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기자의 오프로드 탐구생활 > 8편
GS 트로피에 도전하다
GS 트로피는 BMW 모토라드 본사에서 주최하는 이벤트로 세계 곳곳의 GS 라이더를 초청하여 오프로드를 달리고 여러 가지 상황을 해결하며 진행되는 이벤트다. 2020년 뉴질랜드에서 열리는 GS 트로피에 도전하기 위해 연습을 시작했다
GS TROPHY
GS 트로피는 2008년부터 BMW 모토라드가 진행하고 있는 이벤트로 2년마다 새로운 나라에서 개최되고 있다. 튀니지, 남아프리카, 파타고니아, 캐나다, 태국 그리고 2018년에는 몽골에서 진행되었다. 첫해에는 5개국으로 시작해 현재에는 18개국이 넘는 규모로 커졌다. GS를 타고 오프로드를 즐기는 라이더들에게 특별한 경험과 추억을 남겨주기 위한 코스와 이벤트를 오프로드 베테랑 라이더인 마샬들이 안내한다. 다음 GS 트로피는 2020년 뉴질랜드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해발 3,000미터가 넘는 고원과 산봉우리, 열대우림, 빙하 등 환상적인 자연 경관을 만끽하며 GS로 달리게 된다.
특이점은 이전까지 사용되었던 R 1200 GS가 아닌 F 850 GS로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라는 점이다. 오프로드 주행의 한계가 높은 모델로 변경된 점에서 더욱 깊숙한 오프로드를 즐기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GS 트로피를 위한 바이크 선택
먼저 GS 트로피는 본인 소유 혹은 가족 소유의 GS가 필요하기 때문에 어떤 바이크가 좋을지 살펴봤다. (G 310 GS, F 650 GS 제외) 보통 많은 참가자들이 비교적 가벼운 무게의 R 1200 GS 모델을 사용하며 몇몇 인원은 R 1200 GS 어드벤처 모델을 사용한다. 어드벤처 모델이 10ℓ 정도 연료탱크가 크고 서스펜션이 더 길다. 제원 상 무게를 따져봤을 때 13kg 정도 더 무겁다. 하지만 어드벤처 모델의 캐스터 각도가 짧고 핸들 회전 각도가 더 크며, 휠베이스도 10mm 더 짧다. 무게만 따졌을 땐 노멀 모델이 다루기 쉬워 보이지만, 평지에서 저속 주행하는 코스가 많기 때문에 R 1200 GS 어드벤처 모델의 강점을 생각하여 선택했다. F 850 GS 혹은 F 750 GS 모델은 무게가 더 가볍지만 서스펜션 구조와 엔진 형식이 달라 코스를 주파하는데 불리하다고 판단했다.
체력과 실력을 겸비하라
GS 트로피는 일주일 이상 바이크를 타고 여러 노면과 이벤트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과 실력이 중요하다. 한국 GS 트로피 선발전에서도 체력에 초점을 두고 코스와 항목을 정했다고 한다. 2km 러닝, 100미터 전력 질주, 무동력 끌기, 톱질, 바이크 세우기 등 근력과 체력을 요구하는 테스트와 슬라이드 턴, 저속 주행, 스틱 턴, 굴절 코스, 통나무 넘기 등 바이크 스킬을 요구하는 테스트로 나뉜다. 빨리 달리는 것보다 무게중심을 잡고 정해진 코스를 정확하게 주파하는 것이 관점이다. 260kg에 육박하는 바이크를 끌고, 세우고, 주행하며 연습을 진행했다.
GS 라이더라면 필수 코스, 풀락
풀락은 가로와 세로가 5미터인 코스에 들어가 핸들을 한 방향으로 돌린 뒤 라인을 벗어나지 않고 선회하는 코스다. 미세한 클러치 조작과 스로틀 조작이 중요하며 엉덩이가 바깥으로 빠지고 상체가 뒤로 밀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같은 위치를 돌기 때문에 시선처리를 정확하게 해야 어지러움을 피할 수 있다. 원을 그려야 한다는 생각에 핸들을 끝까지 돌리고 시도했지만 계속 벗어났다. 사실은 원이 아닌 모퉁이가 다듬어진 네모를 그려야 한다. 핸들을 풀고 돌리기를 반복하며 성공했다.
빠르게 돌려라
BEAR TURN? CHICKEN TURN!
원래 베어 턴은 산속에서 곰을 만났을 때 바이크를 빠르게 돌려 도망가기 위한 기술이다. 바이크를 기울이고 스로틀을 열어 바이크의 진행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리어 브레이크를 잡아 슬라이드 하며 진입해 스로틀을 열어 리어를 돌린다. 진입하는 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리어 슬라이드의 깊이가 심하면 쉽게 넘어질 수 있다.
진입 속도를 줄이고 리어 슬라이드와 스로틀 조작을 구분 동작으로 연습하여 완성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치킨 턴이라고 한다. 그 유래는 GS 트로피 초기에 베어 턴을 완벽하게 구사하던 라이더가 치킨집 사장님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모든 집중을 한 곳에
A에서 B로 물병 옮기기
라바콘 위에 올려진 물병을 다음 라바콘 위에 올려놓는 종목이다. 왼손으로 클러치만 조작하여 움직이고 오른손을 뻗어 물병을 옮겨야 한다.
타이어의 공기압이 적고 노면이 고르지 않기 때문에 핸들 조작과 클러치를 조작을 미세하게 해야 한다. 또한 오른발로 리어 브레이크를 조작하여 속도를 늦출 수도 있다. 물병을 잡을 때 하단을 잡으면 더욱 안정적으로 올려놓을 수 있다.
만약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면 밀어야지
바이크 무동력 끌기
GS 트로피는 세계 일주의 축소판이라고 했다. 만약 팀 동료의 바이크에 문제가 생겨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면 어떨까. 줄이 있다면 묶어서 견인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밀어야 한다. 시동을 걸지 않고 바이크를 미는 종목이 있다. 두 손 모두 핸들을 잡는 방법과 한 손은 리어 랙을 잡고 끄는 방법이 있다. 바이크를 미는 힘, 꾸준히 달리는 지구력, 넘어지지 않기 위한 무게 밸런스가 필요하다.
오프로드 속 장애물을 주파하기 위해
통나무 넘기
오프로드 주행 중 장애물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등장한다. 쓰러진 나무나 바위가 있을 때를 대비하여 통나무를 넘는 연습이 필요하다. 프런트 휠이 통나무에 닿을 때 스로틀을 열고 리어 휠이 넘어갈 때 충격을 흡수하는 동작을 연습해야 한다.
하지만 도심 속에서 통나무를 찾는 일은 여간 쉽지 않다. 버려진 구조물을 이용하여 스로틀 조작과 충격 흡수 자세를 연습하였다.
무게중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자
바이크 한 손으로 잡고 돌기와 세우기
바이크가 넘어지지 않도록 무게 중심을 잡고 한 손으로 지탱하며 바이크를 도는 종목이다. 바이크를 세우고 돌면서 좌우로 무게중심을 얼마나 잘 맞출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핸들이 틀어지거나 그립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금방 넘어가기 때문에 흥분하지 않고 시도해야 한다. 또한 바이크를 눕히고 세우는 종목도 함께 병행하는데 주행 중 바이크가 넘어졌을 때 쉽게 일으킬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배근력을 키우기 위해 데드리프트와 플랭크를 병행하여 운동했다.
체력은 오프로드를 주행하기 위한 기본
장비 착용하고 달리기
기본적으로 8일간 바이크를 타기 위해 체력은 필수다. 또한 대부분 흙길을 달리기 때문에 체력 소모는 배가 된다. 그런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장비를 착용하고 달리기를 측정한다. 오프로드 장비를 모두 착용했을 때 보통 10kg 정도 무게가 증가하는데 부츠가 절반 정도 차지한다. 빠르게 달리기보다 꾸준하게 끝까지 달리는 것에 집중하여 연습했다.
GS 트로피,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250kg이 넘는 바이크를 끌고 세우기를 반복하고 공지된 종목을 연습하니 과연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바이크를 오랫동안 주행해 왔지만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기술들도 많다. 전국 각지의 GS 라이더들이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는 만큼 열심히 준비해서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운이 좋아 선발된다면 좋겠지만 만약 떨어지더라도 2022년, 2024년에 있을 GS 트로피에 도전할 것이다. GS 트로피 출전자 모두 연습한 만큼 좋은 성적을 내길 바란다.
글 윤연수
사진 조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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