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위대한 레이서의 은퇴발표
Ciao Doctor!
Grazie Vale!
지난 8월 5일 발렌티노 롯시가 2021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발표했다. 더 이상 즐길 수 없을 때가 오면 은퇴하겠다던 그의 올해 나이는 42세. 발렌티노 롯시의 26년 레이스 커리어는 그 자체가 영화고 드라마다.
모터스포츠 역사상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린 슈퍼스타. 9번의 세계 챔피언쉽과 115번의 우승. 그랑프리에서 2스트로크와 4스트로크 시대 모두에서 챔피언을 달성한 유일한 레이서. 탈것에 대한 천재적인 감각과 개구쟁이 같은 외모, 탁월한 스타성으로 21세기 모토GP의 인기를 하드캐리하고 있는 그가 드디어 레이스 커리어를 마무리 하는 것이다. 로리스 카피로시, 맥스 비아지, 세테 지베르나우, 케이시 스토너, 호르헤 로렌즈, 마크 마르케즈까지 그의 경쟁자들 리스트는 그대로 모토GP의 역사다. 사실 그는 선수로써의 기량이 꾸준히 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모토GP로 사람들이 향하게 만드는 압도적인 티켓파워는 그가 42세까지 달릴 수 있던 원동력이다. 비록 포디움에는 오르지 못해도 그의 팬들은 관중석을 채웠고 패독 뒤에는 언제나 형광색 옷을 입은 팬들이 늘어서 있었다.
46
그의 아버지 그라찌아노 롯시가 그랑프리에서 사용했던 46번을 이어받아 사용한 것이다. 그는 시즌우승을 달성해도 챔피언에 주어지는 1번이 아닌 46번을 사용했으며 이제 46은 단순한 숫자를 넘어 발렌티노 롯시의 상징이 되었다.
26년의 세계선수권 경력
발렌티노 롯시는 1979년 이탈리안 GP레이서였던 그라찌아노 롯시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고카트를 시작했고 미니모토 레이스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92년에 이미 지역 챔피언을 달성한다. 이어 95년에는 이탈리아 125cc 챔피언을, 97년에는 125cc 세계 선수권에서 챔피언을 달성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1998년 6월의 월간 모터바이크 창간호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이듬해에는 250cc로 올라가 99년에는 시즌 챔피언을 달성하고 2000년에 혼다와 함께 모토GP에 입성한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1년부터 본격적인 발렌티노 롯시의 시대가 시작된다. 01년부터 03년까지 연이어 시즌챔피언을 휩쓸고 혼다에서 야마하로 옮겨 04,05년 챔피언까지 휩쓸어 버린다. 2006년에는 니키헤이든에게, 2007년에는 케이시 스토너에게 잠시 챔피언의 자리를 내주며 호사가들로부터 그의 전성기는 지나간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그는 보란 듯이 08,09시즌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다시금 연속 시즌 챔피언을 획득한다.
레이스를 이어가다
2010년에는 이탈리아GP에서 큰 부상으로 이후 3전을 참가하지 못하며 시즌 3위로 마무리한다. 그리고 2010년 이탈리아 브랜드인 두카티로 이적한다. 평론가들은 그의 모국 브랜드인 두카티로 이적한 것에 대해 이곳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레이스 커리어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11,12 시즌은 그가 레이스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우승하지 못한 시기였으며 이것이 2년이나 이어졌다. 2013년, 롯시는 다시 야마하로 돌아간다. 그의 야마하 블루와 형광 오렌지의 조합을 다시 볼 수 있게 된 팬들은 열광한다. 이후 그는 8번째 시즌 챔피언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14,15,16 시즌 모두 2위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야마하와 함께 돌아온 그의 존재감은 그 누구보다 강렬했다. 하지만 2017년 아센GP에서의 승리를 마지막으로 그가 더 이상 포디움의 정상에서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리고 2021 시즌에는 야마하 팩토리 팀을 떠나 위성 팀인 페트로나스 야마하SRT팀으로 이적한다. 그렇게 그는 누구보다 성실하게 26년의 커리어를 이어왔다. 2010년의 부상으로 출전 못한 세 번의 경기 이외에는 모든 경기에 그가 있었다. 그런 롯시의 은퇴이기에 시원섭섭한 기분이다. 조금은 늦어진 그의 은퇴를 진심으로 축하하며, 그랑프리 이후의 삶이 더 흥미진진할 것 같은 그의 미래를 응원한다. Ciao Doctor! Grazie Vale!
글 양현용
사진 출처 야마하 유럽, 두카티 미디어, 모토G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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