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쟈니스루트] 호수 따라 전남 완도 여행 [쟈니스루트] 호수 따라 전남 완도 여행](https://www.mbzine.com/wp-content/uploads/2021/01/main_j_route_dec.jpg)
JOHNNY’S ROUTE
호수 따라 전남 완도 여행

이번엔 대전의 대청호와 진안의 용담호, 그리고 전라도 임실의 옥정호를 지나 담양의 담양호까지 이어지는 4개의 호수를 코스로 설정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여파로 야외로 떠나는 분들이 부쩍 늘어나서 그런지 교통 체증이 심각합니다. 힘들게 뚫고 도시들을 지나오다 보니, 아침 식사도 건너뛰고 출발한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진동을 합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참았는데 아무거나 먹을 수는 없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늘 궁금하던 청주의 맛집 봉용불고기가 나오니, 오늘의 점심은 이곳에서 해결해야겠습니다.
청주의 맛집으로 소문난 곳. 냉동삽겹살과 파무침의 조화가 일품이다
봉용불고기는 청원구 우암동에 위치한 식당으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자작한 국물의 소불고기가 아닌, 냉동삼겹살을 파절이와 함께 구워 먹는 방식입니다. 오전 11시가 조금 넘어 도착한 가게에는 이미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네모반듯한 불판에 은박포일을 덮고, 그 위에 냉동 삼겹살을 올려 고기가 조금씩 녹을 때 즈음 사발 한가득 담긴 잘 버무려진 파무침을 불판에 올려 줍니다. 고기와 잘 섞어 자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두 개의 서로 다른 재료가 환상의 궁합입니다. 삼겹살과 파무침은 지금껏 수도 없이 먹어본 음식이지만, 이 두 가지 재료를 철판에서 구워 먹는 그리 특별할 것 없는 음식이 이렇게 감칠맛이 날 줄은 몰랐네요. 단점이라면 양이 좀 적다는 것인데, 셀프로 재료를 추가하여 요리할 수 있는 철판 볶음밥이 있으니 그리 큰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대청호
속이 든든해지고 나니 이제 좀 마음에 평화가 찾아옵니다. 이제 대청호를 지나 다음 목적지로 향합니다. 일반적으로 대청호의 라이딩 코스라고 하면 창남대 앞을 지나거나 경치가 아름다운 곳으로 이름난 카페 팡시온에서 노을을 바라보면 커피를 한잔하는 것이 많이 알려진 코스이지만 남쪽으로 향하기에는 너무 돌아가는 코스라 이번엔 대청댐 앞을 경유해 로하스 캠핑공원을 지나가기로 했습니다. 금강의 줄기를 따라가다 로하스캠핑장이라는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을 하면, 아주 짧은 임도를 거쳐 대청호를 왼쪽에 두고 지명산 방향으로 달릴 수 있는 좋은 길이 나오는데 아쉽게도 그 짧은 임도길이 현재 공사로 인해 전면 통행금지입니다. 혹시라도 이쪽으로 여행 계획을 세우신 분들이라면 참고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저는 어쩔수 없이 대청호를 뒤로하고 오던 길을 다시 조금 돌아 함각산을 지나는 길을 따라 다음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용담호
37번 도로로 금산을 지나 13번 도로를 타고 조금만 달리면, 오늘의 두 번째 호수인 용담호를 만나게 됩니다. 795번 도로를 따라 펼쳐지는 용담호의 경치는 아기자기함 보다는 시야가 뻥 뚫리는 듯한 호쾌한 경치를 보여줍니다. 용담호의 라이딩 코스는 도중에 내륙으로 움푹 들어간 지형을 작고 아담한 다리를 건너며 경치를 감상할 수 있어 라이딩의 좋은 코스이기도 합니다. 또한, 중간에 바이크를 멈추고 다리와 호수의 경치를 뒤로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들이 많은 편이니 좋은 추억이 될 만한 사진들도 남겨보시길 추천합니다. 다만 안전에 관해 한 가지 첨언하자면, 투어 도중 사직을 찍거나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바이크를 정차할 땐 항상 운전자의 시각에서 현재 내 위치가 잘 보이는지 재차 확인한 후 정차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경치가 좋은 곳을 지날 때면 이와 같은 작은 것들에 더욱 유념해서 큰 사고를 미연에 예방해야 한다는 점 꼭 명심하세요.
옥정호
마이산을 지나 49번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치즈로 유명한 임실군이 나옵니다. 제가 어릴 적 임실군에서 치즈를 만든다는 것이 뉴스에까지 나온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어느덧 임실군 하면 치즈가 떠오를 정도로 치즈의 고장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듯합니다.
옥정호는 자연적으로 생긴 호수가 아닌, 섬진강의 다목적 댐을 건설하면서 만들어진 거대한 인공호수입니다. 저수량만해도 4억 3천톤에 달하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곡창지대인 호남평야의 논과 밭에 물을 공급해주는 아주 고마운 호수입니다. 몽환적인 느낌과 아름답고 수려한 경관임에도 불구하고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아 이곳을 모터바이크 독자 여러분들께 꼭 소개해 드리고 싶었답니다. 옥정호를 대표하는 먹거리로 가장 유명한 메뉴가 바로 붕어찜입니다. 그래서인지 호숫가 곳곳에 붕어찜을 판매하는 식당들이 눈에 띕니다. 또한 옥정호는 좋은 경치와 짜릿한 재미를 선사해주는 환상적인 와인딩 코스가 있습니다. 다만 낙엽이 즐비한 요즘 시즌엔 지나친 과욕과 자신감은 잠시 내려놓으시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혹시 모를 돌발 상황에 대처가 가능할 정도의 속도로 안전하게 라이딩을 하신다면 옥정호는 충분한 시간을 내어서 둘러볼 만한 좋은 라이딩 코스가 될 것입니다. 옥정호의 운암 매운탕 거리를 지나 조금 더 달리면 본격적인 와인딩 코스가 펼쳐집니다. 옥정호 주변의 도로를 달리다 보니 이렇게 거대한 호수가 사람에 의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새삼 놀랍게 느껴집니다. 산내면 방향으로 달리다 보니, 어느덧 아름다운 옥정호에 노을이 깔리기 시작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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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이번 투어의 최종 목적지인 완도에 도착하기 전 4개의 호수 중 마지막 격인 담양호에 도착할 때가 되니 이미 어둠이 내려앉아 담양호의 아름다운 풍광은 전해드릴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혹시라도 독자 여러분들 중 이맘때 담양을 여행하실 분들에겐 내장산의 단풍을 구경하실 수 있는 29번 도로를 지나 담양에 진입하는 루트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담양은 익히 잘 알려진 메타세콰이어길과 담양의 명물 떡갈비가 유명하니 대중적인 입맛을 지닌 대부분의 라이더라면 이곳에서 오리지날 떡갈비를 드셔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담양의 떡갈비는 광주 송정 떡갈비거리와 달리 오롯이 소고기로만 만들어 이 지역 분들의 표현대로라면, 맛이 조금 더 고급지다고 하더라구요. 실제로 두 곳의 떡갈비를 모두 여러 번 먹어본 저 또한 담양에 한 표랍니다.
홍애집 대표메뉴인 홍어정식코스를 추천
광주의 홍어 맛집, 홍애집
이제 오늘 하루 지친 몸을 뉠 숙소가 있는 전라도 광주로 향했습니다. 사실 제가 굳이 광주에서 하루 밤을 묵은 이유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식당이 이곳 광주에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홍어로 유명한 홍애집이죠. 광주를 대표하는 음식을 꼽으라면 가장 대표적인 것이 미나리가 듬뿍 들어간 오리탕과 송정의 떡갈비를 꼽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지역색이 물씬 풍기는 음식을 좋아하는 제게 이곳 광주는 무엇보다도 홍어를 먹기 위해 찾게 되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나름 전국의 유명한 홍어 요리집을 두루 다녀봤다고 스스로 자부하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영산포의 홍어 식당보다 저는 이곳 홍애집을 더 좋아합니다. 홍어는 삭힌 음식 특유의 암모니아 향과 심하게 삭혔을 경우 입천장이 까질 정도로 그 맛과 향이 자극적이라 호불호가 명확하게 나뉘는 음식이지만 한번 그 맛에 중독되면 절대 끊기 어려운 음식 중 하나가 되고 맙니다. 더욱이 이곳 홍애집의 홍어정식코스는 그야말로 홍어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음식과 대표적인 요리들을 모두 맛볼 수 있는 환상적인 요리들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홍어삼합부터 홍어의 생간인 홍어애, 홍어튀김, 홍어전, 홍어애와 살코기를 함께 푹 끓인 홍애탕 그리고, 미나리와 함께 즐기는 홍어찜과 갖은 반찬까지 그야말로 홍어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음식을 맛볼 수 있으니, 전라도나 광주 지역을 여행하는 분들은 반드시 홍어의 매력을 느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100년 전통의 곰탕집. 금성관 바로 앞에 위치해 찾기 쉽다
완도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푹 자서 그런지 아침이 매우 상쾌합니다. 오늘은 부지런히 완도를 둘러본 뒤 서울로 복귀해야 하기에 늑장을 부릴 여유 따위는 없습니다. 자, 그럼 상쾌한 기분으로 완도를 향해 출발해 볼까요? 광주에서 완도를 향해 가는 길은 나주를 관통해야 합니다. 나주의 먹거리 하면 역시 곰탕이죠. 나주 시내에 위치한 100년 전통의 곰탕집 하얀집은 금성관이라는 유형문화재 바로 앞에 위치해 찾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제가 도착한 이날도 한 무리의 할리 라이더분들이 추위를 녹이기 위해 이곳에서 식사를 하시더군요. 요즘 같은 쌀쌀한 날씨에 라이딩 후 먹는 나주곰탕의 뜨끈한 국물이란! 굳이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습니까? 오랜 시간 푹 끓여낸 진국에 수북하게 올려진 서로 다른 식감의 고기들까지…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한 뚝배기 들이켜고 싶어집니다.
든든한 배로 추위를 물리치며 지금부터 완도까지는 논스톱으로 내달려 봐야겠습니다. 나주를 지나 13번 도로를 따라 달리면 뾰족한 바위봉우리가 인상적인 산이 하나 오른쪽에 나타나는데 바로 월출산입니다. 월출산은 출렁다리와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진도와 신안의 바다 풍경이 그야말로 압권인 곳이죠. 산행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가봐야 할 한국의 명산 중 그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산입니다. 월출산을 지나 해남군에 접어들면 그야말로 한국의 아우토반이라 불릴 만한 도로가 펼쳐집니다. 관광객이 붐비는 한여름 피서철을 제외하면 완도와 땅끝마을로 이어지는 해남 도로는 차량 이동이 적고 길이 워낙 잘되어 있어 자유를 느끼며 바이크를 타고 달리기에 최적의 도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달리다 두륜산을 지날 때 두개의 길로 나뉘게 되는데 하나는 바로 그 유명한 우리나라 국토의 최남단인 땅끝 마을이고, 또 다른 하나가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완도입니다.
‘완도에선 지나가는 개도 입에 만 원짜리 한 장쯤은 물고 다닌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아마도 전복과 미역 등 양식을 통해 지역 자체가 경제적으로 매우 풍요해서 나온 말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가 느낀 완도의 느낌은 타 지역과는 조금 다른 매우 정돈된 인상이었습니다. 도로도 그렇고, 해안도로 중간 중간에 보이는 건물들의 모습도 오래되고 남루한 듯한 인상보다는 정리가 잘되어있습니다. 그렇게 바다를 오른편에 두고 완도 일주를 시작해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드디어 완도의 바다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그러나 그 바다의 경치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바다를 가득 메우고 있는 양식장의 모습이었습니다. 지금껏 통영을 비롯해 여러 남쪽 해안을 여행하면서 이런 저런 양식장이 펼쳐진 바다를 본적은 많았지만 완도의 바다의 양식장은 그 규모부터가 압도적입니다. 높은 곳에 올라 내려다본 완도의 바다는 그야말로 끝없이 펼쳐진 양식장이 바다 전체를 덮고 있는 듯했습니다. 도대체 저 아래에 얼마나 많은 전복과 미역들이 자라고 있을까요?
한참동안 양식장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니 왜 이곳이 전복과 미역 양식에 최적지인지 그 이유를 알겠습니다. 지금 눈앞에 펼쳐진 바다도 그렇고 완도의 초입부터 지금까지 제가 본 바다 중에 해안가로 파도가 밀려들어오는 곳을 본적이 없는 듯했거든요. 그만큼 완도의 바다는 잔잔하기가 마치 아기의 요람 과 비교할 만큼 고요하고 잔잔했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양식장을 바라보며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중간 중간에 크고 작은 포구들이 나타나는데, 어업이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느낌보다는 낚싯배를 운영하시거나 설치해둔 양식장의 관리를 위해 운영되는 듯한 인상을 더 많이 받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포구가 위치한 해안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횟집과 좌판의 분위기 또한 그리 많지 않아 보이더라구요.
청해포구 촬영장
완도 해안가를 달리는 77번 도로를 따라 평화로운 바다를 오른쪽에 두고 달리다 보면, 그동안 우리가 TV와 스크린을 통해 봐왔던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의 촬영장소로 사용된 청해포구 촬영장이 나타납니다. 오래전 방영되었던 추노를 비롯하여 해왕, 장보고, 그리고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명량과 해적까지 그야말로 어림잡아도 수십 편이 넘는 드라마와 영화의 촬영장소로 사용된 세트장을 관광지로 조성해 놓은 장소입니다. 입장료 5,000원을 지불하고 주차를 한 뒤, 아래쪽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 내려가면 그동안 이곳에서 촬영된 드라마와 영화의 포스터가 끝없이 이어집니다. 이내 마을이 나오는데 사람들이 가득할 것만 같은 저작거리의 모습과 병영의 모습 등이 셋트로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또한,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역의 배우 최민식씨가 전투 전 전의를 불태우며 휘하 장수들을 독려하던 그 해변의 모습도 저는 알아 보겠더라구요. 참고로 저잣거리 오른편 높은 곳에 위치한 저택에 올라 사진을 찍는다면, 이곳 청해포구 촬영장의 모습을 잘 담을 수 있습니다.
청해포구 촬영지를 벗어나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하트섬으로 향했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하기 전 완도를 여행하신 다른 분들의 후기를 확인해보니, 하나같이 완도의 하트섬에대한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 하트섬이 어땠냐고요?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 않으시는 것이 좋을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쪽저쪽 제 아무리 뜯어봐도, 드론을 띄워 공중에서 찍어 봐도 하트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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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계속 됩니다
여러분도 모두 동감하시겠지만, 여행의 진정한 의미는 목적지가 아닌 그곳까지 도착하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게 완도는 완성 직전에 마지막 퍼즐 한 조각과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남쪽을 여행하다 더 경관이 아름답고 유명한 장소들을 들리기 위해 항상 아쉬움을 뒤로하고 지나치고 말았던 그런 곳이었죠. 그리고 찬바람이 매서운 겨울이 되어서야 비로소 그 마지막 퍼즐이 끼워졌네요. 완도를 한 바퀴 돌아본 저의 솔직한 소감은 완도는 큰 재미나 통통 튀는 즐거움 보다는, 평화롭고 잔잔하며 한적하고 여유로운 곳이었습니다. 그럼 항상 안전하고 즐거운 라이딩하시고 추위 따위 정면 돌파로 이겨냅시다.
글 쟈니블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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