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벤처와 ‘R’ 사이. KTM 790 어드벤처 VS 790 어드벤처 R

    KTM

    790 ADVENTURE VS 790 ADVENTURE R

    어드벤처와 ‘R’ 사이

    오프로드의 명가 KTM의 미들급 듀얼퍼퍼스 혹은 빅 엔듀로 바이크인 790 어드벤처 시리즈가 국내에 상륙했다. 오프로드를 달릴 수 있는 투어링 바이크와 투어링이 가능한 오프로드 바이크다. 결국 그들이 잘하는 일을 더 잘했다

    TEST RIDER PROFILE

    양현용 편집장 : 신장 186cm 체중 100kg 즈음
    본지 편집장이자 거대한 덩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형 모터사이클을 선호한다. 하지만 모터바이크는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하는 잡식성이다. 최근 경량화의 고난을 겪고 있지만 오프로드 주행에서의 그립력이 향상되었다.

    윤연수 기자 : 신장 179cm 체중 80kg
    어렸을 때부터 자전거나 ATV, 오프로드 바이크에 관심이 많았고 즐겼다. 어드벤처 바이크에 관심이 쏠려 듀얼퍼퍼스를 구입했다. 작년 6월 MB에 합류하여 살이 불어나 10kg 가까이 증가하였다가 심각함을 느끼고 체중 감량을 시도 중이다.

    790어드벤처의 지향점, REAL ADVENTURE

    양현용(이하 양) : 790어드벤처는 미들급 듀얼퍼퍼스라는 카테고리 안에는 속해 있지만 1290어드벤처의 하위 모델이라는 개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가볍다는 것. 가벼운 무게로 다루기 쉽고, 가볍기 때문에 출력도 충분하고 가벼워서 연비도 좋은, 오프로드 주파 성능 역시 한층 더 높아지는 거죠. 그렇게 경량화된 어드벤처 바이크로 만든 것이죠.

    윤연수(이하 윤) : 사실 KTM에서는 790어드벤처 라인업을 빅 엔듀로 바이크라고 소개합니다. 바이크를 움직이는 순간 금방 공감했습니다. 특히나 가벼운 무게에 완성도 높은 서스펜션이 결합된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의 듀얼퍼퍼스처럼 다룬다면 한계에 도달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엔듀로 라이더가 엔듀로처럼 다뤄야 그제서야 ‘아, 이거 듀얼퍼퍼스였지.’ 라고 느낄 것 같습니다. 연료탱크를 아치형으로 디자인하여 무게중심을 낮춘 면은 랠리 머신 같고 포지션 면에서 엔듀로 바이크와 매우 흡사합니다. 동시에 듀얼퍼퍼스의 편안함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양 : 특히 병렬 2기통을 탑재하여 부드러운 움직임이 인상적입니다. 엔듀로와 랠리와 듀얼퍼퍼스의 특징들을 모두 담고 있습니다.

    공도부터 오프로드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면, 790 ADVENTURE

    양 : 790어드벤처는 노멀 모델과 R 모델이 존재하는데 노멀에 1290처럼 스포츠의 S를 붙이지 않은 이유는 790 어드벤처는 노멀 모델도 어드벤처라는 뜻이 아닐까요? 만약 도로 위주의 세팅으로 날카로운 와인딩을 추구했다면 휠 사이즈를 줄이고 서스펜션도 더욱 단단하게 세팅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프런트의 21인치와 리어의 18인치 휠을 그대로 사용하여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했고 R 모델에 비해서 서스펜션 트래블은 짧지만 이미 클래스 안에서 높은 수준의 사양이에요. 한 마디로 790어드벤처에서도 흙냄새가 난다고 할까요.

    윤 : 직접 달려보면 790 어드벤처에서도 충분히 오프로드의 감각이 느껴집니다.

    양 : 비교적 만만하게 한계를 알고 즐기는 느낌입니다. 처음 탈 때부터 마음가짐이 달랐습니다. R에 비해서 상상하는 한계가 비교적 낮았고 부담 없이 놀 수 있었습니다. 타는 동안 오히려 스로틀을 과감하게 전개하는 쪽은 790어드벤처였던 것 같습니다.


    윤 : 노멀 모델에는 비교적 공도 성향의 타이어가 기본 장착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후 무게 배분이 더 고르다는 느낌이었고 덕분에 그립 주행하기 좋았습니다. 서스펜션 트래블도 비교적 짧고 단단한 편이어서 무게 중심을 쉽게 잃지 않는 느낌입니다. 또한 차량 자체의 무게 중심이 낮게 깔려 있어 타이어의 한계가 낮아도 불안함이 덜했습니다.

    양 : 약간의 디자인 차이와 서스펜션 사양 차이가 있지만 엔진이나 휠 사이즈에서는 차이가 없기 때문에 주행성능에서 아쉬움은 전혀 없었습니다. 온로드에서 차량의 피칭 모션도 크지 않아 더 다이내믹하게 달릴 수 있고요. 아마 함께 투어를 간다면 R 보다 노멀이 더 유리할 겁니다.

    윤 : 21인치 프런트 휠이 적용된 어드벤처 바이크치고 발 착지성이 좋았습니다. 노멀 모델은 두 단계로 높이 조절이 가능하여 노면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미끄럽고 어려운 노면에서는 낮췄다가 완만하고 넓은 평원을 달린다면 시트 높이를 올려 편안한 포지션으로 주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KTM의 부품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외관을 R 모델처럼 꾸미기도 쉽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스모그 실드와 프런트 휀더 키트, 랠리 시트까지 다 더해도 50만 원이 조금 넘을 뿐입니다.

    랠리 머신과 같은 움직임 790 ADVENTURE R

    윤 : 790어드벤처 R의 가장 큰 장점은 서스펜션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서스펜션은 듀얼퍼퍼스에 쓰였던 적이 없는 구성입니다. 프런트는 프리로드와 감쇠력 모두 조절이 가능하고 리어 쇽은 프리로드와 리바운드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양 : 게다가 이 서스펜션마저 부족한 라이더를 위해 추가 옵션으로 더 강력한 프로 서스펜션까지 제공한다는 점도 대단합니다.

    윤 : 서스펜션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을 보니 확실히 좋긴 했나 봅니다. 웬만한 요철은 21인치 휠과 프런트 포크로 다 걸러냅니다. 시트 포지션도 엔듀로 바이크처럼 길고 평평하여 체중 이동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양 : 저도 랠리 시트와 긴 트래블의 서스펜션이 오프로드 주행에 유리하다는 것을 공감합니다. 일반인들보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편이지만 간편하게 프리로드를 조절하여 즐길 수 있어 고마웠습니다.

    윤 : 달리면서 차량 자체가 낮게 깔린 막대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리어 슬라이드 중에도 무게 중심이 잘 흐트러지지 않고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일반적인 KTM 바이크와 비교한다면 프런트를 들어 올리는 것이 어려운 느낌이었습니다.
    790 어드벤처 R을 개발할 당시 KTM의 450 RALLY 머신과 함께 개발했다고 합니다. 운이 좋게 얼마 전 두 바이크를 한자리에 세워두고 비교할 수 있었는데 다양한 부분을 랠리 머신에서 가져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양 : 아마도 개인이 랠리 혹은 월드투어를 계획하고 있다면 현재로서 1순위 바이크라고 생각합니다. 양쪽 후면 사이드 카울을 간단히 뜯어낼 수 있고 그 안에 다양한 공구를 수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는 점도 기특합니다. 어드벤처 노멀 모델도 마찬가지이며 노멀 모델은 시트 아래에는 스마트폰 수납 케이스도 있습니다. 요즘은 휴대폰이 커져서 안 들어갈 수 있지만요.

    윤 : 월드투어를 갈 때 이 바이크를 탄다면 구글맵을 실행하여 임의의 선을 그려놓고 그대로 따라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들었습니다.

    TEST RIDER’S CHOICE

    R이 괜히 R이 아니다
    790 ADVENTURE R

    두 모델의 가격차이가 140만 원밖에 나지 않는다. 다리길이만 허락된다면 R을 선택하자. 물론 790어드벤처에도 R 용 하이펜더와 시트 윈드쉴드를 달면 거의 똑같아지지만 그만큼 가격 차이도 줄어든다. 오프로드에 경험이 별로 없다고? 그럼 이제부터 시작하면 된다. R의 단점은 시트고가 높다는 것과 너무 인기가 많아서 지금 예약해도 언제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것뿐이다.  -양현용 편집장

    바이크를 흙길에서만 탈것이 아니라면
    790 ADVENTURE

    KTM의 790시리즈는 이미 오프로드를 지향하고 있으며 듀얼퍼퍼스의 역할을 더욱 충실하게 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오프로드를 매일 달릴 예정이라면 R 모델이 좋은 선택이겠지만 공도 주행이 대부분인 도시인한테는 790 어드벤처가 알맞다. 시트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과 탠덤 시트가 보완되어 있다는 점, 노즈 다이브가 적고 공도 성향의 타이어가 기본 장착된다는 면이 좋다. 바이크를 사랑하는 사람과도 즐기려면 당연한 선택이다.   -윤연수 기자

    디테일 비교

    790 ADVENTURE vs790 ADVENTURE R

    측면 페어링 : 페어링의 디자인은 두 차량 모두 흡사하며 약간의 차이가 있다. 노멀 모델은 오렌지 바탕에 790이라는 숫자가 삽입되어 있고 R 모델은 하얀색 바탕에 오렌지 컬러로 포인트를 줬다.

    프런트 휠 : 두 차량 모두 320mm 더블 디스크에 호따후안 캘리퍼가 조합되어 제동을 책임진다. 노멀 모델은 공도 성향이 강한 에이본 사의 트레일라이더 타이어가 장착되고 R 모델에는 메첼러 사의 카루 3 타이어가 장착된다.

    윈드 스크린 : 노멀 모델에는 투명하고 높은 윈드 스크린이 장착되고 R 모델에는 비교적 짧은 스모그 실드가 장착된다. 공구를 이용해 두 단계로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

    연료탱크 : 노멀 모델은 표면이 매끄럽고 광이 나며 R 모델은 거칠고 광택 처리가 되어 있지 않다.

    시트 : 노멀 모델은 라이더와 동승자 시트가 분리되어 있으며 높이 조절이 가능하다. R 모델은 오렌지 컬러로 포인트를 준 일체형 시트가 장착된다.

    프런트 포크 : 노멀 모델은 WP 43mm 도립식에 200mm 트레블이고, R 모델에는 엔듀로 모델과 같은 조절식 WP 48mm XPLOR 도립식이 장착되며 240mm 트레블이다.

    리어 쇽 : 노멀 모델에는 200mm 트레블의 쇽이 장착되고 R 모델에는 240mm 트레블의 프리로드, 리바운드 댐핑 조절식 쇽이 장착된다.

    사이드 미러 : 노멀 모델에는 나뭇잎 모양의 사이드 미러가 적용되어 있고 R 모델에는 둥근 디자인의 미러가 적용된다. 미러 부분을 돌리면 좌우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다.

    TEST RIDER’S IMPRESSION

    KTM 790 ADVENTURE

    790어드벤처가 공개되기를 기다리고 있었을 때 SNS에 게시되었던 티저 영상이 떠오른다. 많은 라이더들이 이상적인 어드벤처 바이크에 대한 조건들을 말하는 영상이었다. 사실 그들은 현재 소유하고 있는 바이크에서 더 가볍고 다루기 쉬우면서 랠리 머신처럼 멋진 모델로 입을 모았다. 제목은 YOU SPOKE, WE LISTENED, ‘당신이 말한 것을 우리가 들었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많은 라이더들이 원하는 800cc 급의 2기통 엔진을 얹었으며 건조중량이 190kg이 넘지 않는 바이크. 그게 바로 790 어드벤처였다.

    790 ADVENTURE

    사실 790 어드벤처 노멀 모델은 사람들의 시선이 R 모델에 집중되면서 관심을 비교적 적게 받았다. 하지만 프런트 21인치 리어 18인치를 채택하고 충분한 서스펜션 트레블을 탑재하고 있는 노멀 모델에도 많은 라이더들이 금방 관심을 갖게 되었다. 서스펜션 트레블이 R 모델에 비해서 짧고 높이 조절이 가능한 시트가 장착되어 시트고가 최대 50mm 정도 차이가 난다. 190cm 가 넘는 키가 아니라면 다리가 조금이라도 잘 닿는 바이크가 심리적으로 안정적이다. 어드벤처 바이크로 오프로드를 달리고 싶어도 혹은 오프로드 성능이 뛰어나더라도 다리가 닿지 않으면 많은 라이더들이 좌절할 수밖에 없다. 그 부분에서 790 어드벤처는 매우 이상적이다. 최대로 낮춘 시트고는 830mm이며 로우 키트를 장착하면 810mm까지 낮아진다. 일반적인 온로드 바이크와 비슷한 수준이다.

    (좌) TFT 계기반에는 다양한 정보들이 나열되며 알아보기 쉽다. 핸들 왼쪽의 스위치 뭉치로 다양한 설정과 세팅이 가능하다 / (우) 호따후안 브레이크 시스템으로 260mm 플로팅 디스크와 조합된다

    투명 윈드 스크린은 두 단계로 높이 조절이 가능하여 평소 주행 목적에 따라 세팅할 수 있다. 또한 오프로드에 치중된 모델의 단점인 노즈다이브 현상이 현저히 적다. 전후 200mm 트레블 이지만 꽤나 단단한 세팅이기 때문에 낭창이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온로드 주행 중 노즈 다이브 현상은 라이더에게 피로감을 주고 선회 동작을 방해한다.

    오프로드 테스트

    경량 엔듀로 바이크와 같은 21인치, 18인치 휠을 사용하고 있으니 당연히 흙길에서 잘 달릴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 성능은 그 이상이다. 차체의 강성이 무르지 않고 오롯이 서스펜션과 휠이 충격을 담당하는 느낌이다. 특히나 프런트의 안정성이 뛰어나 바이크를 기울이거나 요철을 뛰어넘어도 부담이 없다. 공도 주행에 집중되어 있는 에이본 트레일라이더 타이어의 마찰력이 우수하다. 공기압을 약간만 줄였을 뿐인데 바위와 모래는 물론이고 도강도 문제가 없다. 초반부터 중반까지 두텁진 않지만 꾸준히 노면을 잡아준다. 고속 영역으로 넘어가면 타이어의 한계가 드러나지만 자세가 쉽게 흐트러지지 않는다. KTM 790 어드벤처 R에 기본으로 적용되어 있는 랠리 모드가 시승한 노멀 모델에 옵션으로 추가되어 있었다.

    (좌) 오프로드 바이크에 적용되는 풋페그가 장착되어 있어 편안하고 힐그립 하기 좋다 / (우) 노멀 동승자 시트 아래에도 작은 수납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최저 지상고는 233mm로 둔턱 정도는 스치지도 않으며 순정 스키드 플레이트도 장착되어 있다. 순정 스크린은 공도 주행 시 바람을 효과적으로 걸러주면서도 오프로드 주행 포지션을 취했을 때 크게 방해될 정도의 높이다. 두 단계로 높이 조절도 가능하니 필요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공구를 사용해야 높이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은 아쉽다.

    대형 듀얼퍼퍼스를 타다 보면 좁은 싱글 코스를 진입하기 두려울 때가 많다. 혹시나 외길이 계속해서 이어지다 막다른 길이 나오면 낭패를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790 어드벤처의 무게는 수치보다 더 가볍게 느껴져 도전 욕구를 일으키고 나무뿌리나 바위에 걸리더라도 쉽게 빠져나올 수 있다. 케이블 클러치의 질감도 우수하고 와이어 조절 장치와 레버 자체의 거리를 조절할 수 있도록 나눠놓은 부분이 마음에 든다.

    공도 투어든 임도 투어든 편안하다

    790 어드벤처는 온로드부터 오프로드까지 모두 즐기기 좋다. 어드벤처 바이크로 오프로드를 달리는 것이 취미라고 하더라도 매 주말마다 오프로드로 뛰어들 것이라면 R 모델을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다. 하지만 가끔은 와인딩도 가고 임도도 가고 캠핑, 동반자와 여행 등을 생각하고 있다면 당연히 790 어드벤처가 적격이다. 서스펜션의 트레블이 짧은 만큼 무게 중심은 가라앉고 전후 무게 배분도 고르게 퍼져 있기 때문에 공도 주행 시 안정감이 배가 된다.

    KTM 790 ADVENTURE R

    KTM에서 ‘R’은 그들의 캐치프레이즈 Ready To Race의 의미를 담아 만드는 스페셜 모델이다. 말 그대로 레이스를 위해 준비가 된 강력한 모델이라는 의미다. 790어드벤처가 이미 미들 클래스의 경쟁자들을 압도하는데 그 위에 R이 있다는 것, 이건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진다.

    가장 큰 차이점은 서스펜션이다. 엔듀로 레이서의 서스펜션을 무게에 맞게 개량한 서스펜션이 순정으로 장착된다. 가장 기본이 되는 충격 흡수 능력은 물론 노면에 타이어를 붙여주는 능력 또한 발군이다.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오갈 때 프런트 서스펜션의 댐핑을 위쪽에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달리면서도 조절이 가능해 편리하다. 긴 포크와 공격적인 펜더가 연출하는 오프로드 머신 분위기도 확실히 차별화된다.

    환상적인 서스펜션과 높은 지상고, 21인치 휠, 그리고 강력한 790의 트윈 엔진의 조합은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다. 실제로 주행하는 내내 서스펜션이 끝을 보이거나 차체 하부가 걸려서 못 가거나 그립을 만들지 못해 미끄러지는 등 차량의 한계에 부딪히는 일은 없었다. 순정으로 장착된 메첼러 카루 3와의 궁합도 좋다. 블록 패턴으로 오프로드에서 확실한 그립을 만들어주면서도 온로드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탈 수 있게 해준다. 물론 이렇게 탈 수 있는 데는 첨단 전자 장비의 도움도 크다.

    랠리 모드

    바이크를 더 잘 타고 싶은데 기술이 늘지 않는다면 여기에 돈을 주고 사는 기술이 있다. 790 어드벤처의 전자장비는 클래스 탑이다. 특히 랠리 모드는 바이크의 미끄러짐까지 원하는 만큼 제어할 수 있다. 노멀 790어드벤처에서는 옵션이고 R에는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다.

    (좌) 후면 사이드 카울을 뜯어내면 내부에 공구나 소지품을 수납할 수 있다 / (우) 전도 시 부러지지 않도록 접히는 체인지 레버가 장착되고 퀵시프트 장치가 기본 장착되어 있으며 프로그램 해제 시 사용 가능하다

    랠리 모드의 핵심은 더 향상된 설정의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이다. 이전까지 트랙션 컨트롤은 끄고 켜는 것만이 가능했는데 랠리 모드에서는 1부터 9단계로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다. 일반적인 트랙션 컨트롤을 켠 ON 상태가 9단계이며, 1단계는 거의 개입하지 않고 지속되는 슬립을 막아 원활한 가속을 돕는 정도다. 처음에는 6단계로 주행하면서 리어 슬라이드를 테스트했는데 일정 수준 리어가 흐르면 잡아주는 느낌이 꽤나 자연스럽다. 단계를 점차 낮춰가며 스킬을 연마할 수 있다. 3단계 이하로 내려가되면 개입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윌리나 리어 슬라이드를 막힘없이 할 수 있다. 하지만 윌리를 지속하려 하면 그제야 개입하는 느낌을 받았다. 1단계로 설정했을 때는 개입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희미하다. 트랙션 컨트롤을 끄고 출발부터 풀 가속을 하면 리어가 마찰력을 잡기까지 시간이 걸리거나 스로틀을 조절해서 마찰력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1단계로 두고 똑같이 가속했을 때는 더 빠르게 속도가 붙는다. 정말 기술의 발전은 대단하다.

    랠리 모드에서는 스로틀 모드도 랠리로 설정할 수 있다. 스로틀 반응이 상당히 빠르고 과격한 모드다. 모로코 테스트 때 쭉 뻗은 사하라 사막을 달릴 때는 정말 신나고 편했는데 한국에서 다시 타보니 험로에서는 머리털이 주뼛거릴 정도로 과격하게 느껴진다. 이름과 같이 랠리 환경처럼 넓은 곳에서 즐길 때 유용한 모드였음을 깨달았다.

    가벼움도 실력

    업힐과 다운힐 코스를 타며 지금까지 탔던 어떠한 듀얼퍼퍼스보다 편안함을 느꼈다. 엔듀로 바이크야 던져도 생채기가 나는 정도지만 대형 듀얼퍼퍼스들은 혹여나 던질 일이 생기면 생채기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란 걸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790어드벤처는 엔듀로를 탈 때에 가까운 마음가짐을 가지게 한다. 그리고 그립을 또렷하게 느낄 수 있다. 이전에 다른 듀얼퍼퍼스로 달려 본 적이 있는 코스를 다시 달리는 것이기에 더 쉽게 느껴진다. 전보다 가벼운 무게 와 기본기를 갖춘 790으로 실패할리 없다는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다.

    모험을 넓히다

    790 어드벤처는 그 어떤 바이크보다 더 많은 세상을 경험하게 해줄 것이다. 1,890만 원이라는 가격이 만만한 것은 아니지만 성능에 비하면 싸게 느껴질 정도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KTM의 엔듀로 머신인 500exc와 그리 큰 가격차이도 아니다. 개인적으로 1290어드벤처 R을 타고 있는데 만약 지금 다시 둘 중에 하나를 사야 한다면 주저 없이 790 어드벤처 R을 고르겠다. 이유는 천만 원을 절약하고 더 재밌게 즐기기 위해서다.

    KTM 790 ADVENTURE/ R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병렬 2기통 DOHC 4밸브   보어×스트로크 88 × 65.7(mm)   배기량 799cc   압축비 12.7 : 1    최고출력 94hp / 8,000rpm   최대토크 88Nm / 6,6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20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WP43mm텔레스코픽 도립 (R)WP PDS 쇽업소버  ((F)WP48mm텔레스코픽 도립 (R)WP PDS 쇽업소버)  타이어사이즈 (F)90/90 ZR21 (R)150/70 ZR18   브레이크 (F)320mm더블디스크 (R)260mm 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미발표   휠베이스 1 ,509mm (1,528mm)   시트높이 830-850mm (880mm)   건조중량 189kg    판매가격 1,750만 원 (1,890만 원) *()는 790 어드벤처 R 사양


     양현용, 윤연수
    사진 MB편집부
    취재협조 ㈜ SMK www.kt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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