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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버리터 스크램블러의 등장, BMW R nineT SCRAMB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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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버리터 스크램블러의 등장, BMW R nineT SCRAMBLER

    오버리터 스크램블러의 등장

    BMW R nineT SCRAMBLER

     

    BMW 모토라드가 9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헤리티지 모델인 R nineT는 박서엔진의 원초적인 매력과 전통적인 로드스터 스타일에 최신의 기술을 녹여만든 모델이다.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스크램블러가 알나인티의 영역을 확대한다.

     

     


     

     

    2013년 수랭 엔진의 R 1200 GS의 등장이후 박서엔진 라인업이 성능 향상과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수랭 엔진으로 변경되며 알나인티가 공랭 엔진을 사용하는 마지막 모델이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 만 알나인티는 전 세계적으로 불어온 클래식 바이크 열풍과 커스텀 시장의 확대 물결을 타고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히트를 치게 된다. 그리고 이 상승세를 이어 가기 위한 첫 타자가 바로 알나인티 스크램블러이다.

     

     

     

    SCRAMBLER 

    스크램블러는 포장도로보다 비포장도로가 더 많던 옛날에 젊은이들이 오프로드에서 빠르게 달리기 위해 모터사이클을 개조한 것에서 시작된 장르다. 요철에 걸리지 않도록 배기라인을 위로 올리고 서스펜션의 길이를 늘이고 블록타이어를 끼우는 것이 스크램블러를 상징하는 이미지가 된 것이다. 지금의 듀얼퍼퍼스 바이크들의 시초가 되었고 한때 폭풍처럼 인기를 끌었던 지나간 스타일이지만 레트로 붐에 힘입어 다시 유행하고 있다.

     

    철재 탱크로 변경되어 이제 자석이 붙는다. 같은 디자인임에도 어쩐 일인지 제원 상 용량은 1리터 줄어들은 17리터

     

    스크램블러는 알나인티와 많은 것을 공유하는 모델이지만 엔진과 프레임을 제외한 나머지는 전용부품들이 대부분일 만큼 구성은 사뭇 다르다. 연료탱크는 알나인티와 디자인은 같지만 재질이 알루미늄에서 철재로 바뀌었다. 어쩌다 보니 출시 순서가 반대이긴 하지만 알나인티는 90주년을 기념하는 스페셜 모델인 반면 스크램블러는 일반 모델로 원가절감이 고려된 것이다. 전후 휠은 R 1200 GS 시리즈에 사용되는 크로스 스포크 휠을 가져왔고(해외 출시 사양은 캐스트 휠이지 만 현재 출시한 국내 사양은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고려해 크로스 스포크 휠이 기본 장착된다) 일체형 시트, 높아진 핸들 바를 달았다. 19인치로 커진 프론트 휠은 스크램블러의 당당함의 원천이다. 튜브가 들어가는 나인티의 순정 스포크 휠과는 달리 림 테두리에 스포크가 연결되어있는 튜브리스 타입이다.

     

    스크램블러를 찬찬히 뜯어보면 모든 부품들이 완전 현대식임을 알 수 있다. 헤드라이트, 연료탱크, 엔진헤드부터 배기 시스템의 끝까지 큰 덩어리는 물론 작은 부품 하나하나에 모두 현대적인 감각의 디자인 요소가 배어있다. 하지만 그런 부품들이 모여 만드는 전체적인 실루엣은 고전적인 매력을 듬뿍 담고 있다. 이상적인 네오클래식 스타일이다. 컬러는 전체적으로 광택을 배제한 차분한 메탈릭 컬러가 단단한 느낌을 준다. 순정치고 상당히 고급스러운 갈색 시트가 전체 디자인이 지루해지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준다. 전반적으로 스크램블러 장르치고는 상당히 어른스럽고 진지한 느낌이다.

     

    고급스러운 브라운 컬러의 가죽시트. 청바지를 입고 앉으면 쉽게 이염되는 컬러다

     

    엔진의 존재감 넘치는 볼륨과 큼직한 프론트 휠 덕분에 덩치가 상당히 크게 느껴진다. 스크램블러라는 장르 치곤 지나치게 큰 느낌도 든다. 덕분에 나같이 덩치가 큰 사람들에겐 아주 좋은 사이즈, 역시 게르만족의 기준인가 싶다. 하지만 첫인상은 경쾌하게 타기엔 조금 무겁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앞섰다. 다행히 막상 시트에 앉으면 상체가 서고 여유로운 포지션이 연출되어 싱글 실린더 방식의 작은 계기반 덕분에 눈앞에 보이는 부피가 작아 심리적인 부담은 줄어든다. 소소한 변화 중 순정 미러가 레트로 감각의 둥근 미러로 장착된 것은 반갑다. 분위기에 잘 어울릴 뿐 아니라 적당한 크기에 후방 시야도 좋다.

     

    열선 그립은 오른쪽 그립의 버튼으로 제어한다

     

    같은 엔진으로 이렇게나 다른 주행감각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엔진의 드라이한 배기음과 투박한 회전 질감은 공랭 박서엔진의 매력이다. 스크램블러답게 업마운트 된 순정 배기 시스템은 아크라포비치에서 다듬어 꽤 박력 있는 소리를 낸다. 펀칭 디테일이 더해진 히트가드나 소음기의 입체적인 디자인으로 완성도가 높아 특별한 목적이 아니라면 튜닝 배기 시스템으로의 교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 같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6초, 최고속 200km/h 이상이라는 퍼포먼스는 스크램블러에 기대하는 수준을 가볍게 상회한다. 실제로 스크램블러 장르에서 가장 강력한 성능이다. 유로4 기준에 완벽하게 대응하면서도 출력은 떨어지지 않았다.

    주행 테스트에서 인상적인 점은 알나인티 보다 안정적인 자세와 주행감각 때문인지 속도감이 덜 느껴졌다는 것이다. 원래부터 알나인티는 가벼운 구성에 파워풀한 엔진, 단단한 서스펜션과 스포티한 핸들링 특성, 그리고 실제보다 빠르게 느껴지는 속도감 덕분에 스포츠 바이크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활기찬 주행감각이 특징이었다. 하지만 스크램블러는 한결 느긋한 감각에 속도가 더디 붙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여유로움을 연출한다.

    특히 19인치 휠에서 붙여나가는 자이로 효과가 더해진 것은 물론 프론트 휠이 커지며 포크의 길이도 늘어났고 전륜과 차체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 포크의 옵셋도 멀어졌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캐스터각과 휠베이스가 변해 안정성이 커졌다. 핸들바는 동일하지만 20mm 정도 높아진 클램프와 바퀴 따라 올라온 프론트 덕분에 포지션도 더욱 업라이트 상태가 되고 이에 맞춰 스텝 위치도 조절되었다. 덕분에 주행 내내 편안한 느낌이다.

     

    스텝은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해 고무를 벗겨낼 수 있다

     

    프론트 포크가 정립식 텔레스코픽으로 변경된 점도 마음에 든다. 프론트 125mm 리어 140mm(알나인티는 전후 모두 120mm)로 늘어난 트래블로 충격 흡수 한계가 높고 한결 부드러워진 서스펜션 덕분에 주행 스트레스도 덜해졌다. 같은 엔진으로 이렇게나 다른 주행감각이라는 것이 신기할 정도인데 이래서 바이크가 재밌는 것이다.

     

     

    핸들링은 회전 자체가 날카롭지는 않지만 기울이는 과정은 가볍다. 50km/h 이하의 저속에서는 기울이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스티어링 댐퍼의 저항이 약간 느껴지지만 방향을 한번 잡고 나면 기울인 상태에서 방향을 타고 꺾여 들어가는 감각이 자연스럽다. 스티어링 감각은 고속으로 갈수록 뉴트럴에 가깝고 안정적이 된다. 브레이크는 320mm 대구경 디스크를 달고 있지만 칼 같은 제동력이 아닌 콘트롤하기 좋은 세팅이다. 개인적으로는 과한 성능의 브레이크보다 이런 세팅이 마음에 든다.

     

    오프로드 테스트 

    오프로드 주행에 대한 고려는 바이크 면면에서 발견된다. 전후 단차 없이 평평히 이어진 일체형 시트는 전후 체중이동을 적극적으로 하기 좋다. 또한 타이어 사이즈가 R 1200 GS와 같은 것도 큰 장점이다. 각 타이어 브랜드가 기술을 집중하는 최신의 듀얼퍼퍼스 타이어를 그대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엔듀로 모델을 따라가기는 힘들겠지만 대부분의 듀얼퍼퍼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달릴 수 있을 정도의 퍼포먼스는 내준다

     

    공랭 박서엔진에 GS로부터 가져 온 휠의 조합으로 사실상 하체는 GS와 다를 것이 없는 수준이니 오프로드 역시 잘 달리는 게 당연하다는 것은 예상하기 쉽다. 무게가 가벼워지고 발착지성이 좋아 부담감도 덜하다. 긴 휠베이스로 리어가 흐르기 시작하는 시점이 부드러워 미끄러짐에 대한 부담감은 크지 않다. 무게는 의외로 묵직하다. R 1200 GS 보다는 20kg가량 가볍고 F 800 GS보다는 약간 무겁다. 온로드에서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묵직함이 오프로드에서는 제법 신경 쓰인다. 그대로 본격 엔듀로 모델을 따라가기에는 힘들겠지만 대부분의 듀얼퍼퍼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달릴 수 있을 정도의 퍼포먼스는 내준다.

     

    ASC의 해지 설정은 주행 중에도 버튼을 길게 누르는 것만으로 가능해 편리하다

     

    기본적인 이야기지만 오프로드에서 달리려면 기본으로 적용된 ASC의 해지가 필수다. BMW의 트랙션 컨트롤 기능인 ASC는 전후 휠의 회전속도 차이를 검출해 작동하는 방식으로 개입이 빠른 편이다. 그래서 약간만 미끄러운 노면을 만나도 계속 점화가 차단되어 버벅이는 탓에 제대로 가속할 수 없다. 다만 ABS는 온로드 성향의 순정 타이어가 오프로드에서는 그립한계가 낮아 작동하는 편이 안심감이 높았다.

     

     

    기본적인 이야기지만 오프로드에서 달리려면 기본으로 적용된 ASC의 해지가 필수다. BMW의 트랙션 컨트롤 기능인 ASC는 전후 휠의 회전속도 차이를 검출해 작동하는 방식으로 개입이 빠른 편이다. 그래서 약간만 미끄러운 노면을 만나도 계속 점화가 차단되어 버벅이는 탓에 제대로 가속할 수 없다. 다만 ABS는 온로드 성향의 순정 타이어가 오프로드에서는 그립한계가 낮아 작동하는 편이 안심감이 높았다.

     

    높은 완성도, 하지만…

    BMW가 정의하는 스크램블러는 그들만의 주관이 많이 담긴 것이었다. 그리고 단순한 가지치기 모델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독자적인 모델로서의 완성도에 감탄했다. 디자인의 완성도는 물론 주행 품질도 나무랄 데 없이 좋았고 ASC와 열선그립같이 BMW 브랜드에 기대하는 기본 패키지를 잘 갖추고 있는 점도 좋다. 반면 스크램블러라는 장르가 가지는 놀이 감각의 부재는 조금 아쉽다. 일단 220kg이 넘는 무게는 온로드에서 스포츠 라이딩을 즐기는 데는 별문제 없지만 오프로드에서는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 된다. 잘 달리는 것과 즐겁냐는 것은 다른 문제인데 스크램블러로 오프로드를 달리면 꽤나 잘 달림에도 불구하고 무게가 재미를 깎아먹는 느낌이다. 온로드만 달릴 셈이라면 상관없는 이야기겠지만 말이다.

    또한 지금의 컬러도 고급스럽고 좋지만 스크램블러라면 역시 조금 더 발랄한 편이 좋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지금의 이미지는 전체적으로 능력 있고 운동도 잘하면서 얼굴도 잘생겼는데 너무 진지한 데다가 노는 데는 좀 서툰 아이의 느낌이랄까?

    하지만 다시 곰곰이 되짚어보니 역시 BMW의 판단이 옳았다는 결론이다. 스크램블러는 지금까지 BMW가 전개해온 방향의 연장선상에서 벗어나지 않고 대중이 BMW에게 바라는 기대치를 충족시켜주는 결과물이다. 브랜드는 선을 긋고 그 너머의 재미로 발을 내딛는 것은 라이더의 몫으로 돌리는 것이 요즘의 트렌드니까.


     

     

    R nineT Family

    앞으로 알나인티 라인업에는 레이서와 퓨어, 그리고 어반G/S가 출시 대기 중이다. 그렇게 되면 총 5개의 각기 다른 알나인티로 클래식의 풀 라인업을 구축하게 된다.

     

     

     


     

     

    credit

     양현용 편집장   사진 이민우/양현용 
    취재협조 BMW모토라드코리아www.bmwmotorr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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