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현대적인 매력
INDIAN MOTORCYCLE CHIEFTAIN LIMITED
자동차에 맞먹는 커다란 엔진을 탑재하고 웅장한 자태를 뽐낸다. 이전보다 커진 엔진은 현대 기술력이 더해져 더욱 강렬하고 또렷하다. 마냥 클래식한 아메리칸 투어러라기엔 갖춘 능력이 너무 매력적이다.
낮은 회전수에서의 토크가 두텁고 최대토크가 2,900rpm에서 분출되어 스로틀을 돌리는 대로 박력 있게 나아간다
인디언 모터사이클 치프의 역사는 거의 100년 전인 1922년부터 시작된다. 초기 모델은 61큐빅 인치, 즉 1,000cc V 트윈 엔진을 탑재했다. 처음에는 그저 배기량이 큰 스카우트로 인식되었다. 바로 다음 해인 1923년에 74큐빅 인치 엔진을 탑재한 빅 치프 모델을 공개했다. 주로 사이드카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개발했는데 강력한 출력으로 라이더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고 스카우트와는 완전히 다른 모델로 인정받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인디언 모터사이클은 1940년 독일에게 항복하기 전까지 치프를 기반으로 만든 군용 사이드카인 340-B를 미국에 3,000대, 프랑스에 5,000대 납품했다고 한다. 이후 1940년부터 치프 프레임에 리어 서스펜션을 탑재하고 크고 넓은 펜더가 전후에 적용되었다. 1950년 80큐빅 인치 엔진을 장착한 새로운 치프가 등장했지만 3년 만인 1953년에 회사가 문을 닫으며 생산이 중단된다. 그로부터 반세기 후인 1998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길로리에서 부활한 IMCA를 통해 치프가 다시 생산되었지만 2003년 다시 문을 닫았다.
이후 브랜드 권리가 영국의 사모펀드 회사로 넘어간 인디언은 2008년 노스캐롤라이나 킹스마운틴 지역에 공장을 설립하고 다시 치프를 생산하기 시작한다. 이때 고급스러운 품질과 브랜드 이미지를 재구축하며 나름의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브랜드 탄생 110주년이 되는 2011년 폴라리스그룹이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모든 권리를 사들이며 역사가 새롭게 시작된다. 썬더스트로크 111엔진을 기반으로 선보인 새로운 치프는 웅장한 디자인과 뛰어난 성능으로 성공적인 첫걸음을 뗀다. 전면에 커다란 페어링이 장착된 배거 모델인 치프테인은 투어링 모델인 로드마스터와 함께 2014년에 처음 출시되었다. 2019년 디자인과 전자장비를 대폭 향상시킨 신형을 선보였고 2020년 모델부터 116 큐빅인치를 엔진라인업에 추가하며 더욱 강력해진 모델이 되었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느껴지는 웅장함
치프테인 리미티드는 한눈에 봐도 크다. 전장이 2,506mm로 가만히 세워둬도 존재감이 상당하다. 전체적으로 반짝이는 펄이 들어간 페어링과 크롬 파츠들로 꾸며졌는데 거대한 전면 페어링이 비상을 준비하듯 펼쳐져 있다. 프런트 펜더에 삽입된 인디언 엠블럼은 고급 세단을 떠오르게 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인상을 준다. 연료탱크와 사이드 케이스 등에도 펄이 들어간 블랙 컬러가 적용되어 빛을 받았을 때 더욱 반짝이면서도 깊이감이 있다. 특히 연료탱크와 사이드 케이스 측면에 크롬 장식을 부착해 디테일을 더했는데 과하지 않아 좋다. 시트는 유연함 속에 날렵함이 느껴지며 동승자 시트 라인은 사이드 케이스와 수평을 이루며 떨어져 깔끔한 후미를 완성한다. 19인치 콜트라스트 컷 휠과 프런트 포크, 엔진 가드, 엔진, 풋 패그, 배기 머플러까지 모두 크롬으로 치장했다. 특히 116큐빅인치, 1,901cc의 공랭 엔진은 클래식한 냉각핀 디자인과 돌출된 푸시로드가 인상적이다. 배기량이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창립년도와 동일한 1,901cc라는 것도 재밌다. 이 밖에 핸들, 레버, 사이드 미러와 방향지시등 등에도 크롬을 사용하여 통일감을 주고 깔끔하다.
소소한 디테일과 편리함
바이크에 앉으면 시트가 엉덩이를 확실하게 받쳐주고 포지션이 편안해 거대한 외형에 비해 안락한 느낌이다. 올라탔을 때 다리 사이의 넓고 큰 연료탱크가 반짝여 시선을 한 번 빼앗고 라이더의 벨트 혹은 재킷이 스크래치를 내는 것을 방지하는 탱크 스트랩이 센스 있다. 스마트키가 적용되어 키를 소지하고 전원 버튼을 누르면 시동을 걸 수 있다. 계기반 상단을 누르면 휴대폰을 연결할 수 있는 USB 소켓이 마련되어 있다. 휴대폰과 인터콤을 바이크와 연결하면 터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애플 카플레이를 사용할 수 있다. 장갑을 착용한 상태로 터치가 가능하여 조작성이 뛰어나고 익숙한 시스템 덕분에 금방 적응할 수 있다. 또한 터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타이어 공기압, 총 주행 거리, 주행가능거리, 외기 온도, 배터리 전압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양손 앞쪽에 100와트의 선명한 사운드를 제공하는 스피커가 장착되어 생동감 있는 음악청취가 가능하다.
여유롭게 다 갖춘 투어러
전자식 스로틀이 적용되어 살짝 움켜쥐듯 잡았는데 이미 나아가기 시작한다. 차량 중량 372kg의 거구를 움직이는데 엔진의 부담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낮은 회전수에서의 토크가 두텁고 최대토크가 2,900rpm에서 분출되어 스로틀을 돌리는 대로 박력 있게 나아간다. 도로 위를 달리는 순간에는 핸들링이 가볍고 움직임이 부드러워서 배기량이 작은 미들급 바이크보다 쉽게 느껴진다. 저회전 토크가 풍부하다 보니 기어 단수에 관계없이 도로를 유유자적 즐길 수 있다. 바이크의 뱅킹 한계는 31°로 일반적인 스포츠 바이크와 비교한다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지만 예상외로 뱅킹 센서가 쉽게 닿지 않는다. 물론 인위적으로 과한 뱅킹을 주거나 선회 중 요철을 밟으면 뱅킹 센서가 닿긴 하지만 아메리칸 투어러로 그 이상 기울여서 의미가 있을까 싶다. 묵직한 차체가 누르고 있고 부드러운 세팅의 서스펜션과 시트 덕분에 요철을 만나도 충격이 거의 없이 지나간다. 프런트에 300mm 더블 디스크와 4피스톤 캘리퍼, 리어에 300mm 싱글 디스크와 2피스톤 캘리퍼의 제동성능이 좋다. 특히 리어 브레이크의 성능이 우수하며 프런트와 리어 모두 ABS가 적용되어 과감하게 제동 할 수 있다.
버튼을 조작해 윈드스크린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 윈드스크린의 높이 변화 폭이 꽤나 크기 때문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고 최대로 높이면 바람이 한 번 걸러진 뒤 헬멧에 닿는 느낌이다. 크루즈 컨트롤도 기본 탑재되어 장거리 크루징 할 때 편안했다. 속도를 설정한 뒤에 버튼을 좌우로 움직이면 속도 조절이 가능하다. 사이드 케이스를 한 번에 잠그고 열 수 있는 버튼이 연료탱크 위에 위치한 점도 반갑다. 투어 중에는 다양한 소지품을 수납하게 되는데 보안을 위해 매번 일일이 키로 잠그는 것은 은근 불편하다.
진가를 보여줘
치프테인 리미티드에는 레인, 스탠더드, 스포츠 총 3가지 주행모드가 마련되어 있다. 터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쉽게 모드를 변경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 스탠더드 모드를 즐겼으니 스포츠 모드를 설정했다. 스로틀 반응이 빨라지고 앙칼진 맛이 살아나며 토크가 저속부터 두텁게 쏟아진다. 기통당 배기량이 크기 때문에 엔진 회전수가 상승하면 출력이 떨어지지만 스로틀을 감고 있으면 끝까지 탄력을 잃지 않고 기대에 부응한다. 최고 회전수까지 사용하며 가속하면 사이드 미러 속의 일행들을 금방 작게 만들 수 있다. 휠베이스가 길기 때문에 바이크가 기울고도 선회가 잘 시작되지 않지만 코너 탈출이 보일 때까지 숨죽이다 스로틀을 비틀면 아스팔트를 뭉개듯 빠져나간다. 또한 선회 중 뱅킹 센서가 닿아도 차체 안정감이 뛰어나기 때문에 흔들림 없이 선회에 집중할 수 있다. 정신없이 달리다 보면 강한 가속에도 엉덩이가 밀리지 않도록 디자인 된 시트와 풋 패그를 밟고 버텨야 할 정도의 제동 성능에 감탄한다. 분명히 고회전을 사용하는 엔진이 아님에도 바이크를 한계로 몰아붙일 때의 재미가 상당하다. 참고로 치프테인 리미티드는 일반 모델보다 배기량이 88cc 크고 압축비가 9.5:1이 아닌 11:1로 더 높은데 성능 차이가 체감될 정도다. 여기에 빠르게 가속할 때 보이는 즐거운 요소가 숨어있다. 계기반 속 0부터 120까지의 숫자 간격을 넓게 위치하여 바늘이 빠르게 넘어간다. 절대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을지라도 라이더가 시원한 가속을 한다는 느낌이 들어 좋다.
스포츠 모드의 변화 폭에 감탄하고 레인 모드를 테스트했다. 클러치 레버를 서서히 놓으며 출발할 때부터 움직임 자체가 다르다. 스로틀이 미숙한 라이더라도 부드럽게 출발을 할 수 있을 만큼 스로틀이 둔감하다. 스포츠 모드에서 있었던 울컥임은 현저히 줄어들고 편안하여 레인 모드가 투어링에 가장 적합할 것 같다. 기어를 한 단계 높게 설정하고 스로틀을 열었을 때 느껴지는 묵직한 토크가 맛있다. 차체 밸런스가 뛰어나고 핸들링이 가볍다는 점은 천천히 달릴 때 더욱 극대화된다. 두 팔에 힘을 빼고 선회하는 방향으로 시선처리만 해도 서서히 기울며 코너를 빠져나간다. 물론 이렇게 여유로운 주행에 신나는 음악이 첨가되면 즐거움이 배가된다. 주행 모드 변경만으로 완전히 다른 매력을 즐길 수 있다.
예상치 못한 반전 매력
인디언 모터사이클은 클래식한 디자인을 사용하면서도 현대적인 분위기가 난다. 그 점은 외관뿐만이 아니라 엔진의 필링, 주행감각도 마찬가지다.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모델들은 각각의 목적에 맞는 디자인과 주행감각을 갖췄는데 항상 어떤 모델이든 ‘살아있네!’를 외치게 만드는 포인트가 있다. 치프테인 리미티드는 아메리칸 배거 혹은 투어러라는 장르를 잘 해석했다. 그래서 편안하고 부드러운 바이크라고 정의하려는 순간 박력 넘치는 출력과 예상치 못한 가벼운 핸들링, 지극히 현대적인 기술력, 올드하지 않는 디테일 등 예상을 깨는 반전 매력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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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IAN MOTORCYCLE CHIEFTAIN LIMITED
엔진형식 공랭 4스트로크 V형 2기통 보어×스트로크 103.2 × 113(mm) 배기량 1,901cc 압축비 11 : 1 최고출력 미발표 최대토크 168Nm / 2,9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20.8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6mm도립식 (R)싱글쇽 타이어사이즈 (F)130/60 ZR19 (R)180/60 ZR16 브레이크 (F)300mm더블디스크 (R)300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506×1,000×1,385(mm) 휠베이스 1,668mm 시트높이 650mm 건조중량 362kg 판매가격 4,390만 원
글 윤연수
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화창상사 www.indianmotorcyc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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