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가 새롭게 선보이는 미들클래스 스트리트파이터.
2기통 엔진의 매력을 듬뿍 담고 경쾌한 운동성능을 어필한다.
미들클래스 스포츠 네이키드 GSX-8S의 등장은 처음에는 다소 뜬금없이 느껴졌다. 이미 시장에는 700에서 900cc사이의 배기량을 가진 병렬트윈 엔진 스포츠 네이키드가 많이 포진해 있다. 야마하 MT-07, BMW F 900 R, KTM 890듀크, 8S와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혼다 호넷 750 등이 대표적이다. 병렬트윈 엔진은 가볍고 작은 사이즈에 위상차 크랭크로 V트윈 엔진의 맛을 더한다. 작은 사이즈에 성능과 효율, 그리고 재미까지 챙길 수 있다. 스즈키도 조금 늦었지만 병렬트윈 미들클래스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래도 기대가 된 이유는 스즈키가 대응이 빠른 브랜드는 아니지만 언제나 실망시키지 않는 완성도를 가진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과연 어떠한 매력을 지니고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을 주행 테스트를 통해서 해소할 수 있었다.
스즈키 GSX-8S의 첫인상은 강렬한 디자인이다. 지금까지의 스즈키 모터사이클이 다소 보수적인 디자인이 주를 이루었다면 이번 GSX-8S는 전에 없던 과격함과 날렵함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새로운 패밀리룩을 만들고 있는 프로젝션 타입의 육각형 LED 헤드라이트는 상하로 배치되어있고 좌우 LED포지션 램프가 포인트를 더한다. 좌우 페어링과 헤드라이트가 전면을 향해 쐐기 형태로 모이고 날카롭게 빠지는 리어 카울도 근사하다. 측면에서 바라보면 서있어도 앞으로 달려나갈 것 같은 긴장감이 느껴진다. 스즈키는 이 모델을 스트리트파이터라는 장르로 정의하고 있다. 차체가 동급 네이키드들에 비해 길게 느껴지는데 휠베이스는 1,465mm로 살짝 긴 정도다. 하지만 리어가 짧고 시트고가 810mm으로 낮아 시각적으로 더 길게 느껴지는 것이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독창적이고 멋지다. 하지만 그 속을 채운 디테일은 조금 아쉽다. 전체적으로 고급감이 부족하고 카울의 면들이 만나는 선들이 고유의 입체감을 살려주지 못하는 느낌이 든다. 헤드라이트 카울 역시 정면에서 바라볼 때의 날카로움에 비해 측면에서 보면 입체감이 덜해진다. 무광 그레이와 블랙은 면들의 명도차이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느낌이 덜한데 블루 컬러는 경계가 덜 강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부족함을 채워주는 것은 역시 시원시원한 컬러감이다. 시리게 느껴질 정도로 강렬한 푸른색의 펄코스믹 블루 컬러는 어디에 있든지 존재감을 확실하게 어필한다.
엔진은 함께 출시한 스즈키 V스트롬800에도 탑재된 신형 병렬트윈 엔진을 얹었다. 스즈키는 이 엔진에 두 개의 밸런서를 장착해 진동을 최소화하고 있다. 각각의 밸런서가 각 실린더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줄여주는 것이다. 복잡한 설계 이야기는 뒤로하고 그 결과만 보자면 엔진은 매끄럽게 회전하면서도 사이즈는 콤팩트하게 유지하고 있다. 82.9마력의 최고출력과 78Nm의 토크는 수치로는 조금은 평범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직접 달려보면 꽤나 인상적이다. 엔진의 토크는 어느 회전 영역에서나 풍부해서 최고토크는 별 의미가 없게 느껴지고, V스트롬 800보다도 가벼운 무게가 엔진의 경쾌함을 더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의 가속은 약 4초, 최고속은 200km/h이상이다. 스포츠 주행에 충분한 성능이다. 스즈키는 엔진을 한번 만들면 오랫동안 푹 고아가며 쓰는 걸로도 유명한데 이번 엔진은 10년 이상은 충분히 써먹지 않을까?
3단계의 드라이버 모드 셀렉터는 A,B,C가 각각 스로틀의 반응 속도만 바꿀 뿐 최고출력은 달라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A모드 위주로 다녔는데 와인딩 로드에서 섬세한 조작에 어울리지 않았다. 부드럽게 작동하는 B모드가 더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기 때문에 더 매끄럽게 달릴 수 있었다. 그런데 B모드로 달리다보면 또 너무 차분한 느낌이다. A와 B사이의 모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C는 레인 컨디션 등 정말 부드럽게 달려야 할 때가 아니라면 불편하게 느껴질 만큼 느긋해진다. 스즈키답게 엔진이 돌아가는 맛은 아주 잘 살아있다. 스포츠 주행 시 6,000rpm 이상을 유지하며 달려도 진동이 적어서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퀵시프트 조작 시 반응은 빠르지 않지만 대신 충격 없이 정말 매끄럽게 들어간다. 발등이 부드러운 신발을 신어도, 아니 맨발이여도 조작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부드럽다. 넓게 전면을 감싸는 사이드 페어링이 무릎과 배 부분으로 오는 바람은 효과적으로 막아줘 명치 위쪽으로만 바람이 집중되는 느낌이다. 체력과 체온손실은 막아주면서 네이키드답게 주행풍은 확실히 느낄 수 있다.
대형 바이크다운 안정적인 핸들링으로 설정되었다. 하지만 선회를 시작할 때의 회두성이 상당히 좋아서 더 민첩하게 느껴진다. 기본적으로 프런트 휠에 적당히 무게가 실려 있어 프런트를 눌러가면서 탈 필요가 없이 편안하게 코너를 돌아나간다. 나름 빠르게 코너를 돌고 있는데도 린앵글이과 그립의 한계는 한참 남아있었다. 코너에서 타이어를 짓이겨서 돌아나가고 가속하는 거친 주행보다 탄력을 살려서 부드럽게 들어가고 리어 타이어를 슬쩍 찌그러트려며 가속하는 부드러운 주행이 더 어울린다. 서스펜션은 조절되는게 리어쇽의 초기하중 뿐인 깡통 스펙이지만 움직임이 상당히 기분 좋다. 전후 130mm의 서스펜션 작동폭을 가지고 있으며 주행하는 동안 끊임없이 그 끝과 끝을 오갈만큼 잘 작동한다. 바이크가 적응이 되면서 서스펜션이 점점 더 무르게 반응한다. 이보다 댐핑이 좀 더 단단하면 좋겠지만 일반 도로를 목적으로 하는 지금은 유연한 세팅도 좋았다. 브레이크는 평범했다. 레버를 당기는 제동의 시작부터 최대제동까지 리니어하게 작동하는 편이지만 고속 급제동 시 중후반에서 살짝 밀리는 느낌도 있다. 급제동으로 뒷바퀴에 하중이 빠지면 전륜의 ABS가 조금 일찍 개입하는 편이다. V스트롬 800DE를 탄 직후에 이 바이크를 탔기 때문에 의외의 부분에서 아쉬움이 들었다. 다름 아닌 V스트롬에는 리어 ABS를 해지할 수 있는 옵션이 있는데 8S에는 그 자리가 그냥 비어있다는 점이다. 똑같이 리어 ABS해지가 있었어도 좋았을 텐데 빈 칸이 자꾸 신경 쓰인다.(웃음)
가격은 1139만원, 놀라서 몇 번을 다시 확인했을 정도로 파격적인 가격이다. 새로운 디자인과 퀵시프트와 TFT계기반을 비롯해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구성, 주행 질감, 그리고 성능으로 미루어봤을 때 이보다는 훨씬 높게 예상했다. 심지어 일본 생산 차량이라니 더욱 놀랍다. 서스펜션이나 브레이크가 절대적인 성능에서는 아쉽지만 이 클래스에서는 일반적인 수준이고 이를 고성능 사외 파츠로 튜닝 하더라도 여전히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다.
SUZUKI GSX-8S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병렬 2기통 DOHC 보어×스트로크 84 × 70(mm) 배기량 776cc 압축비 12.8 : 1 최고출력 82.9ps / 8,500rpm 최대토크 78Nm / 6,8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14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텔레스코픽 도립 (R)링크쇽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120/70-17 (R)180/55-17 브레이크 (F)310mm더블디스크 (R)260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115×775×1,105 휠베이스 1,465mm 시트높이 810mm 차량중량 202kg 판매가격 1,139만원
글 양현용
사진 양현용, 손호준
취재협조 스즈키코리아 suzuk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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