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 우승 후보, CF 모토 450MT

    넉넉한 사이즈와 다루기 좋은 출력. 여기에 더해진 잠재력 높은 서스펜션으로 오프로드를 장악한다. 시대를 앞서가는 스마트한 기능은 덤이다.

    CF 모토의 450MT는 양현용 편집장의 현지 시승 소감을 통해 익히 들었다. 미들급에 준하는 차체 사이즈와 다루기 쉬운 450cc 병렬 2기통 엔진이 조화를 이룬다는 것. 여기에 완성도 높은 파츠 구성으로 다양한 영역, 특히 오프로드에서의 잠재력이 우수하다는 평가였다. 궁금증이 커져만 가던 중 드디어 한국에서 시승을 진행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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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프로드 향기

    450MT는 기존의 450cc 수랭 2기통 엔진을 탑재한 어드벤처 모델로 전후 21인치, 18인치 휠을 탑재하고 전후 200mm의 넉넉한 서스펜션 트래블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CST 듀얼 패턴 타이어와 랠리 머신이 떠오르는 전방 디자인, 핸드 가드와 접이식 미러 등이 오프로드 향기를 짙게 내뿜는다. 놀라운 건, 전후 서스펜션 모두 초기하중과 댐핑을 조절할 수 있는 풀 어저스터블 타입이다.

    랠리 디자인

    450MT는 기존의 800 MT를 잇는 듀얼퍼퍼스 모델로 MT는 멀티-평션 투어링을 의미한다. 전반적으로 랠리 머신 느낌의 헤드라이트와 윈드 스크린이 적용되어 커다란 21인치 프런트 휠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사이드 페어링은 수직으로 뚝떨어지는 형상으로 더 날렵하고 높은 느낌을 준다. 연료 탱크를 따라 자연스럽게 내려오는 곳에 시트가 장착되는데 시각적으로 라이더 시트만 움푹 파내지 않았음에도 820mm라는 낮은 시트고를 완성했다. 일체형 시트는 동승자와 낙차를 작게 만들어 라이더가 자유자재로 체중 이동을 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넓은 풋 패그는 기본적으로 고무 패드가 덧대어져 있고 오프로드 주행 시고무를 쉽게 탈착하여 조작성을 높일 수 있다. 노출된 격자 형태의 서브 프레임이 원활한 충격 흡수 및 강성 확보를 예상하게 하며 대각선 위로 뻗은 배기 머플러를 견고하게 고정한다.

    편안함

    바이크에 앉자마자 느껴지는 건, 의외로 편안함이다. 커다란 바퀴와 공격적인 스타일에 비해 서스펜션의 초기 반응이 부드럽게 설정되어 있고 상체가 꼿꼿이 서는 업 포지션이 취해진다. 핸들바도 같은 클래스에 비해 더 넓은 느낌이라서 사이드 스탠드 상태에서 바이크를 일으키는 동작이 가볍게 느껴진다. 차량 중량은 185kg으로 동급 대비 꽤 묵직한 수치인데 큰 몸집과 17.5리터의 넉넉한 연료 탱크 등에 비하면 예상보다 가볍다. 물론, 이 사이즈와 무게를 과연 450cc 병렬 트윈 엔진이 제대로 이끌 수 있을지 의심이 따랐다.

    스포츠 바이크 엔진

    450MT는 기존 CF 모토의 스포츠 바이크인 450 SR과 엔진을 공유하며 어드벤처 스타일에 맞는 세팅이 더해졌다. 병렬 2기통 수랭 엔진은 270도 크랭크샤프트를 적용해 더 박력 있는 필링을 내며 더블 밸런스 샤프트로 진동을 억제하고 부드러운 스로틀 반응을 제공한다. 최고 출력은 42.2마력으로 소폭 감소하고 최대 토크는 42Nm로 강화됐다.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 모두 비교적 낮은 시점에 발휘되기 때문에 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가능하다. 멀티 플레이트 방식의 습식 클러치는 CF-SC 슬리퍼 클러치가 탑재됐다.

    완성도

    엔진을 깨우면 고동감 좋은 배기음을 내뱉는다. 어드벤처 바이크라는 콘셉트에 어울리는 박력과 고급감이 공존한다. 와이어 타입의 기계식 스로틀은 약간의 무게감이 느껴지는데 오히려 과거의 엔듀로 머신에 오른 것 같은 느낌과 컴퓨터를 거치지 않고 내 손끝으로 엔진을 조작한다는 감성이 좋다. 곧바로 5인치 TFT 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오는데 rpm게이지부터 연료 잔량, 기어 포지션, 전자장비 작동 유무, 주행 모드, 각종 경고등까지 오밀조밀하게 거의 모든 정보를 전달한다. 많은 정보를 전달하면서도 중요한 정보는 크게 표시해 어디가 어수선하지 않고 이해하기 좋다.

    기본으로 핸드 가드와 접이식 미러, 높이 조절식 윈드 스크린을 탑재해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했다. 특히 윈드 스크린은 라이더에게서 멀리 위치하고 거의 수직으로 고정되어 바람을 효과적으로 막아주면서 역동적인 라이딩 포지션에 걸리지 않게 설계됐다. 계기반 속 다양한 정보 확인 및 기능은 모두 좌측 스위치 뭉치의 십자형 버튼과 별도로 마련된 ABS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다.

    친절한 기본 설정

    초반 가속감은 기대보다 약하다. 나도 모르게 여유로운 사이즈 때문에 미들 클래스의 가속력을기대한 탓이다. 물론, 최고 출력을 발휘하는 8,500rpm까지 도달하면 순간적으로 미소가 지어지는데, 이내 한계회전수에 닿아버린다. 엔진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변속하면 답답함은 사라진다. 클러치 레버는 아주 가볍기 때문에 잦은 변속에도 부담이 없다. 한 가지 놀라운 건, 도심 속 작은 요철들의 충격이 대부분 휠과 서스펜션에서 처리된다. 라이더는 웬만한 과속 방지턱은 인식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좋다. 오히려 속도가 비교적 높을 때, 순간적으로 바닥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부드러운 서스펜션이 걸러내며 라이더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기본으로 적용된 보쉬의 2채널 ABS와 TCS도 안전한 라이딩을 돕는다.

    서스펜션 세팅 변경

    양산형 모델은 대부분 약 75~ 80kg의 라이더 무게에 맞게 설정되어 있다. 따라서 90kg인 내가 제대로 즐기려면 약간의 서스펜션 세팅이 필요하다. 스프링 자체를 더 강한 제품으로 교체하는 방법도 있지만, 순정 상태에서 초기하중을 조절하는 방향으로 테스트했다. 프런트는 공구로 포크 상단의 조절기를 돌려 조일 수 있다. 눈금이 마련되어 있어서 조금씩 조여가며 원하는 성능까지 맞춰갈 수 있다. 기본적으로 4칸이 있고 나는 끝까지 조였다. 리어 쇽은 두 개의 고정 링을 이용해 스프링을 누를 수 있게 되어 있는데 대략 15mm를 조였다. 추가로 개인적으로 오프로드에서는 콤프레션은 조이고 리바운드는 풀어두는 세팅을 선호한다. 사이드 스탠드를 세우고 바이크에 앉자마자, 뭔가 달라졌음을 크게 느꼈다.

    잠재력 오픈전후 초기하중을 조이자, 더 넉넉한 서스펜션 트래블이 확보되었고 과하게 유연했던 특성이 다소 무뚝뚝하게 바뀌었다. 특히 리어 쇽이 일정 이상 버텨주는 만큼 안티 스쿼트의 양도 늘어나 스로틀 반응이 빨라졌다. 테스트 초반에 출력이 아쉬웠던 기억은 말끔하게 사라지고 제대로 달려보고 싶은 욕망이 차오른다. 곧바로 오프로드 테스트를 시작했다. 좌측 스위치 뭉치에 별도의 ABS 버튼을 누르면 오프로드 모드로 진입하고 트랙션 컨트롤과 ABS(후방)가 해제된다. 묵직한 무게와 리어 140 사이즈의 CST 듀얼 패턴 타이어가 노면을 안정적으로 붙잡기 때문에 웬만한 가속으로는 미끄러지지 않는다. 전후 무게 밸런스가 좋아서 방향 전환이 수월하고 슬라이딩도 점진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대처하기 쉽다. 무릎 공간이 넉넉하고 스탠딩 포지션에서 전후로 걸리는 게 없어서 무게 중심을 극단적으로 옮길 수 있다. 상체를 앞으로 쭉 내밀고 가속하고 엉덩이를 뒤로 내밀며 감속하는 감각이 일반 어드벤처 바이크보다 엔듀로 머신에 가깝다. 전후 호따후안 브레이크 시스템은 오프로드 조작성이 우수하다. 미세한 조작부터 최대 제동력까지 450MT를 원하는 방향으로 다루기에 충분하다. 호따후안은 몇해 전 브렘보의 자회사로 인수된 이후 품질이 안정되고 향상되었다. 서스펜션이 조여진 만큼 타이어가 맡은 역할이 커졌다. 여기에 오프로드 성능이 더 강화된 타이어를 장착하면 한 단계 높은 수준을 경험할 수 있을 것 같다.

    강력한 우승 후보

    최근 다양한 브랜드가 쿼터 클래스 어드벤처 모델을 공개하면서 꽤 흥미진진한 구도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에 출시한 로얄엔필드의 히말라얀 450과 올해 하반기 출시를 앞둔 스즈키의 DRZ4S, KTM의 390 어드벤처 R과 390 엔듀로가 그 주인공이다.

    아직 모든 모델을 테스트한 상태는 아니지만, 450MT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님을 입증했다. 어쩌면, 주행 성능을 떠나서 다른 모델보다 큰 사이즈가 주는 만족감, 전용 앱을 통한 스마트한 기능(주행 정보 기록, 차량 움직임 감지 알림) 등이 큰 메리트다. 확실한 것은 450MT는 클래스의 톱을 노리고 탄생했다.

    CF MOTO 450MT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병렬 2기통
    보어×스트로크 72 × 55.2(mm)
    배기량 449cc
    압축비 11.5 : 1
    최고출력 42hp / 8,500rpm
    최대토크 42Nm / 6,5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17.5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1mm텔레스코픽 도립 (R)싱글쇽 멀티 링크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90/90 R21 (R)140/80 R18
    브레이크 (F)320mm디스크 (R)240mm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210×870×1,430mm
    휠베이스 1,505mm
    시트높이 820mm
    차량중량 185kg
    판매가격 839만 원


    윤연수
    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CF모토코리아 cf-moto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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