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리면 현실이 된다. 모든 속도에서 윌리를 할 수 있고 어떤 장애물, 업힐, 다운힐 모두 내가 하고자 하는 의도대로 움직인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가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KTM 300 EXC 식스데이즈 2024는 매년 전 세계 곳곳에서 펼쳐지는 모터사이클의 올림픽, ‘인터내셔널 식스데이즈 엔듀로(ISDE)’를 기념하는 에디션 모델이다. 2024 시즌 ISDE의 개최지로 아르헨티나가 선정되었기 때문에 그 나라의 대표 컬러와 국기 디자인을 에디션 모델에 적용했다. 올해 ISDE는 2023년 11월, 와인을 제조하는 것으로 유명한 쿠요Cuyo 지역에서 6일간 진행될 예정이며 매년 수백 명의 라이더와 수천 명의 팬이 함께하는 만큼 올해도 뜨거운 인기가 예상된다.
차별화된 구성
먼저, 새로운 식스데이즈 에디션은 KTM을 상징하는 오렌지 컬러를 줄이고 아르헨티나 국기에서 볼 수 있는 하늘색과 흰색을 주로 적용했다. 흰색 페어링에 아르헨티나를 상징하는 그래픽을 올려 더욱 깔끔하고 직선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풀체인지를 감행한 2024 시즌 모델답게 LED 헤드라이트, 냉각 효율을 높인 프런트 펜더, 인체공항적으로 디자인된 사이드 페어링과 리어 페어링이 눈에 띈다. 여기에 일반 모델과 다른 오렌지 컬러 프레임과 오렌지 CNC 가공 트리플 클램프, 오렌지 체인 카드와 오렌지 슈퍼스프록스 대기어가 돋보인다. 이 밖에도 실제 식스데이즈 레이스에 적합하도록 개발된 메첼러의 식스데이즈 익스트림 타이어가 순정으로 장착되었다.
풀체인지
앞서 2024 KTM 엔듀로 라인업 시승기에서도 설명한 바 있지만, 이전 모델에 비해 95% 이상 달라졌다. 새로운 방식이 적용된 프레임은 로봇 용접 기술을 이용해 이전과 동일한 크로몰리 강으로 만들어졌으며 더 뛰어난 피드백, 충격 흡수, 직진 안정성, 비틀림 가성 강화 등을 이뤄냈다. 이와 함께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서브 프레임은 폴리아미드와 알루미늄 합금 소재로 더 즉각적인 핸들링을 보조한다. 전방에 완전히 새로운 48mm WP XACT 클로즈드 카트리지 포크를 탑재하여 더 고급스럽고 안정적인 댐핑을 제공하고 리어에는 기존과 동일한 WP XPLOR PDS 쇽이 장착됐다. 포크의 경우 좌우로 나누어져 있던 댐핑 다이얼이 상단에 압축, 포크 하단에 리바운드로 변경되었다. 리어 쇽의 경우 전작과 달리 별다른 공구 없이 댐핑과 프리로드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핸드 다이얼이 추가되어 라이더의 편의성 및 전문성을 높였다.
TBI ENGINE
KTM 2행정 모델에 새롭게 적용된 TBI(전자식 스로틀 바디 인젝션) 기술은 ECU가 수온, 기온, 기압, 크랭크케이스의 내부 압력, 스로틀 전개량 등을 연속해서 분석하여 각 환경에 맞게 공기와 연료의 이상적인 혼합비를 제공한다. 따라서 주행 중인 환경, 주행 고도에 따라 별도로 연료량을 제어할 필요가 없고, 어떤 영역에서나 부드럽고 예측하기 쉬운 출력 특성을 발휘한다. 리드 밸브 케이스를 재설계하여 밀봉 효과를 높였고 전자식 배기 컨트롤 시스템을 더해 연료 효율을 높였다. 기존에 강조되었던 용접 라인이 사라지고 매끈한 디자인의 챔버가 장착되었고 이는 안정적인 공기 흐름과 하부 충격으로 인해 파손되는 것을 고려해 디자인되었다.
힘이 실린 부드러움
차량의 시동을 걸자마자 향상된 시동성과 아이들링 안정성이 배기음으로 느껴진다. 배기 머플러 뒤로 들리는 툴툴거림과 함께 일정하고 강한 압력이 배출된다. 클러치는 검지만으로 조작하기 수월할 정도로 가볍고 리어 휠이 끈적하게 굴러가도록 미세 조작할 수 있다. 아주 낮은 rpm에서부터 두툼한 토크가 차량을 움직이고 그 움직임 자체가 매우 가볍다. rpm을 높게 끌어쓰지 않아도 일반적인 쿼터급 네이키드 바이크로 편안하게 가속하는 것과 비슷하다. 차량을 좌우로 기울이며 스로틀을 열면 내가 의도하는 것을 벗어나지 않고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흔히 2행정 모델은 낮은 rpm에서 힘이 없고 높은 rpm에서는 폭발적인 출력을 컨트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300 EXC에겐 알맞지 않은 이야기다. 낮은 회전수에서도 두툼한 토크를 바닥에 뿌리며 4행정 모델이 주는 트랙션 느낌보다 더 매끄럽고 촘촘하다. 몸이 가벼운 격투기 선수가 무게감이 있는 너클을 끼우고 펀치를 던지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rpm을 높이면 툭툭 샌드백을 치던 모습에서 눈빛을 바꾸고 너클을 내려놓는다.
폭발
폭발이란 가압된 상태에서 대기 상태와 평형을 이루는 순간으로서 화학적 또는 기계적인 잠재 에너지가 가스를 생성 및 방출하는 운동을 말한다. 고작 24.6kg밖에 되지 않는 300cc 2행정 엔진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날카로운 음색을 내며 폭발적인 출력을 발휘한다. 수치상 최고출력은 49마력으로 일반적인 500cc 트윈 엔진 스포츠 바이크와 비슷하며 여기에 연료 제외 104.6kg의 극도로 가벼운 차량 중량이 더해져 그 가속감은 예상을 가볍게 넘는다. 가장 무서운 건 모든 출력이 고스란히 바닥으로 뿌려지는데 전후 서스펜션이 단 한순간도 노면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프런트 포크는 이전 모델에 비해 비교적 탄탄한 댐핑을 발휘하는데 작고 큰 요철을 빠릿빠릿하게 받아내며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달려나간다. 고속주행 상황에서 압축을 조절하는 상단 다이얼을 조이니 더욱 안정적으로 반응한다. 노면의 충격을 모두 삼켜가며 달리는 세팅보단 적절히 흡수하다가 일정 이상의 충격은 차량이 점프하도록 만드는 감각이다. 88kg 라이더 기준으로 리어 쇽은 일정 이상 눌린 상태를 유지하며 풋 패그의 위치가 조정된 만큼 직진 안정성이 뛰어나다. 단단한 노면과 모래사장이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쉽게 무게 중심을 잃거나 불안해지지 않는다. 즉, 풀 스로틀을 유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쉬운 건, 요즘 추세에 맞는 험난한 코스를 테스트하지 못한 것이다. 이후 다른 컨텐츠로 테스트 해보도록 하겠다.
자신과의 싸움
KTM은 분명히 오프로드의 최강자 자리에 서 있다. 엔듀로, 모토크로스, 랠리 등 모든 오프로드 레이스에서 으뜸으로 손꼽힌다. 그만큼 대적할 상대가 없기에 KTM의 풀체인지 소식에도 그리 기대하지 않았다. 어차피 1등이니까. 하지만, KTM은 엔진부터 프레임, 서스펜션, 스타일, 편의성 모두를 개선한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했다. 게다가 각종 호화스러운 파츠를 더한 식스데이즈 에디션은 오프로드 라이더가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오프로드는 온로드에 비해 더욱 냉혹하다. 머신의 성능 부족하거나 세팅이 잘못되면 내 앞의 업힐을 오를 수 없고 집에 돌아갈 수 없다. 물론, 라이더의 실력이 일정 이상을 커버할 수 있지만, 그만큼 미세한 감각과 노하우가 중요한 장르다. KTM은 오랜 역사와 기술을 바탕으로 자기가 만든 틀을 다시 넘어섰고 우리는 더 높은 한계에 도전할 수 있는 무기를 갖췄다.
KTM 300 EXC SIXDAYS 2024
엔진형식 수랭 2스트로크 단기통 보어×스트로크 72 × 72(mm) 배기량 293cc 압축비 미발표 최고출력 49hp / 미발표 최대토크 43.8Nm / 미발표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9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8mm텔레스코픽 도립 (R)싱글쇽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90/90 21 (R)140/80 18 브레이크 (F)260mm싱글디스크 (R)220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미발표 휠베이스 미발표 시트높이 963mm 차량중량 104.6kg(연료 제외) 판매가격 1,993만 원
글 윤연수
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KTM 코리아 (kt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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