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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렬 6기통의 하드배거, BMW K 1600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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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렬 6기통의 하드배거, BMW K 1600 B

     

    직렬 6기통의 하드배거

    BMW K 1600 B

     

    스포티한 감각의 장거리 투어러인 K 1600 GT와 편안함을 극대화 한 럭셔리 버전인 GTL로 플래그쉽 투어러의 위엄을 보여주던 K 1600 시리즈에 배거가 추가되었다. 앞에서 보기에는 GTL과 비슷하지만 뒷모습이 완전 다르다. 과연 BMW가 해석한 배거는 어떠한 느낌일까?

     

     


     

     

    BAGGER

    배거(bagger)는 의미로 풀어보면 가방 달린 바이크를 의미한다. 하지만 장르로써 배거는 사이드 케이스만 달려있는 크루저 타입의 투어링 바이크, 즉 할리데이비슨 스트리트 글라이드로 대표되는 장르다. 북미에서 시작돼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기본적으로 페어링이 달린 프런트와 리어로 갈수록 아래로 깔리는 스타일이 배거를 상징한다. BMW 모토라드는 롤랜드 샌즈 디자인과 함께 협업해 탄생한 콘셉트 101을 통해 K 1600도 배거로 변신할 수 있음을 증명했고 이후 그릴 베이스로 하는 양산 버전이 출시하게 된 것이다. 물론 탄생 과정에서 혼다 골드윙의 배거 버전인 F6B의 영향을 부정할 수는 없을 만큼 아이디어가 비슷하다.

     

     

    디자인

    기존의 GT와 GTL이 전형적인 유럽 스타일 투어링의 진화, 완성형이라는 느낌이라면 배거는 철저히 북미 취향(혹은 아메리칸 스타일을 좋아하는 이들의 취향)에 맞춰 다듬었다. 새로움은 전부 뒤쪽에 집중되었다. 익숙한 앞모습으로 다가와 낯선 뒷모습으로 사라진다. 일단 뒤쪽으로 사이드백을 늘리며 차체의 길이가 길어졌다. 프런트부터 리어까지 내려오는 배거 특유의 라인에 사이드백 라인을 따라 장식된 일체형 테일램프 디자인이 뒤태를 완성한다.

     

    (좌) 오른쪽 사이드 케이스 안쪽에는 스마트 폰과 USB로 연결할 수 있는 파우치가 들어있다. 파우치 안쪽에는 사용 설명서가 포함되어있다 / (우) 사이드 백은 센트럴 락 기능으로 한 번에 잠그고 열 수 있다. 하단의 버튼은 뒷자리 열선 조절 버튼이다
    (좌) 어지간한 자동차 뺨치는 퀄리티의 계기반이다. 전자식과 아날로그가 적절히 조합되어 각종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 (우) K 1600 시리즈는 세계 최초로 코너링 라이트 시스템을 탑재했다.

     

    휠베이스는 GTL과 같지만 좌우 사이드백이 뒤쪽으로 길게 뻗어 덩치는 더 커 보인다. 좌우 한 쌍으로 장착된 거대한 머플러가 리어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이 된다. 사선으로 잘라낸 거대한 나팔 모양이다. 존재감은 확실한데 지나치게 굵고 커다란 느낌이라 전체적인 디자인과 다소 언밸런스하게 느껴진다.

    전체적으로는 기본이 되는 콘셉트 101의 디자인을 잘 살렸는데도 101에 비해 묘하게 전통적인 배거의 분위기는 덜하다. 프런트 휠을 키웠던 콘셉트 모델과 달리 일반적인 17인치 휠을 끼우고 있기 때문이다.

     

     

    B VS GTL

    새로운 포지션과 그에 따른 새로운 주행 감각을 기대했다면 약간은 실망할지도 모른다. 기존 K 1600 시리즈와 거의 같다. 스타일 때문에 GTL보다 시트고가 낮을 것이라는 오해를 받는데 시트의 높이는 780mm로 기본 시트고가 750mm인 GTL보다 오히려 높다. 여기에 핸들바와 발판 위치는 GTL과 같다. 차고도 동일하고 좌우 기울이는 감각도 유사하다. 게다가 디자인이 다른 부분은 뒷부분 뿐이라 정작 라이더가 시트에 앉았을 때 눈에 들어오는 것은 차이가 거의 없다. 굳이 찾아보자면 파이프 타입의 핸들바와 윈드쉴드가 낮은 것 정도다. 더군다나 포워드 플로어 옵션이 장착되어있지 않아서 포워드 컨트롤 자세는 연출할 수 없었기에 더욱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좌) 시트는 전후 높이차가 크지 않고 적당히 요추를 지지하는 타입으로 편안하다. 열선이 기본으로 깔려있어 겨울철 라이딩에도 유리하다 / (우) 스텝은 고무가 넓게 덧대어져 진동과 미끄러짐을 잡는다. 탠덤 스텝도 시트가 낮아진 만큼 아래로 내려왔다

     

    리어를 배거 스타일로 다듬으며 낮아진 곳은 운전석이 아니라 뒷자리다. 앞뒤 좌석이 완전한 계단형으로 높이 차이를 줘 앞 사람과 뒷사람이 각각의 독립된 시야와 공간을 제공하는 GTL과 달리 전후 시트의 높이 차이가 크지 않고 라이더가 밀착되는 스타일이다.

     

    1649cc 엔진

    클러치를 연결하면 거대한 덩치가 미끄러지듯 움직인다. 마치 도로 위를 제트스키를 타고 달리는 감각이다. 동력 성능은 K 1600 시리즈 본연의 모습 그대로다. 최고출력 160마력에 175Nm의 최대토크를 낸다. 하지만 최대토크보다도 2000rpm에서 이미 140Nm가 넘는 토크가 나오는 것이 더 신기한 엔진이다. 직렬6기통이면서 그 크기와 무게가 상당히 콤팩트한 것도 특징이다. 클래스에서는 가장 강력한 엔진성능으로 넉넉하고 여유가 넘치지만 느긋함은 없다. 기어가 몇 단에 위치하든 스로틀을 여는대로 가속한다. 가장 높은 기어인 6단에서도 속도를 40km/h 이하까지 낮춰도 그다지 힘겨워하지 않으며 언제라도 스로틀을 열면 노면을 박차고 무서운 기세로 튀어나간다.

     

    직렬 6기통 엔진이지만 콤팩트한 사이즈다. 전면으로 기울어있는 형상으로 무게중심을 낮추고 있다

     

    슈퍼바이크로 가속할 때의 느낌이 미사일 같다면 이건 로켓을 탄 느낌이다. 가속 할 때 차량의 질량에서 오는 에너지가 무시무시하게 느껴진다. 저회전 토크 위주로 세팅된 엔진이지만 회전이 8500rpm까지 고회전으로 돌아갈 때는 직렬 6기통만의 날카롭고 앙칼진 소리가 나는 상반된 매력도 있다.

     

     

    가장 빠른 배거

    지금까지 배거라는 카테고리에서 이만큼 빠른 바이크가 있었던가? 빠르다는 것은 가속이 빠르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가속, 감속, 코너링까지 전부 포함한 이야기다. 제원표 상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은 3.2초, 실제 체감은 3초 이내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기존의 K 1600 GTL과 GT가 가진 운동 성능과 사실상 다를 게 없는 구성이다 보니 그들의 빠름 역시 그대로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폭발적으로 가속하고 짜릿하게 서고 매끄럽게 돈다. 전후 휠에 스포츠 투어러는 물론 슈퍼바이크의 타이어가 전부 대응되는 17인치 휠을 선택하고 있는 점 부터가 본격적으로 달리기에 집중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덩치를 생각하면 정말 가볍게 코너를 돌고 가속한다. 여기에 시프트 어시스턴트 프로가 적용되어 클러치 조작 없이 빠르게 변속할 수 있다. 주행성능은 스포츠 투어러 못지않다.

     

     

    에어로다이내믹

    풍동 실험실에서 철저하게 다듬어진 덕분에 라이더에게 피로를 주지 않고 공기를 가르는 법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예를 들면 핸들에 별도의 너클가드가 달려있지 않지만 전방의 미러가 공기를 갈라주기 때문에 손으로 바람이 거의 오지 않는다. 주행 중에 손을 그립에서 떼서 살짝 위로 올려보면 그제야 풍압이 느껴진다. 멋을 위해 낮아진 윈드 쉴드지만 기대보다 제 역할을 해낸다. 가장 낮게 내리면 어깨 위로 바람이 스쳐가며 오픈 에어링의 매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고, 쉴드를 올리면 헬멧 위쪽에 바람이 살짝 느껴지는 수준으로 공기의 흐름을 바꾼다. 공기의 흐름 하나하나를 제어해 라이더에게 최고의 편안함을 준다는 점에서 역시 BMW의 기술력이 돋보인다.

     

    좌우의 상단 페어링과 측면 사이에 바람의 방향을 바꿔주는 날개 달려있다. 여름철에 라이더로 가는 바람의 양을 늘려준다

     

    후진기어 탑재

    드디어 K 1600 시리즈에 후진 기어인 리버스 어시스트가 추가되었다. 모터의 힘으로 뒤로 후진 할 수 있어 주차 시 편리하다. 모터의 힘만으로 7%경사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사용법도 간단하다. 기어 중립 상태에서 왼쪽 그립의 R버튼을 먼저 누르고 시동 버튼을 누르면 천천히 뒤로 움직인다. 이때 사용되는 전력을 보조하기 위해 엔진 회전수가 2000rpm으로 살짝 올라간다. 원하는 만큼 뒤로 움직였으면 다시 R버튼을 누르면 중립 상태로 돌아가고 기어를 넣고 정상 작동할 수 있다. 후진 기어가 활성화 되어있는 상태에서는 기어가 들어가지 않도록 안전장치가 되어있다.

     

    (좌) 각종 기능이 왼쪽 그립에 집중된다. 새롭게 후진 기능을 조작하는 R버튼이 추가되었다 / (우) 안개등이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다

     

    첨단을 달리는 전자장비

    그밖에도 꼼꼼히 살펴보면 플래그쉽 라인업답게 첨단 전자장비와 각종 편의장비가 장착되어있다. 기울기를 감지하는 ABS프로와 DTC를 기본으로 탑재하고 전자 조절식 윈드쉴드와 전자식 서스펜션인 다이내믹ESA는 기본세팅인 ‘로드’와 더욱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하는 ‘크루즈’모드를 지원한다. 버튼으로 모든 수납공간을 잠그고 열 수 있는 센트럴 록킹 시스템과 스마트 키 시스템인 키리스 라이드와 열선 그립과 열선시트 등의 편의장비도 장착된다. 현재 모터바이크에 적용할 수 있는 대부분의 편의장비와 전자장비가 제공되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좌) 스마트 키 시스템을 장착해 전원을 버튼으로 켠다 / (우) 키리스 라이드로 시동 뿐만 아니라 연료 주입구도 키 없이 열 수 있다
    (좌) 오디오 시스템은 스피커가 전방에만 있고 출력이 그리 높지는 않아 고속에서 잘 들리지 않는다 / (우) 오디오 컨트롤 버튼은 자주 사용하지는 않지만 쓰기에는 다소 불편한 위치다

     

     

    완성도 높지만 과감함이 아쉬워

    뉴 모델임에도 익숙한 형태에 신선함은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베이스가 되는 K 1600 GTL의 완성도가 높은 만큼 전반적으로 괜찮은 투어링 바이크로 완성되었다. 물론 지금까지 경험해 본 배거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 있다. 압도적인 엔진 성능을 기반으로 빠르고 매끄럽고 강력하지만 이러한 점들이 라이더가 배거에게 원하는 것일까를 생각해보면 미묘하게 어긋나 있다는 느낌이다. 기존의 배거와는 지향점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게 될 것이다. K 1600 B에 탑케이스를 더한 K 1600 그랜드 아메리카도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다양한 취향을 수용할 수 있는 모델의 세분화는 좋다. 하지만 지금보다는 개성이 더 확실하게 부여 될 필요는 있다. 현재로써는 큰 개성 없이 수만 많아지는 느낌이다. 기왕 이렇게 세분화할 거라면 콘셉트 101 이상으로 좀 더 과감한 스타일의 배거로 만드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하지만 성능 면에서는 이렇다 할 마이너스 요소가 없기 때문에 스타일만이 선택 시 유일한 고려사항이다. 스타일리시한 배거 스타일에 누구보다 화끈한 주행성능이라는 두마리 토끼가 꼭 원한다면 이만한 바이크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CONCEPT 101

    2015년 이탈리아 코모 호수에서 열린 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에서 선보인 콘셉트 101은 BMW 모토라드 디자인 팀과 미국의 롤랜드 샌즈 디자인(RSD)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탄생된 배거 콘셉트 모델이다. 101이라는 이름은 1649cc의 미국식 표기인 101큐빅인치를 의미한다. 큼직한 프런트 휠로 존재감을 더하고 프런트 둘레를 심플하게 다듬었다. 블랙과 실버가 조화된 컬러링이 주는 차가운 이미지를 나무를 가공한 파츠로 장식해 상쇄시킨다. 특히 RSD의 파츠 디자인과 제작 능력이 돋보인다. 이 콘셉트가 그대로 K 1600 B의 베이스가 되었다.

     

     


     

     

    credit

    양현용 ㅣ 사진 양현용 / 권희재
    취재협조 BMW 모토라드코리아 www.bmwmotorr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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