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한 디자인과 알찬 구성
SUZUKI
V-STROM
1050XT
스즈키의 대표 어드벤처 모델인 V-스트롬이 디자인과 각종 전자 장치를 업데이트하고 나타났다.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오프로드 머신인 DR 시리즈를 투영하여 전작보다 날렵한 인상을 갖췄으며 유로 5에 대응하는 엔진을 탑재했다.
V-STROM HISTORY
스즈키의 V-스트롬 1000은 2002년에 데뷔했다. 초기 모델은 996cc V형 2기통 엔진을 탑재하고 온로드 투어링에 집중된 바이크였다. 2003년 프리로드 조절이 가능한 프런트포크가 장착되었고 2004년에는 ECU의 사양을 높이고 방향지시등, 핸들 가드, 조절식 윈드 스크린 등을 업데이트했다. 약간의 변화를 이어오던 DL 1000은 2007년부터 큰 변화 없이 생산되다가 2013년에 듀얼 헤드라이트가 아닌 원형 싱글 헤드라이트를 적용하고 프런트 비크부터 사이드 페어링, 휠 디자인, 시트 등 거의 모든 부분이 변경된 V-스트롬 1000이 공개되었다. 엔진의 보어를 키워 배기량을 1,037cc로 높였으며 당시의 최신 전자 장치를 대거 투입했다. 스즈키의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이 처음으로 도입된 모델이다. 이후 2020년에 출시한 V-스트롬 1050은 또 한 번의 스타일 체인지를 감행하고 엔진 특성을 조정하였으며 각종 전자 장치를 탑재해 경쟁력을 키웠다.
INSPIRED BY THE DR-BIG
2020 V-스트롬 1050XT는 1988년에 출시하여 인기를 끌었던 DR-빅 모델 디자인을 더욱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날렵하고 곧게 뻗은 비크와 사이드 페어링, 사각형 헤드라이트, 시트의 형상까지 많은 부분이 흡사하다. 특히 과거의 레드와 화이트 색상을 그대로 조합했는데 과거보다 밝은 톤을 사용하여 존재감이 높다. 사이드 페어링에 있던 통기구까지 비슷한 위치에 삽입했다. 와이어 스포크 휠을 장착하고 전도 시 엔진을 보호해 줄 엔진 가드가 장착되어 있다. 특징적인 사각형의 헤드라이트 디자인은 신형 카타나에 사용한 사각의 LED 헤드라이트를 사용해 재현했다.
작은 듯 커다란 변화
이름 때문에 배기량이 변화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 스즈키 V-스트롬은 초기에 996cc 엔진을 사용해오다가 이미 2013년부터 1,037cc 엔진을 쓰고 있었다. 완성도 높은 엔진이기 때문에 최신 V-스트롬 1050에도 이전과 같은 배기량의 엔진이 장착된다. 하지만 엔진 특성을 조정하여 유로 5 인증에 대응하면서도 이전보다 강력한 엔진을 완성했다. 캠샤프트와 캠 타이밍을 조정하고 배기 시스템을 개선하여 흡기와 배기 효율을 모두 상승시켰다. 엔진 컨트롤 모듈러를 업데이트하고 라디에이터와 오일 쿨러를 새롭게 개발하여 냉각 효과도 극대화했다.
초반 토크는 이전보다 부드럽게 설정되어 시내 주행이나 출발 시의 조작성이 좋아졌다. 업데이트된 로우 rpm 어시스트 시스템의 이질감이 적어진 것도 한몫을 한다. 최대 토크가 분출되는 시점은 4,000rpm에서 6,000rpm으로 조정되었는데 전반적으로 토크 곡선이 부드럽게 이어지다 후반에 최대 토크를 내는 설정이다. 이전 모델보다 수치상의 최대 토크는 낮아졌지만 전체적인 영역의 토크가 증가하여 더욱 여유롭고 다이내믹한 주행이 가능하다. 최고출력은 6마력 증가하여 8,500rpm에서 106마력의 출력을 뿜어내고 고회전으로 돌리는 재미가 더해졌다.
고급스럽고 똑똑한 XT
이번 시승은 V-스트롬 1050에 오프로드 투어링이 고려되고 고사양 부품이 장착된 XT 모델만 시승했다. 기본 모델보다 각종 전자 장치를 부가적으로 탑재하고 있으며 외관 컬러와 장착된 부품들이 다소 다르다. 오프로드 주행 중 전도를 고려한 엔진 가드와 노면의 충격을 효과적으로 걸러내기 위한 와이어 스포크 휠이 장착된다. 여기에 LED 방향지시등, 엔진 언더 커버, 너클 커버, 쉽게 높이 조절을 할 수 있는 윈드 스크린(일반 모델은 공구를 사용하여 높이 조절이 가능하다), 시트, 메인스탠드, 날렵한 디자인의 사이드 미러, 리어 시트 아래에 12V DC 소켓 등 다양한 옵션이 적용된 모델이다.
V-스트롬 1050에는 S.I.R.S(스즈키 인텔리전트 라이드 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전자식 스로틀, 조절식 트랙션 컨트롤, 스즈키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 스즈키 이지 스타트 시스템, 로우 RPM 어시스트 시스템 등 각종 전자장비가 장착된다. 또한 XT 모델에는 장거리 주행에 편리한 크루즈 컨트롤, 모션 트랙 브레이크 시스템 및 연동 브레이크 시스템, 힐 홀드 컨트롤, 슬로프 디펜던트 컨트롤 시스템, 로드 디펜던트 컨트롤 시스템을 추가로 탑재하고 있다. 업데이트된 6방향 3축 IMU(관성측정장치)와 기어 포지션 센서, 전후 휠 속도 센서, 스로틀 포지션 센서 등으로 바이크의 상태를 파악하고 라이더를 안전하게 돕는다.
IMU와 직접 연결되어 있는 기능은 3단계로 조절이 가능한 트랙션 컨트롤과 선회 중 제동 상황을 돕는 모션 트랙 브레이크 시스템, 오르막에서 출발할 때 밀리는 것을 방지하는 힐 홀드 컨트롤이 적용된다. 또한 내리막에서 제동할 때 프런트에 하중이 집중되고 리어가 들리는 것을 방지하도록 제동력을 배분하는 슬로프 디펜던트 컨트롤 시스템 등이 있다. 바이크에 탠덤이나 화물 적재로 무게가 늘어나도 제동력이 일관적으로 느껴지도록 전후 제동력을 배분하는 로드 디펜던트 컨트롤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V-스트롬 1050XT에는 크루즈 컨트롤이 적용되어 장거리 주행 중 편리함을 더한다. 핸들 오른쪽 하단에 위치한 크루즈 컨트롤 버튼을 눌러 켜고 끌 수 있으며 핸들의 왼쪽 스위치 뭉치를 이용하여 속도 세팅 및 조절이 가능하다. 4단 이상의 기어로 50km/h 이상 160km/h 이하의 속도라면 언제든지 설정할 수 있다.
안정적인 주행에 더해진 편리함
V-스트롬 1050 XT의 시트고는 850mm(870mm로 높이 조절 가능)로 다소 높은 편이나 라이더가 직접 앉았을 때는 생각보다 낮게 느껴진다. 시트의 형상과 다리를 내리는 공간을 날렵하게 디자인한 덕분이다. 무게중심은 낮게 깔려 있기 때문에 제자리에 서있거나 바이크를 옮길 때 부담이 적다. 핸들의 넓이나 위치가 적절하여 편안한 포지션이 연출된다. 20L의 연료탱크는 날렵한 디자인으로 다리 자세가 편안하고 주행 중 홀딩이 효과적이다. 시트의 위치가 전후로 길기 때문에 앞으로 당겨 앉으면 공격적인 자세가 취해지고 뒤쪽에 위치하면 여유로운 자세가 된다.
클러치를 떼고 움직일 때 작동하는 로우 rpm 어시스트는 이질감 없이 작동한다. 클러치 조작이 미숙한 라이더라면 큰 도움이 되는 부분이며 출발할 때 시동이 잘 꺼지지 않기 때문에 오프로드에서도 좋은 효과를 낸다. 바이크가 움직이면서 시트 아래에 느껴지는 안정감이 상당하다. 주행모드는 A, B, C 총 세 가지 모드가 있으며 A 모드는 스로틀 반응이 가장 날렵하고 B 모드는 비교적 부드러운 반응으로 설정된다. C 모드는 스로틀 반응이 가장 부드럽고 느긋한 설정으로 초심자나 미끄러운 노면에서 사용하기 좋다. 세 가지 모드가 응답성의 차이일 뿐 전부 최고출력에 도달할 수 있지만 A 모드로 신나게 달리다가 그와 반대되는 C 모드를 설정하면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로 스로틀 반응의 차이가 크다. 트랙션 컨트롤은 3단계로 조절이 가능하고 완전히 끌 수도 있다. 공도에서는 3단계의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모두 안전한 설정이다.
온로드에서 브리지스톤의 배틀랙스 어드벤처 A41 타이어와 단단한 세팅의 서스펜션의 조합은 노면을 꾸준히 잡아준다. 낮은 회전수 영역의 토크가 다듬어진 덕분에 저속 움직임이 부드럽다. 좌우로 연속되는 코너에서 움직임은 수치상의 무게를 잊게 만든다. 일반적인 어드벤처 모델처럼 프런트에 19인치, 리어에 17인치 휠을 탑재하고 있지만 타이어 폭은 키우지 않았고 이전보다 292g 가벼운 알루미늄 테이퍼드 핸들바도 가벼운 핸들링 감각에 일조한다. 바이크는 쉽게 기울지만 안정적이다. 전후 무게 배분이 고르기 때문에 피로하지 않고 제동이나 가속에 따른 바이크의 기울기를 파악하기 쉽다. 특히 서스펜션의 스트로크가 짧고 타이어의 마찰력이 우수해 재빠른 동작이 가능했다. 앞뒤 모두 KYB제 조절식 서스펜션을 장착해 달리는 노면이나 라이더의 실력 등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하여 프런트에 19인치 휠을 장착하고 있지만 어드벤처보다 스포츠 투어링 장르에 더 어울리는 주행 감각이다.
길을 벗어나도 다루기 쉬운 어드벤처
낮은 무게중심과 수준 높은 전자 장치는 오프로드에서도 빛을 발휘한다. DR의 이미지를 적극 반영한 외관에 비해서는 타이어와 서스펜션 스트로크, 그리고 최저 지상고를 보면 온로드 중심의 어드벤처 모델임이 틀림없지만 예상보다 오프로드도 잘 달려준다. 바이크의 전체적인 무게 배분이 고르고 각종 전자 장치가 돕기 때문이다. 새로 디자인된 풋 패그는 고무 패드를 쉽게 제거할 수 있고 전작보다 넓어 스탠딩 포지션을 취하더라도 불안하지 않다. 공도에서 뛰어난 그립을 보여준 배틀랙스 A41은 공기압을 약간 조절하는 것만으로 오프로드 주행이 가능하다.
툭툭거리는 V-트윈 엔진의 특성으로 노면의 마찰력을 읽기 쉽고 스로틀을 잘못 조작하더라도 전자 장치가 개입하며 안정된 자세를 유지한다. 스로틀 반응, 트랙션 컨트롤을 별개로 조절할 수 있어서 라이더의 기량에 맞게 설정하기 좋다. 더 과격한 주행을 위해서 트랙션 컨트롤을 해제하고 스로틀을 열자 리어가 옆으로 흐른다. A41 타이어의 특성상 순간적인 큰 토크가 실리면 흙길에서 마찰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전자 장치가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있었는지 알게 되는 순간이다. 다시 트랙션 컨트롤을 켜고 스로틀 반응을 부드럽게 설정하자 250kg이 육박하는 어드벤처 바이크가 맞는지 착각이 들 정도로 쉽다.
ABS의 단계별 차이는 오프로드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개입을 강하게 하면 약간의 슬립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제동보다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한다. 전자 장치가 빠르게 개입하니 언제든지 프런트 레버를 당길 수 있고 연동 브레이크 시스템 덕분에 노즈 다운도 크게 생기지 않는다. 개입을 약하게 했을 때는 약간의 미끄러짐을 허용하다가 급하게 개입한다. 묵직한 어드벤처 바이크가 프런트가 밀리다가 하중이 실리게 되면 그립을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ABS의 두 단계 모두 안전한 설정으로 보인다. 비포장도로에서 속도를 높여보니 의외로 서스펜션이 잘 받아준다. 스트로크가 짧지만 단단한 세팅이고 차체 무게로 지긋이 눌러주고 있기 때문에 노면의 충격을 하부에서 걸러내는 느낌이다. 물론 스트로크가 좀 더 길고 지상고가 높아진다면 오프로드에서 더 뛰어난 성능을 내겠지만 지금의 V-스트롬이 가진 캐릭터는 깨지게 될 것이다.
누구에게나 만족스러울 선택
전 세계적으로 어드벤처 시장이 확대되면서 다양한 브랜드들이 어드벤처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또한 더욱 까다로워진 유로 5 인증 기준을 대응하는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V-스트롬은 유로 5 인증을 완료한 첫 어드벤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엔진 자체의 사이즈를 바꾸지 않고 유로 5 인증에 부합하는 조건을 완성하였고 성능 역시 과거보다 발전된 수치를 기록했다. V-스트롬은 출시 이후부터 부족한 부분은 개선하고 새로운 기능은 탑재하며 많은 라이더들에게 사랑받아왔다. 모든 모터사이클 브랜드를 통틀어 18년 동안 같은 이름으로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모델이 얼마나 될까. 역사가 말해주듯 이번에 출시한 V-스트롬 1050XT 역시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것이다.
SUZUKI V-STROM 1050XT
엔진 형식 수랭 4스트로크 V형 2기통 보어×스트로크 100 × 66(mm) 배기량 1,037cc 압축비 11.5 : 1 최고출력 106hp / 8,500rpm 최대토크 100Nm/6,000rpm 시동 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 공급 방식 전자제어 연료 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20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3mm텔레스코픽 도립 (R)링크 타입 싱글 쇽 타이어 사이즈 (F)110/80 ZR19 (R)150/70 ZR17 브레이크 (F)310mm더블디스크 (R)260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265×940×1,465 휠베이스 1,555mm 시트높이 850mm 차량중량 247kg 판매 가격 가격미정
글 윤연수
사진 스즈키
취재협조 스즈키 코리아 www.suzuk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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