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10은 국산 전기모빌리티 브랜드인 와코에서 야심차게 선보이는 전기 스쿠터다. 125cc 내연기관을 대체하기 위한 본격 고성능 스쿠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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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및 소음 규제와 전기자동차의 보급, 배달업의 호황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던 전기스쿠터 시장은 최근 그 기세가 주춤하다. 보조금이 줄어들며 실제 가격이 높아진 것과 한번 충전으로 갈 수 있는 실제 거리가 60km내외에 불과하다는 점, 그리고 모터를 장착한 스쿠터가 기존의 엔진만큼의 성능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도 아쉬운 이유다. 전기스쿠터를 전문으로 생산해온 와코에서도 이러한 전기스쿠터의 한계를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 한계를 깨고 전기스쿠터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선보이는 모델이 바로 X1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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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한 디자인
디자인은 승용과 상용, 어느 쪽에 사용되어도 좋은 디자인을 목표로 했는데 초반에 보여지던 프로토타입에 비해 최종 양산형의 디자인은 완성도가 높아졌다. 미니멀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장식적인 요소가 배제되고 절제된 선과 면으로 조합된 디자인이다. 처음에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졌지만 볼수록 질리지 않는다. 액세서리를 장착하기 유리한 노출형 파이프 핸들바와 야간에 시인성이 좋은 백라이트 스위치, 컬러 TFT계기반 등이 차체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헤드램프와 테일램프의 디자인을 통일감 있게 디자인한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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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배의 배터리
60km 정속 주행 시 180km라는 긴 주행거리의 비결은 사실 시트 아래 수납되는 네 개의 배터리에 있다. 차체, 그중에서도 시트 아래 부분이 꽤 두툼한데 이는 배터리 네 개를 수납하기 위한 구조 때문이다. X10은 가정에서 배터리를 충전해 사용하는 소유형과 스왑시스템 배터리를 사용하는 공유형으로 나뉜다. 배터리 소유형으로 구매하고 공유서비스에 가입하면 총 네 개의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다. 배터리는 두 개가 세트로 작동되며 주행 중 한세트의 배터리가 소진되면 수납공간에 실려 있는 완충된 배터리로 바로 교체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와코에서 밝힌 수치는 세트 당 90km지만 이는 가장 완벽한 상태에서 저속으로 달려야 가능한 거리다. X10의 성능을 즐기며 시원시원하게 달리면 주행 거리는 세트 당 60km정도로 크게 줄어든다. 전기스쿠터를 경험해본 라이더라면 공감하겠지만 주행거리가 60km라고해도 배터리 잔량이 30%이하로 떨어지면 불안해지기에 실제 주행거리는 40km수준이 된다. 하지만 새 배터리 세트가 뒤에 실려 있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또한 회생제동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면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어 주행 스타일에 따라 주행 가능거리가 거의 두 배까지 차이가 나게 된다.
쿠루 KOOROO
X10은 LG에너지 솔루션에서 운영하는 BSS(배터리 스왑 시스템)인 쿠루를 이용할 수 있다. 별도의 절차 없이 사용한 배터리를 끼우기만 하면 바로 완충된 배터리가 나오는 간편한 교체방식이 특징이다. 이용 요금은 무제한 요금제가 11만원, 한달에 50회 교환할 수 있는 파트타임 이용권이 4만9천 원, 한 달 25회 교환할 수 있는 라이트 요금이 2만9천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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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닛스윙암의 필링
최근 고성능을 추구하는 전기스쿠터들은 대부분 중앙에 모터를 배치하고 체인드라이브를 사용하는 구조로 전체적인 동력성능을 높이고 있다. 이 경우 리어 휠 둘레가 가벼워지고 차체의 운동성능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 반면 와코의 X10은 스윙암에 모터가 붙어있는 사이드 모터 방식을 사용한다. 당연히 성능 면에서 불리한 방식이라 단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막상 주행해보니 일반적인 스쿠터의 필링과 상당히 비슷하다. 일반적인 엔진스쿠터는 스윙암과 엔진, 변속기가 합쳐진 형태로 스프링 아래에 구동계가 통으로 매달려 움직이는 유닛스윙암 방식을 사용한다. 기존의 중앙모터 방식이 스쿠터임에도 리어에 하중을 싣기 힘들어서 제동 시 중심이 앞으로 쏠리는 문제가 있었는데 X10은 리어의 하중을 싣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전혀 없이 일반적인 스쿠터의 감각으로 운행할 수 있었다. 예상치 못한 장점이지만 동시에 꽤 중요한 포인트였다. 물론 센터플로어 때문에 차대강성이 부족하고 리어에 하중이 쏠려 있고, 요철에서 서스펜션의 충격흡수가 깔끔하지 못한 일반적인 스쿠터의 특징도 그대로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스쿠터를 타면서 그게 단점이라고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것은 일반적인 스쿠터의 사용 환경에서 이런 점들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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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모터
X10에는 와코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8KW급 모터가 장착된다. 와코는 현대, 기아, 크라이슬러, 닛산 등에 모터를 납품할 만큼 기술력을 갖춘 회사다. 강력한 모터 성능으로 가속은 발군이다. 특히 시속 50km까지의 가속이 상당히 빠르다. 이후로도 힘이 빠지는 느낌 없이 한 방에 쭉 80km/h까지 가속하고 살짝 기세가 꺾이지만 90km/h까지는 쉽게 속도를 붙인다. 최고속은 125cc스쿠터들 수준이지만 초반 가속은 250cc 스쿠터 못지 않다. 다만 정지 상태에서 출발하는 순간은 부드럽게 속도가 붙는다. 회전과 동시에 최대토크가 나와 버리는 모터 특성상 초반 가속을 소프트웨어 제어로 부드럽게 다듬어놓은 것이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작동하지만 빠르게 출발하고 싶을 때는 살짝 거슬리는 느낌이 있었다. 3단계 주행모드가 있는 만큼 나중에라도 최고출력모드의 초반 가속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수정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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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주행성능
등판능력은 클래스 최고수준이다. 스펙상으로 60%(31도) 경사로 올라가는 것으로 밝히고 있는데 이정도 경사는 주변에서 찾아 볼 수 없고 모터바이크 사무실 인근의 42%(23도)경사로에서 테스트 해본 결과 가볍게 올라갈 뿐 아니라 중간에서 정차 후 재출발도 문제없었다. 특히 언덕에서 제동 중 스로틀을 전개하면 리어에 토크가 걸리며 자연스럽게 출발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전기스쿠터들이 과부하가 걸리는 것을 막기 위해 브레이크 레버를 조작하면 스로틀 입력을 차단해 언덕 출발이 어렵다. 하지만 X10은 적당한 제동에는 모터의 가속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여러모로 일반적인 스쿠터의 감각 그대로 달릴 수 있었다.
핸들링은 가벼운 편인데 차체도 휠베이스도 길어서 민첩함은 다소 떨어진다. 대신 안정성이 높아 250cc스쿠터와 비슷한 감각이다. 서스펜션은 꽤 탄탄한 세팅이다. 리어 서스펜션은 75kg까지 화물을 적재할 수 있도록 설계된 만큼 어지간한 하중에도 한계가 드러나지 않는다. 특히 체중이 가벼운 라이더가 혼자 타게 되면 지나치게 딱딱한 느낌이 들 수 있다. 제동성능은 상당히 좋다. 전후 연동으로 작동되며 부품간의 궁합이 좋은지 왼쪽 레버만으로 풀 브레이킹이 가능할 정도로 강력한 제동성능을 보여줬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한대로 차량이 후방을 차분히 눌러주니 제동 안정성이 상당히 좋다. 다만 ABS가 적용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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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도 높은 전기스쿠터
성능 면에서도 편의성 면에서도 상당히 좋은 모델이다. 전체적으로 기교보다는 기본기에 충실한 부분이 돋보였다. 가격은 공유형이 490만 원, 소유형 645만 원이며 2024년 정부보조금과 할인프로모션을 적용하면 공유형 210만 원, 소유형은 39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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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CCO X10
이 모델을 선택할 이유 | 아쉬운 점이 있다면 |
강력한 모터로 경쾌한 주행성능 2세트의 배터리를 탑재가능 | 작은 신장에게는 불편한 탠덤 발판 ABS의 부재 |
모터 8KW 사이드모터
배터리 51.66V*29.5Ah
최고속도 87.7km/h
시트고 750mm
차량중량 140kg
전장x전폭x전고 2,050x770x1,150
브레이크 (F)싱글디스크 (R)싱글디스크 전후연동
타이어 (F)110/70-13 (R)120/70-12
판매가격 공유형 490만원 / 소유형 645만원
한정할인가격 공유형 210만원 / 소유형 390만원
(소유형은 배터리 1세트와 가정용 충전기 포함)
글 양현용
사진 양현용, 신소영
취재협조 (주)와코모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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