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의 가장 큰 적은 GS다. BMW GS 시리즈 비교 시승

    BMW R 1250 GS HP

    VS

     R 1250 GS ADVENTURE HP

    GS의 가장 큰 적은 GS다

    GS냐? GS 어드벤처냐! 그것이 문제로다. 아마 BMW의 GS 시리즈를 탔거나 앞으로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이 고민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2019년 더욱 강력해진 R 1250 GS와 GS 어드벤처가 오늘의 라이벌이다.

    TEST RIDER PROFILE
    양현용 편집장윤연수 기자
    신장 186cm 체중 100kg 즈음신장 179cm 체중 80kg
    본지 편집장. 거대한 덩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형 바이크 선호하지만 모터바이크는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하는 잡식성이다. 최근 경량화의 고난을 겪고 있지만 덕분에 오프로드 주행에서의 그립은 잘나온다고 한다.어렸을 때부터 자전거나 ATV, 오프로드 바이크에 관심이 많았고 즐겼다. 어드벤처 바이크에 관심이 쏠려 지난달 듀얼퍼퍼스를 구입했다. 작년 6월 MB에 합류하여 살이 불어나 10kg 가까이 증가하였다가 심각함을 느끼고 체중 감량을 시도 중이다.

    HP의 지향점, 그리고 시프트 캠

    양현용(이하 양) : 일단 이 두 바이크는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 묶여있지만 굉장히 다른 바이크라고 생각합니다. 생김새는 물론이고 타는 방법 자체가 다른 바이크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이 두 바이크가 가진 매력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선택한다면 ‘과연 그것이 올바른 선택일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는 노멀과 어드벤처 모델을 비교할 때 오프로드를 가면 당연히 어드벤처를 타야 한다는 기준이 있었습니다. 순정부터 장착되는 가드와 각종 파츠가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HP 모델은 오프로드 비중을 둔 파츠들이 순정으로 장착되기 때문에 과거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국내 사양은 노멀 GS에도 크로스 스포크 휠이 기본이지만 원래 기본 사양에는 온로드 지향의 알루미늄 캐스트휠이 장착되니까요.

    윤연수(이하 윤) : 사실 시승하기 전까지 HP 버전이 오프로드에 특화된 모델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그런데 기존의 노멀 GS와 비교했을 때 드레스업 효과와 몇몇 파츠들이 오프로드를 지향한다는 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R 1250 GS HP에는 탠덤 스텝이 없고 시트가 평평하고 짧다는 점에서 의도하는 바가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시프트 캠이 적용된 1250 모델은 이전 모델보다 더 다루기 쉬웠습니다. 이전 모델은 저속 토크가 좋아서 초보자들이 쉽게 다룰 수 있었지만 현재 1250 모델은 저속 토크와 고속 토크를 모두 잡았기 때문에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양 : 대부분의 가변밸브 시스템을 적용한 모델들은 이 기술력으로 저속 토크를 강화하지만 GS는 시프트캠 시스템을 더해 고속 토크를 채웠습니다. 덕분에 이전보다 재미를 높여주는 세팅이라고 느껴져요. 토크가 초반부터 후반까지 꾸준히 나오기 때문에 더 다루기 쉬워졌습니다. 엔진의 특성이 변화되었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에는 HP 모델과 어드벤처 HP 모델을 비교하는 대화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높은 한계와 오프로드에 중점을 둔다면, GS HP

    윤 :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노멀 HP 버전이 오프로드 주행하기에 좋았습니다. 프런트의 안정감이 뛰어나고 비교적 가벼운 무게 때문입니다. 어드벤처 HP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프런트의 무게가 더 커서 안정감이 좋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너무 무겁게 느껴지고 한계가 낮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양 : 사실 오프로드 주행만을 비교한다면 어드벤처 모델이 불리합니다. 오프로드에서는 약간의 무게 차이로도 주행 한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쉽게 얘기하자면 노멀 버전으로 제자리 턴이 익숙해도 어드벤처 모델이라면 가능하지만 부담이 커집니다. 하지만 어드벤처 모델로 고급 기술을 성공한다면 다른 이들에게 더 큰 박수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얻는 성취감을 생각한다면 매력이 있습니다. 두 차량을 주행하면서 느낀 GS의 특징이 있나요?

    윤 : 두 차량 모두 프런트가 굉장히 안정적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위에서 무게로 누르고 있기 때문에 웬만한 요철에는 프런트가 그립을 잃거나 튀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또한 전자식 서스펜션을 세팅하는 것에 따라서 느낌이 많이 달랐습니다. 부드럽게 달릴 것인지, 한계를 맛볼 것인지 핸들의 버튼을 사용하여 쉽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특히 라이더가 체중이동을 신경 쓰거나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바이크 자체 밸런스가 좋아서 쉽게 주파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드리프트를 구사할 때도 프런트의 안정감이 높아 중심이 흔들리는 일이 적었고요.

    양 : 그리고 두 타이어 모두 오프로드 성향이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바이크 자체 능력이 굉장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윤 : 맞습니다. 노멀 버전에는 온로드 비중이 매우 높은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었고, 어드벤처 버전에는 조금 더 오프로드 성향이 높은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었습니다. 그것을 고려한다면 노멀 버전은 매우 성능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타이어의 특성에 비해 바이크의 능력으로 오프로드 주행성능을 높여준 느낌이었습니다.

    공기압과 전자장비 세팅의 중요성

    양 : 공기압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타이어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타이어 특징에 맞춰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노멀 타이어로 충분히 오프로드를 즐길 수 있습니다. 공기압을 조절하지 않는다면 오프로드에서 돌발 상황이나 움직임을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공기압이 많으면 가속보다는 제동에서 문제가 됩니다. 공기압은 라이더의 체중과 주행 스타일에도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윤 : GS는 바이크의 움직임 자체가 부드럽습니다. 따라서 라이더의 움직임도 부드럽게 따라가게 됩니다. 또한 업힐에서도 마찰력이 높았습니다. 처음에는 트랙션 컨트롤을 끄고 주행했지만 중간에 전자 장비를 켜고 업힐을 올라가 봤습니다. 결과는 성공이었습니다. 오프로드를 탄다고 할 때 공식처럼 ABS 끄고, TCS 끄고, 엔듀로 모드 넣고, 서스펜션 트래블 최대로 늘려야 한다는 것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라이더의 실력에 맞게 혹은 노면 상황에 따라서 유연하게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양 : 맞습니다. 모든 전자장비는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기 때문에 라이더의 실력에 맞게 설정해야 합니다. 스로틀 조작이 미숙한 초보자에게 오프로드니까 트랙션 컨트롤을 무조건 끄라고 하는 건 틀린 행동입니다. 그리고 제동도 마찬가지입니다. ABS가 없으면 제동거리가 줄어들 수도 있지만 프런트가 미끄러져 넘어질 수 있다는 부담이 커져 제동거리가 역으로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윤 : 전자식 서스펜션이 프리로드부터 감쇠력까지 맞춰주는 기능이 매우 놀라웠습니다. 또한 버튼을 조작하여 시트고를 낮출 수 있다는 점은 서양인에 비해 키가 작은 동양인에게 큰 장점이라고 생각됩니다. 발이 닿고 닿지 않고의 차이는 미끄러운 땅이나 울퉁불퉁한 노면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양 : 그리고 주행할 때 정말 가볍게 느껴집니다. 핸들이 높고 넓기 때문에 효과를 보기도 합니다. 지렛대의 원리와 같습니다.

    양 : 이어서 어드벤처에 대한 장점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두 모델을 오프로드에서 달렸을 때 어드벤처 모델이 더 편했습니다. 이번 코스는 험로 위주가 아니었고 평평하면서 요철이 있는 평야와 같은 코스였습니다. 확실히 어드벤처는 차체 질량을 키운 고급 차량과 비슷한 같습니다. 똑같은 노면을 달렸을 때 묵직한 차체가 중심이 되어 서스펜션이 압축과 신장을 적극적으로 하게 되지만 차량에 오는 충격은 적습니다. 반대로 노멀 버전이라면 충격을 받았을 때 서스펜션이 압축되는 동작에서 차체가 위로 튀는 현상을 느끼게 됩니다. 단 더 심한 험로를 주파한다면 스프링 위 하중이 더 높은 어드벤처 모델이 한계에 달하겠죠. 한마디로 바이크를 가지고 극한으로 가져가지 않는다면 어드벤처 모델이 더 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윤 : 하지만 한계를 넘어가는 순간부터는 어드벤처 모델이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양 : 맞습니다. 하지만 GS로 오프로드를 즐기는 라이더의 영역에서는 어드벤처가 어울릴지 모릅니다. 그리고 어드벤처를 선호했던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충실한 가드입니다. 순정상태에서 엔진부터 하부까지 가드가 충실하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오프로드에서 누구든 실수할 수 있다고 생각되며 자칫하면 한 번의 실수로 운행이 불가한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고마운 일입니다. 물론, 노멀 버전에도 가드를 장착할 수 있지만 순정 상태부터 준비되어 있다는 점은 큰 장점입니다.

    윤 : 특히 온로드만 주행하면서 넘어지는 것 자체를 상상하지 않은 라이더가 많습니다. 그런 라이더가 오프로드에 들어간다면 가드가 주는 혜택은 매우 크니까요.

    양 : 그래서 같은 오프로드라도 취향에 맞게 선택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드벤처 모델로 점점 험한 코스를 찾아간다면 잘못된 선택이 되겠지요.

    윤 : 차량 무게를 생각하다 보면 연료량도 중요합니다. 어드벤처 모델의 경우 연료를 가득 채울 경우 20kg 이상 차이가 납니다. 게다가 차량의 위쪽 무게가 증가하여 바이크가 기울었을 때 부담은 더 커집니다.

    양 : 그러고 보면 오프로드를 지향하는 모델이 더 무겁다는 점은 아이러니합니다. 그렇게 이 바이크의 성격이 드러납니다. 짐을 가득 싣고 떠나는 월드투어, 혹은 장거리 투어에 목적을 둔 것입니다. 하지만 어드벤처 모델을 사면 월드투어를 가야만 하고, 레플리카를 사면 선수처럼 서킷만 달려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본인이 행복하고 즐긴다면 충분한 거니까요.


    TEST RIDER’S CHOICE

    어떠한 여정이라도 믿음직스러운 동반자
    R 1250 GS ADVENTURE HP

    양 : 어드벤처는 훌륭한 투어링 바이크이다. 여행을 즐겁게 다니기에 좋다. 특히 많은 짐과 동반자와 함께 쾌적하게 달릴 수 있다. 동시에 일반적인 RT나 GT에 비해 더 많은 길을 달릴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노멀 버전에 비해서 둔할 수 있지만 더 멀리 떠나기 수월하다는 점, 그리고 생김새가 주는 박력이 압도적이다. 바이크는 타는 시간보다 세워 놓는 시간이 더 많다. 어드벤처는 탈 때의 즐거움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세워 놓고 바라보기만 해도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더 높은 한계를 즐기기 위한
    R 1250 GS HP

    윤 : 주행의 재미뿐이 아닌 바이크로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의 즐거움을 생각한다면 어드벤처가 매력적이다. 하지만 나는 주행의 재미가 더 중요하다. 주행이 즐거우면 바이크를 세워 놓고 바라볼 때 더 예쁘게 보이기 마련이다. 또한 노멀 버전보다 HP 모델은 더 스포티하고 세련되게 느껴져 만족스럽다.


    R 1250 GS HP vs R 1250 GS ADVENTURE HP

    헤드라이트 : 헤드라이트는 모두 LED를 사용하고 있고 HP의 프런트 비크는 길고 날렵하며 ADV HP의 비크는 더 넓고 뭉툭하다.

    측면 페어링 : HP의 사이드 페어링 형상은 간결하고 깔끔하다. ADV HP는 더 넓고 큰 페어링에 가드가 기본으로 장착된다. 또한 가드에 순정 안개등이 장착되어 있다.

    윈드 스크린 : HP에는 비교적 짧은 스크린으로 오프로드 주행 중 포지션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했다. ADV HP는 비교적 높고 넓은 스크린이 장착된다.

    연료탱크 : HP의 탱크는 20리터로 어드벤처에 비교하면 슬림하다. ADV HP는 30리터로 용량을 1.5배키워 좌우로 크기가 대폭으로 확대되었다.

    시트 : 시트는 포지션을 바꿀 때 간섭이 없도록 고저차가 없는 평평한 디자인이다.

    풋페그와 리어브레이크 레버 : 두 모델 모두 풋페그는 동일하며 ADV HP에는 높이 조절이 가능한 리어 브레이크 레버가 순정으로 장착된다.

    테일 램프 : 후미등과 방향지시등은 모두 동일하며 HP 모델은 알루미늄 캐스트, HP ADV는 튼튼한 파이프랙타입의 랙이 장착된다.

    엔진 : 이번 1250 시리즈는 가변밸브 시스템이 적용된 시프트캠 엔진을 탑재한다.

    메인스탠드 : 기본으로 메인 스탠드는 ADV HP 모델에만 적용되어 있다.

    서스펜션 : 다이나믹 ESA가 적용되어 있는 전자식 서스펜션으로 다양한 노면에 빠르게 대응한다.

    계기반 : TFT 풀 컬러 디스플레이에 다양한 정보가 표출되며 휴대폰과 연결하여 전화연결, 음악 청취가 가능하다.


    TEST RIDER’S IMPRESSION

    R 1250 GS HP

    7세대로 진화하다

    이번 2018년에 출시된 R 1250 GS는 7세대 머신이라고 할 수 있다. 1980년 출시했던 R 80 G/S가 1세대이며 뒤를 이어 R 100 GS, R 1100 GS, R 1150 GS, R 1200 GS, 수랭 엔진을 사용하게 된 R 1200 GS 순이다. 50마력을 내던 797.5cc 박서 엔진에서 시프트 캠이 적용되고 136마력을 내는 1254cc 박서 엔진이 되기까지 많은 과정을 거쳤다. 라이더의 안전에 집중하면서 다양한 기술력을 시도해온 덕에 오랜 기간 동안 사랑받아 올 수 있었다.

    하이퍼포먼스

    R 1250 GS는 기본 모델, 익스클루시브 모델, HP 모델로 나뉜다. 이번 시승은 하이 퍼포먼스라는 뜻을 가진 HP 모델로 진행되었다. HP 모델은 오프로드 주행에 최적화된 구성으로 꾸며졌다. 특히 이 모델의 방향성을 알기 쉬운 요소는 시트와 탠덤 스텝이다. 시트는 일체형으로 라이더가 포지션을 바꿀 때 불편하지 않도록 설계되었으며 순정 시트보다 고저차가 없고 평평한 디자인이다. 그리고 탠덤스텝이 없다. (시승 차량에는 편의를 위해서 장착되어 있다.) 한마디로 뒤에 동승자를 태우지 않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스탠딩 가속 시에 방해되지 않도록 숏 스크린이 장착되며 프런트 비크가 강화되어 있다. 오프로드에서 엔진 하부에 충격이 가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스키드 플레이트도 기본 장착된다.

    시프트 캠으로 더욱 가볍게

    시승 처음부터 HP 모델과 어드벤처 HP 모델 중 당연히 HP 모델을 선택했다. 두 대 중에서 더 가벼운 바이크를 선택하는 것이 오프로드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R 1250 GS부터 도입된 가변 밸브 시스템은 엔진의 전체 영역에서 두터운 토크를 뿜어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전 모델까지는 토크가 저 회전에서 나오고 회전수가 올라가면 토크가 희미했다. 저속 구간에서는 안정적이지만 고속으로 올라가면 스트레스처럼 느껴져 금방 변속하게 했다. 하지만 시프트 캠 기술로 고회전 토크를 증가시켜 출력이 묵직하고 길게 이어진다. 또한 저 회전 구간의 토크도 키워 200kg이 넘는 바이크가 더욱 가볍게 움직인다.    

    오프로드 테스트

    R 1250 GS HP는 오프로드 성향을 띠는 모델이라고 하지만 공도 주행에 치중되어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는 점은 아쉬웠다. 매뉴얼 상의 공기압에서 거의 절반까지 줄이고 주행하게 되었다. 웬걸 우주 명차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나 싶다.

    타이어는 미쉐린의 아나키 3가 장착되어 있었는데 공기압만 줄여주니 노면을 잘 붙잡는다. 타이어의 자체 그립보다 바이크의 무게가 노면을 눌러 만드는 마찰력이 우수하다. IMU(관성측정 장치)가 적용되어 있어 더 똑똑하게 전자 장치가 개입하는 것도 한몫을 한다. 게다가 라이더가 달리고 있는 노면을 파악하고 상황에 맞게 서스펜션 세팅을 바꿔주는 기능인 ESA가 최신 단계 버전으로 장착되어 있다. 어떠한 자세에서도 낮게 깔려있는 무게중심 덕분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스로틀을 처음 쥘 때 박서 엔진의 구조 때문에 좌우로 약간 흔들리지만 크게 불편하지 않다. 프런트에 하중이 많이 실려 있는 세팅이기 때문에 비교적 고른 노면이나 딱딱한 곳에서는 조향이 매우 쉽다. 텔레레버 포크 구조 덕분에 조향각도 매우 커서 중심을 잡기에도 수월하다. 업힐을 오를 때 프런트가 떠오르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라이더는 바이크의 가운데에 위치하여 스로틀만 쥐고 있으면 두터운 토크와 무게로 누르는 끈적한 마찰력으로 쉽게 올라간다. 내리막에서도 프런트의 하중이 실려 있다는 점은 강점이다. 라이더의 자세가 리어에 치중해 있지 않다면 프런트 브레이크만으로 대부분의 내리막을 내려올 수 있다.

    바이크가 몸에 익을 때쯤 속도를 붙였다. 초반부터 뿜어내는 토크를 그대로 붙여 회전수를 높이니 순식간에 70~80km까지 가속한다. 그대로 꾸준히 가속해도 안정감이 뛰어나다. 하지만 문제는 노면이 고르지 않았을 때 드러난다. 프런트의 하중이 크게 걸려 있기 때문에 빠르게 달리다가 요철에 부딪히면 충격이 크다. 이전까지 프런트의 높은 하중이 혜택으로만 작용하다가 속도가 빨라지면 역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듀얼퍼퍼스와 엔듀로

    R 1250 GS HP는 어디까지나 듀얼퍼퍼스 장르에 속하고 오프로드에만 치중할 수 없다. 말 그대로 온로드를 주행하다가도 오프로드를 주행할 수 있는 정도인 것이지 바위를 뛰고 거대한 통나무를 넘고 높게 점프하는 바이크가 아니다. 200kg이 넘는 바이크가 100kg 남짓밖에 안되는 엔듀로의 코스를 타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듀얼퍼퍼스로 엔듀로 바이크의 움직임을 도전하고 있다. 도로에서 편안하게 달리고 동승자와 함께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바이크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GS는 가파른 언덕을 오르지 못한다고 해서 혹은 GS는 가방을 달지 않으면 무게 조화가 맞지 않다고 해서 잘못된 바이크가 아니다. 우리는 GS가 어느 정도의 오프로드를 허용하는지, 대응하는지 파악하고 즐길 필요가 있다.

    BMW R 1250 GS HP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수평대향 2기통   보어×스트로크 102.5 × 76(mm)   배기량 1,254cc   압축비 12.5 : 1   최고출력 136hp / 7,750rpm   최대토크 143Nm / 6,25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20ℓ   변속기 6 단 리턴   서스펜션 F()37mm 텔레레버 (R)텔레레버 주조 알루미늄 단면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120/70 ZR19 (R)170/60 R17   브레이크 F()305mm더블디스크 (R)276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207×952.5×1,430 (mm)   휠베이스 1,525mm   시트높이 850~870mm   건조중량 249kg   판매가격 3,070만 원


    TEST RIDER’S IMPRESSION

    R 1250 GS ADVENTURE HP

    ADVENTURE

    BMW GS 시리즈에 어드벤처라는 이름이 가진 의미는 그야말로 모험으로의 확장이다. 더 큰 연료탱크, 장거리를 쾌적하게 달릴 수 있는 대형 윈드쉴드, 그리고 오프로드를 위한 각종 파츠들이 더해져 ‘무엇을 꿈꾸든 그 꿈을 이뤄줄 듬직한 여행의 동반자’가 바로 GS 어드벤처 모델이다.

    2001년도에 등장한 R 1150 GS 어드벤처에서 처음으로 적용되었던 콘셉트다. 이미 동시대에 가장 독특한 디자인의 GS 디자인에 더 크고 강력한 존재감을 더하는 것이 시리즈 공통된 키워드다. 그 디자인이 사람들 눈에 익을 때쯤이면 업데이트를 통해 다시 존재감을 되찾는다. 이것을 반복하며 오늘날까지 이어 온 것이다. 다른 것이 있다면 지금까지는 신형 GS가 나오면 1년 뒤에 GS 어드벤처가 나왔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GS와 GS 어드벤처가 출시 시기의 차이가 없이 함께 나왔다는 것이다. 참으로 비교하기 좋은 기회다.

    이 바이크가 가장 거대해 보일 때는 바로 시트에 앉았을 때다. 큼직한 연료탱크와 최신의 컬러 TFT 계기반이 콕피트가 눈에 들어온다. 널찍한 핸들바 위에 손을 올리면 바로 세계여행이라도 떠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풍만하다는 표현보다는 다소 비만으로 느껴지는 엄청난 크기의 30리터 연료탱크는 어드벤처의 상징. 한번 주유로 서울 부산은 가볍게 주파할 수 있다. 크기가 크다 보니 가벼운 휘발유로 가득 채워도 20kg 이상 무거워진다.

    1250 시프트캠 엔진

    2019년 R 1250 GS 어드벤처 역시 새로운 가변밸브 시스템인 시프트캠이 적용된 1250 엔진으로 업데이트되었다. 이전의 박서엔진이 저회전에서 모든 토크가 나오고 고회전으로 갈수록 토크가 사라졌던 것과 달리 이제 고회전에서도 한 번 더 토크를 쏟아낸다. 무게가 무거워서 경쾌함이 많이 희생되던 GS 어드벤처가 강력해진 엔진 덕에 이전 세대의 GS 만큼이나 가볍게 움직인다.

    오프로드 테스트

    GS 어드벤처가 온로드만 달리면 어드벤처의 이름이 아까울 것이다. 게다가 싱글시트와 스포츠 서스펜션으로 오프로드에서 더욱더 고성능을 추구하는 HP 모델이다. 당연히 오늘의 테스트는 온로드보다 오프로드에 더 치중하게 된다. 기본으로 장착한 미쉐린 아나키 어드벤처는 오프로드에서 그립을 조금 더 여유롭게 만들어준다. 제법 가파른 업힐을 그립으로 오르는데도 리어의 흔들림이 없다.

    스프링 위 하중이 무겁기 때문에 적당한 속도로 임도를 달릴 때는 차체는 허공에 고정되고 바퀴만 위아래로 움직이는 느낌이다. 실제로 대략 시속 50km 정도로 평범하게 비포장길을 달리는데 서스펜션은 무부하 상태에서 거의 한계 직전까지 압축되는 것을 반복할 때도 바이크 위는 그저 평화롭다.

    다만 GS 어드벤처는 생김새 그대로 무게가 앞쪽에 지나치게 집중되어있다. 그래서 일반적인 비포장 도로에서는 프런트 휠의 그립을 바이크가 알아서 만들어주는 의외의 장점이 있지만 모래나 진흙과 같이 프런트의 그립이 쉽게 무너지는 곳은 주행이 어렵다. 가능하면 이러한 노면에서 주행하는 상황은 피하는 것이 좋다.

    우리가 어드벤처를 대하는 자세

    GS 어드벤처가 차체를 완전히 감싸는 충실한 가드까지 오프로드에 더욱 대응하는 모델이지만 엄밀히 말해 오프로드 주파력은 노멀 R 1200 GS보다 떨어진다.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R 1200 GS는 F 850 GS보다, F 850 GS는 엔듀로 바이크보다 오프로드 주파력이 떨어진다. 오프로드에서 가벼울수록 유리한 건 상식이니까.

    우리가 엔듀로 바이크가 아니라 F 850 GS로, R 1200 GS로 오프로드를 타는 것은 쉬워서가 아니다. 성취감은 과정이 어려울수록 커지기 마련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거대한 GS 어드벤처로 진땀 흘려가며 험로를 무사히 빠져나왔을 때 엔듀로 바이크로 같은 코스를 달렸을 때보다 몇 배의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중요한 포인트는 여기에 있다. GS도 기존에는 랠리, 지금의 HP라는 이름으로 오프로드를 강화한 버전이 존재하기 때문에 오프로드를 즐기려면 R 1250 GS HP가 좋은 선택이다. 하지만 GS 어드벤처만의 존재감은 노멀 GS가 따라올 수 없는 영역에 있다. 흙길 위를 그냥 달리기만 해도 한 폭의 그림이 된다. 그거면 사실 이유는 충분한 거 아닐까?

    BMW R 1250 GS ADVENTURE HP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수평대향 2기통   보어×스트로크 102.5 × 76(mm)   배기량 1,254cc   압축비 12.5 : 1   최고출력 136hp / 7,750rpm   최대토크 143Nm / 6,25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30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37mm 텔레레버   (R)텔레레버 주조 알루미늄 단면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120/70 ZR19 (R)170/60 ZR17   브레이크 (F)320mm더블디스크 (R)276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270×980×1,460(mm)   휠베이스 1,504mm   시트높이 890mm~910mm   건조중량 268kg   판매가격 3,460만 원


     양현용, 윤연수
    사진 양현용,조건희
    취재협조 BMW 모토라드 코리아 www.bmw-motorr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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