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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한 진화, KTM SUPER BR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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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한 진화, KTM SUPER BROS

    1290 SUPER ADVENTURE S & 1290 SUPER DUKE R

    KTM SUPER BROS

    KTM의 하이퍼 네이키드와 어드벤처 투어러를 대표하는 1290 시리즈가 완벽한 진화를 감행했다. 더 강력하고 더 똑똑하고 더 아름답다. 게다가 더 다루기 쉽다.

    장난기를 뺀 비스트

    1290 SUPER DUKE R

    전작 대비 프레임 비틀림 강성 3배 증가. 이거 하나만으로도 3세대 슈퍼 듀크 R의 방향을 이해할 수 있다. 강력한 엔진을 얹고 파츠 곳곳을 경량화했으며 진보한 전자장비로 더 강력해졌다. 기존의 장난기나 웃음기는 찾아볼 수 없다.

    1290 슈퍼 듀크 R은 2012년 프로토타입 영상을 통해 세상에 등장했다. 영상에 비친 1290 슈퍼 듀크 R은 간결하고 날렵한 페어링,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 아크라포비치 머플러 시스템 등으로 고성능 네이키드의 분위기를 풍겼다. 1분 30초 남짓의 영상에서는 멀쩡하게 직진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휠 스핀, 윌리, 잭나이프, 드리프트 등의 기술들로 채워졌다. 그리고 영상 끝에 ‘THE BEAST ESCAPES(짐승이 도망치다)’라는 문구를 담아 ‘비스트’의 시작을 알렸다.

    첫 모델이 정식 출시한 지 4년 뒤인 2017년에 KTM의 패밀리룩을 담은 LED 헤드라이트와 새로운 전자장비를 탑재하고 날렵함이 강조된 2세대 슈퍼 듀크 R이 출시했다.엔진의 출력이 다듬어지고 무게가 늘어나면서 조금 유순하고 다루기 쉬운 모델이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넘치는 토크로 재미를 위한 펀 바이크가 분명했다.

    KTM의 패밀리룩을 담은 LED 헤드라이트 가운데를 넓혀 램 에어 시스템을 적용했다

    다시 시간이 흘러 2020년, KTM은 시대의 추세와 경쟁 브랜드의 하이퍼 네이키드를 의식한 듯 더 가볍고 강력한, 펀 바이크가 아닌 레이스 머신 같은 3세대 슈퍼 듀크 R을 출시했다. 출시 초기에는 새로운 프레임을 제외하면 2세대와 비슷한 디자인이 아쉽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자세하게 들여다볼수록 오히려 같은 부분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FULL CHANGE

    CHASSIS

    새로운 슈퍼 듀크 R은 프레임의 차이가 먼저 눈에 띈다. 기존에 사용하던 트렐리스 프레임 형태를 제거하고 완전히 새로운 구조를 적용했다. 과거의 KTM 스포츠 바이크인 RC8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전 프레임 대비 비틀림 강성은 3배 증가했으며 낮은 무게중심을 얻고 2kg 감량 효과를 얻었다.

    기존의 트렐리스 프레임을 제거하고 새로운 프레임을 탑재했다. 비틀림 강성이 3배 높다

    또한 싱글 사이드 스윙암은 비틀림 강성이 15%가량 증가하여 코너 진입 및 선회 안정성이 극대화되었다. 새로운 알루미늄 트리플클램프는 기존 대비 200g 경량화되고 서브 프레임은 소재와 디자인을 개선해 1.5kg 가벼워졌다. 새로운 WPAPEX 서스펜션의 적용으로 포크의 댐핑은 물론이고 프리로드까지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리어 쇽은 링크타입으로 변경되었으며 별도의 공구 없이 프리로드를 설정할 수 있는 다이얼이 추가되었다.

    ENGINE

    엔진은 기존의 1,301cc LC8 V-트윈 엔진을 사용하는데 많은 변화가 돋보인다. 엔진 케이스의 두께를 줄여 800g경량화했고 새로운 탑피더 인젝터와 56mm스로틀 바디를 적용해 고회전에서 연료 공급 효율을 높였다. 더불어 헤드라이트 사이에 램 에어 시스템을 적용하고 포뮬러 1에서 영감을 받은 단조 피스톤과 스틸 흡기 밸브 대비 19g가벼운 티타늄 밸브가 적용되었다. 미션은 더 빠르고 간결한 변속을 위해 조정되었으며 개선된 스플라인 샤프트와 청동 코팅된 변속 포크로 더 부드러운 변속이 가능하다. 그 결과, 새로운 엔진은 9,500rpm에서 최고출력 180마력, 8,000rpm에서 140N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ELECTRONICS

    전자장치는 2세대 모델의 구성과 큰 차이가 없지만 안정성이 향상되었다. 기본적으로 레인, 스트리트, 스포츠, 트랙 총 4가지 모드가 제공되고 퍼포먼스 모드를 옵션으로 추가할 수 있다. 레인 모드는 최고출력을 130마력으로 낮추고 MTC의 개입을 최대로 높인다. 스트리트와 스포츠모드에서는 최고출력을 모두 사용하고 스로틀 반응과 MTC의 개입량이 알맞게 조정된다. 트랙 모드는 스로틀 반응을 3가지로 설정할 수 있고 핸들 좌측 스위치 뭉치를 통해 MTC 개입 정도를 9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안티 윌리와 MSR(감속자세제어)을 해제할 수 있으며 런치컨트롤을 실행할 수 있다. 새로운 퍼포먼스 모드는 트랙모드와 동일한 방식이며 도로 주행을 고려하여 크루즈 컨트롤과 KTM MY RIDE를 사용할 수 있다.

    하이퍼 네이키드

    시트의 형상이 더욱 간결하고 단단한 소재로 변경되었다. 착좌감 자체가 레이스 머신에 가깝다. 라이더 시트에 앉으면 새로운 5인치 TFT 디스플레이와 전투기 조종석을 연상시키는 스위치 뭉치가 눈에 띈다. 계기반은 주행스타일에 맞게 각도 조절이 가능하고 주행 모드에 따라 배열을 바꿔 시인성을 높였다.

    새로운 5인치 TFT 디스플레이는 선명도와 반응성이 향상되었다

    클러치를 붙이고 나아가는 느낌이 경쾌하고 직관적이다. 좌우로 한번만 기울여 봐도 2세대 슈퍼 듀크 R과는 다른필링이라는 걸 눈치 챌 수 있다. 스로틀을 전개하거나 빠르게 핸들을 조작했을 때 불필요한 서스펜션 움직임이 적다. 조작하는 대로 고성능 타이어가 아스팔트를 짓밟고 정확하게 움직인다. 이전에 비해 스윙암 피봇을 높게 설정하여 안티 스쿼트 성능이 향상되었고 브리지스톤S22 타이어가 뛰어난 마찰력을 발휘한다. 퀵시프터의 작동감은 이전보다 부드럽고 간결해졌으며 전체 rpm 영역에서 자연스럽게 작동한다. 풀 스로틀 상태에서 발목을 몇 번만 까딱하면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내달린다. 1세대 모델이 0-200km/h를 7.2초 만에 주파했던 것을 고려하면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강력한 가속에 맞춰 프런트 브레이크의 성능도 향상되었다. 새롭게 적용된 브렘보 스티레마 모노블록 캘리퍼는 320mm더블디스크와 맞물려 빠른 초기 응답은 물론이고 꾸준한 답력으로 막강한 제동 성능을 발휘한다.

    뛰어난 안정감은 코너에서도 이어진다. 바이크를 기울이는 동작이 간결하고 선회 중 노면 충격이 라이더에게 불쾌하게 전달되지 않는다. 낮게 깔린 무게 중심을 바탕으로 서스펜션이 열일 하는 느낌이다. 또한 뱅킹 상태에서 스로틀을 열었을 때 리어 휠이 미끄러지면 계기반에 MTC 경고등이 반짝이며 개입을 알린다.

    완벽한 트랙 모드

    슈퍼 듀크 R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건 트랙 모드, 스로틀 반응도 트랙, 안티 윌리 해제, 리어 ABS가 해제되는 슈퍼 모토 ABS 상태였다. 직선주로에서는 바이크의 모든 출력을 맛보면서도 선회 시 노면 상태에 따라 MTC 개입량을 조절하고 달렸다. 우선 스로틀 반응이 빨라져 라이더가 의도하는 대로 신속하게 움직이고 4단 기어 이하에서는 스로틀 전개만으로도 프런트가 떠오른다. 슈퍼 듀크R은 6,500rpm부터 9,500rpm에 도달할 때까지 130Nm 이상의 토크를 내뿜으며 8,000rpm에서는 최대 토크인 140Nm를 발휘한다. 그만큼 중후반 rpm 영역의 재미가 상당하다. MTC를 9단계로 설정하면 탈출 구간에서 바이크가 버벅댈 정도로 개입이 빠르고 한 단계씩 낮출수록 그 변화가 바로 체감된다.

    새로운 디자인의 5스포크의 경량 휠과 슈퍼 듀크와 브리지스톤이 협업하여 제작된 S22 SDR 타이어가 장착됐다

    브리지스톤과 협업하여 제작된 슈퍼 듀크 R 전용 S22 타이어의 마찰력이 우수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성능을 테스트할 수 있었다. 슈퍼 모토ABS 모드에서는 리어 ABS가 해제된 만큼 코너 진입 시 그럴싸한 드리프트도 연출할 수 있다. 과거 모델에 비해 차체가 단단하여 차량의 움직임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동시에 프런트 ABS의 개입 시기도 늦춰져 리어 휠이 자꾸 떠오른다. 그만큼 제동 거리가 줄어들고 다양한 스킬을 구사할 수 있다. 이쯤 되면 프런트의 압축 댐핑이 아쉽게 느껴지는데 포크 상단의 다이얼을 돌리면 쉽게 해결된다.

    BEAST IS BACK

    슈퍼 듀크 R은 출시 당시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출력과 슈퍼모타드 같은 주행 감각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시대가 흐름에 따라 타브랜드들은 슈퍼바이크 기반의 하이퍼네이키드를 출시했고 슈퍼 듀크 R의 입지가 다소 떨어지는 듯했다. 그리고 이번에 출시한 3세대 슈퍼 듀크 R은 다시 한 번 왕의 자리를 꿰차려 한다. 더 이상 넘치는 출력으로 재미있게 즐기는 펀 바이크가 아닌 제대로 빠르게 달리기 위한 머신이 되었다. 장난기를 쏙 빼고 진지하게 먹잇감을 노리는 진짜 맹수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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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M 1290 SUPER DUKE R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V형 2기통  보어×스트로크 108 × 71(mm)  배기량 1,301cc  압축비 13.5 : 1  최고출력 180hp / 9,500rpm  최대토크 140Nm / 8,0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1 6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8mm텔레스코픽 도립 (R)싱글쇽 모노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120/70 ZR17 (R)200/55 ZR17  브레이크 (F)320mm더블디스크 (R)240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미발표  휠베이스 1,497mm  시트높이 835mm  건조중량 189kg  판매가격 3,130만 원


    타깃의 범위를 넓혔다

    1290 SUPER ADVENTURE S

    2021년형 1290 슈퍼 어드벤처 S는 올해 타본 여러 모터사이클 중 변화가 가장 큰 제품이다. 완전히 새로운 설계와 진화한 전자제어 장비로 21세기형 모험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V-트윈 LC 엔진을 사용하는 KTM의 어드벤처 DNA는 2002년 950 랠리에서 시작된 후 2003년엔 950 어드벤처, 2013년에는 1190 어드벤처로 이어졌다. 개인적으로는 멀티퍼퍼스란 장르에 눈을 뜬 시점이 그즈음이고, 2015년부터 슈퍼 어드벤처 T, S, R(투어링, 스포츠, 랠리)로 구분되는 라인업을 다방면으로 경험하며 이 장르 깊숙이 동화가 됐다. 앞서 말한 ‘이 장르’란 KTM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함을 말한다. 육중한 덩치를 가진 어드벤처형 모터사이클에 1301cc 슈퍼바이크 엔진을 얹은 (평범하지 않은) 설계. 그래서 도로에선 레플리카를 따라 달리고, 오프로드에선 엔듀로를 쫓는 모터사이클. 진짜 마니아가 만들어서, 마니아가 아니면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제품이 바로 슈퍼 어드벤처라 설명할 수 있겠다.

    슈퍼 어드벤처가 흥미로운 것은 지난 20년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변하고 있는 역동적인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개인적으론 제품 완성도가 가장 높다고 평가했던 것이 2019년형 1290 슈퍼 어드벤처 S다. 하지만 KTM은 여기서 안주하지 않았고 2021년형 신형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레벨의 경험을 만들어냈다. 신형의 특징을 요약해보면, 더 다루기 쉽고, 빠르고, 동시에 똑똑하다. 조금 더 넓은 시장을 겨냥했다고 볼 수 있다. 시대에 흐름에 따라 전자제어 영역을 대폭 강화하면서도 동시에 라이더가 더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 만족도를 끌어 올린다.

    비슷한 이미지, 따지고 보면 다른 디자인

    신형의 디자인은 비슷한데 다르다. 큰 변화를 거쳤음에도 ‘아는 사람만 아는’ 정도의 이미지의 일관성을 유지한다. 가장 높은 부분인 헤드라이트를 기준으로 흡기, 연료 탱크를 감싼 카울을 전체적으로 밑으로 끌어내리는 작업을 거쳤다. 따지고 보면 이것은 단순히 시각적 디자인 이상의 목표를 실현하고 있다. 무게 중심을 밑으로 낮추기 위해 많은 부분을 새롭게 손봤다는 의미다. 프레임만 놓고 봐도 전작보다 더 짧아졌다. 엔진과 마운트가 앞으로 2도 회전하면서 조향 시스템도 뒤쪽으로 약 15mm 이동됐다. 라이더의 포지션도 그만큼 중심으로 오게 됐다.

    헤드라이트에 레이더가 탑재되어 DRL 디자인이 변경되었으며 여전히 공격적인 인상을 준다

    전면의 LED 헤드라이트는 이전 모델보다 좀 더 넓고, 평평해졌다. 헤드라이트는 풀 LED 방식으로 린 앵글에 따라 3단계로 발동하는 코너링 라이트 기능이 기본으로 달린다. 헤드라이트 하단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레이더센서가 일체형으로 포함되면서 ‘코’가 생겼다. 그 위로 헤드라이트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커다란 윈드 스크린으로 장거리 투어러의 성격을 확실히 표현한다. 스크린은 로테이션 레버를 돌려 높이가 55mm 조절된다.

    새롭게 적용된 레이더가 헤드라이트 하단에 삽입되어 있다
    새로운 TFT 디스플레이는 시인성이 향상되었고 UI가 더욱 직관적으로 변경되어 사용하기 쉽다

    운전석에선 7인치 대형 TFT 모니터가 시선을 끈다. 화면이 커진 만큼 인터페이스나 메뉴 구성에 그만큼 신경 쓴 흔적이다. 숫자가 0~250 이상으로 높아지는 오프닝 세레모니를 지나 시원한 계기반이 등장한다. 크기가 큰 만큼 여러 기능을 넓게 배치해 한눈에 많은 정보를 보게 해준다. 엔진, 서스펜션, 전자제어 장치의 개입뿐 아니라, 헤드라이트나 스마트폰 연결, 라이더 헤드셋 세팅처럼 아주 세세한 설정이 가능하다. 처음엔 메뉴가 복잡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구조는 생각보다 단순해서 며칠만 경험하면 익숙하게 제어할 수 있다. 앞쪽 보디 카울이 전체적으로 밑으로 내려가면서 볼륨이 살짝 줄었다. 라이더 쪽으로 부풀었던 연료 탱크가 무릎 앞쪽 아래로 내려간 느낌이다. 실제로 연료 탱크는 완전히 새롭게 설계됐다. 23L 용량에 3파트 설계로 보디 프레임 양쪽 측면에 연료 탱크 두개가 최대한 낮게 배치된다. 이런 변화 때문에 신형은 계기반과 핸들바 사이에 공간이 좀 휑해진 느낌이다.

    연료 탱크 형상이 변경되면서 새로운 스타일의 플라스틱 가드가 적용되어 있다

    조절식 알루미늄 핸들바 왼쪽에 달린 메뉴 조절 스위치가 업그레이드 됐다. 한눈에도 많은 조작을 담당하도록 바뀌었다. 중앙부는 엄지손가락으로 상하좌우 이동 및 선택 조작을 담당한다. 그 아래로 방향지시등과 경적, 위로 크루즈컨트롤 활성화 버튼이 달린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모드에서 차간 거리 설정은 스로틀 바로 아래에서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앞뒤로 누를 수 있는 버튼으로 제어한다. 연료 주입구 앞쪽으로 USB 커넥터가 내장된 작은 수납 공간이 마련되어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키 등을 편리하게 보관할 수 있다. 이 작은 수납공간 아래로 흡기 에어 필터를 넣어 두었다. 그래서 기능적으론 흡기 효율을 최대로 높이면서도 사용자가 필터를 쉽게 교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 라이더의 체형을 고려한 맞춤형 디자인도 강조하고 있다. 10mm 높이 조절이 가능한 풋 페그 두개를 제공하고, 앞뒤 분리형 시트로 기본 시트 높이를 849mm에서 869mm까지 약 20mm 낮출 수 있다.

    시트는 비교적 단단하고 위치에 따라 시트고를 849mm / 869mm 두 가지로 설정할 수 있다
    새로운 디자인의 스마트키는 플라스틱과 철제 소재가 함께 사용되어 고급스럽다

    스마트 키가 달린 시승차의 경우 시트 하단부를 여는 것도 아날로그 키가 아니라 버튼을 누르는 중앙 잠금 방식이었다. 시트는 이전보다 좀 더 넓고 단단한 느낌이었고, 뒤쪽 텐덤라이더 손잡이는 얇아지면서 유연한 소재로 변했다. 신형은 디자인부터 상품 전체를 아우르는 완성도가 뛰어나다. 원가 절감을 위해 사용자를 거슬리게 하는 부분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부분이 바뀌면서도 동시에 이전 슈퍼 어드벤처 S의 DNA를 잘 유지하고 있다. 이런 평가는 주행 질감으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낮은 무게 중심이 주는 안정감, 그래서 달라진 감각시동과 함께 시작되는 격렬한 엔진과 배기음. 많이 들어서 익숙할 거 같았던 소리가 어딘가 다르다. 그렇다고 해도 달라진 부분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렵다. 이 시리즈에 경험이 많은 양현용 편집장의 말에 따르면 “엔진 소리와 감각이 이전보다 좀 더 몽글몽글하다”는 것이다. 신형의 V-트윈 LC8 엔진의 기본 스펙은 이전과 비슷하다. 반면 트윈 플러스 방식 점화와 전자제어식 스로틀, 유로 5 배출가스 기준 설계 등 많은 부분이 달라졌기에 파워트레인 질감이 사뭇 다르다.

    신형의 주행 모드는 스트리트, 스포트, 레인, 랠리, 오프로드로 크게 다섯 가지다. 각 모드는 주행 스타일에 맞는 ABS와 트랙션 컨트롤(개별 세팅)을 바탕으로 주변 환경에 효과적으로 적응한다. 랠리 모드에서는 주행 중에 트랙션 컨트롤 개입 범위를 왼쪽 다기능 스위치에서 엄지와 검지로 실시간으로 바꿀 수도 있다. 뒷바퀴가 미끄러지는 슬립 앵글도 최대 9단계까지 나눠서 서포트 받는다. 엔진 출력은 저회전부터 풍부하게 발휘된다. 2,000~5,000rpm 사이의 시내 주행 때 평소보다 기어를 1단씩 높게 사용해도 크게 무리가 없다. 6,000rpm부터 최고 출력160마력이 발휘되는 9,000rpm 사이에서 움직임은 폭발적이다. 신형의 무게 중심이 확실히 낮아졌다는 것을 이 영역에서 크게 느낄 수 있다. 스로틀을 적극적으로 열어도 앞바퀴가 가벼워지는 현상이 분명히 덜하다. 그만큼 출력을 뽑아내 가속하기 쉽다. 등골이 오싹하지 않으면서도 재미있다.

    “무게 중심이 낮아서 앞 바퀴가 올라온 후에도 가속 중심의 윌리 특성이 강해요. 하지만 완전히 무게가 올라온 후에는 이전보다 쉽게 제어 각도를 다룰 수 있어요.” 함께 비교 시승에 나선 윤연수 기자는 이렇게 말했다. 무게 중심이 낮아진 것은 핸들링 특성에도 큰 영향을 줬다. 코너의 입구에서 방향을 확확 틀었던 슈퍼 어드벤처 특유의 움직임 감각이 신형에선 차분하고 안정감 있게 바뀌었다.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라이더가 적극적으로 코너링에 임할 때 제대로 된 성능이 나온다는 뜻이다. 이런 특성은 기존 KTM 오너 입장에선 고개를 갸우뚱 할 수 있다. 반면 타 브랜드를 경험했던 라이더들에게는 좀 더 익숙한 경험으로 해석된다.

    후미등은 KTM의 미들급 어드벤처와 네이키드 바이크에 사용하고 있는 제품과 동일하다

    서스펜션은 전자제어 프리로드 조정이 가능한 방식이다. 차고 높이는 낮음, 보통, 높음으로 크게 3단계, 쇽과 포크의 댐퍼 압력은 가장 부드러운 반응부터 단단한 세팅까지 8단계로 조절된다. 버튼만 누르면 세팅이 바뀌는 편리한 구조지만, 세분화된 만큼 광범위한 세팅 영역이어서 짧은 시간 안에 모든 범위를 경험하고 이렇다 저렇다 할 수 없다는 게 아쉽다. 반대로 해석하면 일반적인 눈높이의 소비자가 모든 조합의 세팅을 경험하기도 어렵다는 얘기다. 어쨌든 이번 테스트 드라이브에서 경험치만 놓고 본다면, 극단적으로 가장 부드러움과 가장 단단함의 차이는 확실했고, 타이어의 노면 추종성도 그만큼 분명히 바뀌는 걸 경험했다. 안티 다이브 모드를 활성화하면 코너 입구에서 급제동 시 앞머리가 ‘덜 고꾸라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똑똑한 전자제어 장치가 달려도 얻을 수 있는 모든 결과는 정도의 차이다. 물리적 한계의 영역을 확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 사실을 인지하면 신형 1290 슈퍼어드벤처 S의 많은 기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

    새로운 디자인의 배기 머플러는 납작하고긴 형태로 랠리 머신을 연상하게 한다

    브레이크의 응답성은 초반보다 뒤쪽이 더 강력한 느낌. 강하게 잡을수록 밀리는 느낌보다는 뒤 타이어가 들릴 것 같은 느낌이 강하다. 서스펜션 스트로크가 길기 때문에 브레이크 레버로 제동을 시작한 후에 타이어에서 본격적으로 저항이 생길 때까지 시간차가 살짝 있다. 퀵시프터를 이용한 변속 감각은 최신 소프트웨어를 가진 다른 KTM과 비슷하다. 이전 모델과 비교하면 다운시프트 처리가 훨씬 깔끔하다. 반면 1290 슈퍼듀크 R과는 다르게 0.1초를 다투는 급박한 변속보다 여유를 두고 리듬있게 제어하는 쪽이 더 잘 먹힌다.

    신형은 새롭다는 말로 모든 것을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다. 2019년형 1290 슈퍼 어드벤처 S가 마음에 들어서 차고에 들일 뻔 했던 입장에서 평가하면, 신형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테스트를 시작한 직후엔 고개를 갸우뚱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시 고개를 끄덕거리게 됐다. 모든 변화엔 이유가 있어 보였고, 라이딩을 통해 변화를 이해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확실한 것은 극단적인 마니아를 겨냥하던 방향에서 좀 더 대중적인 모델로 변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어느 방향이든 장단점이 있겠지만, 신형1290 슈퍼 어드벤처는 양쪽의 균형을 잘 잡아냈다. 기존 슈퍼 어드벤처 오너, 동시에 BMW GS 오너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스타일이 됐다.

    KTM 1290 SUPER ADVENTURE S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V형 2기통  보어×스트로크 108 × 71(mm)  배기량 1,301cc  압축비 13.1 : 1  최고출력 160hp / 9,000rpm  최대토크 140Nm / 6,5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23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8mm 도립 세미 액티브 (R)싱글쇽 스윙암 세미 액티브  타이어사이즈 (F)120/70 ZR19 (R)170/60 ZR17  브레이크  (F)320mm더블디스크 (R)267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미발표  휠베이스 1,557mm  시트높이 849-869mm  건조중량 220kg  판매가격 3,100만 원


    글 윤연수/김태영
    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KTM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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