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듀얼스포츠, 슈퍼모토의 기준. SUZUKI DR-Z4S / DR-Z4SM

    스즈키 DR-Z가 새로운 이름과 구성으로 돌아왔다. DR-Z4S는 듀얼스포츠 본연의 오프로드 주파력을, DR-Z4SM은 슈퍼모타드 특유의 민첩한 온로드 감각을 담당한다.


    DR-Z라는 이름은 Dirt Road의 DR과, 스즈키에서 카테고리 최고 성능 모델에 붙이는 Z가 더해진 이름이다. 이전 DR-Z400 시리즈는 엄청난 족적을 남긴 모델이다. 가볍고 단순한 차체, 다루기 쉬운 단기통 엔진은 DR-Z400 시리즈가 사랑받은 이유였다. 하지만 배출가스 규제와 안전장비 기준이 달라졌다. 스즈키는 이 흐름에 맞춰 DR-Z를 새롭게 다듬었고, 그 결과물이 DR-Z4S와 DR-Z4SM이다. 이번 런칭 이벤트에는 스즈키 DR-Z 프로젝트의 치프 엔지니어 카토 유키오 씨가 함께하며 DR-Z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해소해주었다.

    엔진은 DR-Z400의 단기통 398cc 엔진을 현대적인 기준에 맞춰 개량한 것이다. 최고출력은 38마력, 최대토크는 37Nm다. 숫자만 보면 자극적인 고성능 엔진은 아니다. 하지만 이 장르에서 중요한 것은 최고출력보다 반응성과 컨트롤성이다. 차체는 스틸 트윈스파 프레임에 알루미늄 서브프레임, 알루미늄 스윙암을 조합했다. 서스펜션은 KYB 제품으로, 앞뒤 모두 조절 기능을 갖췄다.

    전자장비는 이번 세대 DR-Z에서 가장 큰 변화다. 두 모델 모두 3단계 주행 모드, 트랙션 컨트롤, ABS 모드, 이지 스타트 시스템 등 최신 전자장비를 갖췄다. 주행 모드 중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A모드의 경우 기어 단수가 높아지면 개도량도 함께 늘려 더욱 민첩한 스로틀 반응을 이끌어낸다. 반면 C모드는 1단에서만 초기 반응을 조금 빠르게 설정해 출발 가속이 둔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세팅했다. 트랙션 컨트롤은 2단계로 개입 정도를 조절하고, 그래블 모드와 오프 설정을 지원한다. 그래블 모드는 뒷바퀴가 어느 정도 미끄러지는 상황을 허용하는 모드로, 미끄러짐이 부담스러운 라이더도 자신감 있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ABS 설정은 모델 성격에 맞게 차이를 뒀다. DR-Z4S는 프런트와 리어 ABS를 모두 해제할 수 있다. 오프로드에서는 노면 상태와 주행 상황에 따라 라이더가 브레이크 제어를 직접 가져가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 DR-Z4SM은 리어 ABS 해제 모드를 제공한다. 온로드 기반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리어 슬라이드를 활용하는 슈퍼모타드 특유의 주행 감각을 살릴 수 있다.

    디자인은 최신 모토크로스 머신의 분위기를 반영했다. 날렵한 슈라우드와 슬림한 시트, 컴팩트한 LED 헤드라이트, LCD 계기반을 적용해 기존 DR-Z보다 훨씬 현대적인 인상이다. 그렇다고 장식을 과하게 더하지 않았다. 기능적인 차체 구성과 간결한 실루엣은 그대로 남겼다.

    연료탱크 용량은 8.7리터이며, LED 조명과 이지 스타트 시스템 등 일상 주행에서 체감되는 편의장비도 챙겼다. 디자인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신형 모델의 프로젝션 헤드라이트에서는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이는 한눈에도 구별할 수 있는 개성적인 디자인을 원했고, 헤드라이트 유닛이 작고 가볍기 때문이다. 특히 차량 위쪽에서 빠지는 무게는 훨씬 더 중요하다. 국내 출시 가격은 두 모델 모두 1,286만 원으로 동일하다.


    이게 기본기다 SUZUKI DR-Z4S

    스즈키 DR-Z4S를 오프로드 코스에서 테스트했다. 앞 21인치, 뒤 18인치 휠을 장착한 본격적인 오프로드 사양이다. 여기에 프런트 서스펜션의 작동범위는 280mm, 리어 휠은 296mm에 달하며 최저지상고는 무려 300mm에 달한다. 그냥 임도주행 수준이 아니라 본격적인 험로까지도 대응하는 스펙이다.

    시트에 올라탈 때 절로 ‘어구구’ 소리가 나온다. 186cm의 신장도 한껏 다리를 올려야 탈 수 있는 920mm의 높은 시트고 때문이다. 시트에 앉으면 높이가 살짝 가라앉고 무게가 가벼워 부담감은 덜어진다. 시트에서 앞뒤로 움직일 때 걸리적거리는 것이 전혀 없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개발진의 설명에 따르면 이 시트 둘레의 인체공학적인 부분이 개발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라고 한다.

    처음부터 속도를 내기보다 차체의 반응을 보며 조금씩 페이스를 올렸다. 두툼한 토크감과 민첩한 차체의 반응이 듀얼스포츠보다는 엔듀로 머신에 가까운 느낌이다. 적당한 무게가 주행을 오히려 더 쉽게 만든다. 스로틀 감각이 무척 마음에 든다. 흙길에서 필요한 만큼 부드럽고, 또 필요한 만큼 직접적이다. 요즘 보기 드물게 5단 변속기를 탑재하고 있다. 내구성은 유지하면서 엔진의 크기를 늘리고 싶지 않았던 개발진의 고집이 담긴 부분이다. 이런 부분이 스즈키를 스즈키답게 만드는 부분이다.

    오프로드 코스에서는 1단과 2단을 중심으로 주행했다. 엔진 회전수를 과하게 올리지 않아도 차체를 앞으로 밀어주는 힘이 충분했다. 언제든 스로틀을 크게 열면 리어를 미끄러뜨릴 수 있고, 미끄러짐과 그립 사이에서 줄타기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서스펜션은 노면을 잘 따라간다. 요철과 잔진동을 흡수하며 타이어가 지면을 놓치지 않게 돕는 쪽이다. 흙길에서 차체가 튀는 느낌이 적고, 앞바퀴가 노면을 읽어가는 감각도 안정적이다. 지상고가 300mm로 상당히 높은데 제법 큰 둔덕을 넘을 때 이쯤이면 배가 닿겠지? 라고 예상해도 아무렇지 않게 지나간다.

    브레이크는 강한 제동력보다 높은 제어성이 먼저 느껴진다. 초반부터 날카롭게 물기보다 손가락 입력에 맞춰 제동력을 쌓아간다. 덕분에 흙길을 어렵게 만들지 않는다. 오프로드 달리는것이 거창한 일이 아닌, 일상적인 라이딩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테스트 시간이 끝나는 게 아쉬울 만큼 주행이 재밌었다. 이 모델이 가진 가능성은 짧은 테스트로는 알 수 없을 만큼 컸다.

    SUZUKI DR-Z4S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단기통 DOHC
    보어×스트로크 90.0 × 62.6(mm)
    배기량 398cc
    압축비 11.1 : 1
    최고출력 38ps / 8,000rpm
    최대토크 37Nm / 6,500rpm
    시동방식 셀프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8.7ℓ
    변속기 5단 리턴
    서스펜션 (F)도립식 포크 (R)싱글 쇽 스윙암
    타이어 사이즈 (F)80/100-21M/C 51P (R)120/80-18M/C 62P
    브레이크 (F)270mm 싱글디스크 (R)240mm 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270×885×1,235mm
    휠베이스 1,495mm
    시트높이 920mm
    차량중량 151kg
    판매 가격 1,286만 원


    재미에 올인하다 SUZUKI DR-Z4SM

    슈퍼모토 장르의 시작은 오프로드 바이크에 온로드 휠을 꽂아서 타는 것에서 시작했다. 그 문법 그대로 DR-Z4S를 기반으로 전후 17인치 스포크 휠에 온로드 타이어를 조합하고, 지오메트리와 서스펜션 세팅도 슈퍼모타드에 맞게 다듬었다. 테스트는 모토아레나 레이스 트랙에서 진행됐다. 짧은 직선과 연속 코너, 강한 감속과 빠른 방향 전환이 반복된다. 대배기량 스포츠 바이크라면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슈퍼 모타드에게는 오히려 잘 맞는 환경이다.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가벼운 방향 전환이다. 시선을 옮기고 몸을 조금 움직이면 차체가 바로 따라온다. 억지로 눕히거나 끌어당길 필요가 없다. 넓은 핸들바를 잡고 코너 안쪽으로 툭 밀어 넣으면 바이크가 가볍게 방향을 바꾼다.

    코너 진입은 부담이 적다. 브레이크를 잡고 앞쪽에 하중을 실으면 프런트가 차분하게 받아준다. 차체가 가볍기 때문에 제동이 과격하게 느껴지지 않고, 속도를 줄인 뒤 바로 방향을 바꾸기 쉽다. 코너 탈출에서 스로틀을 열면 필요한 만큼 차체를 밀어준다. 뒷바퀴가 노면을 붙잡고 앞으로 나아가는 감각이 명확하고, 반응도 예측하기 쉽다.

    모토아레나 트랙에서는 2단과 3단을 주로 사용했다. 기어를 바쁘게 바꾸며 속도를 끌어올리는 바이크는 아니다. 브레이크는 다루기 쉽다. 프런트는 초반부터 강하게 물어뜯기보다 입력한 만큼 제동력을 쌓아간다. 트랙에서 강한 감속을 반복해도 차체가 크게 흐트러지지 않는다.

    서스펜션은 온로드 주행에 맞춰 잘 정돈되어 있다. 차체가 가볍게 움직이지만 불안하게 출렁이지 않는다. 브레이킹에서는 앞쪽이 적당히 눌리며 접지감을 만들고, 탈출에서는 리어가 노면을 붙잡는다. 슈퍼모타드 특유의 높은 시야와 긴 스트로크 감각은 남아 있지만, 17인치 휠과 온로드 타이어 덕분에 움직임은 꽤 정교하다.

    순정타이어가 어느 정도 퍼포먼스를 내는지 알 수 없어 처음에는 살살 간을 보며 달렸다. 근데 웬걸, 타이어의 부족함을 서스펜션이 채워주는 느낌이다.

    모토아레나 트랙에서 DR-Z4SM은 슈퍼모타드의 재미를 정확하게 보여줬다. 어렵지 않고, 무겁지 않고, 필요 이상으로 과격하지 않다. 대신 코너를 향해 달려들게 만들고, 브레이크를 늦게 놓아보게 만들고, 스로틀을 조금 더 일찍 열어보게 만든다. 조종하는 실감이 감동을 주는 바이크였다. 역시 짧은 시승이 아쉬웠을만큼 재밌게 즐겼다. 빠른 시일 내로 풀버전의 시승기를 준비하겠다.

    SUZUKI DR-Z4SM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단기통 DOHC
    보어×스트로크 90.0 × 62.6(mm)
    배기량 398cc
    압축비 11.1 : 1
    최고출력 38ps / 8,000rpm
    최대토크 37Nm / 6,500rpm
    시동방식 셀프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8.7ℓ
    변속기 5단 리턴
    서스펜션 (F)도립식 포크 (R)싱글 쇽 스윙암
    타이어 사이즈 (F)120/70R17M/C 58H (R)140/70R17M/C 66H
    브레이크 (F)310mm 싱글디스크 (R)240mm 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195×885×1,190mm
    휠베이스 1,465mm
    시트높이 890mm
    차량중량 154kg
    판매 가격 1,286만 원


    양현용
    사진 신소영, 김성원 프리랜스 포토그래퍼
    취재협조 스즈키코리아 suzuk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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