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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쟈니스루트] 겨울의 막바지 바이크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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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쟈니스루트] 겨울의 막바지 바이크 투어

    JOHNNY’S ROUTE

    겨울의 막바지 바이크 투어

    안녕하세요. 드디어 긴 겨울이 끝을 보이는 3월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저는 원래 겨울이라고 해서 딱히 라이딩을 멈추거나 하는 성향은 아니지만, 지난달은 잦은 눈비와 이사 등으로 한동안 바이크를 타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스스로도 라이딩에 목말라 있었죠. 자, 그러면 안전한 라이딩의 각오를 다시 한 번 마음속으로 다지면서 오늘도 저와 함께 출발해 보시죠.

    떠날 수 있을 때 떠나고 즐길 수 있을 때 즐겨라

    2022년 2월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지난 며칠 간 평년 기온을 웃도는 화창한 날씨로 그렇게 끝없이 점점 더 따뜻해질 것만 같았던 날씨는 언제 그랬냐는 듯 또다시 영하 10도 안팎을 오가는 강추위로 변해버리더니 내일도 모레도 그 다음날까지도 기온이 올라갈 줄을 모르더군요. 이럴 줄 알았다면 다른 스케줄을 뒤로 미루게 되더라도 지난주에 투어를 떠났어야 했는데…. 후회해 봤자 다 부질없는 일이었죠. 그렇게 저는 영하 9도의 날씨에 바이크 시동을 켜고 투어를 떠나기 위한 예열을 시작했습니다.

    얼어붙은 안성 금광호수

    금광호수

    오늘의 첫 경유지인 안성의 <금광호수>입니다. 금광 저수지로 불리는 이곳은 1961년 만들어진 저수지로 날씨가 화창한 봄이나 여름이면 나들이 인파가 꽤 붐비는 곳이죠. 그도 그럴 것이 이 고장의 대표적인 시인 <박두진> 시인의 이름을 딴 <박두진 둘레길>이 근방에선 제법 이름난 나들이 장소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안성을 대표하는 맛집들이 이 주변에 모여 있습니다. 또한 이곳 금광저수지는 낚시 명당으로도 잘 알려져 있어 겨울에도 얼음 낚시를 즐기는 분들에겐 제법 유명한 장소라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이곳을 방문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 이유인데 하나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음식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곧 등장하게 될 경유지를 조금은 뻔하지 않은 다른 경로로 찾아가기 위해서입니다. 아무튼 영하의 추위를 뚫고 찾아간 금광호수는 얼음낚시의 명소답게 그야말로 제대로 꽁꽁 얼어있더군요. 사진을 찍기 위해 잠시 장갑을 벗었더니 손가락이 그 잠깐 사이 저려옵니다.

    안성을 대표하는 노포 할머니집

    금광호수 한 바퀴를 돌아본 뒤 점심식사를 위해 찾아간 곳은 바로 <할머니집> 입니다. 할머니집 혹은 욕쟁이 할머니집으로 통하는 이곳은 3대째 이어지는 업력 50년의 내공을 자랑하는 안성을 대표하는 노포 중의 노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흑미오리탕과 오리 목살 참숯구이, 오리주물럭, 짜글이찌개 등 4가지 대표 메뉴 모두 오리가 주재료인 이곳 할머니 집은 특히 검은 쌀과 검은 콩 등이 들어간 오리탕과 오리 한 마리에서 1~2첩 정도만 발라낼 수 있는 오리 목살 참숯 구이로 특히 유명한 곳이죠. 추운 날씨에 당연히 뜨끈한 국물이 당기기도 했지만 1인분의 양을 만들기 위해서 오리 20마리가량이 필요한 귀한 오리 목살 숯불구이는 포기할 수 없었기에 그렇게 메뉴를 정했습니다. 진천군 백곡면 참나무 숯 가마터에서 공수해오는 최고급 참나무 숯 위에 석쇠가 오르고 어른 손가락 두 세 마디 정도 길이의 오리 목살과 한 마리에서 딱 한 점만 나온다는 오리 허파까지 석쇠에 올리면, 최고급 숯에서만 확인할 수 있다는 하얀 백색의 연기와 함께 노릇노릇 익어가는 오리 목살의 탱글탱글한 식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진천농다리 충북 진천군 초평면 화산리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제가 다음으로 발길을 향한 곳은 <진천농다리>입니다. 흔히 진천의 농다리가 아닌 진천의 돌다리로 잘 알려진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긴 돌로 만든 다리로 유명합니다. 이곳의 특이한 점은 다른 지역의 돌다리보다 바위의 크기가 무척 크고 다리 형태를 만들 때 필요한 석회를 쓰지 않고 만들었지만 장마철 불어난 물에도 유실되지 않고 그 형태를 유지한다고 합니다. 또한 근처에는 아담한 크기의 수변공원과 정자 그리고 나무로 만들어진 전망 데크 등 모든 편의 시설들이 바이크 주차 공간과 매우 가깝기 때문에 근처를 지난다면 한 번쯤 들려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수주팔봉 충북 충주시 살미면 토계리

    수주팔봉

    그럼 이번엔 굳이 제가 안성까지 뺑 돌아서 가려고 했던 그곳을 향해 출발해보겠습니다. 진천을 벗어나 조금은 심심한 34번 도로를 지나 19번 도로로 올라 제가 발길을 향한 곳은 바로 충북 충주시 살미면 향신리에 위치한 숨은 절경 <수주팔봉>입니다. 보통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충주호와 수주팔봉을 가기 위해서는 분당을 지나 곤지암, 이천 그리고 바이크 라이더들에게 한국의 아우토반이라 불리는 3번 국도를 이용하는 길이 가장 많이 이용되는 루트지만 언제부터인지 3번 국도의 지루함이 싫더군요. 그래서 조금은 흔히 선택하지 않는 안성까지 내려간 뒤 동쪽으로 이동하는 방법으로 수주팔봉에 도착했습니다. 가끔 이곳까지 갔음에도 불구하고 오토캠핑장 앞 나무 데크에서 수주팔봉과 바위 사이로 흐르는 물줄기만 먼 발치에서 구경한 뒤 “수주팔봉 뭐 별 것 없네~”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지만 19번 도로에서 팔봉로로 이어지는 수주팔봉의 뒤편으로 가면 더 멋진 경치를 볼 수 있습니다. 나무 계단과 날카로운 기암괴석 봉우리까지 이어지는 데크길도 걸어 볼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수주팔봉에서 이리저리 사진을 찍다 보니 아직은 짧기 만한 늦은 겨울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네요. 원래 계획은 충주를 벗어나 문경의 그럴싸한 경치 몇 곳을 더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짧은 해가 참 야속하게 느껴지네요. 이미 붉은색으로 변해가는 하늘을 보니 어차피 잠시 뒤면 날이 어두워져 촬영은 어렵겠지만 몇 주 만에 오른 바이크 주행을 여기에서 멈추고 싶은 마음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기왕 여기까지 온 거 조금 더 밀어붙여서 대구까지 가보기로 말이죠. 그렇게 대구로 방향을 잡고 문경과 상주를 관통하는 대구까지의 길을 출발합니다.

    문경의 야경이 아름다운 새재자전거길

    문경 야경 맛집

    대략 200km 정도를 더 달려야 하는 대구까지의 길은 보나마나 달리는 도중 캄캄하게 변해서 뭐하나 그럴싸한 볼거리가 있을까 싶지만 제가 또 누구입니까. 누구나 여긴 어디야? 라고 물어 볼만한 기막힌 야경사진 스팟을 보너스로 보여드릴 테니 한번 믿고 따라와 보시죠. 문경 야경 맛집을 공개해드리겠습니다. 수주팔봉에서 수안보-이화령-문경은 자전거 4대강 종주를 하시는 분들이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기 위해 필수적으로 통과해야 하는 지역입니다. 그러다 보니 바이크들이 달리는 일반 국도 말고 자전거 도로도 매우 잘조성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문경의 <봉득교>를 검색하시고 그 앞을 지나면 한겨울 야밤에 활짝 꽃을 피운 때이른 LED 벚꽃을 볼 수 있습니다. 야간에 이쪽을 주행하시는 라이더라면 절대 놓치기 아까운 장소일 것입니다. 특히 ‘새재자전거길’로 불리는 이 도로는 주변에 이렇다 할 가로등이 없어 나무를 장식하고 있는 하얀 조명의 색감이 어두운 배경과 더해져 더욱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줍니다. 한낮 오후의 기온마저 영하 5도 이하였던 이날의 날씨는 해가 지고 주행풍까지 더해지니 그야말로 살갗을 파고들어 뼛속까지 전해지는 살벌한 추위가 시작되더군요. 그렇게 도착한 대구는 이미 10시가 넘어버려 모든 식당은 문을 닫고 그나마 제가 자주 가던 숙소들은 하나같이 만실이 되어 방이 없다고 하네요. 이후 한 시간가량 마음 편히 바이크를 세울수 있는 숙소를 겨우 찾은 후 여정을 풀고 따뜻한 방에 누우니 내가 침대인지 침대가 나인지도 모르게 잠들어버렸습니다. 

    한티재에서 화본역 가는길

    팔공산아 기다려라 내가 간다

    눈을 뜨니 어느덧 오전 8시를 훌쩍 넘어버린 시간입니다. 그래도 대구까지 내려왔으니 제 입이 기억하는 대구의 맛집 몇 군데가 머리 속에 떠올랐지만 오늘 일정을 생각하면 한가롭게 그 식당들이 영업을 시작하는 시간까지 기다리는 여유가 없었습니다. 서둘러 제가 향한 그곳은 대구라이더들의 와인딩성지 한티재가 자리한 팔공산입니다. 대구 시내를 관통해 팔공산을 향해 달리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신천은 대구 시민들의 한강 고수부지와도 같은 곳으로 그리 규모가 큰 하천은 아니지만, 물과 거의 수평을 이루듯 비슷한 높이로 도로가 있기 때문에 그 길을 달리며 바라보는 대구의 풍경이 소소한 즐거움을 주기에는 충분합니다. 그렇게 대구 도심을 벗어나 한동안 달리고 나니 드디어 한티재의 시작을 알리는 <동명저수지>가 나타납니다. 날씨가 따듯한 봄이라면 이쯤부터 제법 나들이 나온 차들로 복잡 할 텐데 한파주위보가 발령된 날씨에는 바이크는커녕 도로 위에 자동차도 많이 보이지 않습니다. <한티재>는 도로의 굽이치는 형태와 팔공산과 가산의 경치를 두루 감상할 수 있어 한국의 아름다운 도로 100에 선정될 만큼 대구 경북 지역을 대표하는 이름난 라이딩 코스입니다. 또한 한티재는 도로를 따라 북으로 올라가면서 크게 우회를 하지 않아도 제법 볼만한 주변 여행지가 차례로 이어지기 때문에 대구 지역을 방문했다가 서울로 복귀하는 괜찮은 코스를 찾는 분이라면 꼭 기억해 둘 만한 루트이죠. 2017년 팔공산 터널이 개통되기 이전에는 이 한티재를 오르내리는 차량의 숫자가 꽤 많았었고 그 덕에 한티재 정상에 자리한 전망대 겸 휴게소 주차장은 늘 차와 바이크들로 붐볐었는데 팔공산 터널이 개통된 뒤로는 과거와는 판이하게 줄어든 교통량을 보여주는 곳이 되어버렸죠.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A~B 지점까지 빠르게 이동하는 것이 중요한 자동차에게 해당되는 이야기 일 뿐 경치와 낭만 그리고 라이딩의 즐거움이 더 중요한 우리 바이크 라이더들에겐 오히려 이렇게 줄어든 차량의 흐름이 더욱 반갑게 느껴집니다. 

    남천고택의 돌담길

    정상에서 내려와 조금만 더 이동하면 도로의 왼편으로 자그마한 규모의 옛 정취 물씬 풍기는 한옥마을이 하나 나옵니다. 이곳이 바로 <남천고택>라는 곳입니다. 제가 방문한 이날은 그야말로 이곳에 저하나 빼고는 지나다니는 사람 한 명 마주치지 못할 정도로 한산해서 오랜만에 한옥 마을의 고즈넉함을 오롯이 혼자서만 누리다 왔습니다. 그럼 저는 또다음 경유지를 향해 부지런히 이동해보죠. 여기서 잠깐 한티재 근처에 가 볼만한 코스 몇 곳을 추가로 소개해 드리자면 여름에는 근처에 위치한 동산계곡에서 물놀이를 그리고 여유로운 티타임을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한티재에서 남천고택으로 내려오기 전 <카페스톤>이라는 곳이 근방에선 가장 유명한 곳이니 잘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화본역 경북 군위군산성면 산성가음로 711-9

    화본역

    기왕 대구를 벗어나 군위까지 왔으면 <화본역> 은 기본으로 들려서 인증샷 몇 장은 남겨 줘야 합니다. 한티재에서 이어지는 79번 국도를 따라 계속해서 올라가다 보면 이어지는 <화본역>은 네티즌 선정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선정된 곳입니다. 1938년부터 운행을 시작한 이곳은 2011년도에 복원해 군위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알려지게 된 곳으로 지금도 하루에 3회 열차가 운영되고 있는 노령이긴 하지만 살아있는 기차역입니다. 이곳을 찾는 99%의 사람들은 어딘가로 떠나기 위함이 아닌 미처 가보지 못한 과거로의 추억 여행을 위해 이곳을 주로 찾고 있답니다. 입장료는 단돈 1000원이라는 비용에 이 정도 감성 돋는 시간 여행이라면 나쁘지 않은 가격이라고 생각됩니다. 화본역에서 감성의 맛은 충분히 봤으니 이젠 허기를 채워줄 진짜 음식을 맛보러 떠나볼 차례입니다. 군위는 낙동강이 흐르는 지역 인만큼 민물 매운탕이 유명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었는지 제가 아는 식당은 영업을 하지 않고 있더군요. 그런데 이후 별 생각 없이 낙동강 물줄기를 따라 이동하다 보니 유난히 주차장에 차들이 즐비한 한 식당을 발견했습니다. 

    일단 호기심에 주차장에 바이크를 세우고 뭘 파는 식당인가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때마침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손님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하시는 말씀이 이 근방에서 이집이 제일 낫다고 하시더군요. 바로 근처에 골프장이 있어 식당을 이용하는 손님들 대부분이 골프를 치고 식사를 위해 이곳을 찾은 분들이거나 계모임을 위해 이곳에서 식사 중인 이 지역 어머님들 인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이집 음식은 기본은 할 것 같다는 믿음이 들었습니다. 원래 어머님들 계모임 장소와 주차장에 바이크들이 모여 있는 식당 치고 맛없는 곳은 없는 법이니까요. 그렇게 우연히 찾아 들어간 채미정이라는 식당은 군위에서 제법 유명한 한정식식당이었습니다. 원래는 기본 주문이 2인이라고 하셨지만 이 날씨에 서울에서부터 바이크로 여기까지 오신 손님인데 어떻게 내보내냐며 차려 주신 한정식은 반찬 하나하나의 맛과 간이 좋은 잘 차려진 한상을 대접받는듯한 만족스러운 한끼였습니다. 저는 보통 반찬 가짓수가 많은 것 보다는 확실하게 매력적인 한 가지 메뉴를 선호하는 편이지만 혹시 일행들과 군위를 지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리게 될 그런 식당이었습니다.

    양암정 경북 군위군 소보면 내의리 1420-1

    상주보

    자 그럼 밥도 든든하게 먹었으니 다시 열심히 달려 봐야겠죠. 제가 정한 다음목적지는 <도남서원>과 <경천섬그린공원> <경천대 국민관광지>가 연달아 이어지는 낙동강 길의 대표 관광지 <상주보>입니다. 일단 상주보를 향해 방향은 잡았지만 중간에 살~짝 경로를 이탈해 잠시 들린 곳이 한 군데 있었으니 그곳은 바로 <양암정> 입니다. 양암정이라는 곳은 조선시대에 지어진 아주 작은 크기의 누각으로 제가 이 작은 누각을 굳이 경유하는 이유는 사실 이 누각을 보여드리기 보다는 이 누각까지 이어지는 작은 농로를 달리는 맛때문입니다. 양암정으로 안내하는 68번 도로에서 잠시 벗어나 봉내길이라 불리는 도로 좌측으로 이어지는 자그마한 농로는 소소하게 달리는 시골길의 맛을 전해줍니다. 드디어 낙동강 자전거 길의 대표적인 명소라 불리는 상주보에 도착합니다. 우선 상주보를 뒷 배경으로 사진 한 장을 우선 찍어준 뒤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천천히 달리면 이내 경상북도를 대표하는 서원인 도남 서원이 나타납니다. 이곳 도남 서원도 그렇지만 전국에 이름난 서원들은 어쩜 하나같이 이렇게 경치가 좋은 곳에 위치하는 것을 보면 우리 민족에게 있어 교육열과 교육 환경의 중요성은 DNA 속부터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상주보 주변의 오토캠핑장

    사실 이곳 낙동강 유역의 상주보와 경천섬 주변은 사시사철 캠핑을 즐기는 캠퍼들에겐 매우 유명한 캠핑의 성지 가운데 한 곳입니다. 이 날도 매서운 영하의 날씨임에도 여기저기 텐트를 치고 캠핑을 즐기는 모습이 많았습니다. 각종 신기한 상주보 주변의 오토캠핑장 자전거가 전시되어 있는 자전거 박물관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코로나 때문인지 운영을 하지 않고 있더군요. 조금 더 위로 올라가 경천대에서 내려다 보이는 낙동강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볼까 했지만 그보다는 자전거를 타고 다리 위를 달리는 조형물이 멋진 <경천교> 위에서 사진 한 장을 찍은 뒤 강 건너편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갱다불길>위에 오르기로 했습니다. 갱다불길은 경천교를 건너자마자 우측 언덕으로 이어지는 작은 도로로 유심히 잘 관찰하면서 경천교를 지나야만 이 언덕길을 놓치지 않고 갱다불길에서 또 다른 경치의 경천섬을 볼 수 있으니 두 눈을 크게 뜨시고 천천히 경천교를 건너셔야 합니다. 탁 트인 낙동강 중간에 잘 조성된 <경천섬>은 봄이 되면 온통 푸른 잔디로 뒤덮여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무척 인기 있는 나들이 장소로도 유명한 섬이고 아이들이 뛰어 놀기에도 너무나 좋은 곳이니 잘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이후 육지 위의 섬이라 불리는 회룡포에도 잠시 들려봤지만 역시 물이 없는 한겨울의 회룡포는 사진을 찍기가 민망할 정도로 담을 만한 경치가 없었습니다. 회룡포 카드는 별 소득 없이 끝나버렸지만 기왕 여기까지 온 김에 동네 유명 먹거리 하나 소개해 드리고 가겠습니다. 바로 예천군을 대표하는 먹거리, 순대입니다. 예천에는 용궁면이라는 작은 면소재지가 하나 있는데, 이곳의 이름을 따서 흔히 용궁순대라고 부르는 이 지역의 순대는 돼지 막창을 사용해 순대피의 질감이 부드럽고 특유의 육즙이 가득한 고급 순대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보통 시장이나 떡볶이집 혹은 대형 프랜차이즈 순대국집에서 판매하는 순대만 드셔 보신 분이라면 순대라는 음식이 대충 당면만 들어가는 분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곳 용궁면 사람들은 “그런 분식집 순대는 지나가는 개도 먹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순대에 대한 프라이드가 대단한 곳이니 예천을 지날 일이 있으시면 꼭 한 번 맛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추천하는 식당은 <용궁단골식당>과 <박달식당> 입니다.

    충주의 임도 코스

    자, 이제 드디어 이번 여정도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예천을 뒤로 하고 문경을 관통해 곧장 서울로 향할까 생각도 했으나, 3주 가까이 바이크를 타지 못한 라이딩에 대한 갈증이 조금 더 달리자고 저를 꼬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찾아간 곳은 바로 충주의 <문화리> 주변의 임도 코스입니다. 충주호 주변에는 오프로드 매니아들 사이에 암암리에 알려진 몇몇 임도 코스들이 제법 있지만, 그 중에서도 제가 소개해드리는 이 임도 코스는 난이도도 그다지 높지 않고 적당한 수준의 오프로드 재미를 즐기기에 딱 좋은 길입니다. 문경을 지나 3번 국도를 타고 충주로 향하다가 <충청북도 충주시 살미면 재오개리298> 에서 우측으로 이어지는 도로부터 시작되는 이 코스는 짧지만 충주호의 아름다운 경치를 내려다보면서 임도 주행의 짜릿한 재미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코스입니다. 물론 레플리카나 크루저 기종의 바이크라면 조금 무리가 따를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오프로드 모드가 장착된 듀얼퍼퍼스나 스크램블러 기종의 라이더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주행이 가능하실 거라 생각됩니다. 물론 임도 주행의 특성상 언제든 크고 작은 사고나 바이크 전도 등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니 되도록 혼자 보다는 2인 이상이 함께 주행하실 것을 추천합니다. 그렇게 충주의 오프로드 코스를 마친 저는 결국 빠른 복귀를 위해 조금은 지겹고 지루한 3번 국도에 또 다시 오르고 말았네요. 그것도 체감온도 영하 20도는 족히 될 듯한 날씨에 말이죠. 때마침 허기까지 몰려오니 그냥 지나쳐온 용궁면의 순대를 먹지 않고 출발한 것이 조금은 후회가 됩니다. 어느덧 이천입니다. 평소 바이크를 타고 이천을 그렇게 오갔음에도 그동안 한 번도 이천 쌀밥이 먹고 싶다 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는데 신호 대기중 눈에 들어오는 <이천 나랏님 밥상 세계넘버1> 이라는 간판을 본 순간 “그래 난 나랏님 밥상 받아도 될 정도로 이 추위에 고생했어. 그러니, 나랏님 밥상 받을 자격이 있어”라고 스스로 자기합리화를 시키며 홀린 듯 식당으로 들어섰습니다. 뭐 진짜 나랏님이 받았던 밥상이 이와 같은 구성이었을지 어땠을 지는 알 길이 없으나 이천쌀로 갓 지은 돌솥밥의 밥맛은 꿀맛이었습니다.


    바이크 시즌이 시작되는 3월과 4월은 긴 겨울잠을 자던 라이딩 세포를 다시 깨우는 시기입니다. 구독자 여러분 모두 라이딩 하실 때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시고 평소 본인의 라이딩 실력의 70% 미만으로만 주행한다는 생각으로 라이딩 시즌을 맞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저는 더 멋진 라이딩 코스와 함께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글 쟈니블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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