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바퀴의 길 위엔 무언가 특별한 여유가 흐른다.
단순히 바퀴 하나가 더 달렸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번 할리데이비슨 코리아의 ‘트라이크 투어’는 그 여유가 무엇인지, 몸소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일죽 광장타운 휴게소. 아침 10시, 트라이 글라이드 울트라 오너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다소 흐린 하늘 아래 모인 열다섯 대의 트라이크. 묵직한 크롬, 광이 나는 페어링, 넉넉한 리어 트렁크가 만들어내는 존재감은 실로 압도적이었다. 처음 만나는 이들도 많았지만, ‘세 바퀴’라는 공통 분모 하나로 이미 우리는 충분히 가까워져 있었다.
드디어 출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이어진 트라이크들의 주행은 흡사 하나의 큰 생명체처럼 느껴질 만큼 유기적이었다. 쭉 뻗은 도로 위에서 열다섯 대의 트라이크가 일렬로 서 있는 모습은 말 그대로 한 편의 퍼레이드 같았다.
점심 식사는 따뜻한 순대국으로 아직은 차가운 초봄의 냉기를 떨쳐버린다. 첫번째 트라이크 이벤트에 서로 다른 지역에서 온, 대부분 처음만나는 사이지만 라이더라는 공통점으로 금세 가까워질 수 있었다.
도로는 생각보다 훨씬 더 부드럽고 정겹다. 논밭을 가로지르는 국도, 구불구불 이어지는 산길, 그리고 중간에 마주치는 작은 마을들. 그 사이를 세 바퀴는 흔들림 없이 유유히 흘러간다. 오후가 되자 하늘은 점점 밝아졌고, 구름은 물러나기 시작했다. 햇살이 트라이 글라이드의 광택 위로 내려앉을 때,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몇 시간의 주행 끝에 도착한 곳은 안동의 ‘락고재’ 한옥호텔이었다.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에 현대적 편의가 더해진 공간. 기와지붕 사이로 스며드는 오후의 햇살, 문을 열면 은은하게 풍겨오는 나무 향, 그리고 정갈하게 정돈된 침구까지 장거리 투어 끝에 마주한 이 호텔은 단순한 숙소를 넘어선 ‘쉼터’였다. 방에 짐을 풀고 나와 마당에 앉았다. 바람은 고요했고, 공기는 맑았다. 어느새 친구가 되어 담소를 나누었고, 누군가는 조용히 마루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도심이나 번잡한 일정 속에서는 도저히 만날 수 없는 평화였다.
저녁식사는 지역 특색이 담긴 정찬이었다. 안동의 대표 음식인 간고등어와 찜닭이 차려졌다. 각자 오늘 달렸던 길, 함께한 순간, 트라이크에 대한 애정을 천천히 나누었다. 특히 탠덤으로 참여한 라이더들이 많았던 이번 투어는, 트라이 글라이드 울트라가 왜 ‘함께 타기 좋은 바이크’인지를 잘 보여줬다. 넉넉한 시트, 편안한 서스펜션, 그리고 안정감 있는 주행. 두 사람이 함께여도 전혀 피곤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이번 투어는 세 바퀴가 주는 새로운 경험, 속도가 아닌 순간을 즐기는 방식, 그리고 ‘달리는 것’ 그 자체가 아닌 ‘함께 달리는 것’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시간이었다. 비록 시작은 열다섯 대였지만, 이제 곧 더 많은 이들이 이 길에 합류하게 될 것이다. 왜냐면, 이건 그저 한 번의 투어가 아니라 본격적인 ‘트라이크 라이프’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할리데이비슨 트라이글라이드 울트라
세 바퀴가 주는 안정감과 압도적인 존재감. 트라이 글라이드 울트라는 할리데이비슨 투어링 모델의 감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노면 상태나 계절에 관계없이 여유로운 주행을 가능하게 해준다. 1868cc V트윈 엔진과 넉넉한 적재공간, 탠덤 라이딩에 최적화된 시트까지. 겨울에도, 먼 길에도, 걱정 없이 떠날 수 있는 진짜 사계절 투어러다.
글/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할리데이비슨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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