에 좋은 영향을 준다. 또한 접지력을 향상시킨 새로운 던롭의 할리 전용 래디얼 타이어가 장착되었다. 지금까지 경험해 본 할리데이비슨 중 가장 뛰어난 핸들링을 보여준다. 심지어 스포츠 모델이었던 XR1200보다 가볍고 경쾌했다. 도심에서 좌회전 우회전은 물론 유턴까지 즐겁게 달릴 수 있을 만큼 기분 좋은 회전 감각이다.

     

     

    본격적인 와인딩에서도 즐거움은 이어진다. 물론 최신 바이크의 기술로 만들어지는 경쟁 모델들에 비하면 2004년에 등장한 이래로 부분적인 업데이트만 이뤄지며 이어온 모델이라 아무래도 무겁고 성능 면에서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보통의 스포스터에 비하면 높아진 차고 덕분에 허무하리만큼 일찌감치 노면에 스텝이 닿아버리는 일은 없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바퀴가 돌아가고 타이어가 지면과 맞닿아 만들어지는 접지감이 진하게 느껴지는 점이다. 코너를 탈출하며 스로틀을 열 때 이 접지감은 자신감으로 고스란히 바뀐다. 여기에 맛깔스러운 엔진필링까지 더해지면 절대속도를 뛰어넘는 재미를 준다.

     

    에어필터 박스는 스포스터 시리즈의 전통적인 스타일의 오벌타입이다

     

    1200에볼루션 엔진

    할리데이비슨 매력의 7할은 고유의 V트윈 엔진에서 나온다. 스포스터 패밀리에 쓰이는 1200cc 에볼루션 엔진은 약간은 저속에서 “두둥 두둥” 터지는 특유의 엔진필링뿐만 아니라 고속으로 돌아갈 때의 회전 감각도 무척 매력적이다. 무려 30년을 숙성시킨 엔진이니 완성도도 짐작할 만 할 것이다. 넓고 두툼한 토크에 회전 상승 감각도 쥐어짜는 느낌이 없이 시원시원하다. 기본이 느긋한 바이크는 맞지만 제대로 달리고자 하면 결코 깔볼만한 성능은 아니다.

    공랭 엔진임에도 유로4에 대응하는 모델인 만큼 순정 배기 시스템은 소음이 상당히 억제되었다. 순정상태라면 동네 골목길을 지나 도 피해를 주지 않을 수준으로 오히려 조금 밋밋하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엔진 자체의 진동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러버 마운트에서 진동을 흡수하는 구조로 엔진의 맥동감은 라이더에게 전달한다. 조용하면서도 엔진 필링은 확실히 느낄 수 있는 비결이다. 5단 탑기어에서 낮은 회전수로 툴툴거리며 달리는 감각은 할리 크루저의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으면서 엔진 회전수를 올려서 달리기 시작하면 와일드한 로드스터의 매력을 풀풀 풍긴다. 두 가지 상반된 매력을 모두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이다.

     

     

    할리데이비슨을 대표하는 스포스터라는 좋은 재료를 가지고 요리한 모델이기에 새롭지만 그 완성도가 상당히 높았다. 특히 ‘스포스터’라는 이름이 가진 ‘스포츠 로드스터’라는 의미에 더없이 잘 어울린다

     

    차별화된 성능들 

    이번 로드스터의 가장 큰 변경점이라고 할 수 있는 전후 서스펜션은 작동감이 무척 고급스럽고 거동의 허둥거림도 없다. 프런트 포크는 XR1200 이후 처음으로 도립식 포크가 장착된다. 성능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제동 시에는 프런트 포크가 조금 무른 느낌이지만 전반적으로 승차감과 스포티한 세팅 사이에서 밸런스가 좋다. 다만 댐핑을 조절할 수 없는 점은 아쉽다. 리어 쇽업소버는 프리로드 조절만이 가능하다. 달리기 성능을 중시 한 만큼 프런트의 더블디스크 브레이크가 기본으로 장착되었다. 제동력은 스포스터 중에는 최고다. 로터의 구경이 기존의 883로드스터보다 확대되어 제동력과 컨트롤이 더욱 좋아졌다. 절대 제동력이 높아진 것도 좋지만 섬세하게 컨트롤할 수 있다는 점이 더 좋다. ABS도 기본으로 장착된다.

     

    스포츠 로드스터의 정수 

    과거의 XR1200은 할리데이비슨의 스포츠 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출시되었지만 국내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바이크 자체는 무척 재미있었고 사람들 사이에서는 회자되었지만 실제 할리데이비슨 고객층이 원하는 이미지와는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로드스터라면 XR1200이 이루지 못한 새로운 할리데이비슨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할리데이비슨을 대표하는 스포스터라는 좋은 재료를 가지고 요리한 모델이기에 새롭지만 그 완성도가 상당히 높았다. 특히 ‘스포스터’라는 이름이 가진 ‘스포츠 로드스터’라는 의미에 더없이 잘 어울린다.

    달리는 재미는 물론 서있을 때의 스타일도 만족스럽다. 개성적이면서도 잘 정제된 매력이 있다. 기존의 할리데이비슨이 취향이 아니었던 라이더라도 관심이 생길 만큼 보편적인 관점에서 잘 생겼다. 순정상태도 충분히 멋지지만 조금만 손을 대도 카페레이서부터 스크램블러, 플랫 트래커 등의 커스텀 베이스로도 훌륭한 재료가 될 것이다.

     

    세퍼레이트 핸들과 백스텝 키트를 장착한 XL1200CX로드스터

     

      HARLEY-DAVIDSON XL1200CX ROADSTER  


    | 엔진형식 공랭 4스트로크 V형 2기통 OHV   | 보어×스트로크 88.9 × 96.8(mm)  | 배기량 1200cc  | 압축비 10 : 1  |  최고출력 미발표 |  최대토크 미발표 |  시동 방식 셀프 스타터  |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 분사식(FI)  |  연료탱크용량 12.5ℓ |  변속기 5단  |  서스펜션 (F)텔레스코픽 도립 (R)더블쇽 스윙암  |  타이어 사이즈 (F)120/70 R19 (R)150/70 R18  |  브레이크 (F)더블디스크 (R)싱글디스크  | 전장×전폭×전고 2185×785×– |  휠베이스 1505mm  |  시트 높이 785mm  |  차량 중량 259kg  |  판매 가격 2150만 원  |

     

     


     

     

    credit

     양현용 편집장  |  사진 MB 편집부 
    취재협조 할리데이비슨코리아 www.harley-korea.com

     

    본 기사를 블로그, 커뮤니티, 웹사이트 등에 기사를 재편집하거나 출처를 밝히지 않을 경우, 그 책임을 뭍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웹사이트 내 모든 컨텐츠의 소유는 모토라보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