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MAHA XSR900 롱텀 시승기 #1
노오란 연료탱크와의 첫 만남
이제부터 야마하 XSR900의 롱텀 시승기가 연재될 예정이다. 리터급에 육박하는 배기량이지만 특유의 캐주얼한 외모와 콤팩트한 체형으로 이곳저곳을 부담 없이 누비며, 앞으로 만들어갈 이야기에 벌써 왼쪽 가슴이 두근거린다.
탄생 스토리
XSR900의 탄생 과정을 간략히 설명하자면 패스터 선(Faster Son)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 전설적인 커스텀 빌더인 ‘신야 키무라’가 MT-07을 베이스로 제작한 바이크의 이름이 바로 ‘패스터 선’이다. 과거 야마하 바이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철학을 바탕으로, 신야 키무라와 협업하여 ‘패스터 선’의 연장선인 ‘패스터 선즈’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야마하의 패스트 선즈 프로젝트는 클래식하고 레트로한 과거의 감성과 현대 기술력의 경계선을 파고드는 고유의 정체성을 갖고 있다. 그렇게 생산된 첫 번째 모델이 바로 MT-07을 베이스로 한 XSR700이다.
이후 기다렸다는 듯이 MT-09를 베이스로 한 XSR900이 패스터 선즈 두 번째 모델로 세상에 나온다. 마침 야마하 모터사이클 60주년 시기와 XSR 출시 시기가 겹쳐지며, 70~80년대 전설의 레이서 캐니 로버츠 옐로 스피드 블록 60주년 한정판 데칼이 적용되었다. XSR900의 레트로한 외형에 덧입혀진 노오란 스피드 블록 데칼은 본래 제 옷처럼 잘 어울린다.
왜 하필 XSR900?
패셔너블한 디자인과 출중한 달리기 성능을 겸비한 야마하 XSR900은 2016년을 뜨겁게 달군 모델 중 하나이다. 레트로 열풍이 시작되고 그 문화와 유행이 자리 잡은 시점에서 등장한 만큼 많은 예비 오너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나 또한, 그러한 예비 오너 중 한 명이었으며 시승 차량 준비가 어려울 정도의 인기에 홀린 듯 덜컥 지갑이 열렸다. MT-09의 엔진과 차대를 그대로 데려왔기 때문에 이미 안정적인 성능은 검증이 된 터, 구입하기까지 고민의 시간도 아낄 수 있었다.
반대로 골수 클래식 바이크 팬들의 입장에서는 XSR900의 성능은 오히려 마이너스 되는 요소일 수도 있다. 물론 XSR900이 클래식 바이크라고 억지 부릴 요량은 아니지만, 그러한 감성과 통하면서도 현대적인 성능이 필요한 오너들에게는 기대 이상으로 괜찮은 모델이다. 출시와 동시에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파츠들도 함께 나온 만큼 이리 저리 만지며 자신만의 바이크로 만들어가는 재미와 오른쪽 손목이 근질거리는 날은 원 없이 몸을 뒤로 날려줄 수 있는 XSR900과 함께 앞으로의 재밌는 일들을 계획해본다.
즐거운 고통
신차만의 즐거움은 누가 뭐래도 달리고 싶은 마음을 참 고 견뎌내는 ‘길들이기’ 시간. 사실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이지만 이마저도 ‘즐거움’이라는 최면을 건다. 기계 공정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실상 요즘 출시되는 모델들은 구동계열 맞물림을 위한 길들이기라는 것이 형식적이 되었다. 다만 각기 자리를 잡아가는 부품들이 놀라지 않도록 조심히 다뤄주고 처음 마주하는 바이크와 친해지는 시간을 갖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면 조금은 덜 고통스럽다.
천리길도 1,000km 점검부터
1,000km 점검 목적은 가장 먼저 교환주기가 오는 엔진 오일 및 오일필터를 교환하며, 그간 느꼈던 바이크에 대한 인상과 궁금증을 미케닉과 대화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분명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어딘지 모르게 신경 쓰였던 부분들에 대해 질문하고 의견을 듣다 보면, 궁금증이 해소되기도 하고 거슬리는 지점을 더욱 정확히 파악해야겠다는 다짐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세팅 값을 조절할 수 있는 파츠에 대해 의논해보면서 첫인상에서 느꼈던 아쉬움을 개선하거나 변화의 시도를 계획해볼 수도 있다.
오일 교환과 이상 유무 점검
기존 오일을 빼내는 시간 동안 ECU를 테스터 기기와 연결한다. XSR900은 전자장비가 많이 적용된 바이크이기 때문에 테스터기로 확인해볼 수 있는 기록이 꽤 있다. 출고 이후 엔진 스톨(엔진 이상 정지) 횟수나 비정상적으로 작동했던 내역들을 찾아본다. 아직 이렇다 할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아서 안심이다. 또한, 2015년부터는 야마하도 유럽 브랜드들처럼 각국에서 정비되는 바이크들의 ECU 정보가 본사로 업로드 되어 빅데이터가 만들어지고 있다.
바이크를 출고 받고 1,000km를 탔던 상태와 최대한 같은 컨디션으로 주행을 이어나가고 싶어서, 오일은 당시 들어갔던 제품과 동일한 것으로 교환하기로 했다. 교환에 사용된 오일은 JASO 등급 MA2, API 등급 SL 사양의 야마하 정품 광유이다. 오일을 교환하며 미케닉에게 XSR900 또는, MT-09가 갖고 있는 기계적인 특징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우선 오일 레벨 센서 위치가 최저점에 있지 않기 때문에 깊은 코너링 시 레벨 센서에서 오일이 없다고 판단하거나, 점도 높은 오일을 고회전 영역으로 사용하면 오일 점검 램프가 점등되는 경우가 간혹 발생한다. 물론 결함이라고 볼 순 없지만, 예민한 오너의 경우 미리 이러한 특성을 숙지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패드 교환주기는 긴 편인데, 엔진 브레이크 성능이 좋아서 디스크 브레이크를 사용하기 전에 스로틀을 놓는 것만으로도 빠르게 감속되어, 상대적으로 디스크와 패드의 사용량이 적어진다.
고통 끝! 행복 시작!
1000km 점검을 받고 돌아가는 길, 봉인 해제된 기분과 함께 한결 부담 없이 스로틀을 열어보기도 하고 브레이킹도 더욱 과격하게 해본다. 기분 탓이겠지만 XSR900의 매력이 한 꺼풀 더 벗겨지며 묘하게 치솟는 심장박동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막 점검을 마쳤으니, 조금 더 멀리 그리고 강렬하게 달려볼 계획이다. 앞으로 XSR900과 함께 하는 롱텀 시승기가 예비 오너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길 바라며 그 첫 번째 시간을 마친다.
<간단하게 체크하는 소모품 주기>
소모품은 차종과 운행 습관, 소모품 상태와 등급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킬로수 주기를 참고하기보다는 소모품 내용 확인 정도로 참고하길 당부한다.
1리터 당 1천 킬로 엔진오일 교환
(오일 등급과 배기량에 따라 차이가 큰 것을 명심하자)(오일필터는 엔진오일 2회 교환 시 1회 교환)
8천~1만5천킬로리어 타이어 교환
시기와 함께 흡기 라인 청소 등 시동성과 관련된 부분 확인
1만5천~2만 킬로
플러그 교환과 에어클리너 교환 또는 청소, 체인과 대기어 소기어의 확인, 이런 주기(2만 킬로)를 보통 두 번 거치면 4만 킬로가 되는데, 그때 즈음에는 엔진 밸브 간격 조절과 클러치 상태 등 구동계열의 이곳저곳을 살펴보는 것이 보통이다.
브레이크 오일과 냉각수는 킬로수와 상관없이 2년 주기로 교환을 추천한다. 브레이크 패드 또한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하기에 마모선이 근접해있다면 다른 소모품 교환 시 함께 교환하길 추천한다.
Credit
글/사진 김기범 기자
취재협조 한국모터트레이딩 www.ys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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