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함 속의 풍만한 파워. BMW S 1000 RR

    BMW S 1000 RR

    2009년 S 1000 RR이 처음 공개되었을 당시 뛰어난 전자 장치와 성능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로부터 9년 만인 2018년 새로운 S 1000 RR이 공개되었다. 외관부터 내부까지 완전히 달라졌고 자동차에 적용되던 M 패키지를 더한 S 1000 RR이 출시했다

    2009년 투어링 모터사이클에 집중하던 BMW가 그동안 쌓여온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역동적인 방향으로 돌리기 위해 선보인 모델이 S 1000 RR이다. 동시에 WSBK(슈퍼바이크 월드 챔피언십)에 참전해 화제를 모았다. S 1000 RR은 14,200rpm까지 회전수를 돌리는 999cc 4기통 엔진이 탑재된 강력한 모델이었다. 그 당시 ABS가 기본 탑재되고 전자식 트랙션 컨트롤을 적용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었다. 해가 지날수록 외관과 내부 성능의 진화를 거듭해서 2019년에는 새로운 3세대 모델을 출시했다. 그중에서도 다양한 옵션이 적용된 M 패키지 모델이 이번 시승기의 주인공이다.

    부드럽고 진보적인 디자인

    초기 모델의 짝눈 헤드라이트는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디자인이었다. 이번 S 1000 RR은 좌우 대칭을 이루는 디자인을 채택했다. 돌고래를 닮은 부드러운 모습에 여전히 호불호가 갈리지만 짝눈 헤드라이트를 싫어하던 라이더들은 화색이 돋는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업데이트를 거쳤지만 외관이 완전히 업데이트된 것은 9년 만이라서 그런지 디자인의 많은 부분이 진보적으로 느껴진다. 

    (좌) LED가 적용된 헤드라이트에는 U자 형태의 DRL이 들어온다 / (우) 전방 방향지시등은 사이드 미러에 삽입되어 있다
    (좌) 후미등, 방향 지시등, 미등 역할을 한 번에 하는 리어 램프/ (우) M 패키지 모델에는 M 로고가 삽입된 시트가 장착되며 앞뒤 공간이 넓어 체중이동하기 좋다

    둥글게 넘어가는 형태의 프런트 페어링을 시작으로 측면과 연료탱크까지 모두 부드럽다. 그 위에 브랜드 컬러로 꾸며진 데칼이 얹어지면서 부드러움 위에 날렵함을 올린 모습이다. 특히 전면의 LED 헤드라이트는 상대방을 바라보고 있는 눈동자 같고, 시동을 켜고 끌 때 눈을 뜨고 감는 동작처럼 보여 살아있는 듯하다. 리어는 방향지시등 하나로 주간 주행등, 방향지시등, 브레이크등 역할을 하여 깔끔하며 트랙 주행을 위해 제거할 때도 간편하다.

    세월에 맞게 강해지다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환경규제에도 모터사이클 브랜드들은 막강한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모델들을 계속 출시하고 있다. 특히나 슈퍼바이크 시장에서는 200마력이라는 수치가 기준이 되고 있으며 차량 중량 대비 마력 비율의 수치로 그 바이크를 소개한다. 

    (좌) 리어에는 220mm 디스크와 브렘보 싱글 피스톤 캘리퍼가 조합되어 제동을 돕는다 / (우) 리어 쇽은 압축과 신장 모두 조절이 가능하며 능동형 서스펜션인 다이내믹 댐핑 컨트롤이 적용된다

    신형 S 1000 RR은 이전보다 가볍고 빠르며 쉽게 다룰 수 있다. BMW의 시프트 캠 기술로 저회전과 중간 회전 구간의 토크를 채워 5,500rpm에서 14,500rpm까지 100Nm 이상의 토크를 유지하며 피크 파워도 상승시켜 207마력을 완성했다. 게다가 이전 모델과 비교해 엔진 무게는 4kg이 줄었고 배기 머플러는 1.3kg, 새롭게 디자인한 스윙암은 300g 정도 가벼워졌으니 상승된 출력보다 더 큰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서스펜션의 무게도 줄이고 지오메트리를 새롭게 설정하여 스티어링 헤드 각도가 0.4° 가파른 66.9°가 되었고 캐스터는 이전보다 2.6mm 줄어 93.9mm가 되었다. 차량 전체 무게는 크게 줄었지만 프런트 휠 하중은 1.5% 증가시켰다. 이는 라이더의 무게를 더욱 효과적으로 분산시킬 뿐 아니라 가벼운 핸들링을 제공한다. 

    (좌) 새롭게 개발된 엔진은 전작보다 무게를 4kg 줄이고 시프트 캠 기술로 최대 207마력을 낸다 / (우) 왼쪽 스위치 뭉치에는 DTC를 끄고 켜는 버튼이 따로 마련되어 있고 DTC 개입 정도를 조절하는 버튼이 있다

    추가로 다이내믹 댐핑 컨트롤(DDC)를 적용하여 레이스 트랙을 달릴 수 있다. 기본적으로 레인, 로드, 다이내믹, 레이스 총 4가지 주행 모드를 제공하고 레이스에 맞는 레이스 프로모드를 추가하여 세팅할 수 있다. 레이스 프로 프로그래밍을 3가지로 설정하여 상황에 맞게 바꿔 가면서 사용할 수 있다. 6축 관성 측정 장치가 적용되어 있어 DTC(다이내믹 트랙션 컨트롤), ABS, 윌리 컨트롤, 토크 컨트롤, 엔진 브레이크 컨트롤 등을 더욱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프로모드 안에는 런치 컨트롤과 피트 레인 리미터 등 레이스 환경에 필요한 기능도 포함된다. 또한 빠른 변속을 위한 양방향 HP 시프트 어시스트 프로가 적용되어 있다.

    6.5인치 TFT 계기반에는 다양한 정보들이 표출되고 시인성이 좋다

    원하는 정보로 꾸밀 수 있는 계기반

    바이크에 올라 한눈에 들어오는 6.5인치 TFT 계기반에는 다양한 정보들이 표출되고 있다. 특히 예열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rpm 게이지의 레드 존이 6000rpm까지 내려와 있는 점이 기특하다. 고출력 바이크일수록 예열을 관리해야 성능 저하를 막을 수 있는데 디지털 계기반에 레드 존이 움직이니 한눈에 보기 쉽고 바이크를 지켜줄 수 있다. 계기반이 넓어 다양한 정보를 표출할 수 있다. 일반 라이더라면 실시간 좌우 뱅킹 각도, 최대 뱅킹 각도, DTC 단계, 평균속도, 평균 연비 등을 구성할 수 있고 트랙을 달린다면 랩타임 및 랩 거리, 랩 스피드 정보, 좌우 뱅킹 각도, 랩 안의 최대 뱅킹, 감속, 엔진 브레이크 양, 변속 횟수, 스로틀 양의 평균, 전체 랩, 전체 시간, 전체 주행 거리, 베스트 랩 등을 설정해볼 수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는 즐거움

    처음 시작부터 바이크의 움직임이 매끄럽다. 하지만 슈퍼바이크이기 때문에 출력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늘의 구름이 어둑하지도 않았지만 레인 모드로 몸을 풀었다. 좌측 코너, 우측 코너를 반복하고 짧은 코너, 여유롭게 늘어지는 코너 등 편안하게 바이크를 다뤄본다. 레인 모드임에도 출력의 아쉬움이 없다. 일반적인 바이크의 최고출력을 넘어선다. 

    (좌) 리어 시트는 작고 좁아 장시간 탠덤 하기에 무리가 있다 / (우) 새롭게 개발된 엔진은 전작보다 무게를 4kg 줄이고 시프트 캠 기술로 최대 207마력을 낸다

    적응을 마쳤을 때쯤 다이내믹 모드로 바꾸고 본격적인 자세를 취했다. 스로틀 반응부터 출력, 엔진 브레이크가 걸리는 양이 달라졌다. 스로틀을 전개하다 닫으면 배기 머플러에서 팝콘이 튀겨진다. 스로틀이 과감할수록 팝콘의 양이 배가 되는데 그 즐거움이 꽤나 크다. 팝콘 소리에 맞춰 선회를 이어가다 보면 점점 빨라진다. 카본 휠이 장착되어 있는 덕인지 박자가 빨라져도 움직임이 경쾌하다. 타이어의 트랙션이 명확하게 느껴지면서도 몸놀림이 가벼우니 과감한 선회가 가능하고 도전 욕구를 일으킨다. 제동 성능이 강력하기 때문에 검지만으로 조작해도 온몸이 앞으로 쏟아지려 하고 선회 진입 준비를 끝낸다. 

    주행을 할수록 바이크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분명히 강력한 엔진을 품은 슈퍼스포츠 바이크지만 다루기 쉽다. 그때부터 레이스 모드로 S 1000 RR의 진짜 모습을 즐기기 시작했다. 스로틀을 움켜쥘 때마다 프런트가 떠오르는데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전 구간에서 최대 토크를 뿜어낸다. 풀 스로틀로 발목만 움직여 변속하면 계기반을 바라볼 정신없이 가속에 몰입된다. 슈퍼스포츠 바이크의 고삐를 풀면 당황스러울 때가 있는데 S 1000 RR은 예전부터 함께 합을 맞춘 듯 움직인다. 완벽하지 않은 행오프 자세로 코너를 진입하고 탈출에서 과감하게 스로틀을 열어도 라이더가 눈치채지 못하게 커버한다. 아쉽게도 시승 모델에는 프로 모드가 추가되어 있지 않아 테스트할 수 없었지만 프로 모드에서는 더욱 세밀한 세팅이 가능하여 머신을 내 몸에 더욱 완벽하게 맞출 수 있다.

    약간의 배려가 주는 큰 효과

    레이싱 슈트에서 일반적인 라이딩 기어로 갈아입고 시승을 이어갔다. 지금까지 모드별 출력의 변화를 맛보고 머신의 진가를 보려 했다면 일반인의 시점에서 S 1000 RR은 어떤 매력이 있는지 느껴보기 위함이었다. 몸이 가벼워진 만큼 바이크도 더욱 가볍게 다뤄진다. 행오프 자세를 취하며 선회하지 않지만 뱅킹 자체는 비슷하다. 차체 안정성이 뛰어난 덕분이다.

    도심으로 들어서니 평균속도가 현저히 줄어들고 팔에 힘이 들어간다. 가속하는 순간들이 줄어드니 슈퍼바이크의 특성상 프런트로 집중되는 하중을 팔로 버텨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리로 바이크를 홀딩하고 상체를 약간만 둥글게 말아줘도 팔에 힘을 빼는 효과가 커진다. 또한 두툼한 토크가 전체 구간에서 나오기 때문에 기어비를 높게 사용해도 여유롭다. 리터급 슈퍼스포츠 바이크가 1단 기어로 도심 규정 속도를 넘기는 일은 쉽지만 높은 기어로 유유자적 주행하는 일은 쉽지 않을 수 있다. 

    (좌) 프런트에 320mm 플로팅 더블 디스크와 4피스톤 캘리퍼가 조합된다 / (우) M 패키지가 적용된 모델에는 카본 휠이 적용된다

    신호에 걸려 서게 되면 계기반에 초록색 H 이니셜이 들어온다. 경사로에서 밀리지 않도록 브레이크를 잡아주는 힐 스타트 컨트롤(HSC)이 작동하는 것인데 신호를 기다리는 거의 매 순간 작동한다. 보통 작동하더라도 몇 초가 지나면 스스로 풀려 라이더를 놀라게 하기도 하는데 클러치가 붙기 전까지 계속 기다린다. 생각보다 큰 차이다. 핸들을 잡고 있으면 상체에 피로가 누적되는데 신호 대기마다 고정시켜주니 큰 도움이 된다.

    완벽한 동반자

    키를 돌려 시동을 끄고 헤드라이트가 서서히 어두워질 때 라이딩의 여운이 함께 녹아든다. 빠른 박자로 이끌어도, 여유로이 바이크를 몰아도 부담이 없는 덕에 내일도 다시 키를 돌려 하루를 함께 시작하고 싶다. 너무 편안해서 재미가 없다고 하는 권태기 커플 같은 바이크가 아니다. 오랜 시간을 함께해서 너무 편안하고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실망시키지 않을 것 같다. 매일을 함께하고 싶은 동반자다.

    BMW S 1000 RR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4기통   보어×스트로크 80 × 49.7(mm)   배기량 999cc   압축비 13.3 : 1   최고출력 207hp / 13,500rpm   최대토크 113Nm / 10,5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16.5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5mm텔레스코픽 도립 (R)싱글쇽 더블사이드 스윙암   타이어 사이즈 (F)120/70 ZR17 (R)190/55 ZR17   브레이크 (F)320mm더블디스크 (R)220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073×846×미발표   휠베이스 1,441mm   시트높이 824mm   차량중량 193.5kg(197kg)   판매가격 3,120만 원(2,880만 원) ()는 기본 모델


    글 윤연수
    사진 MB편집부
    취재협조 BMW모토라드 www.bmw-motorr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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