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엔필드는 병렬 트윈 엔진 모델을 통해 브랜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그리고 이번에 공개된 수랭 450cc 단기통 엔진, 특히 게릴라 450은 다시 한 번 로얄엔필드를 새로운 영역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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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 450은 내 예상을 가볍게 넘어선 곳에서 완성됐다. 가속력, 제동력, 핸들링, 차체 안정성까지. 더 이상 기준을 ‘로얄엔필드치곤’이라고 시작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만큼 강력하다. 게릴라 450은 형제 모델인 히말라얀 450을 기반으로 설계된 로드스터 모델이다. 전후 17인치 휠을 탑재하고 스포티한 라이딩을 위한 차체 설계, 짧은 서스펜션 등이 특징이다. 원형 LED 헤드라이트와 매끈한 연료 탱크를 포함해 포크 부츠나 원형 사이드 미러 등이 특유의 클래식 무드를 풍긴다. 하지만, 실제로 바이크에 앉아 느껴지는 분위기는 훨씬 현대적이다. 새로운 원형 TFT 디스플레이에 주행 속도, 기어 포지션, rpm, 시간, 외기온, 주행 거리, 연료 잔량 등 정말 많은 정보를 시인성 좋게 표시한다. 적절하게 올라온 핸들 바에는 최신 로얄엔필드에 적용되고 있는 스위치 뭉치가 그대로 탑재됐는데 버튼 디자인이나 조작감이 우수하다.
디자인
개인적으로 스크램블러와 네이키드의 요소를 적절하게 섞은 느낌인데 어디서 본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실눈을 뜨고 연료 탱크와 시트 라인을 얼핏 보면 스크램 411이 스치는 정도다. 어딘가 부각되는 부위는 없지만, 파츠와 파츠 사이의 비율이나 연결성이 좋다. 그 덕분에 다양한 그래픽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각자의 개성이 돋보인다. 개인적으로 시승 차량의 플라야 블랙은 정말 기본적인 느낌이니 게릴라 450에 관심이 생겼다면 좀 더 과감한 컬러인 옐로우 리본과 브라바 블루도 찾아보길 바란다.
로얄엔필드식 로드스터
게릴라 450은 1,440mm의 휠베이스로 인해 시각적으로 동급 대비 더 큰 모델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780mm의 시트고로 막상 앉아보면 부담이 없다. 물론, 예상보다 탄탄한 리어 쇽 세팅 때문에 살짝 높게 느껴지고 ‘좀 달릴 수 있겠는데?’라는 기대감이 든다. 주행 모드는 퍼포먼스와 에코 두 가지로 마련됐고 당연히 퍼포먼스 모드로 출발했다.
히말라얀 450과 엔진을 공유하지만, 11kg 가벼운 무게와 17인치 휠 세팅, 짧은 서스펜션, 2T 더 작은 리어 스프로켓 등으로 운동 성능이 훨씬 경쾌하다. 초반 토크풀한 움직임이 매력적인데 특히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5,500rpm을 지날 때 순간적으로 등을 훅 밀어주는 느낌이 든다. 여느 로얄엔필드 모델에 비해 가벼운 덕에 클러치가 붙는 감각도 한결 깔끔하다. 3단 기어부터는 기어비가 넉넉하게 바뀌는데 한번 관성이 붙은 물체가 꾸준하게 나아가는 느낌이다. 여기에 꽤 가파르게 설정된 캐스트 각도로 핸들 움직임에 따라 빠르게 반응한다. 일반적으로 느슨한 세팅의 리어 쇽을 달고 있는 다른 쿼터 클래스 모델보다 확실히 탄탄한 리어 쇽을 탑재한 덕분도 있다. 자칫하면 초보자에겐 불안할 수 있는 세팅이 아닐까 싶지만 이를 휠 무게로 조율했다. 묵직한 휠 때문에 핸들 조작이 날렵한 것에 비해 실제 바이크의 움직임은 느긋하다. 아스팔트와 붙어있는 타이어가 웬만해서는 불안해지지 않을 만큼 묵직한 무게로 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이해한 라이더라면 그 박자에 맞춰 빠른 페이스로 달릴 수 있고 초보자라면 아무 생각 없이 달려도 스스로 잘 다룬다는 착각을 만들 세팅이다. 브레이크의 답력과 최대 제동력도 수준급이다. 40마력의 엔진은 대략 170km/h까지 가속할 수 있는데 181kg의 차체와 85kg의 라이더를 불안하지 않게 멈추도록 돕는다. 꽤 적극적인 제동에도 브레이크가 지치거나 답력이 떨어지는 증상은 없었다.
에코 모드
테스트를 마치고 에코 모드로 복귀했다. 과연 로얄엔필드가 말하는 경제적인 세팅은 무엇일지 궁금하기도 했다. 결론은, 게릴라 450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초반 토크를 매끄럽게 다듬었다. 그렇다고 최고출력이 깎이거나 답답한 느낌은 없다. 개인적으로 에코 모드가 아닌 컴포트 모드, 복귀 모드 같은 이름이 어울린다. 그만큼 퍼포먼스 모드와는 차별화된 스로틀 반응으로 초보자나 장거리 투어를 마치고 복귀하는 라이더가 사용하기 좋겠다.
자존감
게릴라 450은 경쟁 모델의 성능을 따져보며 우위에 서기 위해 개발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들이 잘하는 영역을 여러 차례 다듬어 완성했다. 그만큼 컬러가 짙고 매력이 확실하다. 게릴라 450은 로얄엔필드의 높은 자존감을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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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YAL ENFIELD GUERRILLA 450
이 모델을 선택할 이유 | 아쉬운 점이 있다면 |
토크풀한 엔진 780mm시트고 | 아쉬운 후반 출력 |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단기통 DOHC
보어×스트로크 96 × 72(mm)
배기량 452cc
압축비 11.5 : 1
최고출력 40hp / 8,000rpm
최대토크 40Nm / 5,5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11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텔레스코픽 정립 (R)싱글쇽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120/70 17 (R)160/60 17
브레이크 (F)310mm더블디스크 (R)270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미발표
휠베이스 1,440mm
시트높이 780mm
차량중량 185kg
판매가격 599만 원부터
글 윤연수
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로얄엔필드코리아 royalenfield.co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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