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요?” 대한민국에서 국제 미디어 시승이 진행된다는 소식, 그것도 제주도에서라니. 난생처음 겪는 일인 만큼 이벤트 자체가 새롭고 기대가 따랐다.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향했고 색다른 환경에서 새로운 모델을 신나게 테스트할 수 있었다.
HUSQVARNA NORDEN 901 EXPEDITION with NORDEN 901
허스크바나가 제안하는 두 가지의 선택
글 윤연수/양현용
사진 양현용/허스크바나모터사이클코리아
취재협조 허스크바나모터사이클코리아 hqv.co.kr
더 멀리, 그리고 더 깊숙한 그 어딘가를 향해 달렸다. 한국에서 쉽게 겪어보지 못한 노면, 풍경, 날씨가 펼쳐졌고 노든 901 익스페디션은 이름값을 했다.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도 전혀 당황하지 않았고 그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HUSQVARNA NORDEN 901 EXPEDITION
한 차원 더 큰 세상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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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 다른 기본
허스크바나 노든 901 익스페디션(이하 익스페디션)은 기본 모델인 노든 901에 오프로드 주행 및 장거리 여행 환경에 맞춰 서스펜션을 업그레이드하고 각종 옵션 파츠들을 더한 모델이다. 처음 공개 당시 온라인으로 일반 스튜디오 컷을 찾으려 했는데 단 한 장도 옵션이 제외된 모델 컷을 찾을 수 없었던 이유다. 관계자에 따르면 익스페디션은 열선 그립, 열선 시트, 롱 윈드 스크린, 사이드 백 세트, 센터 스탠드, 헤비 듀티 스키드 플레이트 등이 모두 장착된 상태로 수입된다고 한다. 말 그대로 이 모든 옵션이 포함된 모델이 ‘기본 사양’인 것이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일반 모델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새로운 그래픽과 유광 컬러를 조합하여 더욱 선명한 볼륨감과 고급스러움을 자아낸다. 브랜드 컬러인 블루를 적극적으로 사용했고 허스크바나 로고를 차체 양쪽 사이드에 배치시켰다. 핸드 가드와 리어 사이드 페어링은 화이트로 매치해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앞서 말했듯, 일반 모델과 달리 더 높은 위치까지 커버하는 윈드 스크린이 장착되었고 원형 LED 헤드라이트와 LED 안개등은 부드러운 디자인 분위기를 헤치지 않고 적재적소에 탑재됐다. 새롭게 장착된 강성 높은 알루미늄 스키드 플레이트는 강한 충격에도 보호성능이 보장되고 측면에 구멍을 뚫어 오바이트 호스가 통과하도록 마련한 센스가 돋보인다. 장거리 주행 중 여러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센터 스탠드가 추가되었고 새로운 사이드 백은 36리터의 용량으로 다양한 소지품을 수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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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서스펜션
익스페디션에는 WP의 풀 어저스터블 익스플로러 서스펜션이 장착되었다. 전후 240mm 트래블을 갖추면서 무게 중심 자체가 높아졌고 이에 따라 더 경쾌한 주행 감각, 효과적인 충격 흡수, 원하는 세팅 등이 가능해졌다. 특히 프리로드를 포함하여 압축과 신장을 모두 개별로 세팅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노면, 상황, 라이더 주행 스타일을 모두 대응할 수 있다. KTM의 형제 모델인 890 어드벤처 R과는 또 다른 내부 세팅으로 익스페디션만의 편안한 주행 필링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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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감이 주는 편안함
시승은 비에 젖은 온로드에서 시작됐다. 주행 모드는 스트리트, 레인, 오프로드, 익스플로러 총 4가지로 마련되어 있다. 노든 901에서 옵션으로 추가해야 했던 익스플로러 모드가 기본 탑재됐다. 각 모드에 따라 스로틀 반응과 트랙션 컨트롤 레벨, 최고 출력이 조정된다. 레인 모드에서는 가장 부드러운 스로틀 반응과 가장 높은 트랙션 컨트롤 개입, 최고 출력은 소폭 하락하여 매 순간 그립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제원상 시트고는 875/895mm로 꽤 부담스러운 수준인데 초기 하중 값이 약하게 걸려 있기 때문에 85kg의 라이더가 앉으면 큰 폭으로 가라앉는다. 그만큼 사용할 수 있는 최대 스트로크는 줄어들지만, 무게 중심이 낮아지고 그 안에서도 여전히 큰 폭으로 움직이며 편안함을 제공한다. 노면이 촉촉하게 젖은 상태에서도 순정 타이어 피렐리 스콜피온 랠리 STR은 꾸준한 그립을 제공한다. 브레이크와 스로틀을 부드럽게 조작하면 제동과 선회, 탈출 상황에서 모두 안정적이다. 만약 약간의 슬립을 감지하고 전자장비가 개입하면 계기반에 노란 경고등이 깜빡이며 그 사실을 라이더에게 전달한다. 제주도의 한라산 근처 와인딩 로드를 오르고 내리는 동안 경고등이 쉽게 깜빡이지 않는다. 바이크 자체 안정성이 좋은 만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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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양면성
제주도가 언제부터 동남아시아 날씨가 된 걸까? 헬멧을 때리던 빗줄기가 금세 잦아들고 맑은 하늘과 함께 아스팔트가 빠르게 말랐다. 주행 그룹의 페이스도 함께 빨라졌다. 익스페디션은 일반 모델과 마찬가지로 라이더가 적응하기 쉬운 세팅이다. 따라서, 익스플로러 모드로 진입하고 오프로드 ABS(리어 ABS 해제 및 프런트 ABS 개입 지연)로 설정했다. 이전 레인 모드에서 스로틀을 열었을 때는 부드러운 출력이 서스펜션을 거쳐 한 번 더 정돈되는 느낌이었다면 이전과 비교가 확실할 정도로 빠른 반응성이 돋보인다. 물론, 서스펜션의 댐핑도 상단의 다이얼을 돌려 주행 스타일에 맞게 조절하면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3클리크에서 5클리크 정도를 조절한 뒤, 변화된 느낌에 따라 소폭으로 조정하며 내가 원하는 세팅을 찾아갔다. 분명한 건 허스크바나의 기본 세팅은 익스페디션의 편안함과 장거리 투어 콘셉트를 더 쉽게 느낄 수 있도록 부드럽게 설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때 전후 프리로드를 조여주면 한층 더 높은 한계의 주행을 맛볼 수 있다. 일반 모델도 마찬가지로 서스펜션 댐핑 세팅이 가능했지만, 익스페디션의 조절 폭이 확실히 넓은 편이다. 코너 탈출 구간에서 스로틀을 강하게 열면 리어가 주저앉으며 프런트 휠이 들썩인다. 서스펜션을 공격적으로 세팅해도 여전히 부드러운 감각은 변하지 않는다. 즉, 리어 슬라이드에 대한 걱정을 덜어두고 마음껏 스로틀을 열 수 있다. 889cc 병렬 트윈 엔진은 경쾌하고 시원한 가속 성능을 발휘하며 도로 규정 속도를 단숨에 도달해버린다. 양방향 퀵시프터의 직결감도 정확하고 빠르다. 기어 레버를 올릴 때마다 펑! 소리와 함께 터지는 배기음도 주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점점 박자를 빠르게 가져가다 타이어의 한계를 경험하고 이 바이크가 어드벤처 바이크라는 걸 자각했다. 그만큼 전후 피칭이 많은 차량임에도 공격적인 주행이 가능하고 그 한계가 높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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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노하우
제주도의 미끄러운 오프로드를 진입했다. 새벽부터 강한 비가 내린 탓에 스콜피온 랠리 STR 타이어는 노면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다. 익스플로러 모드에서 스로틀 반응을 오프로드로 설정하고 트랙션 컨트롤 개입 단계를 9단계부터 순차적으로 낮췄다. 처음에는 바이크가 약간의 슬립도 억제하며 안정적인 자세를 잡기 위해 애쓰다가 한 단계씩 낮출수록 리어 휠이 자유롭게 미끄러진다. 타이어의 트레드 사이에 진흙이 끼면서 거의 슬릭 타이어 수준으로 변한 탓에 제대로 된 조향도 어려웠다. 단, 그런 상황 속에서도 바이크 자체의 전후 무게 중심이 이상적이라는 건 느낄 수 있었다. 리어 휠이 미끄러져 내 옆으로 흘러와도 약간의 그립만 있다면 다시 제자리를 찾아간다. 휠베이스가 넉넉하고 핸들 조향각이 크기 때문에 대처할 수 있었다. 오랜 오프로드 테스트를 통해 개발된 노하우가 느껴진다. 사실상 시승 당시 ‘오프로드 주행 성능이 어떻다!’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악조건이었기에 추후에 다시 오프로드 테스트를 진행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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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험을 위한 선택
익스페디션은 누굴 위한 모델일까. 분명히 오프로드 혹은 고속, 장시간 오프로드 주행을 요구한다면 당연한 선택이다. 새로운 서스펜션으로 더 높은 충격 흡수 한계, 여유로운 움직임을 갖췄고 더 많은 편의장비 등으로 다양한 환경을 대응한다. 개인적으로 더욱 격한 오프로드 주행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노멀 모델과 비교한다면 당연히 익스페디션의 손을 들 것이다. 하지만, 875mm의 높은 시트고, 비교적 비싼 금액, 누군가에게 불필요한 과한 피칭 등을 고려하면 노멀 모델이 경쟁력을 갖는다. 익스페디션은 분명한 목적성을 갖고 탄생했다. 익스페디션은 진정으로 탐험(Expedition)을 꿈꾸는 라이더를 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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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SQVARNA NORDEN 901 EXPEDITION
엔진형식 수랭 병렬 2기통 보어×스트로크 90.7 × 68.8(mm) 배기량 889cc 압축비 13.5 : 1 최고출력 105hp / 8,000rpm 최대토크 100Nm / 6,5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19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8mm텔레스코픽 도립 (R)싱글 쇽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90/90 21 (R)150/70 18 브레이크 (F)320mm더블디스크 (R)260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미발표 휠베이스 미발표 시트높이 875-895mm 차량중량 214.5kg(연료제외) 판매가격 2,5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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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윤연수
이번 노든 901 익스페디션 미디어 테스트에서 노든901 기본 모델을 함께 타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기본에 충실한 노든 901과 비교해 타보며 노든 901만의 매력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에 비해 익스페디션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과 차이는 무엇인지 느껴보았다.
HUSQVARNA NORDEN 901
결코 뒤지지 않는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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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크바나 노든 901 익스페디션의 등장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모델은 무엇일까? 아이러니하게도 정답은 형제격인 노든 901이다. 심지어 익스페디션 모델이 각종 옵션들이 더해진 것에 비해 가격 차이는 250만원에 불과하다보니 마음이 익스페디션으로 기우는 것은 사실이다.
허스크바나 노든 901 익스페디션은 말 그대로 스페셜 모델이고 오히려 기본모델이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한 볼륨모델이다. 허스크바나 노든 901을 직접 타보면 외형만 봤을 때 보다 경쟁상대가 좀 더 확실하게 보인다. 메인 타겟은 BMW F850 GS, 트라이엄프 타이거 900 랠리, 그리고 두카티 데저트X다. 모두 21인치 프론트 휠에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기반으로 하는 어드벤처 투어링이라는 점에서 통한다. 의외로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890어드벤처와는 상당히 달랐다. 좌우로 너비가 넓어 편안한 시트와 부드러운 서스펜션은 정확히 장거리 투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면서도 기본기는 탄탄하다. 21/18인치의 오프로드 휠의 주파성으로 어드벤처 바이크 중 상위권의 성능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실 처음에 노든 901을 보았을 때 허스크바나와 같은 그룹인 KTM 890어드벤처의 디자인 변경 모델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가족끼리의 간섭효과를 피하고 싶었던 것일까? 두 모델은 놀라울 만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화해 있었다. 게다가 이번 익스페디션의 등장으로 그 갈레가 더 깊고 멀리 벌어졌다. 흔히 노든 901이 KTM 890어드벤처의 노멀에 대응하고 익스페디션이 890어드벤처 R과 대응하는 것으로 이야기 되지만 두 브랜드간의 접근법, 특히 상위 모델에 대한 해석이 상당히 다르다. 예를 들어 윈드쉴드를 보면 KTM은 노멀은 투어링 윈드쉴드, R은 오프로드에서 걸리적거리지 않는 짧은 스모크 쉴드를 장착한다. 하지만 노든 901과 익스페디션은 정 반대다. 노멀이 더 짧고 스포티한 느낌의 윈드쉴드를 가지고 있고 익스페디션은 크고 편안한 방풍성의 투어링 쉴드가 장착된다. 더 멀리, 더 편하게 달리라는 의미다. 강화된 오프로드 성능 역시 영역의 확장을 위함이다. 기록, 순위 같은 단어와는 거리가 멀다.
기본모델과 익스페디션 사이에 엔진의 출력이나 차체의 기본에서 차별점은 없다. 전체적인 구성에서 가장 크게 느껴지는 차이는 가벼움과 만만함이다. 특히 와인딩에서의 안정감은 한수 위였다. 같은 휠 사이즈라고 생각하기 힘들만큼 도로 주행감각 차이는 컸다. 부담 없이 다룰 수 있다는 것은 주행 내내 좋은 느낌을 준다. 물론 오프로드에서 서스펜션 차이는 확실히 도드라진다. 온로드에서는 푹신하고 편안한 서스펜션이지만 오프로드로 가면 한계가 빠르게 다가온다. 노든 901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가 투어링 중심의 바이크, 편안함에 초점을 맞춘 듀얼 퍼퍼스라고 하지만 이건 상대적인 평가 때문이지 절대적인 오프로드 성능은 차고 넘친다. 익스페디션과 모든 코스를 같이 달렸지만 차량의 성능이 부족해서 아쉬웠던 점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발이 잘 닿는다는 점은 비 때문에 미끄러운 노면이 연속되던 상황에서 부담을 덜어줬다. 유난히 미끄럽던 제주도 진흙길은 수시로 노면에 발을 짚게 만들기 때문에 발착지성의 중요성이 더 크게 느껴졌다.
전반적으로 이 바이크는 스타일과 성능 모든 면에서 라이더의 경험을 더 즐겁고 더 기억에 남도록 부스트해주는 모델이라는 것이 인상 깊었다. 분명 익스페디션의 화려한 옵션은 기본모델에 비해 확실한 경쟁력이 된다. 하지만 모험을 시작하는 데는 노든 901도 결코 뒤지지 않는 매력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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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SQVARNA NORDEN 901
엔진형식 수랭 병렬 2기통 보어×스트로크 90.7 × 68.8(mm) 배기량 889cc 압축비 13.5 : 1 최고출력 105hp / 8,000rpm 최대토크 100Nm / 6,5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19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3mm텔레스코픽 도립 (R)싱글 쇽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90/90 21 (R)150/70 18 브레이크 (F)320mm더블디스크 (R)260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미발표 휠베이스 미발표 시트높이 854mm 차량중량 204kg 판매가격 2,25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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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양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