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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쟈니스루트] 가볍게 떠난 1박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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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쟈니스루트] 가볍게 떠난 1박 2일

    JOHNNY’S ROUTE

    가볍게 떠난 1박 2일

    여러분의 투어 길라잡이 쟈니블랙입니다. 언제나 투어를 준비하고 계획을 세우고 일정을 조절하는 과정은 많은 요소들의 영향을 받게 되지만, 특히 6월 말부터 8월까지의 투어 계획은 잦은 비 소식과 푹푹 찌는 폭염으로 계획을 세우고 코스를 정하는 것이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번엔 거리를 조금 줄여서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이번 여정의 최종 목적지는 화천의 딴산유원지로 정했습니다. 어쩌다보니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 출발했지만 서울에서부터 정체에 시달렸습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사이 이미 헬멧 속은 흘러내리는 땀으로 범벅이 되어버렸습니다. 버스의 매연과 주변 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엔진의 열기까지 더해져 이미 녹초가 되어버립니다. 덕양구를 지나 파주에 도착하니, 탁 트인 도로가 드디어 나오기 시작합니다. 길이 뚫리고 스로틀을 감는 순간 피로와 짜증, 그리고 갑갑했던 기분까지 모두 해소되는 것은 모든 라이더 분들이 공감할 것입니다. 저 역시 스탠딩 자세를 취한 채 불어오는 반가운 주행풍을 온몸으로 마주하며 잠시 더위를 식혔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오늘의 첫 번째 경유지는 바로 연천에 위치한 재인폭포입니다.

    재인폭포 출렁다리

    재인폭포와 비둘기낭 폭포

    재인폭포는 흔히 한탄강 줄기에서 가장 아름다운 볼거리로 통하는데, 북쪽에 위치한 지장봉에서 흘러 내려오는 하천이 높이 약 18m의 현무암 주상절리 절벽을 타고 쏟아지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는 곳입니다. 또한 바로 눈높이에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작은 출렁다리와 폭포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산책로까지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재인폭포가 인상적인 이유는 우리가 주로 알고 있는 폭포들이 높은 산이나 언덕 위에 위치한 것과는 달리, 특이하게 아래쪽으로 푹 꺼진 듯한 공간으로 흐르기 때문인데 이런 이유로 이 일대가 지질학 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 듯합니다.

    재인폭포 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부곡리 192

    재인폭포는 주차장에서 5분 남짓만 걸으면 바로 만날 수 있어 접근성이 매우 좋습니다. 다시 37번 국도를 타고 조금 더 달리다 보면 오늘의 두 번째 경유지인 천연기념물 제 537호 비둘기낭 폭포가 나옵니다.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재인폭포와 비둘기낭폭포는 모두 한탄강 물길과 이어지는데 지도상의 거리는 가깝지만, 이 두 곳을 바로 이어주는 도로가 없기 때문에 조금은 돌아서 가야 합니다.(비둘기낭폭포 :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대화산리415-2) 하지만 길 위에 펼쳐지는 평화롭고 한적한 풍경이 돌아가는 길의 경치를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으니 꼭 나쁜 것은 아닙니다. 비둘기낭폭포는 한국의 그랜드 캐년이라고도 불리는 멍우리협곡과 이어집니다.

    비둘기낭 주변의 지형은 한국의 그랜드 캐니언 이라 불리는 협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비둘기낭은 지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마치 비둘기의 둥지처럼 움푹 들어간 형상으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곳은 아래쪽으로 푹 꺼진 싱크홀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어 더욱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지형적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6.25 전쟁 당시 인근 주민들의 피난처로도 이용되었고 전쟁 후 오랜 시간 동안 군 장성들의 휴가지로 이용되었다고 하더군요. 주변의 볼거리로는 거대한 출렁다리와 그 위에서 바라보는 멍우리 협곡의 경치 또한 끝내 주는 곳이니 포천지역을 바이크로 여행한다면 빼놓지 말고 들려 보길 추천합니다. 사실 제가 꼬맹이 때 이곳 비둘기낭 안에서 물놀이를 즐긴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바라만 봐야 하니 무척 아쉽고 어릴 적 기억으로 소중해지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비둘기낭 폭포를 지나 이번 폭포 3종 세트의 마지막 폭포인 삼부연폭포를 향해서 다시 바이크에 올랐습니다.

    삼부연폭포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신철원리

    삼부연폭포

    비둘기낭폭포에서 나와 78번과 43번 국도를 갈아타고 달리다 보면 철원군청 방면 우측으로 빠지는 도로가 나오는데, 바로 이 길이 삼부연폭포까지 이어지는 도로입니다. 삼부연폭포는 오늘 소개해드린 모든 폭포 중 가장 접근성이 좋은, 아니 접근성이라는 말 자체가 부끄러워 울 정도로 도로에 붙어있는 폭포입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물줄기가 세 번에 걸쳐 꺾여 내려오면서 마치 가마솥처럼 움푹하게 들어간 형태를 띄고 있다고 하여 ‘가마솥 부 鬴’자를 써서 삼부연 폭포라고 불리게 되었다는 이곳은 이날 본 폭포 중 가장 시원스러운 물줄기를 내뿜고 있었습니다. 폭포주변의 형태가 자연스럽게 그늘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굳이 물에 몸을 담그지 않더라도 무더운 여름 땀 흘리며 이곳을 찾은 라이더의 열기를 식혀주는 고마운 장소이기도 합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TV 프로그램 <강철부대>에서 강철대원들이 입수하는 장면에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바로 위쪽에 작은 터널에서 빠져나오는 도로와 매우 가깝기 때문에 주위를 살피지 않고 길을 건너거나 유턴하는 것은 조심해야겠습니다. 또한 이곳 삼부연 폭포는 마을 주민들의 주거지와 가깝게 위치한 만큼 간간히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어 이 지역을 지날 때에는 조금 더 정숙한 스로틀 조작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세계평화의 종 공원

    화천 딴산유원지 노지 캠핑

    이제 오늘밤 잠자리가 될 그럴싸한 캠핑장소로 이동해야 합니다. 앞서 언급한 오늘의 최초 숙영지는 바로 화천 딴산유원지입니다. (딴산유원지 :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_딴산펜션입구로 검색) 저처럼 어느 정도 노지 캠핑이나 모캠에 익숙하신 사람들에게는 방문했거나 적어도 지명만큼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삼부연폭포를 마지막으로 화천 딴산유원지까지 43번 국도를 타고 달리다가 5번 도로로 이어지게 됩니다. 저는 신나게 5번 도로의 한적한 풍경을 즐기며 한참을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 앞에 바리케이트가 보입니다. 그제야 이곳이 우리나라 최북단이라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이곳 연천, 화천, 포천 일대는 우리나라 최북단인 만큼 군부대가 많은 곳입니다. 따라서 늦은 저녁 시간이 되면 이렇게 도로를 통제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아무튼 신분증 확인을 받고 화천 딴산유원지가 목적지라고 대답하니 재차 다른 곳으로 빠지지 말고 다음 검문소에서 확인증을 반납하라면서 무슨 플라스틱으로 코팅된 확인서 같은 걸 받았습니다. 이것도 색다른 경험이라 사진으로 남겨뒀어야 하나?하고 잠시 생각했지만 근무를 서는 군 장병들에게 실례가 되는 것 같아 포기했습니다. 요리조리 시골길을 달려 두 번째 검문소에 도착후 확인증을 반납하고 무사히 통과했습니다. 혹시 외국인 라이더와 함께 투어할 일이 있으면 여길 꼭 데려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미 해는 뉘엇뉘엇 지고, 배는 고픈데 문을 연 식당도 마땅히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던 중 “엄마의 손길”을 발견했습니다. 뭐 딱히 아는 식당이 없을 때에는 이런 패스트 푸드를 먹는 것도 안전한 선택이죠.

    평화의 댐

    문제는 막상 도착한 딴산유원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저녁 10시가 다 되어갈 무렵 도착한 딴산 유원지 노지 캠핑장은 그야말로 개미 한 마리 없는 을씨년스러움 그 자체입니다. 며칠 간 내린 비로 땅은 죄다 질척하고 칠흑같은 어둠 속에 물안개까지 껴있어 정말 텐트를 펼치고 싶은 생각이 안 듭니다. 사실 이곳은 성수기 주말에는 텐트 칠 곳이 없을 만큼 인기있는 곳입니다. 바로 앞 인공폭포에서 쏟아지는 풍경으로 멋진 사진을 건질 수 있는 장소인데 오늘은 부적격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 선택지가 더 떠올랐습니다. 온 길을 다시 돌아가 화천 시내에 있는 모텔에서 하룻밤을 묵는 것과 조금 더 위쪽으로 돌려 쾌적한 환경과 멋진 경치까지 사진에 담을 수 있는 평화의댐 오토캠핑장으로 가는 것입니다. 평화의 댐의 경치도 볼 겸 조금 더 고생을 하기로 하고 바로 평화의 댐 오토캠핑장으로 달렸습니다.

    아침부터찌는 듯한 더위에 온몸은 탈진 직전

    평화의댐 오토캠핑장

    딴산유원지에서부터 평화의 댐까지 이어지는 460번 도로 일명 ‘평화로’는 헤어핀 숏코너가 연속으로 이어지는 와인딩의 난이도가 높은 도로다보니 초보라이더에게는 절대 권하고 싶지 않는 도로입니다. 특히 비가 오거나 장마 직후에는 낙석과 산사태로 인한 도로 폐쇄가 빈번하게 있어, 한밤중에는 되도록 피하는 것을 권합니다. 무한 와인딩 후 드디어 평화의댐 오토캠핑장에 도착했습니다. 모든 불이 꺼져 있는 캠핑장에서 텐트를 절반 정도 치고 있을 때 관리자 분이 나타나더군요. 사전예약 없이는 절대 캠핑 금지라면서 반대편 공원에는 아무 곳이나 텐트를 쳐도 된다고 합니다. 과거에 여러 차례 현장 결제 후 이용한 경험이 있었고 빈데크가 수십 곳이 있는데, 비용을 지불한다고 해도 절대 안된다고 하시니 조금은 야박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관리자분도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 하고 이동했습니다. 텐트까지 모두 설치하고 나니 거의 12시가 넘었습니다. 언제 잠들었는지도 기억이 안납니다. 그나마 다행히 공중 화장실 수도는 잠궈 두지 않은 덕에 세수도 하고 양치질도 했네요. 비가 올까 내심 걱정했는데 날씨는 쾌청합니다. 여유롭게 텐트를 정리한 뒤 평화의 댐 주변에서 사진도 몇 장 찍어봅니다.

    무한 와인딩을 즐길수 있는 소양강 꼬부랑길

    자, 다시 서울로 복귀하는 코스입니다. 날씨도 좋고 노면의 상태도 최상이니 오늘은 신나게 달려볼 생각입니다. 제가 선택한 코스는 양구 시내를 관통한 뒤 소양강 꼬부랑길로 이어지는 무한 와인딩 도로입니다. 평화의 댐에서 나와 460번 평화로를 타고 달리다 보면 오지 트랙킹으로 유명한 천미계곡이 나오고, 이후 다시 파로호와 이어지는 403번 도로와 만나게 됩니다. 여기까지 이어지는 도로는 바이크를 기울이는 재미를 즐기는 분들에게 충분한 재미를 제공합니다. 이후 양구 시내를 거쳐 소양강 꼬부랑길에 접어들면 또 다시 무한의 연속 와인딩을 경험하게 됩니다. 춘천 인근 와인딩의 명소로 ‘느랏재’와 ‘가랏재’를 꼽지만 제가 이번에 소개하는 460번 평화로부터 이어지는 코스에 대해 아직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이 도로를 다녀오려면 양구 선착장부터 가래골 마을이나 추곡초등학교를 검색 후 도로를 작은길 우선으로 선택하면 되는데 대략 23km 정도의 크고 작은 숏코너를그야말로 원 없이 달릴 수 있는 도로가 바로 이 코스입니다. 난이도 특상급에 속하는 코스이니 와인딩이 심한 루트가 불편한 분들이라면, 소양호 초입에서 속초 갈 때 주로 이용하는 44번 국도로 달리시면 편안한 라이딩도 가능합니다.

    샘밭 막국수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 118-23

    춘천 막국수 맛집

    어제 밤부터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하고 와인딩 코스를 달리고 나니 체력이 모두 방진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럴싸한 한 끼를 먹어줘야겠습니다. 그래서 찾아간 곳은 바로 춘천의 닭갈비 거리에 위치한 샘밭 막국수입니다. 막국수는 크게 간이 세고 달달하며, 자극적인 젊은 입맛용과 간이 심심한 대신 메밀 본연의 향이 깊고 진한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이곳은 전적으로 후자에 해당되는 막국수를 내어주는 곳입니다. 오랜 내공으로 다져진 자극적이지 않지만 두고두고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은 오래 전부터 이곳 춘천 로컬들이 손꼽는 최고의 막국수 집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또한 사장님 이하 직원들의 분위기와 친절도가 굿입니다. 막국수 한 그릇과 편육 한 그릇을 어느덧 게눈 감추듯 먹어 치웠네요. 이제는 진짜 집으로 서울로 향해야 합니다. 춘천 닭갈비 거리에서 서울로 향하는 여러 길이 있지만, 기왕이면 춘천의 경치도 감상하고, 와인딩 하느라 놓쳐버린 경치들도 사진에 남기려면 <송암스포츠타운>을 경유해서 의암댐을 지나는 도로로 설정하시면 좋습니다. 의암호의 물길을 도로 오른쪽에 두고 달리다 보면, 잠시 바이크를 멈추고 추억을 남기시는 것도 좋을 겁니다.

    라쿠나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호반로 844

    여기서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보통 춘천에서 서울로 복귀할 때 가장 흔하게 이용하는 도로인 46번 도로에서 북한강 유원지와 자라섬 위를 지나 경강교로 이어지는 도로가 조금 식상하다면, 남이섬 방향의 강변을 끼고 달릴 수 있는 391번 도로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의 경우 춘천에서 서울 방향으로 주말 복귀 길에 접어들 때면 차량 정체가 심한 46번 도로보다는 남이섬 기슭의 풍경도 감상할 수 있는 391번 도로를 주로 이용합니다. 청평까지 이어지는 391번 도로에는 수많은 수상레포츠 업체들이 있으니 혹시 복귀 도중 강물에 잠시 더위를 식히며 수상스키나 웨이크보드, 웨이크 서핑을 즐기셔도 좋겠네요. 또한 이 길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청평에 위치한 근사한 카페 한 곳을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어서 입니다. 라쿠나는 이미 많이 알려진 쁘띠프랑스에서 조금 더 내려오면 도로의 왼편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작은 입구를 지나 계단을 조금 내려오면 입구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넓은 잔디밭과 야외 테라스, 그리고 청평호를 눈높이에서 감상할 수 있는 수상 건물까지,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른 청평호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렇게 청평에 위치한 라쿠나에서 아이스 커피 한잔과 함께 이번 투어를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쟈니스 루트는 순한 맛으로 시작해서 강하고 독한 맛으로 갔다가 다시 부드럽고 순한 맛으로 마무리하게 되었네요. 물론 청평에서 서울까지 남은 거리 동안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 된다는 점 정도는 다들 알고 계시겠죠. 항상 투어의 마무리는 내 집 주차장에서 바이크 키를 뽑을 때 까지라는 점 다시 한 번 모두 명심하면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독자 여러분들 더 좋은 투어코스와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쟈니블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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