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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토굿찌가 설계한 모험의 세계, V85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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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토굿찌가 설계한 모험의 세계, V85TT

    모토굿찌가 설계한 모험의 세계

    MOTO GUZZI V85TT

    V85 TT의 이름의 TT는 일반적으로 흔히 생각하는 투어리스트 트로피의 머릿글자가 아닌 이탈리아어의 뚜또 테레노(Tutto Terreno), 영어로 바꾸면 All Terrain 그러니까 모든 지형이라는 어드벤처 바이크에 잘 어울리는 뜻을 지녔다.

    V85 TT는 2019년 출시된 모델이지만 공식수입원의 변경과 유로5로의 변화 등 국내 사정에 맞물려 이제야 국내에 출시한 모델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꽤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고 클래식 위주로 흘러가던 모토굿찌에 새로운 팬층을 유입시키고 있다.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많은 궁금증을 자아낸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길을 벗어난 모토굿찌

    모토굿찌는 라인업에서 현대적인 모델은 전부 단종 시킨 뒤 V7, V9과 캘리포니아, 오다체와 같은 클래식, 크루저 바이크로 라인업을 꾸려오고 있었다. 그래서 V85 TT는 브랜드의 색채를 더욱 다채롭게 만들어 줄 중요한 역할을 지녔다. 돌아보면 모토굿찌 어드벤처 바이크는 제법 긴 역사가 있다. 파리다카르랠리의 인기가 뜨거웠던 80년대에 선보인 듀얼 스포츠 바이크인 V65 TT와 NTX650가 그 시작이었으며 90년대에는 쿼타 1000과 1100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2008년 모토굿찌 브레바와 그리소에 쓰였던 꽈뜨로발보레(4밸브) 엔진을 토크 위주로 튜닝해 얹은 어드벤처 바이크 ‘스텔비오’를 선보인다. 당시 강력한 위세를 떨치고 있던 BMW R 1200 GS에 대응하는 모델이다. 큰 인기는 끌지는 못했지만 2016년까지 꾸준히 이어졌고 2016년 시행된 유로4에 대응하지 못하고 단종된다. V85 TT의 이름은 V65 TT에서 이어지고 듀얼헤드라이트에서 쿼타, 그리고 스텔비오와의 연결고리를 느낄 수 있다.

    V 85 TT

    모토굿찌만의 독특한 세로배치 V트윈 엔진이 장착 된 덕분에 이 모델에 대한 배경지식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봐도 브랜드의 정체를 눈치 챌 수 있다. 스타일은 레트로 모터사이클의 분위기와 현대적인 어드벤처의 디테일이 적절히 섞여 있다. 19인치 전륜에 17인치 후륜을 장착해 당당한 모습이다. 곡선으로 볼륨감을 더한 탱크와 부리의 형상에서 과거의 랠리머신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독특한 스타일링에서 호불호가 분명 갈릴만한 개성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완전한 취향저격이다.

    헤드라이트 중앙에는 모토구찌의 독수리로고 형상의 DRL이 현대적이면서도 독특한 인상을 만든다

    디자인 하나 때문에 이 바이크를 선택해도 이상할 게 없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부분은 전반적인 페인팅과 마감이 상당히 좋다는 것이다. 소재들도 고급스럽고 디자인도 허술하게 넘긴 부분이 없다. 슬쩍 허술한 것이 모토굿찌의 매력이긴 하지만 요즘 신형모델들은 여러모로 신경을 많이 써서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품질에 대한 변화가 느껴진다.

    시트는 엉덩이 부위가 넓고 요추받침까지 잘 갖추고 있는데 쿠션은 다소 딱딱하게 느껴진다

    듬직해 보이는 외형과 달리 실제로 차량에 앉으면 의외로 콤팩트하게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라이더에게 느껴지는 부담감이 적다. 시트고도 830mm로 낮은 편이다. 높이 조절 기능은 없으며 옵션 시트를 이용해야 높이거나 낮추는게 가능하다. 시트는 단단한 편이라 장시간 주행시에는 엉덩이가 조금 얼얼해진다. 발착지성에 여유가 있다면 콤포트 시트가 좋을 것 같다. 엔진은 기본적으로 V7 850에 쓰이는 2밸브 OHV엔진과 동일한 계열이지만 세부 튜닝은 완전히 다른 엔진으로 바꿔놨다.

    엔진 앞으로 나온 배기라인이 차체를 타고 뒤쪽으로 이어지는 디테일이 멋지다

    42.5mm의 대구경 티타늄 흡기밸브를 장착하고 회전수는 7,800rpm 까지 돌아간다. 그 결과 최고출력은 76마력, 최대토크는 82Nm로 훨씬 강력한 성능을 낸다. 고전적인 OHV 엔진으로는 상당히 높은 출력이다. 최고속은 187km/h 0-100가속은 약5초의 성능을 보여준다. 정지 상태로 붕붕 스내칭을 하면 토크리액션에 차체가 좌우로 흔들거리고 은근 박력있는 사운드를 뿜어낸다.

    프런트 머드가드(비크)는 바퀴를 따라 좌우로 움직인다

    차량을 출발시킬 때 뭔가 어색한 느낌이 들어 확인해보니 1단 기어비가 조금 길다. 클러치만 툭 연결해서 출발하는 느낌이 아닌 살짝 끌어주며 출발하는 느낌이 조금 불편했다. 저속토크가 꽤 좋은 엔진인데도 출발 기어비가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은 아니다. 하지만 불편한 건 딱 여기까지, 일단 클러치가 붙고 달리기 시작하면 정말 기분 좋은 필링이다. 기본적인 변속감이 텅텅 거리는, 조금은 거친 느낌을 주고 당연히 퀵시프트는 없다. 비록 요즘 바이크에는 기본이 되는 옵션이지만 모토굿찌에는 기대하지 않던 것이라 실망도 작다. 무릇 모토굿찌라면 스로틀 워크로 회전수를 맞춰 매끈하게 변속할 때의 쾌감이 더 큰 법이다.

    브레이크 성능은 의심의 여지가 없이 브렘보 래디얼 4P의 더블디스크 조합이다

    세로배치 엔진은 회전방향 때문에 구조상 체인보다 샤프트 구동이 자연스럽다. 모토굿찌의 모든 모델이 샤프트드라이브를 쓰는 이유다. 리어휠에 구동력이 짱짱하게 걸리는 샤프트 특유의 느낌이 좋다. 매끈한 회전 필링과 부드럽게, 하지만 착실히 속도를 붙이는 엔진은 확실히 매력적이다. 이 바이크에 V트윈의 고동감을 기대했다면 조금 실망할 수 있다.

    리어서스펜션은 프리로드와 리바운드 댐핑을 조절할 수 있다

    지금까지 경험한 모토굿찌 바이크 중 모든 영역에서 가장 매끄러운 주행감각을 보여준다. 코너에서 바이크를 기울이는데 저항이 없이 훌쩍 기울어내가 원하는 뱅킹각까지 순식간에 도달한다. 처음에는 무서울 정도다. 엔진의 회전방향이 휠의 회전방향과 직각을 이루는 세로배치형 엔진의 특성상 자이로효과가 기울임에는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박서엔진의 특성과도 비슷하지만 그에 비하면 무게중심이 높은 편이라 더 훌쩍 기울어지는 느낌이다. 덕분에 와인딩로드가 즐거웠고 코너를 괘 본격적으로 즐겼다.

    TFT계기반은 크기는 작지만 다양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겉모습은 레트로 스타일을 표방하고 있지만 마냥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바이크는 아니다. 전지식스로틀(Rideby-Wire)기반에 트랙션컨트롤과 ABS를 탑재했다. 계기반은 풀컬러TFT로 각종 기능을 제어하기 편하다. 편안한장거리 투어를 위한 크루즈컨트롤도 탑재하고 있다. 주행모드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전자장비의 개입이 꽤 빠른 편이다. 주행모드는 스포츠, 로드, 오프로드, 레인, 그리고 커스텀이 있으며 커스텀 주행모드는 엔진출력 ABS, 트랙션컨트롤을 취향에 맞게 설정할 수 있다.

    오프로드 테스트

    그래도 어드벤처 바이크인데 오프로드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 도로를 벗어나 산으로 향하는 오솔길로 빠졌다. 예상대로 기본기는 나쁘지 않다. 트랙션이나 ABS개입이 제한되는 제대로 된 오프로드 모드를 갖추고 있다. 리어휠의 ABS도 완전히 해제할 수 있다. 임도를 기분 좋게 달리기에는 차고 넘치는 성능이다. 전후 서스펜션 모두 170mm의 작동폭을 가지고 있으며 리바운드 댐핑을 조절할 수 있고 리어는 프리로드까지 조절할 수 있다.

    탠덤 발판은 풋패그 뒤편에서 연결되며 볼트로 탈부착이 가능하다

    온로드에 맞춰둔 세팅으로 오프로드를 달린 탓에 다소 딱딱하게 느껴졌지만 쉽게 한계를 치는 일은 없었다. 다만 험로로 진입하면 도로에서도 길게 느껴졌던 1단 기어와 건식 단판클러치가 살짝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 때문에 험로에서 저속으로 반클러치를 비비며 타는 주행은 가급적이면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러니까 어디까지나 시원시원한 임도 주행이 더 어울리는 바이크다. 험로주행에서 느낀 단점은 운전자의 위치가 살짝 뒤로 위치한 탓에 프런트 휠이 멀리 앞쪽에 있는 느낌이라 살짝 불안하다. 직접적으로 프런트휠의 접지감을 느끼기 힘들기 때문이다. 반대로 리어에 하중을 싣기에는 유리하다.

    이 클래스에서는 보기 힘든 샤프트 드라이브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업힐에도 리어의 그립이 충분하고 가파른 흙길 언덕에서 멈췄다 재출발 할 때도 엉덩이로 시트에 붙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접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 프런트에 하중을 적극적으로 실어줘야 하는 상황을 위해서 연료탱크 형상이 스탠딩 상태로 하체를 앞쪽까지 확실하게 뺄 수 있도록 고려된 것은 개발자들의 고민의 흔적이 보이는 부분이다. 또한 좌우 조향각이 상당히 넓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좁은 길에서 방향을 바꾸기 쉬웠다. 설계단계부터 핸들 둘레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서 가능한 것이다. 다소 껑충해 보이는 프런트 디자인은 바로 이를 위한 것이었다.

    모두가 아닌 누군가를 위한 바이크

    전반적으로 어드벤처 바이크라고는 하지만 본격적인 오프로드 보다는 온로드 투어러에 더 가까운 세팅의 바이크였다. 하지만 달릴수록 재밌는, 바이크를 다루는 맛이 잘 살아있는 바이크다. 그리고 유니크한 스타일은 도심과 오프로드, 한적한 교외 도로까지 어느 장소에서든 빛이 났다. 모두에게 100점을 받을 수 있는 바이크는 아니지만 누군가에게는 200점이 될 수 있는 독보적인 매력이 있다. 모토굿찌에 대한 호감과 어드벤처에 대한 호기심이 있다면 꼭 한번 타봐야 할 바이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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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TO GUZZI V85TT

    엔진형식 공랭 4스트로크 세로배치 V트윈 OHV 2밸브 보어×스트로크 84×77(mm) 배기량 853cc 압축비 미발표 최고출력 76ps / 6,800rpm 최대토크 73Nm / 6,8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 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23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1mm 텔레스코픽 도립 (R)싱글쇽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110/80-R19 (R)150/70-R17 브레이크 ( F)320mm 더블디스크 (R)260mm 싱글 디스크 휠베이스 1450mm 시트높이 830mm 차량중량 230kg 판매가격 1,929만 원


    양현용
    사진 양현용,윤연수
    취재협조 피아지오그룹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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