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엄프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이자 변함없는 인기를 자랑하는 본네빌 T120. 그 2026년 모델이 업데이트를 거쳤다. 변함없는 모습 속 진화란 무엇인가. 그 본질에 다가가 본다.

본네빌의 뿌리
195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모터사이클의 황금시대를 구축한 것은 영국이었다.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제조사가 탄생했고, 그중에서 살아남아 ‘영국 모터사이클’이라는 이미지를 지금까지 전하고 있는 브랜드가 트라이엄프다. 그 가운데 본네빌 T120은 조금은 더 특별한 존재다.
본네빌 T120은 트라이엄프의 모던 클래식 시리즈 가운데 1960~70년대 영국 클래식 바이크의 감각을 가장 짙게 느끼게 하는 모델이다. 트라이엄프가 지켜온 전통은 세부까지 고집스럽게 다듬은 아름다움과 성능을 갖추고 있으며, 언제까지나 빛바래지 않는 존재감을 발한다. 화려함이나 현란함보다 유행에 좌우되지 않고 가치를 높여가는 보편성이 있으며, 세대와 경력을 막론하고 많은 라이더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그 뿌리는 1956년 미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70도 위상 크랭크를 채택한 부등간격 폭발이 다루기 쉬움과
속도를 양립시킨다. 최고출력은 80ps마력 최대토크는 105Nm다.

스로틀 바디 디자인에 이토록 공을 들이는 브랜드는 트라이엄프뿐이다.
당시 영국 모터사이클 가운데 북미 수출 규모가 가장 컸던 트라이엄프는 더 큰 도약을 노리며 하나의 기록에 도전했다. 1956년, 유타주의 광대한 소금 평원에서 열린 본네빌 솔트 플랫레이스에서 세계 최고속을 기록한 것이다. 트라이엄프의 649cc 트윈 엔진을 탑재한 스트림라이너 머신은 비공식 기록이지만 시속 214마일, 342.4km/h의 세계 최고속을 기록했다. 이 쾌거는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고, 1958년에 등장한 초대 본네빌 T120으로 이어졌다. 이것이 본네빌의 뿌리다. 이후 본네빌은 모델명을 넘어 트라이엄프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아이콘이 되었다.
그 계보를 잇는 현행 본네빌 T120 역시 과거를그대로 답습하는 존재가 아니다. 2026년 모델의 주요 변경점은 컬러 변경과 유로5+ 규제 대응이지만, ECU 업데이트에 맞춰 전자제어를 새롭게 다듬었다. IMU관성측정장치와 연동되는 코너링 ABS와 트랙션 컨트롤을 채택해 차체가 코너를 돌아가는 중에도 차체의 기울임에 대응해 움직임을 정밀하게 제어한다. 여기에 크루즈 컨트롤을 기본 장비했다.
컬러는 클래식한 블루나 레드도 좋지만, 최근에는 블랙도 인기다. 블랙은 확실히 레트로 감각이 억제되며 한층 모던한 인상을 준다. 심플함을 가치로 삼는 트라이엄프의 모던 클래식 시리즈는 진화시키기 어려운 카테고리다. 그럼에도 본네빌 T120은 그 완성도를 확실히 끌어올려 왔다.

클래식에 어울리는 전자제어
본네빌 T120은 데뷔 이후 여러 차례 시승해왔다. 최근 몇 년 동안은 시승할 때마다 숙성의 극점에 이르렀다고 느꼈지만, 2026년 모델은 그보다 한 단계 위에 있다. 우선 본네빌 T120다운 스타일링은 이 바이크의 가장 큰 매력이다. 더블 크래들 프레임에 탑재된 1,200cc 병렬 트윈 엔진, 그곳에서 뻗어 나오는 크롬도금 머플러, 여기에 연료탱크의 수작업 라인과 옛 아말 카뷰레터를 연상시키는 스로틀 바디, 듀얼 실린더 계기반 등 익숙한 디테일에서 본질을 잃지 않았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심플하지만 부족한 것은 하나도 없고, 그것이 클래식 감각을 더욱 끌어올린다.
바이크에 올라타면 몸에서 자연스럽게 힘이 빠지고 어딘가 그리운 감정이 올라오는 것도 이 바이크가 지닌 본질일 것이다. 나는 신장 165cm로 작은 체격이지만 발착지성에도 문제는 없다. 출발하면 본네빌 T120이 곧바로 친숙해지기 쉬운 바이크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핸들링은 매우 솔직하다. ‘좋은 바이크를 타고 있다’는 실감이 기분 좋다.

2026년 모델부터 크루즈 컨트롤을 기본 장비했다.

고무 패드가 전통적인 의장을 연출한다.
1,200cc 병렬 트윈 엔진은 숙성의 극점에 있으며, 저회전 영역에서는 힘차고 중회전부터 고회전 영역에서는 확실한 속도를 보여준다. 높은 기어와 낮은 회전으로 흘러가듯 달리는 것이 기분 좋은가 하면, 고회전 영역까지 끌어올리면 상당한 성능을 보여준다. 어느 회전 영역에서도 스로틀을 열었을 때 반응이 좋고, 스로틀 워크로 바이크와의 대화를 즐기기 쉽다. 하지만 전자제어의 진화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달려도 알아차리기 어렵다. 그래서 더 좋다. 슈퍼스포츠와 달리 본네빌 T120에서 ABS나 트랙션 컨트롤을 적극적으로 개입시키며 달리는 장비가 아니기 때문이다.
본네빌 T120의 전자제어는 우천 시나 자갈길, 타이어가 완전히 식어 있을 때처럼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라이더를 보조해주는 기구다. 필요할 때만 라이더를 지원하고, 그 개입에는 위화감이 없으며 그저 든든하다. 모던 클래식에 요구되는 전자제어, 본네빌 T120은 그 최적의 답을 보여준다.

큰 차체를 날카롭게 돌리는 쾌감
본네빌 T120의 클래식한 외형 때문에 온화한 캐릭터를 떠올리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와인딩에서는 표정을 바꾼다. 사실 코너링은 특기다. 브레이킹을 마치고 직립에 가까운 상태에서 코너링을 시작할 때 앞바퀴가 방향을 바꾸는 감각이 기분 좋다. 라이더가 큰 동작을 하지 않아도 큰 차체는 상상 이상으로 날카롭게 반응한다. 이 뱅크각에 의존하지 않는 얇고 큰 직경의 타이어 특유의 주행법을 익히면 높은 운동성을 끌어낼 수 있으며, 코너에서 이상적인 궤적을 그릴 수 있다. 그리고 탈출에서는 1200cc 대배기량을 살린 여유로운 가속을 보여준다. 독특한 비트와 함께 가속해가는 감각은 270도 위상 크랭크가 만들어내는 부등간격 폭발을 지닌 이 엔진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크고 작은 다양한 코너를 리드미컬하게 이어가는 스포츠 라이딩도 즐거운 것이 본네빌 T120이다.

평평한 형태의 시트. 앞뒤 방향으로 이동도 쉬워 스포츠 라이딩도 즐길 수 있다.

또렷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치 휠을 장착했다. 브레이크는 φ310mm 디스
크에 브렘보제 2피스톤 캘리퍼를 조합하며,
IMU관성측정장치와 연동되는 코너링 ABS도
장비한다.
라이딩 모드는 ‘로드’를 중심으로 주행했지만, ‘레인’도 테스트했다. 레인모드에서 본네빌 T120은 완전히 온화한 바이크로 변신한다. 우천 시뿐 아니라 대배기량의 가속이 부담스러운 라이더라면, 온화한 본네빌 T120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더 빨리 익숙해질 수 있을 것이다. ABS나 트랙션 컨트롤은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전자제어는 아니지만, 이러한 전자제어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싶다.
최신 본네빌 T120은 최고의 본네빌 T120이다. 달리기 시작하면 곧바로 알 수 있다. 주행은 완성도가 높고 동시에 어디까지나 젠틀하다. 계승이란 같은 것을 계속하는 일이나 과거를 지키는 일이 아니다. 시대에 맞춰 진화하면서 본질을 계속 다듬어가는 일이다. 클래식과 모던은 얼핏 상반된 요소로 보이지만, 그것을 높은 수준으로 융합했을 때 비로소 진짜가 된다. 본네빌 T120은 그 답을 조용히 보여준다.

오가와 츠토무 Ogawa Tsutomu
1974년 됴쿄 출생. 현재 일본을 대표하는 모터사이클 저널리스트 중 한명이다. 1996년에 에이 출판사에 입사. 2013년 「라이더스클럽」의 편집장, 및 다양한 모터사이클 잡지의 편집장을 겸임했다.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중이다. 스즈카 4시간 내구, 수고 6시간 내구, 모테기 7시간 내구 레이스 등 다양한 레이스 활동도 이어오고 있다
글 오가와 츠토무
사진 트라이엄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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