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배터리로 더 멀리 더 편하게
ECOOTER E2 DUAL
2020년 전기스쿠터 경쟁이 치열하다. 이쿠터의 E2는 매력적인 디자인에 듀얼 배터리를 탑재하고 보조금 혜택과 함꼐 다시 한번 시장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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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쿠터는 중국산 전기스쿠터 중에서도 고품질로 정평이 나있는 브랜드다. 2018년 국내시장에 선보인 E1은 예쁜 디자인과 괜찮은 성능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해 다소 높은 가격의 벽을 깨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출시된 E2는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만큼 합리적인 가격대로 구매할 수 있어 기대되는 모델이다. 디자인은 이쿠터 E1에 비해 상당히 일반적인 스쿠터의 형태가 되었다. 사실 이쿠터는 노골적으로 고고로를 타겟으로 하는 브랜드였다. 이쿠터 E1은 고고로를 닮았고 이번 E2는 고고로2를 닮았으니 결코 우연이라고 할 수는 없겠다. 비록 디자인의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점은 아쉽지만 그와는 별개로 제품의 완성도는 꽤 괜찮은 편이다. 전체적으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라인에 외부 마감도 훌륭하고 주간주행등을 갖춘 LED헤드라이트와 방향지시등과 브레이크 등까지 등화류에는 모두 LED를 사용해 전력 소모를 줄이고 있다.
만족스러운 주행성능
이쿠터 E2는 구동계에 인휠 모터를 사용하지 않는다. 인휠모터 타입은 단가가 싸고 간단한 구조에 효율이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휠의 질량이 지나치게 커지고 모터와 휠의 회전이 1:1이기 때문에 고속주행에 불리한 단점이 있다. 특히 모터가 충격을 고스란히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내구성에도 문제가 된다. 반면 E2는 모터와 휠을 벨트로 연결해 구동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모터와 바퀴 사이에 기어비를 설정할 수 있으며 벨트 덕분에 출력이 부드럽게 전달되고 소음도 적다. 고급 스쿠터다운 설정이다. 그래서 주행성능은 만족스러웠다. 아직까지도 전기 스쿠터는 경험할 때마다 소리 없이 미끄러져 가는 느낌이 신기하다. 일반적인 바이크들과 달리 전자제품에 가깝기 때문에 신형이 좋다는 진리도 통용된다. 그만큼 이쿠터 E2는 괜찮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주행모드는 스마트와 스포츠로 나뉜다. 스마트 모드는 부드러운 가속과 최고속도 60km/h의 제한으로 효율을 극대화하는 모드이며, 스포츠는 빠른 가속에 최고속도 99km/h(계기반상)에서 제한되는 주행성능에 집중하는 모드다. 가속은 부드럽지만 꾸준히 속도를 붙인다. 대체로 100cc, 혹은 50cc 2스트로크 스쿠터는 대체할 수 있는 동력성능이다. 다만 배터리 잔량이 절반이하로 떨어지면 주행 성능도 떨어진다. 배터리 잔량이 떨어질수록 스포츠 모드가 스마트와 점점 차이가 없어지는 느낌이 든다.
등판능력은 일반적인 수준이다. 제조사는 18%경사에서는 최고속 30km/h, 10%경사는 45km/h라고 밝히고 있다. 동네에 급경사로는 다 찾아다니며 테스트해봤지만 여느 전기스쿠터들이 가던 곳은 E2도 잘 가고 못 가던 곳은 E2도 못 가는 수준으로 크게 특이한 점은 없었다. 다만 스로틀을 돌려도 경사가 급해 오르지 못하게 되면 과부하를 막기 위해 전원을 차단하는데 그 시간이 타 모델보다 조금 더 길다는 점은 마음에 들었다. 브레이크는 전후 연동 브레이크를 채택한다. 전륜은 플로팅 디스크에 3피스톤 캘리퍼가 조합된다. 스쿠터치고는 꽤 본격적인 사양이다. 3피스톤 캘리퍼는 피스톤2개는 앞 브레이크에 움직이고 중앙의 피스톤은 뒷 브레이크와 함께 작동하는 방식이다. 가벼운 차체와 조합되어 제동력은 부족함이 없다. 오히려 초반부터 너무 강하게 작동해 어색했을 정도다. 모터가 뒷바퀴와 함께 움직이는 유닛스윙암 방식이지만 모터 무게가 엔진에 비하면 가볍기 때문인지 꽤 탄탄한 주행감각이다. 리어휠의 움직임이 엔진 스쿠터들에 비해 나쁘지 않다. 리어쇽은 스쿠터에서는 드물게 댐핑을 조절할 수 있는 타입이다.
듀얼배터리 탑재
E2의 가장 큰 특징은 듀얼 배터리 시스템이다. 64볼트 시스템으로 작동하며 42Ah메인 배터리와 20Ah의 서브배터리 두 개가 동시에 장착된다. 잔량이 달라도 이를 자동으로 분배해 사용한다. 제조사 측에서 배터리 두 개로 갈 수 있는 최대 주행거리는 200km라고 밝혔지만 이는 40km/h로 정속주행 시의 상황이고 스포츠 모드로 일반적인 스쿠터를 타는 흐름대로 달리면 약 120~130km정도 주행이 가능했다. 실제로 완충 후 다시 충전하기까지 사용한 거리는 약 100km정도였다. 길에서 완전히 방전되어 서는 일이 없도록 어느 정도 주행거리를 남기고 충전하기 때문이다. 전기 스쿠터 중 가능 주행 가능거리가 100km남짓인 모델들은 실제로 안심하고 쓸 수 있는 거리는 50km도 안 된다. 100km면 웬만한 거리의 출퇴근을 비롯해 일반적인 생활반경은 거의 다 커버 될 수 있으니 스쿠터로써 활용도가 크게 높아진다.
여기에 요즘 전기스쿠터답게 편의기능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키는 물리적으로 꼽아서 사용할 수 있지만 리모콘의 버튼을 눌러 활성화해서 탈 수도 있었다. 리모콘 키로 차량의 잠금이나 도난경보기를 켜고 끌 수 있으며 블루투스 연결을 통해 앱에서 전원을 켜고 끄거나 최고 속도를 세팅하거나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있다. 기타 편의기능은 주차할 때 편리한 후진기능과 정속주행을 도와줄 크루즈 컨트롤이 있다. 스쿠터에 크루즈 컨트롤이 무슨 필요일까 싶지만 주행거리가 간당간당해서 배터리소모 관리를 위해 40km/h로 유지하며 달려야 할 때 꽤 유용하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들
테스트를 진행하며 개선되었으면 좋겠다는 점도 많았다. 우선 듀얼 배터리에 두 개를 다 탑재하면 충전기가 들어갈 공간이 없다는 것과 배터리를 분리해서 집에서 충전할 때는 개별로 해야 한다는점이다. 충전기에 하나를 물려 놓고 완충된 후 다른 걸로 갈아 끼워야 한다. 이게 꽤 귀찮은 일인데다가 깜빡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두 개를 충전하려고 충전기를 물려놓은 채로 교체를 깜빡하고 하나만 완충하고 나가는 일이 있었다. 또 하나의 단점은 브레이크를 잡으면 구동력이 차단된다는 것이다. 언덕에서 출발할 때 브레이크와 스로틀을 동시에 사용하기 마련인데 이런 경우 브레이크를 살짝만 잡아도 뒤로 흐르기 때문에 출발할 때 불안하고 어색하다. 익숙해지면 괜찮지만 초보라면 실수할 확률이 크다. 또한 브레이크가 살짝 잡혀있는 상태에서 스로틀을 열어도 안나가다가 브레이크를 완전히 놓으면 확 튀어나가는 문제도 있었다. 이것은 이쿠터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전기스쿠터의 특징인데 전기스쿠터의 모터를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 때문이다. 언덕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불편하게 느껴진다. 브레이크 압력이 일정 이상 올라갔을 때만 차단하는 식으로 약간의 여유를 만들어주면 좋겠다. 그리고 하나 더, 전원을 끌 때 나는 종료음 소리가 너무 커서 사람 많은 곳에 주차할 때 조금 부끄러웠다.
경쟁력을 갖추다
만듦새며 성능이며 이정도면 스쿠터의 영역에서는 내연기관을 충분히 대체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에 디자인만 독창적이었다면 훨씬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다. E2의 일반모델은 379만 원, 듀얼배터리를 장착한 E2듀얼은 446만 원이다. 내연기관 스쿠터보다 가격이 비싸 보조금 혜택을 받아야하는데 2020년 국가 보조금은 서울을 비롯해 대도시는 이미 신청자가 끝나 대기 순번을 기다려야하는 상황이 아쉬울 뿐이다.
글/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지우종합상사 www.ecoo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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